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을 살면서나를 수렁에서 건져줄적어도 내가 수렁에 빠져있음을 깨닫게 해줄한두 명의 좋은 인연이나 한두 번의 좋은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나에게는 어떤 인연이나 기회가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고약한 친형 밑에서 모멸감을 견디며 일하던 무일푼의 윌리엄에게 헌스던 씨가 필요했듯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던 프랜시스에게 윌리엄은 그런 사람이다물론 그런 인연이나 기회를 발판으로 원하는 직업을 쟁취하고 재력을 형성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가꾸는 것은 그들의 성정과 노력과 분별심과 독립심과 상호존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샬럿 브론테는 남성 주인공에게 우울증과 여성적인 부드러움을여성 인물에게 남성적인 기질과 일종의 폭력성을 부여하여 그 당시 성별 관념을 뒤집고윌리엄의 아내가 된 프랜시스를 통해 결혼 이후에도 독립적인 자기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희망찬 여성상을 창조한다또 마지막에 잠깐 언급된 헌스던 씨가 결혼하고 싶었던 여성에 대한 언급을 통해 – 그 당시 가능하지 않았을 – 가부장제 남성 중심 사회의 사슬을 벗어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상향, 상상력을 발휘한다.


윌리엄의 성격처럼 차분하고 잔잔한 인생이 펼쳐지는 책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 속에 내가 파악하지 못한 더 많은 꿈틀거림이 있겠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같이 보면서 숨겨진 장치들을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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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11-08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교수를 읽고 글을 썼는데, 햇살과함께 님 글 보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도 읽으시기에 반가워서 친구 신청했습니다. 반갑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11-08 22:38   좋아요 1 | URL
수하님 저도 반갑습니다^^ 여성주의 책 읽기 열심히 하시는 멤버이시죠! 부지런히 같이 읽어볼게요^^

바람돌이 2022-11-08 2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자꾸 다락방 책 이야기가 올라오니까 저도 막 다락방 읽으면서 19세기 여성작가들 책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일단은 11월에 여성작가들 책 최대한 읽고 12월에 다락방 읽을 계획이었는데 말이죠. ^^

햇살과함께 2022-11-08 22:43   좋아요 2 | URL
다락방 들고 다닐수가 없어서 10월부터 시작했으나 주말에 놀러다니느라 진도가 영~~ 퇴근하고 저녁에 틈틈이 읽어야 완독할 수 있을것 같아요:;; 바람돌이님은 12월에 시작하셔도 가능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