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뉴욕매거진>의 조너선 체이트는 ‘페미니스트의 가사 노동 문제에 대한 진짜 쉬운 해결책‘이라는 짧은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안일을 줄여라." - P205
"집안일은 조금 덜 하고 신경을 끊는 게 답인 유일한 정치 현안일 것이다. 집안일을 대하는 가장 혁신적이고 분별 있는 태도가 바로 무관심이라는 얘기다. 50년 전에는 이불보를 다리고 커튼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일이 100퍼센트 정상적인 일이었다. 꼭 필요한 일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소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청소 일을 분담하는 게 아니라 먼지를 아예 털지 않으면 된다." - P207
그렇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집안일과 육아에 궁극적인 책임이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와 격리된 채 자신들의 독립적인 세계에서만 사는 커플이라면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얘기지만, 아무튼 여성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생각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다양한 형태로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이런 일반적인 생각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아무 탈 없이 잘 살았을 것이다. 혹시 여성에 대한이런 일반적인 생각에 의심이 든다면, 텔레비전 광고를 한번 보라. 바닥 세제, 화장실용 세제, 유리창용 세제, 지퍼백, 기저귀, 아기용 물티슈, 분유, 식빵 광고에 거시기가 달린 사람이 나오던가?! 그런데 여자들이 집안일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하나 있다. 집안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대부분 여자 잘못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아이가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거나 집이 더러우면, 부주의하다면서 여성을 맹비난한다. 여성과 남성이 청결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남녀의 득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 P212
1981년 요약본 『한낱 수컷일 뿐』에는 출판사 서문이 추가되어 있는데, 거기에 이런 글이 있다.
우리 사회 구조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관습과도 같다. 식민지 원주민들이 자신들을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한 이래로 우리 곁에 늘 존재해왔던 사연 속 남성들의 위업은 그들의 아내, 어머니, 친구, 연인들을 통해 31년간 <뉴아이디어>에 매주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까지 건재하다. - P229
이제 리사는 사생활이 직업 세계로 번질까 봐 전전긍긍하지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이제 더는 미안해하지 않아요. 아이와 병원에 있을 때 전화가 오면 병원에 있다고 말할 거예요.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그만두면 사람들도 더는 사과를 기대하지 않죠." 여성들은 일터와 집 양쪽 모두에서 흠잡을 데 없이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직장과 가정에서 하는 역할이 서로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구분 짓는 전략을 쓴다. 리사는 자신처럼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동료 임원에게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갈 때면 늘 서류 가방을 가지고 간다니까요. 회의에 가는 것처럼 보이려고요." 하지만 이런 전략으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대개는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자신 외에는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는 일이다. 그래서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사생활 영역에서 혼자 미쳐가는 특권만 누릴 뿐이다. - P243
"엄청 바쁘신가 봐요! 그래도 저희 학교에 와서 강연할 시간은있으셨네요!" 청년이 지저귀듯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살짝 심기가 불편해졌다. 하지만 피가 되고 살이되는 말이었다. 초인적인 능력에 대한 나의 집착, 즉 약속은 깨지 않고 스트레스는 무한정 받겠다는 의지는 남의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나 말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빚을 진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준답시고 하루 24시간 중 16시간 동안 이러고 돌아다니는 게 누구 때문이겠는가? 여기 오느라 힘들어 죽을 뻔했다는 사실을 그 청년이 왜알아야 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왜? 나는 무엇을 기대한 걸까? 왕관이라도 씌워주기를 바란 건가? 안 힘든 척 안간힘을 써놓고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고 억울해하는 것은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 P245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아휴. 여기로 가져와봐. 빨리빨리 좀 해." 아이가 생겼을 때의 그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냘프게 우는 이 아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나중에 커서 골칫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이 작고 연약한 존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모든 인식을 얼마나 하찮게 바꿔버리는지……. 오직 자신만이, 진심으로 자신만이 이런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아이가 생기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이다. 그래서 이때가 평생 동안 거칠 여러 단계 중에서 남자와 여자가 전통적인 접근법으로 회귀하기 가장 쉬운 단계이다. 두 배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인간다움의 묘미다. 개인의 독창성에 대한 믿음을 꿋꿋하게 유지하는 한편 광범위하고 믿을 만한 사회적 패턴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능력 말이다. 아빠는 직장에 복귀할 것이고, 그동안 엄마는 새로운 전문 분야를계속해낼 것이다. 이런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 P255
그런 패턴들이 굳어지는 데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일조했는지를 깨달을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었다. - P256
노르웨이의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선택권이 보장되고 장려책과 초보 부모일 때부터 육아에 참여할 기회만 주어지면, 남녀 모두 육아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노르웨이가 갖추고 있는 완벽한 보육 시설도 도움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육아휴직의 발전이 스칸디나비아 모델보다 훨씬 더딘오스트레일리아에도 아버지가 부모기 초기 단계에 휴직을 하면장기적으로 볼 때 더욱 적극적인 부모가 된다는 증거가 있다. - P258
우리 사회는 아버지들에게 육아에 젬병이 되도록 허용할 뿐만 아니라 젬병일 거라고 기대한다. 젬병이 되라고 권장한다. 그래서 막상 젬병이 아닌 아버지를 보면 매번 놀란다. - P259
코완 부인은 이렇게 제안했다. "노동자의 의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하려 합니다. 이 법이 직업적인 가사 노동 종사자에게 확대된다면, 남편을 고용주로 간주해야 하며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아내는 남편에게 고용된 노동자로 간주해야 합니다. 아내가 가정을 위해 하는 일은 대개 직업적인 가사 노동 종사자가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의회 사상 최초의 여성 의원인 코완 부인은 의회 연설을 계속 이어나갔다. - P266
이처럼 경제학적으로 까다로운 영역을 평가할 때 대부분 그렇듯이, 1967년 체이스맨해튼은행이나 2013년 샐러리닷컴은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완전무결한 결과를 내기 위해 대체주부가 제공해야 할 편의 서비스를 모조리 포함시키지 못한 것이다. 톡 까놓고 얘기해서 ‘성매매‘가 목록에 없다. - P278
타냐 플리버섹의 결론은 이렇다. "이길 수 없는 게임입니다. 줄리아 길라드를 향한 비난의 대부분이 그녀가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는 사실에서 시작한 거니까요. 하지만 길라드가 결혼도 했고 일하는 엄마였다고해도 비난은 똑같았을 겁니다. 아이들한테 소홀하다고 하면서요. 아마 그 비난도 비혼에 자식도 없다며 비난한 사람들이 하겠죠. 개인사로 국민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선 안 됩니다. 자신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문제를 결정해야죠. 자신과 가족이 행복해야 합니다. 그거면 되는 거예요." - P330
재닌 헤인스는 1987년 〈캔버라타임스>에 급기야 이런 말까지 했다. "사람들이 제게 남편과 애들을 떼어놓고 일하러 가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저는 그 질문을 남자한테 먼저 하면 그때 대답해주겠다고 말합니다." - P338
남자들은 모든것을 다 가지는 게 완벽하게 가능한데, 그 이유는 모든 일을 도맡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다‘는 말이 ‘모든 것을 도맡는다‘는 의미라면, 실현 가능성은 제로가 될 것이다. - P346
기대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때 가장 먼저 벌어지는 일은 질문을 많이 받는 것이다. - P350
피오나가 어린아이 셋을 내버려두고 총리와 전국을 돈다고 괴물 비슷한 취급을 받는 동안 (일하면서 보모의 도움을 받은) 그녀의 남편은 영웅 같은 존재가 되었다. 피오나가 직설적인 말들로 말문을 열었다. "그이는 저보다 훨씬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이만 불쌍하게 여겼죠. 그이한테는 ‘도와드릴까요?‘라고 하고, 저한테는 ‘세상에. 정말 운이 좋네요‘라고 말했죠. 어린이집 선생님들조차 남편분께서 이런 일까지 해주시고 어머님은 정말운이 좋으시네요!‘라고 말했어요. 음……, 그이 애들이기도 하잖아요. 당연히 그이도 애들을 돌봐야죠. 그이는 무슨 여신이 아닌 남신이라도 된 것 같았다니까요. 물론 남편이 잘 도와줘서 저도 고맙기는 했지만, 아휴." - P356
그러나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은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전일제로 근무하는 것이 또 하나 올라서야 할 단계이다. 엄마들 중 전일제 근무를 하는 비율은 겨우 22퍼센트이다. 남편보다 고소득을 올리는 것 또한 또 다른 단계로, 그런 엄마들은 14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이 가정의 생계를 단독으로 책임지는 것은 모든 단계 중 최고 난이도의 단계이다. 그리고 그 단계에 있는 여성은 겨우 3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왜일까? 그것은 우리가 제아무리 현대화되고 또 그렇다고 생각해도, ‘평균적인‘ 가정에서 누가 어떤 일을 담당할지에 대해 여전히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368
리브스가 발견한 바에 따르면 남성 아내들이 여성 아내들과 똑같은 식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여성 생계부양자들도 남성계부양자들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 P376
연구팀은 193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모두 센 다음, 그 당시 몇명이 기혼 혹은 사실혼 관계에 있었는지 조사했다. 후보에 오를 당시 배우자나 연인이 있었던 265명의 여성 중 60퍼센트가 이후에 이혼을 했다. 꽤 높은 결혼 사망률이 아닌가!! - P384
2009년 독일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학자들은 다양한 가족을 분석한 후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버는 경우 이혼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 결혼은 전통적인 남성 생계부양자 상황일 때보다 ‘역할 전환‘ 상황일 때, 즉 여자가 밖에 나가 돈을 벌고 남편이 아이들과 집에 남아 있을 때 이혼으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여자가 가정의 주요 소득원인데도 집에 와서 집안일까지 모두 할수록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여성의 생계 책임과 이혼율 상승 사이의 연결고리는 그러한 일련의 연구들이 이미 밝혀놓았다. 따라서 오스카 수상자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 P386
수 없다. 우리는 수년 동안 여성을 리더의 자리로 올리려고 할당제니 차별 철폐 조처니 온갖 보조적인 수단을 두고 왈가왈부했지만, 그동안 등식의 나머지 반은 간과했다.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열심히 독려할 뿐, 남성에게 가끔 뒤로 빠져도 괜찮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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