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몸짓 언어를 처음 해독한 카를 폰 프리슈, 우리 주변의 지적 생명체를 탐구하여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찰스 다윈

균사체 덕분에 숲은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 나무뿌리는 지상으로 드러난 부분보다 더 크게 뻗어 있을 수도있다. 뿌리 끝은 균사체의 폭신폭신한 커넥톰과 깍지 끼듯이 맞물린다. 뿌리는 그 망을 통해서 서로를 양육하거나 보살피고, 도끼로부터의 사형 집행을유예해서 생명을 부지할 방법도 궁리한다. 숲에서 나무 한 그루가 베이면, 다 - P241

른 나무들이 뿌리 끝을 통해서 희생자에게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질을 보내준다. 균사체를 거쳐서 물, 당분, 기타 영양소를 보내 주는 것이다. 잘린 그루터기는 이웃 나무들이 쉼 없이 흘려 보내 주는 점적 정맥 주사 덕분에 몇십 년, 심지어 몇백 년도 살아갈 수 있다. - P242

우리가 꿀벌의 은밀한 삶을 알게 된 것은 모두 카를 폰 프리슈 덕분이었다. 그는 꿀벌의 기호 언어를 처음 해독함으로써 우리와는 전혀 다른 마음과 처음 접촉했다. - P260

다윈의 연구는 인간이 나머지 생물들과는 다르게 창조되어 그들의 관리자로 선택된 생명계의 왕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인간은 오래된 생명의 대가족에서 뒤늦게 등장해 어쩌다 잘나가게 된 후손일 뿐이었다. 다윈은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한 점 의혹 없이 증명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했다. 그리고 그는 그 밖에 다른 발견도 해냈다. 그는 만약 모든 생명이 정말로 연관되어 있다면 그 사실에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으리라는 점을 처음 깨우친 사람이기도 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창조된 게 아니라면, 당연히 인간과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통점이 더 많지 않을까? 의식도,….다른 종들과의 관계도,….
심지어 감정도?
다윈은 우주에 인간의 의식이라는 외딴 섬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생명과 의식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음을 깨달았다. - P263

숲 바닥에 숨겨진 세계를 처음 과학적으로 연구한 것도 다윈이었다. 그는 나무의 뿌리 끝이 일종의 뇌처럼 기능해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비록 느리기는 해도 나무가 움직이도록 이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또 다른 동물들도 우리처럼 즐거움, 고통, 두려움을 느끼는지 알아보고자 그들의 표정을 연구했다. 다윈은 어머니 자연에 깨달음을 간청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과학 지식은 그가 품은 연민의 바탕이었고, 그 연민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근거였다. - P264

우리는 모두 똑같은 도구 상자로 만들어졌고,…… 똑같은 유전 물질로 만들어졌으며, …… 다만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밟아 왔을 뿐이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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