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이길여 지음, 김충식 인터뷰어 / 샘터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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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읽고 겉표지를 덮고 한참동안 먹먹했습니다. 제 생애 이렇게 깊은 울림과 요동치는 심장의 소리를 들은게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길여 총장님은 유투버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일명 가슴에 품은 청진기입니다

환자들이 차가운 금속의 청진기에 놀라지 않게 가슴에 품어서 진료를 하셨다는 것을 듣고서 총장님에 대해서 더욱 알고 싶어졌습니다. 존경하는 분의 회고록을 읽는 동안 그분과 함께 하였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총장님은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어 오셨습니다.
6.25 전쟁이 일어났는데, 뒷산 방공호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셨다는 대목에서 대단한 집념과, 의지로 똘똘 뭉친 분이란 걸 알았습니다. 총장님이 의사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 분이 이영춘 박사라고 하였습니다.


하얀가운에 청진기를 본 순간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리여고에서, 군산도립병원에서 퀘이커 의료봉사단의 인연으로 롤 모델이 된 골든 박사와 인연이 되고, ECFMG합격을 하고, 미국으로 수련생활을 거쳐 정착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서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합니다

당시 수술을 하려면 보증금이 있어야 하는데, 보증금이 없는 병원으로 병원비가 없어서 다시 돌아가는 환자를 수술비도 받지않고 치료를 해주시는 대목에서, 새벽부터 병원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서 병원에 숙식을 할 때도 있고, 섬마을 의료봉사를 가는 대목에선 인간애를 넘어선 그 무엇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분이니 어찌 환자들이 몰리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일본유학을 통해서 좋은 의사와 같호사를 길러서 인력양성에 힘써야 겠다는 일념하에 길병원을 건립하셨습니다


중앙길병원 건립공사때 부도가 나서 공사비 12억원을 날리고 사기를 당해서, 조직폭력배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우여곡절끝에 잘 넘어가서, 의료법인인 길병원을 개관을 하셨습니다.
인천길병원을 시작으로 양평길병원, 철원길병원, 백령길병원, 그리고 가천문화재단을 설립, 의료사 박물관인 가천 박물곤 건립, 주식회사 BRC 설립바이오 연구단지), 여의사회 주최와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 패션쇼에 직접 모델로도 나섰슴니다.

가천대 통합 출범식, 인천소도 경제자유구역 안의 이길여 암, 당뇨 연구원, 길병원 내과학연구원, 가천대 매티컬 캠퍼스, 길병원 인력개발원, 하와이 가천 글로벌센터, 경인일보 인수까지 총장님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존재하는 분입니다

길병원을 의료법인으로 개원하셨습니다. 박애, 봉사, 애국을 이념으로 하셨지요.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으로 수많은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환자 사랑은 나의 철학, 길병원 역사의 자랑이다"라고 하시는 말씀에서 이 세가지의 이념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정말 이 분은 하늘이 내리신 분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인상깊은 대목 중 1989년 여아 네쌍둥이가 태어나서, 자라서 길병원 간호사로 근무를 하였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치 "은혜갚은 까치"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때 아이들의 엄마인 산모가 병원비를 감당못하자 병원비를 무료로 해주시고, 총장님은 아이들이 크면 의사를 시켜라, 그게 갚는거다"하시며 학비도 대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을 수소문해서 네쌍둥이의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길병원 간호사로 기여하게 되었으니 감동의 스토리입니다.

각종 첨단 의료기기를 도입을 해서 글로벌한 병원에 앞장서신 분이 총장님이십니다. 동인천병원에 국내의료 전산화의 선구자인 전산시스템을 도입하여 컴퓨터 병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화에도 관심을 쏟아서 가천문화재단을 설립하셔서 사회적 책임과 문화적 봉사를 확대하고 싶어서 문화 재단법인을 만드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추진하는 힘이 지기 싫어하고, 뭐든 올인하는 성격이라서 그렇다는 대목에서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이어서 의료사 박물관(가천 박물관)에 인천 유일의 국보가 소장되어 있는 곳을 건립합니다. 이곳은 한번 방문을 하고 싶습니다.


두번째 저의 눈시울을 자극했던 건, 베트남 환자 도티늉과 새생명 찾아주기운동입니다 27살이었던 도티늉은 새생명을 얻은 최초의 외국인 환자였습니다. 이후 다른 나라에까지 확대를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무료 진료를 정례화시킨 남동길병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총장님은 한국의 슈바이처입니다. 백령길병원은 적자가 매년 4~5억원인데도 인수해서 인천 중앙길병원과 연결한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을 구축한 병원입니다.

이 병원을 인수하게 된 계기가 낙도에서 육지의 병원까지 오려면 하루가 걸리거나, 최악의 상태에서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심하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봉사와 애국과 박애정신이 깊이 내면에 켜켜이 쌓인 분이란걸 느낍니다. 벽령도에 가면 심청동상도 봐야 겠습니다.

국내 최초의 여성질환 전문병원인 여성 클리닉 센터를 개원하셔서 캄보디아 "훈"할머니를 치료해 주십니다. 어떻게 남자로서도 이루기 어려운 글로벌한 일들을 마음만 먹으면 해내시는지,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오직 환자들을 위한 마음,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서 평생을 바쳐 결혼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는 말씀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양평길병원, 철원길병원, 백령길병원은 수익은 없고, 적자만 계속나는 병원을 인수해서 지역민을 위해서 운영하시고자 하는 마음은,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수익은 없고 적자만 계속되면 분명히 병원을 운영하는데 차질이 있으니까요.


오직 하나의 집념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비를 넘고 넘기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신 분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최상급 병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슈퍼 첨단 병원이 목표라는 말에 충분히 이루실수 있는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여성으로서 총장님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사모하게 되었고, 불사조같은 추진력과 실천력으로 오늘날의 총장님을 만드신 것 같습니다. 도대체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말 궁급합니다.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하면 운도 자기편"이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꿈꾸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셨을까요? 인터뷰에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기적같다"고 하셨는데, 인생의 매 순간 순간들이 기적입니다. 치열한 열정과 추진력이 없이는 꿈도 꿀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성공으로 이끈 절대적이 힘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얘기를 하실때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와 가르침속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룰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가천대의 명물인 바람개비 언덕과 가천대와 가천대역을 연결하는 통로를 언젠가는 직접가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공익 경영은 사랑이다"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고 학생들에게 말하신다고 하시는데, 전 다시 태어난다면 이길여 총장님같은 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영원히 늙지 않을것같은 이길여 총장님이 건강하시어 총장님같은 의료인이 양성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총장님은 이 시대의 지성이자 진정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대한민국 의료계의 보석이자 어머니이십니다. 존경과 사랑을 넘어서 그 삶의 여정이 경이롭습니다. 90세인데도 아직 50대로 보이시고, 혈기가 왕성하시어 총장님의 목표인 슈퍼 첨단 병원을 조만간 조성할것으로 보입니다

2년간의 대담을 책으로 펴주신 샘터 출판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청진기를 품은 의사로서만 알았는데, 이길여 총장님의 생애를 들여다보니 다시한번 제 인생을 리셋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의 롤모델이십니다.

본 서평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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