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너무 사랑스럽다. 너무 슬프지도 너무 즐겁지도 않지만. 잔잔히 슬프고 잔잔히 즐겁다. 어릴 때 방학마다 가던 시골 할아버지댁, 외가집 생각난다. 할머니와 소피아가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와 배의 불빛을 바라보듯.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시골밤에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을 보던 때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8월에 생기는 이런 큰 변화들을 언제나 사랑했는데, 그것은 어쩌면 일이 그렇게 흔들림 없이 진행되었고 모든 물건들이 정해진 자신들만의 자리로 돌아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모든 흔적들이 섬에서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계절, 섬이 최대한 원래 상태로 복구될 수 있는 계절이었다. 물풀이 둑이 되면서 지친 밭이랑을 덮쳤다. 오랜 비가 땅을 고르게 하고 물로 쓸어 갔다. 아직도 남아서 핀 꽃들은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빛났고, 물풀 위로 환한 빛깔이 점점이 박혀 있었다. 숲에는 보기 드물게 커다란 흰 장미들이 피어 하룻낮과 하룻밤 동안 숨 막히게 화려한 모습을 뽐냈다. - P170
"어떤 불행은 나를 비켜 가리라는 기대보다는 내게도 예외 없으리라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위로받는다" (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문학동네, 2020). 이 예외 없는 시간을 불행으로만 흘려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P242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곳에서 살고 무엇을 하는지와 같은 삶의 맥락은진료실에 들어온 순간 모두 사라진다. 모든 것이 마술처럼 사라지고 오직한 가지, 증상만 남는다. 이것이 의사가 경험하는 첫 번째 마술이다. 하지만 왕진을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거기에는 ‘한 사람‘이 자신의 방에 앉아 있다. 그 모습이 의사에게 주는 정서적인 변화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는 자기 삶의 맥락 속에 앉아 있으므로 나는 그를 ‘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 P245
이상한 일이라고, 할머니는 생각했다. ‘이제는 설명할 수가 없네. 단어가 생각이 안 나. 내가 노력을 덜한 건지도 모르지. 너무 옛날 일이야. 지금 있는 사람들은 다들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지. 내가 마음이 내켜서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 한, 그때 일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되고 마는 거야. 다 덮이고 끝나는 거지.’ - P86
"어떻게 알아?""아가야." 할머니가 조급하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단다." 할머니는 매우 지쳐서 집으로 가려고 했다. 섬을 방문한 일로 할머니는 어딘가 슬퍼졌다. 말란데르한테는 뭔가 생각이 있었지만, 스스로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리라. 너무 늦은 뒤에야 이해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러고 나면 더 이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힘이 없다. 아니면 중간에 다 잊어버리고는 잊어버린 줄도 모른다. - P103
풋풋한 중학생.. 우리집 중학생은 안 풋풋?!맞아 맞아~ 나도 저때 저런 고민 많았는데 라고. 웃었네.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나. 왜 이런 집구석에 태어났나. 왜 이런 동네에, 이런 나라에 태어났나. 왜 사나. 왜왜왜여주가 안이뻐서 더 좋다.다방(까페?) 언니, 분식집 아저씨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