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풀러 찾아보자. 다미여에도 나오고.

하지만 영국 독자가 숙고하게 되는 것은 지성에 대해서이니, 지성은 우리 소설에서 어쩌면 가장 드문 자질이기 때문이다. 지성이란 정의하기 어려운 무엇이다. 단순히 총명함이나 지적인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감각, 즉 인생의 묘미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느냐, 혹은 그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적대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하지만 설득 가능한 상대인 제3자, 다시 말해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과 소통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보는 감각이다. 그것이 『기후』의 인물들을 그토록 합리적으로 만드는 이유이다. 이자벨의 말은 이런 관계를 잘 보여 준다. - P92

왜냐하면 영국인이 아니라는 것이야말로 미국인이 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미국 작가의 교육에서 첫걸음은 그토록 오랫동안 죽은 영국 장군들의 지휘 아래 행군해 온 영국 단어들의 전 부대를 물리치는 것이다. 그는 <작은 미국 단어들>을 길들여 자기 명령에 따르게 해야 한다. 그는 필딩과 새커리의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리고, 자기가 시카고술집의 사람들에게, 인디애나의 공장 사람들에게 말하듯이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첫걸음이다. 하지만 다음 걸음은 훨씬 더 어렵다. 자신이 무엇이 아닌지 결정한 다음에는 자신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 P101

그가 남들처럼 생계를 꾸리기 위해 처음으로 해본 일은 초등학교 선생이 되는 것이었는데, 생도들을 매질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그만두고 말았다. 그는 매질 대신 말로 훈계하기를 원했다. 위원회에서 <그런 관대함>이 학교에 폐를 끼친다는 점을 지적하자, 소로는 엄숙하게 여섯 명의 생도에게 매질을 하고는 학교 운영이<자신의 방식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임해 버렸다. 무일푼의 젊은이가 실천하고자 했던 생활 방식이란 아마도 몇 그루 소나무와 웅덩이, 야생 동물, 그리고 인근에서 발견되는 인디언 화살촉들과 함께하는 것이었던 듯하다. 그는 벌써부터 그런 것들에 끌리던 터였다. - P120

이 운동의 지도자들이 보기에 이 새로운 희망에 도달할 기회를 주는 삶의 방식은 두 가지로, 하나는 브룩 팜같은 공동체 생활이요, 다른 하나는 자연 속에 홀로 사는 것이었다. 선택의 시간이 오자 소로는 단연 두번째를 택했다. <공동체로 말하자면, 나는 천국에서 기숙사에 가느니 지옥의 독신자 구역을 택하겠다>라고 그는 일기에 썼다. - P122

그의 강인하고도 고귀한 책, 모든 말이 성실하고 모든 문장이 작가의 기량을 보여 주는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묘한 거리감에 사로잡힌다. 그는 소통하려 애쓰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의 눈은 땅바닥 아니면 지평선을 향해 있다. 그는 결코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걸지 않으며, 반쯤은 자기 자신을 향해, 반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무엇인가를 향해 말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말한다는 것이 내 일기의 모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썼으며, 그의 모든 책이 사실상 일기이다. 다른 사람들, 남자들과 여자들은 감탄할 만하고 아름답지만 그와는 거리가 멀었고 달랐으며, 그는 그들의 행동거지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초원의 개만큼이나 신기한> 존재들이었다. 다른 인간들과의 모든 교제가 그에게는 극도로 힘들었고, 한 친구와 다른 친구 사이의 거리는 측량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인간관계는 아주 불안정하고 실망으로 끝나기 십상이었다. 자신의 이상을 낮추는 것만 아니라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태세가 되어 있었지만, 소로는 그 어려움이 애쓴다고 극복될 성질의 것이 아님도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태어난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가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그북소리가 박자에 맞든 종잡을 수 없든, 들려오는 음악에 맞추어 걷게 하라.> - P128

그는 야생적인 사람이었고, 결코 길들여지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그에게 독특한 매력을 느끼는 것도바로 이 대목이다. 그는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다. 자연이 그에게는 우리와 다른 본능을 불어넣었으니, 우리가 모르는 비밀들을 속삭여 주었을지도 모른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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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6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리아 포포바의 책 <진리의 발견>에 마거릿 풀러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다른 책은 저도 본게 없네요

햇살과함께 2022-10-26 23:16   좋아요 0 | URL
알라딘엔 안나오고 네이버 검색하니 말씀하신 <진리의 발견>만 나오네요~ 번역된 책이 없나봐요. 진리.. 엄청 유명한 책이라 이름만 들어봤는데^^ 일단 도서관 검색해서 발췌해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