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5장 공격 - 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메이나드 스미스가 제창하고 있는 중요한 개념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ESS‘ 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그는 이 개념이 원래 해밀턴W. D. Hamilton과 맥아더R. H. MacArthur의 착상이라고 한다. ‘전략‘이라는 것은 미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행동 방침이다. 전략의일례를 들어보면 "상대를 공격하라. 그가 도망치면 쫓아가고, 응수해 오면도망쳐라" 이다. 이러한 전략의 중요한 점은 개체가 이를 의식적으로 고안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물을 근육을 제어하는 미리 만들어진프로그램의 컴퓨터를 갖는 로봇 생존 기계라고 생각해 온 것을 상기하기바란다. 이 전략을 한 세트의 단순한 명령으로 축약하여 말로 표현하는 것은 이것을 활용하는데 편리한 방법이다. 알지 못하는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동물은 마치 이들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 P145

이 사실은 우리의 가상 사례의 임의 득점 시스템을 사용하여 설명할 수있다. 매파 7/12, 비둘기파 5/12로 된 안정된 개체군 내의 한 개체의 평균득점은 6인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그 개체가 매파이든 비둘기파이든같다. 그런데 이 6이라는 것은 비둘기파 개체군 내의 비둘기파 개체의 평균 득점(15)보다 훨씬 낮다. 전원이 비둘기파로 되는 것을 동의만 한다면 어느 개체나 유리해질 것이다. 단순한 그룹 선택설에 의하면, 전원이 비둘기파로 되는 것을 동의하는 집단은 어느 것이나 ESS에 머물러 있는 경쟁자집단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실제로 전원 비둘기파로 되려고 합의된 집단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아니다. 매파 1/6과 비둘기파 5/6인 집단에서는 싸움당평균 득점이 16이다. 이것이 가능한 최선의 합의이지만 당장의 목적에서는 무시해도좋다. 전원 비둘기파가 되는 단순한 합의에 대해서도 각 개체는 15점의 평균 득점을가질 수 있고 이 집단은 ESS 집단보다 모든 단일 개체에게 훨씬 좋다). 따라서 그룹선택설은 매파가 7/12의 비율로 포함되어 있는 집단은 전원 비둘기파보다덜 성공적일 것이기 때문에 전원 비둘기파로 되는 합의를 향해 진화할이라고 예언함에 틀림없다. - P149

불행하게도 현재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비용과 이익을 실제의 수치에 맞추어 보기에는 인간의 지식이 너무도 부족하다. 그러므로 우라는 임의로 정한 수치에서 간단히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반적 결론은 ESS가 진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는것, ESS가 집단의 합의에 따라 달성되는 최적 상태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것, 그리고 상식은 사실을 잘못 이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54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무표정한 얼굴을 하는 편이 좋은것은 왜 그럴까? 역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안정된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체가 지구전에서 정말로 장시간 버틸 작정일 때에만 목의 털을세운다고 생각해 보자. 상대의 대응되는 계략이 진화될 것이다. 즉 상대가목털을 세우면 즉시 포기하는 작전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거짓말이 진화되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장시간 버틸 작정이 없는 개체가 어떤 지구전에서나 털을 세워 쉽게 승리의 이익을 얻게 될것이다. 이렇게 해서 거짓말쟁이의 유전자가 퍼져 나갈 것이다. 드디어 거짓말쟁이가 대세를 차지하면 선택은 이제 그 속임수를 감지한 개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거짓말쟁이는 다시 그 수가 감소할 것이다. 지구전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무표정한 얼굴은 진화적으로 안정적이다. 결국 항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 - P156

자기 종의 구성원 또한 고기로 되어 있다. 그러면 왜 서로 잡아먹는 일이비교적 드물까? 검은머리갈매기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성숙한 갈매기는 때때로 자기 종의 새끼를 먹는다. 성숙한 육식 동물이 자기 종의 다른 성숙한개체를 먹으려고 적극적으로 추격하는 일은 결코 없다. 왜 없을까? 우리는여전히 진화에 있어서 ‘종의 이익‘이라는 견해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사자는 왜 다른 사자를 사냥하지 않는가?"와 같은 아주 타당한 질문을 하 - P164

지 않는다. 또 거의 들을 수 없는 좋은 질문 중에 "영양은 왜 반격하지 않고사자로부터 도망치는가?"라는 것이 있다.
사자가 사자를 잡아먹지 않는 것은 그것이 그들에겐 ESS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종끼리 서로 잡아먹기 전략은 앞의 예에서 매파형 전략과 같은 이유로 불안정하다. 또 보복의 위험도 너무 크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종간의다툼에는 별로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개 먹이가 되는 동물이 보복을 하지 않고 도망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종의 두 개체간의상호 작용에 있어 같은 종의 구성원보다 큰 비대칭이 조립되어 있다고 하는 사실에 근거한다. 서로간의 다툼에서 큰 비대칭이 있을 때의 ESS는 항상 그 비대칭에 의존하는 조건부 전략으로 되는 것 같다. 다른 종간의 다툼에서 이용되는 비대칭은 얼마든지 많이 있으므로 "작으면 도망가라, 크면공격하라"는 식의 전략이 훨씬 진화되기 쉽다. 예컨대 사자와 영양은 다툼에 본래 존재하던 비대칭이 계속해서 증대하도록 강조해 온 진화적 분기뼈에 의해 일종의 안정 상태에 도달해 있다. 그들은 각각 추격의 수완과 도주의 술책에 고도로 숙련되어 있다. 사자에게 맞서는‘ 전략을 취하는 돌연변이의 영양이 있다 해도 그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도망치고 있는 영양보다 성공적일 수 없을 것이다. - P165

유전자 풀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환경이다. ‘우수한‘ 유전자란 맹목적으로 선택되어 유전자 풀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그것은 이론이 아니다. 그것은 관찰된 사실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동어반복이다. 흥미로운 사실은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첫 시도로서 유전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유능한 생존 기계, 즉 몸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진술에 단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유전자 풀은 하나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이다. 어떠한 새로운 유전자에 의해서도 침입될 수 없는 유전자 풀로 정의된다. 돌연변이나 재조합이나 이입에 의해 생기는 새로운 유전자는 대부분이 자연 선택에 의해 벌을 받아 즉시 도태되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유전자 세트는 복원된다. 때때로 어떤 새로운 유전자가 그 세트에 침입하는 데 성공하여 유전자 풀 내에퍼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불안정한 과도기를 거쳐 드디어 하나의 - P168

새롭고 진화적으로 안정된 조합을 이룬다. 작은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 P169

6장 유전자의 친족 관계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개개의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다수의 다른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존재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 P172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이기적 유전자론을 부정하는 증거라고 생각될 만한 극단적 오류의 예가 하나 있다. 새끼를 잃은 어미 원숭이가 다른암컷으로부터 새끼를 훔쳐서 그 새끼를 보살펴 준다는 것이 그것이다. 나는 이것을 ‘이중 오류‘ 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 양모는 자기의 시간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경쟁자인 암놈이 새끼를 키우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더 빨리 다음 새끼를 낳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연구할 가치가 있는 중대한 예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이 어느 정도의 빈도로 일어나는가? 양모와 양자 사이의 평균 근친도는 어느 정도인가? 자식을 잃은 진짜 어미의 태도는 어떠한가? 새끼를 양자로 뺏기는것은 최종적으로 진짜 어미의 이익인가? 어미들은 일부러 미숙한 젊은 암놈들을 속여서 자기 새끼를 양육시키려고 할 것인가?(양모와 새끼 도둑이 값 - P191

진 양육 기술을 획득하는 것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등이다. - P192

이러한 이치로 이타주의의 진화에서는 ‘진짜‘ 근친도가 어느 정도인가 - P195

하는 것은 동물이 어느 정도 근친도를 잘 추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사실은 아마도 자연계에서 어미에 의한 보살핌이 형제자매의 이타주의에 비해 왜 그렇게도 빈번하고 헌신적인지, 또 동물이 왜 자기 자신을 몇 명의 형제 이상으로 높이 평가하는가라는 의문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여기서 말하려는 요점은 근친도에 더하여 확실한 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자 관계는 유전적으로형제자매 관계 이상으로 가깝지는 않으나 그 정확도는 훨씬 높다. 보통은누가 자기의 형제인가보다는 누가 자기의 새끼인가라는 편이 훨씬 확실하다. 그리고 누가 자기 자신인가라는 것은 더욱더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 P196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이타주의가 형제간의 이타주의보다 더 흔하다는 사실로 이야기를 되돌려 보면 ‘식별의 문제‘에 의해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부모 자식 관계의 기본적인 비대칭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부모 자식의 유전적 관계는 대칭적이고 근친도의 확신은 어떤 입장에서 상대를 본 경우에도 똑같이 큰 반면, 부모는 자식이 부모에게 대하는 것보다 훨씬 자식의 시중을 잘 든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부모 쪽이 나이도 많고 매사에 더 능숙해서 자식을 도울 수 있는 좋은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부모에게 먹이를 주려고 해도 아기는 실제로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
친자 관계에서는 형제 관계에는 해당되지 않는 또 다른 비대칭성이 있다. 아이들은 항상 부모보다 젊다. 이것은 항상 그렇다고는 할 수 없으나대개의 경우 자식의 평균 여명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강조한 대로 평균 여명은 동물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할 때에가급적 정확히 ‘계산‘ 에 넣어야만 할 중요한 변수이다. 자식이 부모보다평균 여명이 긴 종에서는 자식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불리한 입장에 서게될 것이다. 그것은 이타주의자 자신보다 노쇠하여 죽는 개체의 이익을 위해 이타적 자기 희생을 치르려고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그 계산식의 평균 여명의 항에 관한 한 그것에 상응하는유리함이 있을 것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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