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3 : 인간은 모두 호기심 대마왕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김현민 그림, 정재은 글, 정재승 기획, 이고은 자문 / 아울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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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3 : 인간은 모두 호기심 대마왕>  정재승 / 정재은 / 아울북 (2023)

[My Review MMCLIX / 아울북 39번째 리뷰] 공부를 잘하는 사람의 뇌는 정말 다를까? 똑똑한 사람들이 똑부러지게 말을 잘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부럽기는 하다. 그런데 정말 '똑똑한 사람'은 뇌부터 다른 걸까? 그런 호기심에 아인슈타인이 죽은 뒤에 그의 뇌를 훔쳐서(?)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아인슈타인의 뇌'를 잘게 썰어서(!) 보낸 뒤에 함께 연구를 해보자는 취지의 실험결과가 나왔는데, 엄청난 호기심의 결과치고는 꽤나 간단한 결론이 나왔다.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일반 사람의 뇌보다 뇌세포의 수가 조금 더 많았고, 뇌피질이 조금 더 두꺼웠을 뿐이다.' 이 실험이 유족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서 진행된 탓에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비난보다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똑똑한 사람의 뇌에는 특별한 점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하지만 이 실험은 결론부터 실패작이었다. 뇌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살아있는 뇌'를 먼저 연구했어야 하는데, 뇌과학이 발전하기 이전에 '죽은 뇌'를 가지고, 그것도 뇌 전체가 아닌 조각조각난 일부분을 가지고 제한된 연구를 해야 했으니, 그 결과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 잘하는 비법은 따로 있는 것일까? 실제로 '천재의 뇌'와 '일반인의 뇌'는 큰 차이가 없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뇌를 활용하는 빈도'를 비교한다면 현격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다시 말해, '생각하는 힘'이 천재들에게선 남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생각하는 뇌'로 바꿔야 한다. 특히, '기억력'을 높이는 학습을 하면 똑똑한 뇌로 바꿀 수가 있다. 다른 말로 '메타인지 학습법'이라고도 한다. 요즘 '상위 1% 학습법'으로도 널리 알려진 학습법인데, '같은 시간'을 공부했는데도 '성적(결과)의 차이'가 보인다면 공부 효율이 좋은 학생의 학습법에 주목해보면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뭐, 메타인지 학습법에 관해서는 시중에 널리 나와 있는 책이 많으니 참고 삼아 읽어보시면 된다. 제목은 제각각이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무슨 큰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집중'했느냐? '산만'했느냐? 이런 정도의 차이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메타인지 학습'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하고 싶을 때' 하는 공부가 무진장 학습효과가 좋다는 점이다. 이 책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3>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공부 잘하는 비법은 딱 하나다.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것 말이다.

그런데 아이가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 방법'은 따로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히 없다. 우리 속담에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서, 강제로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니 억지로 시킬 생각은 아예 포기하는 게 좋다는 말이다. 그럼 '물을 스스로 마시도록' 꼬실 수는 있지 않을까? 바로 그렇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뿐이다. 그럼 아이가 공부를 스스로 하도록 꼬실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그건 바로 '호기심 자극'이다. 아이들은 경험한 바가 현저히 적고, 체험의 폭이 훨씬 좁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아무런 '경력'을 쌓지 못한 어린 뇌는 '생각하는 힘'도 아주 미약할 수밖에 없다. 천재들의 뛰어난 상상력도 애초의 시작은 아주 작은 호기심에서 무럭무럭 자란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 아주 미약하더라도 '작은 호기심'이 생기고, 그런 호기심으로 '무작정 따라(모방)해' 보고, 그런 모방을 '반복'적으로 하고 또 해보는 과정이 '축적'된 뒤에야 비로소 '창의력'이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숙련'시키기 위해서라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불리는 스스로 학습을 할 원동력을 찾지 못하면 절대로 공부를 자발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천재'와 '평범'의 유일한 차이점인 셈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공부가 얼마나 재미 없는 일인지 말이다. 그런데 가끔이긴 하지만 공부가 즐겁다고 느꼈던 적이 있지 않은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푹 빠져서 '공부하던 경험' 말이다. 바로 진짜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때, 우리는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누구라도 이런 경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집중이 안 되지만, 뭔가에 꽂히면 '그 일'을 할 때에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가수가 노래 부르고, 댄서가 춤을 추고,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그리고 운동선수가 '최고 기록의 순간'을 맞을 때, 이럴 때의 '집중력'이 정말 남다르지 않던가. 그걸 공부(학습)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된다. 수학 천재, 역사 천재, 국기를 보고 나라 이름 맞추는 '신동'을 보면 어쩜 그렇게 어린 나이인데도 잘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신동들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별 것 없다. 그저 '좋아서 했다'는 말만 할 것이다. 재밌으니까 한 것이고, 즐거우니까 힘든 줄도 모르고, 어려운 줄도 모르고 잘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호기심 자극'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더 터득할 수 있다. 재밌고 즐겁게 공부를 하게 만드는 비법 말이다. 바로 '칭찬'이다. 공부하는 아이에게 칭찬을 하면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대충 두루뭉술하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콕 짚어서 정말 잘한 것에 칭찬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효과가 크다. 이런 칭찬을 한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아이는 그런 관심을 받고 재미를 느끼고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어렵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게 해준다. 사실 공부라는 것이 정말 지겨운 일이지 않은가. 초집중을 한다고 해도 고작 5분이 맥시멈이다. 아무리 집중력이 좋더라도 50분 수업 시간 내내 집중을 하는 아이는 없다. 천재도 마찬가지다. 5분 정도 집중한 뒤에는 '딴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천재들은 그런 '딴 생각'마저 호기심과 관련이 있는, 즉, 공부와 관련이 있는 '잡념'에 빠지는 반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공부와 전혀 상관이 없는, 다시 말해, 지금 하고 있는 공부와 '연관'시킬 줄 모르는 딴 생각에 빠져서 비효율적인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메타인지 학습법'에서는 '연상법'과 '장기기억'의 메커니즘을 연결시켜서 바꿔주는 방법이 있노라고 역점을 두고 있는데, 사실 대단한 비법도 아닌 셈이다.

정리하자면, 우리 아이를 공부 잘하는 뇌로 바꿔주고 싶다면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관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관심사'에 무한 칭찬으로 효과를 증폭시켜 줘야 한다. 그런 다음에 노련하게 '아이의 관심사'와 '주요 학습내용'과 잘 연계시켜주는 것이 학부모에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비법 아닌 비법을 소개하자면, 내가 '공대' 갈 수 있는 수학실력의 비결은 초중등 시절에 질리도록 했던 '부루마블'이었다. 방학기간이면 하루종일 그 게임만 했다. 단지 주사위를 던지고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서 상대방의 자산보다 더 많은 부를 쌓으면 승리하는 게임인데, 그 일련의 과정에서 '확률'과 '전략'을 터득해 승리하는 기쁨을 알고 있었기에, 수학은 늘 잘하는 과목이어야만 했고,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맞았지만, '나는 수학을 잘 한다'는 이미지 트레이닝(?) 만으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늘 상위권의 수학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3>에서도 공부하고는 담을 쌓았던 '생선파의 두목(?)'인 대호가 공부에 재미는 느끼게 된 계기도 공부 잘하는 예쁜 여학생과 우연한 만남을 가졌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겼는데, 마침 그 여학생이 공부를 잘 했고, 서로 사귀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하지 않던 공부인데, 정말 공부를 잘 하게 된 비결이 너무 엉뚱하지 않은가? 그런데 사실은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엉뚱한 결과가 아니다. 뇌에서 '좋아한다'는 자극을 받고 난 뒤의 자연스런 행동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뇌는 그걸 계속 하려고 할 뿐이다. 그게 사랑이든, 놀이든, 공부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기분이 좋기 때문에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뇌의 메커니즘은 그렇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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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에너지 위기, 어디까지 왔나?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7
이완 맥레쉬 지음, 박미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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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7 : 에너지 위기, 어디까지 왔나?>  이완 맥레쉬 / 박미용 / 내인생의책 (2012) [원제 : Energy Crisis (2005)]

[My Review MMCLVIII / 내인생의책 14번째 리뷰]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 산업을 발전시키면 경제가 더 커지고, 더 활발해지기 때문에 더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바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더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속속 찾아냈다. 석탄에서, 석유로, 석유에서 핵분열로, 핵분열에서 핵융합으로. 우리는 첨단기술을 개발하면서 아주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경제규모를 더욱 키우며 더 잘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 기존의 에너지원으로 쓰던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쓴 탓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태워서 대기중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테인 등)'의 농도가 짙어져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진 것이다. 그로 인해 '해수면 상승', '이상기온', '허리케인' 등등 단순한 자연재해로만 볼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이 자주 포착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를 끼치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핵에너지는 절대로 '청정에너지'가 아니었다. 2011년 3월 11일에 일본 동부해안을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은 엄청난 강진이었고,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했지만, 그보다는 해안가를 휩쓸고 지나간 '쓰나미(지진해일)'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았다. 그 피해 가운데 가장 심각했던 것은 바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유출로 인해 후쿠시마 인근 지역의 주민은 전부 소개시키고 피해보상을 하고 있으며,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일본정부가 2025년인 지금까지도 '복구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핵발전소 가동'이 얼마만큼 큰 위험성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긴 1986년에 단순 조작 실수로 인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와 비슷한 양상이다. 체르노빌 지역 역시 지금까지 방사능 누출로 인한 '접근금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러-우 전쟁'으로 인해 전장으로 변한 상태지만 말이다. 암튼, 한때 '청정에너지'로 불렸던 핵에너지는 '방사능 유출'이 발생하면 그 즉시 엄청난 피해를 주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청정에너지' 지위를 박탈 당했다. 또한 핵에너지는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으로도 '좋은 에너지'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일단 전세계적으로 '우라늄 매장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 등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꽤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 단가'는 매우 낮은 편인데 반해서 '핵에너지'를 뽑아 쓰고 남은 쓰레기 처리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 땅속 깊이 200미터 이상으로 파고 들어야 하고, 그리고 5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벽으로 완벽히 감싸서 '방사능'이 조금이라도 누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깔끔하게 폐기해야 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핵발전소의 '사용기한'이 보통 20년 정도인데, 이 사용기한이 넘은 핵발전소를 정지하고,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 또한 엄청나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는 절대 효율이 좋은 에너지도 아니며, 전혀 위험하지 않은 '안전한 에너지'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위험한 핵에너지를 대신해서 값싸고 깨끗한 '청정에너지'로 '천연가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연가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메테인의 양이 현저히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화석연료'인 까닭에 온실가스 배출에서 완전 자유롭지는 않다. 그럼 온실가스 배출을 전혀 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는 무엇일까? 바로 '재생에너지'다. 재생에너지의 장점은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자연환경을 파괴하지도 않고, 훼손시키지도 않으며,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즘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 전세계는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기도 약속하는 'RE100'을 2040년에는 완벽하게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만약 재생에너지가 아닌 재래식 화석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든 제품에는 엄청난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무역상품'에서 저절로 퇴출되게 만들겠다고 한다. 그래서 전세계가 '재생에너지'를 강제로 쓰게 된다면 '기후위기'를 잘 극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중이다. 물론, 그런 실효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쓰고 '화석에너지'는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보이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적극 지지하고 싶긴 하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을까? 실제로 태양광에너지를 모으는 장치에서 '화재 발생' 빈도가 빈번한 것이 사실이고, 바람에너지를 활용하는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을 뿐더러, 원하는만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발전소를 촘촘히 여러 개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을 뿐더러, 자연경관을 해치기도 하고, 엄청 빨리 도는 바람개비(날개) 때문에 애꿎은 새들이 부딪혀서 죽는 일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소는 고장도 자주 일어난다는 단점이 가장 크다. 또, 수력발전소나 조력발전소, 조석발전소 등은 조그만 규모로 만들었을 때에는 '여러 개'를 만든다는 조건 하에 꽤 효율이 높은 '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서 효과만점이란다. 그런데 이런 발전소를 수십 개 만들 수 있도록 허가받는 일이 더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규모가 작으면 정부의 관점에서 별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댐 건설 규모'를 자꾸 키워서 크게 만들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대규모 공사가 되기 때문에 건설 쪽의 경기부양에도 효과가 크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키우기 위해서 '건설되는 댐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잡기 십상이다. 그런데 큰 댐을 만들게 되면 '환경 파괴'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한 '자연생태'에도 악영향을 끼쳐서 '물길'이 막히거나 달라져서 자연지형이 바뀌는 것으로 시작해서 댐 안쪽에 엄청난 양의 '토사물'이 쌓이게 되면 '고인물'이 썩듯 댐 주변에 악취가 발생하고, 오염도 쉽게 발생하게 되어서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또 '수몰지역'이 넓어지게 되면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도 강제로 떠나야 하고, 그 지역의 모든 것이 '물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를 낳게 되는 단점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환경도 되살리는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완벽하게 장점만 가지고 있는 '청정에너지'는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당장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이점이 있기에 관심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를 적극 사용하게 되면 우리가 그간 걱정하고 우려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에너지 위기'가 사라지게 되는 걸까? 지속 가능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술을 확보하면 일단 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재생에너지로 혜택을 보는 나라는 선진국과 강대국 들 뿐이고,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는 후진국과 약소국 들에게는 오히려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재생에너지'를 100% 쓸 수 있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선진국과 첨단기술력을 갖춘 강대국 들은 자신들의 부를 아낌없이 투자해서 더욱 효율 높은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빈곤한 후진국과 첨단기술을 갖지 못한 약소국 들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게 '기술력'도 사오고, '제품'도 사다 쓸 수밖에 없어서 양극화는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후진국과 약소국 들은 '재생에너지 원천기술'을 갖기 위해 R&D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전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허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렇게 세계는 더욱 불공정해지고, 불평등해진 탓에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과 혼란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이 책이 출간된 2005년 쯤에는 당장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에 앞장 서는 것만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2025년이 된 지금은 심각한 '경제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가 전세계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라 '기후 위기' 같은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듯도 싶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할 때인데, '경제위기'에 이어서 난데 없이 '전쟁위기'까지 등장하면서 '기후위기'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요즘이다. 허나 가장 심각한 위기는 여전히 '기후위기'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곧 '에너지위기'이기도 하다. 인류는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서 다시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기후위기'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변하고 만다. 이 위기만큼은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경제위기'도 막고, '전쟁위기'도 막고, '기후위기'도 막기 위해서라도 '에너지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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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11 : 시공간의 비밀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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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11 : 시공간의 비밀>  채사장, 마케마케 / 돌핀북 (2024)

[My Review MMCLVII / 돌핀북 11번째 리뷰]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 '양자역학'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뉴턴이 '고전 물리학'을 최종 정리한 뒤에 아인슈타인이 등장해서 뉴턴을 뛰어넘는 '상대성 이론'을 밝혀내면서 '양자역학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를 제공했는데, 정작 아인슈타인은 만물이 고정불변이라는 '고전 물리학'에 집착하면서, 모든 것은 예측될 뿐, 고정된 것은 없다는 양자역학(불확정성의 원리)을 끝내 부정했기 때문이다.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도 바로 여기에서 기원한 것이다.

그런데 난 이런 아인슈타인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왜 고전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깨버렸으면서도 어째서 '현대 물리학'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일까? 그런데 이 책 <채사장의 지대넓얕 11>을 읽으니 드디어 이해가 되었다. 바로 토마스 쿤이 지적했던 '패러다임의 문제'였던 것이다. 과학은 혁명적으로 급변하지, 점진적으로 발전하면서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 혁명은 '정치적인 권력 투쟁의 결과'처럼 일관성도 없고, 방향성도 없는 '수평적 변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보를 함에 있어서도 '지체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인슈타인도 바로 그 '지체현상'을 보인 것 뿐이었던 것이다. 그동안에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왜 '현대 물리학'의 문을 활짝 열고서 다른 과학자들이 다 건너갈 때, 아인슈타인 혼자만 '고전 물리학'에 남으려 했는지 도통 이해를 할 수 없었는데, 이 책에서 '양자역학의 역사'와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을 비교분석하면서 보여주니 쉽게 이해가 되었던 셈이다. 정말이지 채사장의 인문학적 교양은 정말 범접하기 힘든 경지에 올랐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단하다 정말.

채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들은 '고전 물리학'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원인과 결과'가 딱 맞아떨어지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증명하자 본격적인 '양자역학의 시대'가 열렸고, 흔히 '코페하겐 학파'로 불리는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볼프강 파울리, 막스 보른 같은 과학자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소립자의 세계를 연구하며 '현대 물리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양자역학의 결과값이 확률로만 예측할 수 있을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비결정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정리하면, 고전 물리학자들은 '절대주의'에 속하고, 현대 물리학자들은 '상대주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 이후 '양자역학'은 크게 발전하였다. 그리고 소립자를 연구하면서 '고전 물리학'의 결정론적인 세계관으로는 결코 해석할 수 없는 '미시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자 수많은 과학자들은 설왕설래를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고정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믿는 과학자들이 그 법칙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좀처럼 그 법칙은 찾을 수 없었다. 이런 회의감이 들자 과학자들은 점점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모든 것은 정해진 것이 없고, 오직 확률로만 예측 가능할 뿐이라는 '비결정론적인 세계관'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세계관이 바로 '양자역학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그 예측이 매우 정확했기에 오늘날의 현대 기술은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정해진 것'이 없고, 관측자의 관찰만이 유일한 결정 방법이고, 관찰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저 확률에 의존해야 하는 것일까? 쉽게 말해서, 우리가 달의 존재 유무도 '관측'으로만 결정할 수 있고, 관측하지 않거나 달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달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왜냐면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뭔가 '괴리감'이 들지 않는가? 우리는 '과학'에 대한 믿음이 거의 절대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현대 과학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이따위 과학(!)'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는 '고전 과학'에 길들여진 탓이 클 것이다. 갈릴레이나 뉴턴의 시대 때만해도 우리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은 '과학주의'에 절대적 믿음을 부여했다. 그래서 사기꾼들의 뻔한 속임수일지라도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라는 문구만 곁들였을 뿐인데도 '신뢰도'는 향상한다. 이것이 바로 '결정론적 세계관'에 길들여진 대중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현대 물리학(양자역학)에서는 이런 맹신이 위험하게 된 것이다. 왜냐면 아직까지도 많은 대중들은 '비결정론적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비결정론적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양자역학의 결실'인 스마트폰은 거의 모두가 손에 들고 다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눈으로 보는 세상'은 사실은 전부다 '허상(가상)'에 불과하다. '실제'가 아닌 디지털 세상에 구현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허상에는 온갖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 그렇기에 스마트폰 속 세상을 절대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정보를 회의적으로 비판하고, 그 가운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 유익한 정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등을 따로 걸러내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지금 쓰여 있는 '이 글'도 어떤 이의 주관적 생각일 뿐, 100%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나처럼 선하고 착한 사...쿨럭쿨럭

우리는 이제 '불확정성의 원리'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하고 싶어도 그럴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자역학이란 과학이 발전한 세상을 잘 헤쳐나가며 살기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이 책의 다음 편이 바로 '철학'인 이유다. 참 신비롭지 않은가? 과학이 첨단을 걸을 때엔 과학자도 철학을 연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말이다. 물론 절대적인 '고전 철학'이 아닌 데카르트 이후 '고정불변의 것'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결국 세상은 '변화무쌍'한 것이 훨씬 더 많다고 깨우친 근현대 철학자들을 조명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다보면 '철학의 기초'를 닦은 고전 철학자들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말이다. 참으로 학문의 길은 멀고도 멀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할 것이 많아지는 것을 깨닫게 된 사람은 절로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지는 법이다. 옛 어른들이 "공부해야지"라고 하신 말씀은 알고 보니 "겸손해져야지"라는 말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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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원의 영어 대모험 1 - 인칭 대명사, 만화로 시작하는 이시원표 초등영어 이시원의 영어 대모험 1
이시원 지음, 이태영 그림, 박시연 글, 시원스쿨 기획 / 아울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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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원의 영어 대모험 1 : 인칭 대명사>  이시원, 박시연 / 아울북 (2020)

[My Review MMCLVI / 아울북 38번째 리뷰] 어릴 적에는 '외국어'에 조금 재능이 있어 보였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기본적인 인사말 정도는 아주 쉽게 배웠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가난했던 탓에 돈을 내고 수강신청을 하며 배울 수는 없었고, '초급용 독학 교재'를 사서 어느 정도 익히는 것까지는 늘 순탄했는데, '중급'을 넘어가면서부터 고비를 맞게 되었다. 독학을 하는 처지이다보니 '교재의 내용'을 달달 외우는 것까지는 되는데, 그 이상으로 수준이 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도 잘하고 있는 것인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고, 그저 달달 외운 '기본 문장'만 혼자서 외고 또 외었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명동 한복판에 있는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운 좋게 외국인을 만나 '독학'한 실력을 뽐내 보려 했더니...웬걸! '말문'이 턱 막힌다는 기분을 그때 처음 느꼈다. 머릿속에서는 외국인이 하는 말 뜻이 이거겠거니 싶어서 그에 걸맞는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도통 '문장'이 되어서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충 뜻은 전달될 수 있게끔 '아는 단어' 몇 개를 주워섬기며 말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영어도, 일본어도, 형편 없는 실력을 갖고 있던 탓에 제대로 된 문장을 한 번 말하지 못하고 어버버 거릴뿐이었다. 중국인의 경우에는 '듣기 실력'이 형편 없었던 것인지 말 한마디 이해하지 못해 입도 뻥끗하지 못했고 말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소원 하나는 다름 아니라 '영어 좀 잘 배워보자'는 것이었다.

나도 학창시절에 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우고, 영어교과서 달달 외워서 영어시험을 치르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 시절에는 그렇게 하는게 영어공부를 잘 하는 것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그런 식으로 학습한 것은 '외국인과 자연스런 대화 한마디'할 수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공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동사 하나'를 배웠더라도, 그 동사로 수없이 많은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서 이럴 땐 '이런 문장', 저럴 땐 '저런 문장'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더라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으로 영어공부를 해야 실력이 쑥쑥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귀띔으로 얻어 들을 수 있었다. 정말 맞는 말 같았다. 우리도 '모국어'인 한국말을 할 때 '머릿속에 문법구조에 알맞는 문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떠올린 다음에 말을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말은 그냥 기계적으로(!) 내뱉은 거였던 것이다. 더구나 영어는 상황에 어울리는 '기본 문장'을 먼저 말하고 난 뒤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덧붙이는 방법으로 대화를 하면 더 쉽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니 '어법'이나 '문법'이 맞는지 틀리는지 따지는 것은 나중이고, 먼저 자연스런 대화를 하기 위해서 먼저 일상적으로 꺼내는 '기본 문구'를 자신 있게 빠르고 정확한 어투로 시작하는 것이 외국어를 익히는데 유리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딴에는 '이 상황'에 딱 맞는 영어 문장의 시작은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먼저 떠올리다보니, 일단 '말문'이 턱하고 막혀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과 엄청 잘 맞는 '영어 학습만화'를 찾아냈다. 바로 이 책 <이시원의 영어 대모험>이다. 맞다.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닷컴!"이라는 멜로디가 익숙한 바로 그 '이시원'이 맞단 말이다. 영어 단어는 하루에 딱 한 개씩만 외우고, 그렇게 외운 단어를 수없이 많이 '활용'해보면서 기본 문장에서 확장하여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문장을 다양하게 써보면서 '영어 회화'를 쉽게, 다시 말해, '말문'이 트이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에 한 단어씩, 한 달이면 30개의 단어를 마스터 할 수 있고, 일 년이면 365개의 단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되니, 초등 6년동안이면 무려 2000개의 단어를 외우고, 수많은 활용을 해보면서, 다양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충분히 했을테니, 일상 대화 같은 '수준'은 훨씬 뛰어넘는 수준급 외국어 가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중고등 시절에 좀 더 자신만의 '전문분야'에 어휘까지 섭렵하게 되면 거의 모국어 수준으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런 코드가 나에게 딱 맞았다.

한편, 영어를 배우면서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 '외국어'만 습득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외국의 문화'까지 동시에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가르쳐주는 실력파 강사는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비결이 감춰져 있었다. 1권의 주제는 '인칭대명사'였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던 '앵글로색슨 족'의 잉글랜드 정복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실제로 앵글로색슨 족의 잉글랜드 정복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역사적 진실'을 추구하는 책이 아니라 '효과적인 영어학습 비법'을 소개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대신, 앵글로색슨 족이 구사하던 '영어'라는 언어가 앵글로색슨 족의 문화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는데, 그건 '앵글로색슨 족'이 북방 유목민 출신이라 '자기 편 사람'과 '자기 편이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다는 내용이었다. 왜냐면 초원은 평평한 곳이라 적이 쳐들어왔을 때 도망갈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피아식별(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된 핵심적인 특징이었던 것이다. 이런 앵글로색슨 족만의 특성이 '영어'에 아주 잘 나타나 있는데, '인칭 대명사'가 바로 그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띵강의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래서 '인칭 대명사'를 배우며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으로 [Who am I? I am a warrior!]를 골랐다. "나는 누구? 나는 전사다"였다. 이 한 마디 '기본 문장'을 배우기 위해서 무려 100쪽이 넘는 분량을 허투루 날려먹으며 지루할 정도의 긴 서론을 이야기하며 뜸을 들였다. 그런데 이 '기본 문장'이 나오고 난 뒤부터는 그야말로 '문장 활용의 대환장'이었다. I am, You are, He is/She is, We are, They are를 '주어'로 삼아서 '가족'의 호칭과 '직업'의 이름을 섞어가며 다양한 문장을 만들고, 반복하고, 잊지 않도록 문제 푸는 방식으로 계속하였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영어로 '나는 누구이고, 직업은 무엇이다'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장 하나를 머릿속에서 절대로 잊지 않게 되었다. 학창시절에 '인칭 대명사'는 문장보다 '표'가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한다. 1인칭, 2인칭, 3인칭, 단수, 복수라는 조그만 표를 만들어서 각각의 칸에 I, You, He, She, It, We, They 같은 것을 써놓고, 그에 알맞는 Be동사를 살짝 변형시켜서 I am, You are, He is...등등 다양한 조합법만을 암기시킬 뿐이었다. '인칭 대명사'를 배웠는데, 이걸 언제 어느 때 써먹어야 할지 가르쳐주지는 않고, 그저 '문장 쓰임새'만 달달 외워 시험을 치르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인칭 대명사'는 간단하게는 '내편'과 '남편'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고, 기본 문장만으로도 가슴 뜨거워지게 만들 수 있는 명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칠 수 있었다.

이를 테면, "우리는 한국인이다. 한국인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위대한 전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늘 전쟁에서 승리한다."라는 문장으로 써먹을 수도 있다. "We are Korean. Koreans love peace. But A Great warriors. So Always We Victory in War." 맞는 문장인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서 배운대로 바로 써먹어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외국어를 배우면서 달달 외운 문장이 아닌 '배운대로 바로 써먹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많이 늦었지만 이 책으로 영어를 배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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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동물대탐험 6 : 침팬지 쥬바의 탈출 - 인간의 거울, 침팬지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6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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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동물대탐험 6 : 침팬지 쥬바의 탈출>  최재천, 황혜영 / 다산어린이 (2024)

[My Review MMCLV / 다산어린이 10번째 리뷰] 인간에게 '육식'은 꼭 필요한가? 꼭 필요하다면 '야생동물'도맛이 있으면 식당에서 판매하는 것에 동의하는가? 이 물음에 모두 '예'라고 대답했다면, 모든 인류는 향후 100여 년쯤 뒤에 멸종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도 아프리카에서는 '동물원'이나 '국립공원(사파리)'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서 '멧고기 판매점'이라는 간판을 걸고 음식을 파는 식당이 운영중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는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판매량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단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 판매량이 무려 1만 마리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서 대량사육하는 것도 아닌 '야생동물'을 허가를 받고 사냥을 한 뒤에 음식으로 만들어 파는 것인데, 연간 판매량이 무려 360만 마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이렇게나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에 매우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뒤를 캐보니, 아니나 다를까! '야생동물(멧고기)'이라고 내놓은 고기의 상당수는 '불법적인 밀렵'에 의해서 닥치는대로 학살된 야생동물들이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이 사실이 밝혀지자 전세계 '동물애호단체'는 성명을 내고 비난을 했으며, 아프리카 각국 정부들은 '진상 조사'를 밝히고 불법 밀렵을 엄중히 단속하며 개선을 하겠다고 앞다퉈 선언하지만, 이를 근절시키기란 매우 어렵다. 왜냐면 이렇게 끔찍한 학살로 희생된 야생동물을 '멧고기 식당'에 헐값에 넘기는 이들은 대부분 '빈민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난한 이들이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고, 이들이 가난을 극복하지 못하는 까닭도 '독재정부'의 무능한 정치 탓이거나 '내전'과 같은 전쟁에 휘말린 탓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법 사냥'을 해서라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면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아프리카 각국의 정세가 불안정하고 빈민구제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아프리카의 야생동물 개체수는 날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비극은 비단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사냥해서 '별미', '보양식' 같은 이름으로 판매하는 일은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 같은 수식어가 붙으면 '음식(?)값'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에 근절되기는 힘든 처지다. 특히, 중국에서는 '전통(?) 토속음식'이란 변명을 늘어놓으며 전문밀렵꾼을 고용하고 불법이기에 불결한 환경에서 '최소한의 위생관리'도 하지 않고서 음식으로 조리해서 판매한다. 일본의 어민들은 자신들의 오랜 전통이라며 '돌고래'를 해안가에 가둬 '몰이사냥(대량학살)'을 한 뒤에 경매에 부쳐 판매하곤 한다. 이런 몰이사냥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바닷물이 온통 붉게 물들고 피비린내 같은 악취가 진동하는 살풍경이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한다.

이런 불법적인 야생동물 사냥으로 일어날 문제는 무엇일까? 개체수 감소만의 문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생태계 파괴'를 앞장 선 끔찍한 대가를 경고하기도 하지만,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여 삽시간에 전세계로 퍼져 나간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진 원인인 '인수공통감염'의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사람'과 '동물' 간에는 바이러스를 공유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는 다른 동물에게 전혀 무해하고, 한 종의 동물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도 사람에게는 감염시키지 않는 무해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가축'을 길들이게 되면서 사람과 '가축' 사이에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뭐, 복잡한 감염 매커니즘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이런 '공통감염'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은 100% '접촉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별다른 감염을 일으키지 않던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사람과 동물 간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인류의 멸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그 드넓은 공간에 사람과 야생동물이 '한 곳'에서 밀접하게 살아가지 않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야생동물 밀렵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인수공통감염의 확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는 천산갑이나 사향고양이를 숙주로 했던 바이러스가 '박쥐'를 매개체로 삼아서 사람에게 전파되었던 것이다. 박쥐가 사람을 '공격'해서 감염이 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박쥐를 '요리'해서 즐겨 먹다보니 두 종간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에 '변이'된 바이러스에 의해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일어날 것이다. 제인 구달 같은 '침팬지 연구'를 위해서 함께 지내는 이들도 '접촉 시간'이 꽤 많을 것이니 '인수공통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늘어나는 셈이 아니냐고 말이다. 놀랍게도 단순히 '함께' '같은 공간'을 쓰는 것만으로 '인수공통감염'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고 한다. 그러면 언제 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일까? 바로 '요리'를 하기 위해 '죽은 사체(살코기)'를 만지고 썰고 다지고 볶고 삶고 끓이는 일련의 과정중에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야생동물을 먹지 않으면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적다는 얘기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지만, 굳이 부리지 않아도 될 욕심은 좀더 적극적으로 자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하지 않을까? 머나먼 여행을 떠나서 '흔치 않은 경험'을 하기 위해 야생동물 고기를 맛보는 낭만(?)까지 잡도리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낭만이 무려 '하루 평균 1만 마리의 야생동물'을 희생시키는 일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지금 인간이 즐겨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정도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침팬지 새끼'를 애완동물로 판매하기 위해 '어미 침팬지'를 사냥해서 멧고기로 판매한 뒤에 새끼는 애완동물을 원하는 인간들에게 값비싸게 판매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번의 사냥으로 '꿩 먹고 알 먹는 일타쌍피'..쿨럭쿨럭.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야생동물을 먹거나 기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원인'이 된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 원인을 발본색원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이런 노력을 '직접적으로 해야 할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나서야 할테지만, 그 정부가 무능하기 때문에 쉽사리 제대로 돌아갈 희망이 희박할 따름이다.

그럼 근본적인 원인을 없앨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선 야생동물 보호가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 멸종'에 이르지 않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일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어떤 운동이든 '인식의 변화'가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거북의 콧구멍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영상이 전세계 '플라스틱 빨대' 퇴치에 가장 효과가 좋았고, 전세계적으로 '텀블러 사용'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 사례도 있으니, 야생동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인류는 끝내 '멸종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라는 인식을 널리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사실로 널리 알려서 '경각심'을 키울 필요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지 않느냔 말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 이렇게나 처절하고 우울한 방법 뿐이라는 사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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