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나에 대한 뼈저린 의식을 막아주었다. 그것은 내가 나를 감당하며 사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되게 해주었다. - P164

하지만 술은 기만의 도구다. 술이 빚어내는 감정은 환각이다. 다음날이 되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전화를 걸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침에 깨어나면 분명한 사실 하나는 머리가 아프다는 것뿐이다. - P167

알코올 중독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실 때도 혼자 마신다. 사실 나는 술을 끊기 전까지는 이런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여러 사람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알코올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고립되었던 장면들이 언뜻언뜻 떠오른다. - P170

A True alcoholic is someone who‘s turned from
a cucumber into a pickles,
you can try to stop a cucumber from turning into a pickles,
but there‘s no way you can trun a pickle back
into a cucumber. - P174

AA 모임에 가면 현실 부정은 알코올 중독의 주요 증상이 아니라 그 본질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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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이제 시작, 일단 서문만 읽기. 이 책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코스모스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 때문이리라.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잘 없으니깐. 일단 읽어보자.

제가 생각하는 그 문제란, 최대한 많은 사람이 과학을 지금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P7

우리가 최근 들어서야 깨닫게 된 지구적 재앙을 과학자들은 어언 70여 년 전부터 예측했습니다. 지금 과학자들은 우리 인류가 자초한 대멸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 이번 대멸종은 지구에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벌어졌던 대멸종들과는 차원이 다른 재앙이리라고 경고합니다. - P8

고대 그리스의 천재 데모크리토스 이래 2,400년 동안 과학자들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을 세워 왔다. 하지만 아무도 원자의 실체를 증명하지는 못했다. 그 원자와 원자들의 집합체인 분자에 관한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것이 바로 25세의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는 심지어 원자의 크기도 계산해 냈다. 아인슈타인은 또 빛을 파동으로 해석했던 당시의 지배적 이론에 맞서 빛이 광자라는 꾸러미 단위로 존재한다는 이론을 제안해 양자 역학의 기초를 닦았으며, 가만히 있는 입자 자체에 에너지가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고전 물리학을 확장했다. - P24

이튿날 《뉴욕 타임스》는 아인슈타인의 알아듣기 힘든 영어 억양과 윙윙울리는 앰프 때문에 참석자들은 그의 연설 중 첫 몇 마디만을 들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말이었다. "과학이 예술처럼 그 사명을 진실하고 온전하게수행하려면, 대중이 과학의 성취를 그 표면적 내용뿐 아니라 더 깊은 의미까지도 이해해야 합니다." - P26

그런 우리의 지구가 광활한 어둠 속 한 점으로만 보이는모습은 코스모스에서 우리의 진정한 처지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 P27

그토록 작은 세계가 온 코스모스의 중심일 리 없을 테고, 하물며 창조주의 유일한 관심사일 리 없을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은 근본주의자, 국가주의자, 군국주의자, 오염자를 말없이 질책한다. 우리 행성과 그 행성이 이 방대하고 차가운 어둠 속에서 지탱하는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지않는 모든 이들을 질책한다. 이 과학적 성취의 더 깊은 의미를 외면할 도리는없다. - P29

나는 우리가 자연을 완전히 경험하지 못하도록 막는 어둠의 커튼을 살짝 들추는 방법을 하나 안다. 그것은 바로 과학의 기본 규칙들이다. 어떤 발상이든 실험과 관찰로 확인해 볼 것. 시험을 통과한 발상만 받아들일 것. 통과하지 못한 발상은 버릴 것. 어디든 증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갈 것. 그리고 모든 것을 의심할 것. 권위에 대해서도, 이 규칙들만 지킨다면, 코스모스는 우리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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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22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읽으려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먼저 읽어야겠죠? ㅠ.ㅠ

햇살과함께 2022-01-22 18:08   좋아요 0 | URL
그게 좋겠죠? 그치만 뭐 순서 바꿔도 또 무슨 상관이겠어요 ㅎㅎ
 

AA 모임에 가면 알코올이 최고의 친구였다는, 그것도 가장 내밀한 의미의 친구였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 P151

그러나 알코올 중독이란 본래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한편으론 알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전혀 모른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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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실 섹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섹스에 관한 의외의 진실인 셈이다. - P79

중독 없는 세계가 있을까? 나를 유지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반복의 안락함에 기댄다. 그렇다면 섹스 중계 중독자의 우화를 언뜻 보기에는 중독적이지 않은 우리의 일상 위에 겹쳐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한 삶은 하나의 중독에서 다른 중독으로 계속 이행해 가는 과정이고, 중 - P84

독이란 그저 삶의 또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이름일 뿐이다. 중독의 이러한 개념적 확장이 중독과 일상을 무분별하게 뒤섞어 버린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중독자의 우화를 일상의 서사로 취급하면 중독의 바깥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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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대지를 흐르듯이 알코올은 가족의 핏줄을 타고 흐른다. 때로는 급류를 이루고 때로는 가는 물줄기가 되어 지나는 길의 지형을 변화시킨다. - P49

술에 빠진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까지는 안전하고, 바로 그다음 자리에 선 사람들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P51

"당신은 깔끔하고 조용한 알코올 중독자야. 얌전하고 지적인."
그 말은 맞았다. 나는 깔끔하고 조용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하지만 짐작도 못 할 이야기도 있어."
나는 미소 짓고는 말했다. - P53

그때 와인이 나왔다. 한 잔, 그리고 두 잔, 두 잔째 마시던 중, 어 - P63

느 순간 스위치가 탁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스르르 녹아들었고, 머릿속이 따뜻하고 가볍게 느껴졌다. 내가 마시는 것이 술이 아니라 안온함 자체인 것 같았다. 안온함은 술병에서 쏟아져나와 아버지와 나 사이를 흘렀다. - P64

어머니는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 베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식사 때 와인 한 잔을 마시면, 더 따라주려고 해도 술잔 입구를 손으로 막았다.
"아냐, 됐어. 이미 충분히 마셨어."
충분하다니? 알코올 중독자에게 그것은 생경한 미지의 언어다. 충분히 마시는 일이란 없다. 우리는 언제나 술이라는 보험을 찾고 또 찾는다. 첫 잔을 마시고 따뜻한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그 느낌을 지속시키는 것, 그걸 강화하고 증대하는 것, 그걸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P82

어떤 사람들은 일정량의 술에 만족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마셔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알코올 중독의 질병 이론(알 - P83

코올 중독자의 몸은 생리학적으로 술에 비중독자와 다르게 반응한다는)을 지지해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온몸에 강렬한 결핍감이 들어차서 그만 마셔야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들지 않는다. - P87

우리 내면에 깊은 결핍감이 있다. 그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는 외부의 뭔가에 탐욕적으로,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내면의 불편함을 달래줄 수 있다고 믿기에. - P87

내가 술에 취하는 방식은 조금 특이하고 미묘했다. 예전에 남편은 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술에 젖으면 낸은 자기 마음속 골방으로 들 어가서 차양을 내린다‘ 라고. - P99

내가 아는 모든 알코올 중독자에게 공통되는 신념의 방정식이있다. 그것은 ‘불편 + 술 = 불편 없음‘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 변화의 수학이 탄생한다.
"술을 마시면 내가 원하는 내가 되었어요." - P101

술을 마시면 해방된다. 맑은 정신일 때 우리 앞에는 심연이 놓여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그 위로 튼튼한 다리가 생겨난다. 우리는 그저 그 다리를 건너기만 하면 된다. - P102

여기에서 ‘두려움 + 술 = 용기‘라는 또 하나의 방정식이 생겨난다. - P104

또 하나의 방정식이 가동된다. ‘억제 + 술 = 해방‘ 알코올 중독은 결국 이런 방정식이 쌓이고 쌓인 끝에 생기는 것이 아닐까. 온갖 사소한 두려움과 허기와 분노, 영혼의 밑바닥에 쌓이는 미세한 경험과 기억들이 오랜 세월 술과 함께 출렁거리다가 단 하나의 치료약으로 변모하게 된 그런 것. - P112

그것은 알코올 중독의 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의 인격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이다. - P113

알코올은 우리에게 보호막을 둘러쳐서 자기 발견의 고통이 다가오는 것을 막아준다. 그 보호막은 극도의 안온감을 주지만 극도로 교활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완전한 허상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허상이면서도 진정한 실체처럼 간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P114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방정식은 더욱 강력하고 완전한 내용으로 바뀐다. ‘고통 + 술 = 자기 망각‘이라는. - P114

고등학생 시절의 나, 어떤 사내아이가 내 몸을 더듬는다. 충격과 호기심에 얼떨떨하다. 술기운으로 그런 감정을 막아낸다. 이제 대학생이 된 나, 비틀거리며 브루스의 기숙사로 올라간다. 너무 취해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파티에 가서 남자들에게 은근한 눈길을 던진다. 그러다가 멈출 지점을 놓쳐버린다. 내가 일으킨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이런 당혹감을 잠재우려고, 무너지지 않으려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나 자신도 느낀다. 술이 이런 일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충격은 줄어들고 탐색의 호기심은 늘어간다.
‘자, 됐어. 문제없잖아. 난 할 수 있어.’ - P127

알코올 중독자들은 거의 자동으로 인간관계가 엉망이다. 우리는 자기 존재감을 느끼고 당당하게 관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지 못하고, 술에 취해 질척질척 흘러 들어간다. 우리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우리 자신의 핵심 버전, 그러니까 우리가 본래 가지고 나왔고,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수 있게 해주는 버전의 자기 모습을 잃어버린다. 우리는 친밀한 관계를 극도로 불편해하는데 여기서 알코올은 그런 불편함을 막아주는 한편, 그것을 진실로 극복하는 길 또한 막아버리는 이중적 작용을 한다. 우리는 감정을 솔직히 대면하는 것보다 거기서 한 발짝 물러서는 데 훨씬 더 익숙하다. 갈등을 느끼는가? 마셔라. 불안한가? 마셔라. 울화가 치미는가? 마셔라. - P131

술은 거짓된 미혹이다. 알코올은 힘을 주지만, 준 만큼 그대로 앗아간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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