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발명 - 은근하고 다정한 마음의 방문 쓰는 존재 6
김병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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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흔한 일상의 풍경, 사물, 단어, 존재, 관계에서 ‘의미’를 ‘발명’해가는 다정하고 섬세한 시선과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이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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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새끼 수

7장 가족계획

여기서 인구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들까지도 때때로 놓치는 사실이 하나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아이를 몇 명이나 낳느냐는 것뿐만 아니라 출산 연령에 의해서도 인구 증가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인구는 각 세대마다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므로, 만약 각 세대의 간격을 보다 넓게하면 매년 증가율은 완만하게 될 것이다. 한 가정에 아이는 두 명까지‘라는 표어 대신에 ‘아이를 낳는 것은 30세부터‘ 라고 해도 거의 같은 효과를기대할 수 있다. 여하튼 인구의 가속적인 증가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된다. - P205

출생률이 조절되는지 조절되지 않는지에 관해 의견 대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왜 출생률이 조절되는가에 있다. 바꿔 말하면 자연 선택의 ‘어떤‘ 과정에 의해 가족계획은 진화했는가 하는 관점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동물의 산아제한은 집단전체의 이익을 위해 실행되는 이타적인 것인가, 아니면 번식을 하고 있는 개체의 이익 때문에 실행되는 이기적인 것인가라는 두 견해 중의 어느 쪽을 취하느냐에 있다. 이 두 이론을 차례로 살펴보기로 하자. - P208

랙과 윈- 에드워즈의 견해 차이는 "누구의 입장에서 보아 최적인가"라는물음에 대해 답하는 방법에 있다. 이에 대해 윈-에드워즈는 모든 개체가 따라야 하는 중요한 최적은 집단 전체의 관점에서의 최적 알 수라고 주장 - P213

할 것이다. 한편 랙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각각의 이기적 개체는 어미가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최대로 할 수 있는 한 둥지의 알 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만일 제비의 한 둥지의 최적 알 수가 3개라면 이것에 대한 랙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네 마리의 새끼를 키우려고 하는 개체가 최종적으로 키울 수 있는 수는 세 마리밖에 되지 않을 때 경쟁자가 키울 수 있는 새끼 수보다 결국 적어지게 될 것이다. 명백한 이유로서 생각되는 것은 네 마리의새끼를 키운다면 각각의 새끼에게 분배되는 먹이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성숙 단계까지 살아남는 것이 거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4개의 알에분배되는 난황의 양, 그리고 부화 후 새끼에게 주어지는 먹이의 양, 둘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다.
랙에 따르면 개체가 한 둥지의 알 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전혀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산아제한을 행하는 것은 집단을 위한 자원을과잉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의 살아남는 새끼 수를 실제로 최대화하기 위해 그들은 산아제한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통 우리들이 산아제한에 결부시키고 있는 이유와는 정반대의 목표가 된다. - P214

이 장에서 얻는 우리의 결론은 개개의 어미 동물이 가족계획을 실행하되그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출생률의 최대 활용화라는 의미에서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자기 새끼의 수를 최대화하려고 힘쓰고 있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새끼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도 안 되고 지나치게 적어도 안 된다. 개체에서 너무 많은 수의 새끼를 가지도록 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계속 살아남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종류의 유전자를 체내에 가진 새끼들은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P223

8장 세대간의 다툼

이 책에서는 동물 개체를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존 기계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부모와 자식간의 다툼, 즉 세대간의 싸움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다. 이것은 양쪽 모두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개하는 섬세한 싸움이다. 자식들은 부모를 속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실제 이상으로 배고픈 척하거나 실제보다 어리광을 부리거나 실제 이상의 위험에 처한 것처럼 보이려고 한다. 부모를 물리적으로 위협하기에는자신이 너무 무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는 허위, 위장, 이기적 이용등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심리적인 무기가 있다. 그들은 그것들에 의해 혈연자가 받는 불이익이 유전적 근친도가 허용할 수 있는 한도에 달하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그러한 모든 심리적 무기를 구사한다.
한편 부모들은 사기나 위장에 대해 방심을 해서는 안 되며 그것에 속지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언뜻 보아 간단한 것처럼 생각된다. 공복 상태에 관해 자식들이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는 자식에게 일정량의 먹이만 주고 아이가 계속 소리치더라도 그 이상의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방책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책을 취할 때 문제가 되는 점은 아이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을 경우인데, 먹이를 먹지 못해 죽고 만다면 그 부모는 귀중한 유전자의 일부를 잃는 것이다. 야생 조류는 단지 몇시간 동안 먹이를 먹지 못해도 굶어 죽는 경우가 있다. - P239

배우자간의 대립 문제를 취급하는 다음 장은 현재 자식들에 대해 또는서로 상대에 대해 헌신하고 있는 인간의 부모들에게는 아주 냉소적일 뿐만 아니라 비참함을 주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나는 또 한 번 "의식적 동기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해야겠다. 나는 자식들이 자기 몸 속에 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충동 때문에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부모를 속인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말해 두어야할 것이 있다. 즉 "자식은 사기나...... 거짓, 속임수, 이기적인 착취.... . 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는 식으로 내가 말할 경우 ‘할 리가 없다‘는 말을 어떤 특수한 의미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종류의 행동이 도덕적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순히 그와 같이 행동하는 자식 쪽이 자연 선택에서 유리한 경향이 있으며, 그 때문에 야생 동물을 관찰할 경우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사기 행위와 이기적 행위가 보일 것으로 기대될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자식은 속이는 행위를 할 것이다"라는 표현의 진의도 자식에게 사기 행위를 하게 하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나타남을 지적하는 데 불과하다. 이 논의에서 인간적인 교훈을 도출한다면, 우리는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의 일부에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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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했다. 세상 흔한 것들이 나를 돌보고 있다. 항상곁에 있어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들. 이를테면 나무와풀과바람, 흙과 물과 공기, 바위 같은 것. 흔한 것이 흔한 이유는 오히려 꼭 필요해서 흔해지지 않으면 큰일이니까 흔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자주 잊고 산다. 우리가 무시하는 흔한 것들 덕에 무사히 살 수 있다는 사실을. - P49

왜 여유에는 ‘찾는다‘는 말을 붙일까? 술래가 "여기 있네!"하고 찾아내면 머쓱하게 튀어나오는 숨바꼭질처럼, 여유는 여기저기 들추어 찾아내는 능동적 감정이라서 그런 걸까? 시간이 아무리 많거나 넓은 공간에 혼자 있어도 여유는 그냥 생기지 않는다. 백조의 여유로운 모습을 물아래 수많은 발길질이 만들어내듯, 여유는 거만하게 ‘부리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찾는‘ 것이다. - P53

수월하지 않은 상황은 언제든 나타난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대처하기 위한 힘을 바깥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불씨는 항상 내부에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 불씨가 불꽃이 되도록 모으는 것이다. 힘은 항상 내면에서 출발하며 모여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얼음과 펭귄에게서 배운다. - P67

손톱, 발톱, 그리고 머리카락 같은 털. 매번 적절히 깎아줘야 하는 것들이라서 그때마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거울을 보거나 키보드를 누르다가 또는 양말을 신다가 문득 벌써 깎아야 할 시간이 되었네, 한다. 남성 듀오 ‘어떤 날‘의 노래 <출발>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하루하루 엇비슷하게 살아가다가 은근히 자라난 손톱을 보니 뭔가 달라져 가고 있음을느끼게 된다고. 자라는 손톱을 보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아닌 듯싶다. - P74

소통 관련 강연 전문가 김창옥 씨의 강연 영상을 보았다. 무뚝뚝한 아버지와의 소통을 이야기했는데, 그동안 하지 않던 배웅을 하겠다고 공항에 나온 아버지에 대한 어색함, 그리고 그때 새롭게 보인 아버지의 뒷모습에 대해 말하며 그는 덧붙였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사랑이 시작된거라고. 아이들의 뒷모습이 보이면 엄마가 된 것이고, 학생들의 뒷모습이 보이면 선생님이 된 것이고, 남편과 아내의 뒷모습이 보이면 부부가 된 것이라고 했다. - P83

국어시험에 곧잘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로서‘와 ‘~로써‘의 구별 문제. ‘~로서‘는 자격을, ‘~로써‘는 수단을 나타내는말이라서 ‘판사로서 재판하고 판결로써 결론을 낸다‘와 같이써야 맞다. 그런데 ‘부모로서‘라는 말이라면 느낌이 좀 다르다. 자격이라기보다는 의무에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 P138

아침에 일어나서 시작하는 하루는 어제의 내가 패스한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몽사몽 패스받은 시간을 몰고 나가 이리저리 뛰다 보면, 어느덧 내일의 나에게 시간을 패스해야 할 밤이 찾아온다. 시간을 잘 패스해 보내는 것이밤에 할 일이라면, 엉뚱한 곳에 질러놓았을 때 내일의 내가 고생하겠다. 그렇게 자주 후회하고 가끔 기대하며 밤과 아침 사이 패스가 연속되는 삶을 살아간다. - P141

내 생활이 밝을 때는 다른 이의 어둠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밝음에 익은 눈에는 어둠은 그냥 컴컴하게만 보인다. 어둠 - P162

속에 있는 많은 사물은 같이 어둠 속에 몸을 담가야 비로소제 모습을 드러낸다. 어두운 길에 천천히 적응하며 한참 걷고 나면 알게 된다. 어둠은 솔직함과 통한다는 것을, 어둠 속에서는 시각 외에 다른 모든 감각이 더 예민해지며,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서 더 열린다는 것을. - P163

살면서 맺는 관계도 가만히 보면 숨은 그림이나 다른 그림을 찾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눈에 잘 띄지않지만 계속 들여다보면 문득 드러나는 숨은 그림처럼, 어떤이와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그림이 있다. 이런 성격이 있었는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처 몰랐던. 잘 살피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었을, 당신에게 숨은 여러 모습의 그림들. 나는 그것들을 얼마나 찾아냈을까, 또 아직 남은 그림들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나는 내 안에 감춰진 숨은그림조차 못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옛날에 생각했던 그림과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는 일 역시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 P176

대학 때 받은 교양 미술 수업 생각이 났다. 담당 강사가 두장의 슬라이드 그림을 보여주었다. 먼저 르누아르의 <무도회>그림. "매일 같이 열리는 이런 무도회. 옷이 참 화려하죠? 혹시 이런 옷들은 매일 누가 세탁하는지 생각해 봤나요?" 그다음 슬라이드, 도미에의 <세탁부>가 나타났다. 강가에서 빨래를 마친 후 아이의 손을 잡고 돌아가는 어머니의 고단한 모습이 무채색으로 투박하게 그려져 있었다. 무도회의 화려한옷은 아마 저 커다란 빨래 꾸러미 안에 있겠다. 동시대의 두화가는 색채만큼이나 서로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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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og's Purpose: A Novel for Humans (Mass Market Paperback) - 영화 '베일리 어게인' 원작 소설
W. 브루스 카메론 / Forge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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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의 다른 생을 살았으나 Ethan이라는 소년과 함께 한 생을 가장 사랑하여 다음 생에서도 마침내 그를 찾아낸 Bailey이자 Buddy. 그렇지만 그 Dog의 Purpose가 그 소년의 행복이어야 하나? 오롯이 Dog 자신의 행복이면 안되는 것인가? 개의 관점으로 포장한 인간의 관점인 것 같아 불만. (내 영어 실력에 대한 불만 포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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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4-04-14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영화로 만들어진 거 아시죠? 저는 재밌게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하아. 암튼 그렇게 싫은 느낌이 없는 것 보면 중간은 하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셨다면 영화도 보시길.^^

햇살과함께 2024-04-14 16:53   좋아요 0 | URL
네 영화 두편 있죠~ 저희 아이들도 둘 다 좋아하던 책과 영화에요. 아무래도 제 짧은 영어실력의 문제인 듯요 ㅎㅎㅎ
 

ESS

5장 공격 - 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메이나드 스미스가 제창하고 있는 중요한 개념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ESS‘ 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그는 이 개념이 원래 해밀턴W. D. Hamilton과 맥아더R. H. MacArthur의 착상이라고 한다. ‘전략‘이라는 것은 미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행동 방침이다. 전략의일례를 들어보면 "상대를 공격하라. 그가 도망치면 쫓아가고, 응수해 오면도망쳐라" 이다. 이러한 전략의 중요한 점은 개체가 이를 의식적으로 고안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물을 근육을 제어하는 미리 만들어진프로그램의 컴퓨터를 갖는 로봇 생존 기계라고 생각해 온 것을 상기하기바란다. 이 전략을 한 세트의 단순한 명령으로 축약하여 말로 표현하는 것은 이것을 활용하는데 편리한 방법이다. 알지 못하는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동물은 마치 이들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 P145

이 사실은 우리의 가상 사례의 임의 득점 시스템을 사용하여 설명할 수있다. 매파 7/12, 비둘기파 5/12로 된 안정된 개체군 내의 한 개체의 평균득점은 6인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그 개체가 매파이든 비둘기파이든같다. 그런데 이 6이라는 것은 비둘기파 개체군 내의 비둘기파 개체의 평균 득점(15)보다 훨씬 낮다. 전원이 비둘기파로 되는 것을 동의만 한다면 어느 개체나 유리해질 것이다. 단순한 그룹 선택설에 의하면, 전원이 비둘기파로 되는 것을 동의하는 집단은 어느 것이나 ESS에 머물러 있는 경쟁자집단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실제로 전원 비둘기파로 되려고 합의된 집단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아니다. 매파 1/6과 비둘기파 5/6인 집단에서는 싸움당평균 득점이 16이다. 이것이 가능한 최선의 합의이지만 당장의 목적에서는 무시해도좋다. 전원 비둘기파가 되는 단순한 합의에 대해서도 각 개체는 15점의 평균 득점을가질 수 있고 이 집단은 ESS 집단보다 모든 단일 개체에게 훨씬 좋다). 따라서 그룹선택설은 매파가 7/12의 비율로 포함되어 있는 집단은 전원 비둘기파보다덜 성공적일 것이기 때문에 전원 비둘기파로 되는 합의를 향해 진화할이라고 예언함에 틀림없다. - P149

불행하게도 현재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비용과 이익을 실제의 수치에 맞추어 보기에는 인간의 지식이 너무도 부족하다. 그러므로 우라는 임의로 정한 수치에서 간단히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반적 결론은 ESS가 진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는것, ESS가 집단의 합의에 따라 달성되는 최적 상태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것, 그리고 상식은 사실을 잘못 이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54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무표정한 얼굴을 하는 편이 좋은것은 왜 그럴까? 역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안정된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체가 지구전에서 정말로 장시간 버틸 작정일 때에만 목의 털을세운다고 생각해 보자. 상대의 대응되는 계략이 진화될 것이다. 즉 상대가목털을 세우면 즉시 포기하는 작전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거짓말이 진화되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장시간 버틸 작정이 없는 개체가 어떤 지구전에서나 털을 세워 쉽게 승리의 이익을 얻게 될것이다. 이렇게 해서 거짓말쟁이의 유전자가 퍼져 나갈 것이다. 드디어 거짓말쟁이가 대세를 차지하면 선택은 이제 그 속임수를 감지한 개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거짓말쟁이는 다시 그 수가 감소할 것이다. 지구전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무표정한 얼굴은 진화적으로 안정적이다. 결국 항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 - P156

자기 종의 구성원 또한 고기로 되어 있다. 그러면 왜 서로 잡아먹는 일이비교적 드물까? 검은머리갈매기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성숙한 갈매기는 때때로 자기 종의 새끼를 먹는다. 성숙한 육식 동물이 자기 종의 다른 성숙한개체를 먹으려고 적극적으로 추격하는 일은 결코 없다. 왜 없을까? 우리는여전히 진화에 있어서 ‘종의 이익‘이라는 견해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사자는 왜 다른 사자를 사냥하지 않는가?"와 같은 아주 타당한 질문을 하 - P164

지 않는다. 또 거의 들을 수 없는 좋은 질문 중에 "영양은 왜 반격하지 않고사자로부터 도망치는가?"라는 것이 있다.
사자가 사자를 잡아먹지 않는 것은 그것이 그들에겐 ESS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종끼리 서로 잡아먹기 전략은 앞의 예에서 매파형 전략과 같은 이유로 불안정하다. 또 보복의 위험도 너무 크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종간의다툼에는 별로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개 먹이가 되는 동물이 보복을 하지 않고 도망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종의 두 개체간의상호 작용에 있어 같은 종의 구성원보다 큰 비대칭이 조립되어 있다고 하는 사실에 근거한다. 서로간의 다툼에서 큰 비대칭이 있을 때의 ESS는 항상 그 비대칭에 의존하는 조건부 전략으로 되는 것 같다. 다른 종간의 다툼에서 이용되는 비대칭은 얼마든지 많이 있으므로 "작으면 도망가라, 크면공격하라"는 식의 전략이 훨씬 진화되기 쉽다. 예컨대 사자와 영양은 다툼에 본래 존재하던 비대칭이 계속해서 증대하도록 강조해 온 진화적 분기뼈에 의해 일종의 안정 상태에 도달해 있다. 그들은 각각 추격의 수완과 도주의 술책에 고도로 숙련되어 있다. 사자에게 맞서는‘ 전략을 취하는 돌연변이의 영양이 있다 해도 그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도망치고 있는 영양보다 성공적일 수 없을 것이다. - P165

유전자 풀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환경이다. ‘우수한‘ 유전자란 맹목적으로 선택되어 유전자 풀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그것은 이론이 아니다. 그것은 관찰된 사실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동어반복이다. 흥미로운 사실은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첫 시도로서 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유능한 생존 기계, 즉 몸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진술에 단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유전자 풀은 하나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이다. 어떠한 새로운 유전자에 의해서도 침입될 수 없는 유전자 풀로 정의된다. 돌연변이나 재조합이나 이입에 의해 생기는 새로운 유전자는 대부분이 자연 선택에 의해 벌을 받아 즉시 도태되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는 복원된다. 때때로 어떤 새로운 유전자가 그 세트에 침입하는 데 성공하여 유전자 풀 내에퍼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불안정한 과도기를 거쳐 드디어 하나의 - P168

새롭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조합을 이룬다. 작은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 P169

6장 유전자의 친족 관계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개개의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다수의 다른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존재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 P172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이기적 유전자론을 부정하는 증거라고 생각될 만한 극단적 오류의 예가 하나 있다. 새끼를 잃은 어미 원숭이가 다른암컷으로부터 새끼를 훔쳐서 그 새끼를 보살펴 준다는 것이 그것이다. 나는 이것을 ‘이중 오류‘ 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 양모는 자기의 시간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경쟁자인 암놈이 새끼를 키우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더 빨리 다음 새끼를 낳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연구할 가치가 있는 중대한 예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이 어느 정도의 빈도로 일어나는가? 양모와 양자 사이의 평균 근친도는 어느 정도인가? 자식을 잃은 진짜 어미의 태도는 어떠한가? 새끼를 양자로 뺏기는것은 최종적으로 진짜 어미의 이익인가? 어미들은 일부러 미숙한 젊은 암놈들을 속여서 자기 새끼를 양육시키려고 할 것인가?(양모와 새끼 도둑이 값 - P191

진 양육 기술을 획득하는 것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등이다. - P192

이러한 이치로 이타주의의 진화에서는 ‘진짜‘ 근친도가 어느 정도인가 - P195

하는 것은 동물이 어느 정도 근친도를 잘 추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사실은 아마도 자연계에서 어미에 의한 보살핌이 형제자매의 이타주의에 비해 왜 그렇게도 빈번하고 헌신적인지, 또 동물이 왜 자기 자신을 몇 명의 형제 이상으로 높이 평가하는가라는 의문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여기서 말하려는 요점은 근친도에 더하여 확실한 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자 관계는 유전적으로형제자매 관계 이상으로 가깝지는 않으나 그 정확도는 훨씬 높다. 보통은누가 자기의 형제인가보다는 누가 자기의 새끼인가라는 편이 훨씬 확실하다. 그리고 누가 자기 자신인가라는 것은 더욱더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 P196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이타주의가 형제간의 이타주의보다 더 흔하다는 사실로 이야기를 되돌려 보면 ‘식별의 문제‘에 의해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부모 자식 관계의 기본적인 비대칭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부모 자식의 유전적 관계는 대칭적이고 근친도의 확신은 어떤 입장에서 상대를 본 경우에도 똑같이 큰 반면, 부모는 자식이 부모에게 대하는 것보다 훨씬 자식의 시중을 잘 든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부모 쪽이 나이도 많고 매사에 더 능숙해서 자식을 도울 수 있는 좋은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부모에게 먹이를 주려고 해도 아기는 실제로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
친자 관계에서는 형제 관계에는 해당되지 않는 또 다른 비대칭성이 있다. 아이들은 항상 부모보다 젊다. 이것은 항상 그렇다고는 할 수 없으나대개의 경우 자식의 평균 여명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강조한 대로 평균 여명은 동물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할 때에가급적 정확히 ‘계산‘ 에 넣어야만 할 중요한 변수이다. 자식이 부모보다평균 여명이 긴 종에서는 자식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불리한 입장에 서게될 것이다. 그것은 이타주의자 자신보다 노쇠하여 죽는 개체의 이익을 위해 이타적 자기 희생을 치르려고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그 계산식의 평균 여명의 항에 관한 한 그것에 상응하는유리함이 있을 것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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