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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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지 일 년이 되간다. 내가 아는 선생님 제자도 돌아오지 못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 내가 한 일도 별로 없다.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책을 사기도 솔직히 두려웠다. 책을 사고 한참이 지나 읽는다. 읽으면서도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 싶었다. 아이를 낳아 길러보니 더 아프다. 아이를 잃고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진다. 그 일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부모님들 마음을 읽고 눈물이 난다. 눈이 아닌 가슴에 눈물이 난다.

 

 책을 갈무리하는 글도 쓰기 힘들다. 그냥 읽었다. 아, 정말 부모들 마음은 똑같구나. 정말 사랑했구나. 참, 일찍 가기 아까운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이였구나. 다시 화가 난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그리고 세월호 진상이 똑바로 밝혀지길. 나도 그 길에 무언가 보탬이 되길. 다시 눈물이 흐른다.

 

(2015.4.13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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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의 용기 -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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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님 글은 씩씩하고 따뜻하다.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사서 본다. 찬찬히 아껴본다.

 

 

"남에게 행복해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 스스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일생을 기다렸다가 단 한 번 느끼는 커다란 행복감이 아니라 매일매일 소소하게 느끼는 작은 기쁨과 만족감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깨닫기만 하면 말이다." (17쪽)

 

 밀크커피, 와인, 보름달과 24일.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의 조건. 나는 무엇이 있을까? 요즘은 아주 조용한 연구실에서 책보는 일, 땀흘려 운동하고 막 나와 느끼는 상쾌한 공기, 띡띡띡 번호키를 누르고 집에 들어올때 들리는 "아빠다!"하는 소율이 소리와 환하게 웃는 선율이 모습. 내가 느끼는 행복 참 많다. 행복하다 느끼는 마음이 자주 올라오면 행복해진다.

 

 

"옛 말씀에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리라'라고 했던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가다가 중지해도 간 만큼 이익이다.' (68쪽)

 

 요즘 계획과 기록이 중요함을 더 느낀다. 난 2010년부터 목표를 세우며 살았다. 그 전에는 막연하게 열심히 살아야지 하며 살았다. 그러다 자세히 목표를 세우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작년 목표를 돌아보니 많은 걸 이루었다. 목표를 세우지 않은걸 이룬건 없었다. 기록은 버릇같다. 일기를 쓰는 버릇이 조금씩 들어 이제는 꾸준히 쓰게 된다. 무언가 생각나면 메모하고 기록을 해놓는게 중요하다. 안 그러면 날라가 버린다. 정말 단어라도 적어놓으면 나중에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토론 중 조금만 논리가 달리면 당장 말싸움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논지 흐리기, 말꼬리 잡기, 인신공격, 얼굴 붉히며 언성 높이기...토론은 없고 논쟁만 있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너무 아전인수일까?" (84쪽)

 

 그렇다. 토론은 없고 논쟁만 있는 사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회. 돌아보면 참 답답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사회를 물려줘야 할까? 아니다. 너희들부터라도 토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렴. 그렇게 아이들도 만나야겠다.

 

 

"돌이켜 생각하니, 내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였다고 해서 내가 받은 석사학위가 온전히 내 것만이 아니다." (104쪽)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게 온전히 내가 잘나서일까? 맞다. 세상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 우선 내가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 깨닫고, 주변을 돌아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게 이 책에서 말하는 세계시민이다. 내 힘을 나만을 위해 돈버는데 쏟는게 아닌 보다 뜻있는 곳에 쏟을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 이게 교육이다. 


 난 어떤 유언장을 쓰고 죽을까? 나도 한비야님처럼 내가 갖고 있는 힘 몽땅 다 쓰고 갔으면 좋겠다. 내가 있어 세상이 조금 나아지는 삶, 그게 내 삶에 과녁이다. 그 과녁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는 한비야님을 보면 힘이 난다. 늘 응원하며 나도 함께 힘차게 걷는다.

 

"나도 참말이지 빛의 딸이 되고 싶다. 한여름 한낮의 태양처럼 너무나 뜨겁고 눈부시고 위협적이기가지 한 강렬한 빛이 아니라 겨울 아침 햇살처럼 맑고 다뜻하고 다정한 빛이 되고 싶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하느님게 받은 이 온기와 생기를 전해주고 싶다. 세상 어디를 가건 거기서 무슨 일을 하건 나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임무, 아니 존재의 이유는 바로 빛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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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3-2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학이나 사회에서 `토론`을 으레 말하지만,
`토론`이라고 하면 알아들을 사람이 없고
우리 스스로도 제대로 모르기 일쑤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토론`이 아니라 `이야기`랍니다.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비로소 모든 일이 풀려요.

`논쟁`이란 `말다툼`이고, 말다툼이란
생각을 말하지 않기에 이야기가 안 되는 모습입니다...

민들레처럼 2015-03-2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토론, 토의, 심포지움, 세미나...생각하니 이렇게 나누는게 무슨 의미일까 싶었지요. 이야기와 말다툼 새겨봅니다. ^^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 최종규, 푸른책(청소년책)과 함께 살기
최종규 지음 / 양철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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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와 같이 잔지 벌써 한 달이 되간다. 아내가 밤 젖주는 것을 끊으려 나와 잔다. 새벽에 자주 깨서 보채 많이 힘들다. 아이가 깨면 업고 한참 달래야 잠이 든다. 새벽녘 틈틈이 본 책이다. 푸른책(청소년책)을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 이야기다. 책에서 본 삶 이야기를 보며 내 삶도 함께 돌아본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만난 교사들 거의 모두는 '교과서에 나온 지식을 교수법에 맞게 진도를 나갈 수'는 있었겠지만, '한 반 예순에 가까운 아이들이 나중에 저마다 어떻게 제 삶을 다 다르게 꾸려 나가야 좋을지'를 살피거나 헤아리면서 가르칠 수는 없었구나 싶습니다." (38쪽)

 

 나 역시 머릿속에 남아있는 선생님은 그리 많지 않다. 학교에서 무얼 배웠나 돌아보면 교과서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외우는 공부를 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선생이 되고나서도 그리 가르쳤다. 다시 돌아본다. 내가 왜 선생이 됐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한다. 교육은 '내 삶을 어떻게 가꿀지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어는 왜 가르치는지? 아이들은 왜 배우는지? 모두 열 과목. 다시 생각해본다.

 

 

"생각이 있는 사림이 생각이 깃든 그림을 그리며 생각이 넘치는 삶을 꾸립니다. 사랑이 있는 사람이 사랑을 담은 글을 쓰며 사랑이 넘실거리는 삶을 일굽니다. 웃음이 있는 사람이 웃음을 머금은 사진을 찍으며 웃음이 가득한 삶을 돌봅니다." (114쪽)

 

 돌아보면 난 내가 힘들고 바쁠때 아이들에게 여유있길 바랬다. 내가 행복하지 않을때 아이들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글을 쓰지도 않는데 아이들은 쓰라고 강요했다. 내 삶이 차 있지 않는데 머릿 속은 차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삶을 가꾸는 것을 알려주려면 나부터 아름답게 삶을 가꾸어야 한다.

 

 

"책이란 지식이 아니라 삶입니다. 책은 이웃을 살피는 눈길입니다. 여태 몰랐던 일을 느끼게 해주고, 이제껏 돌아보지 못한 세상을 가만히 돌아보도록 이끌어 줍니다. 멀디먼 남이 아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보여 줍니다. 얼핏설핏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삶터를 차분하게 되새기도록 도와줍니다." (156쪽)

 

 예전에는 책을 숙제처럼 읽었다. 이 속에서 내가 무엇을 얻을까 째려보며 읽었다. 지금도 그 버릇이 조금 남아있지만 지금은 그래도 책을 보며 나를 찬찬히 돌아본다. 내 삶과 책에 나온 사람들의 삶. 다르면서도 같은 삶. 그러며 울고 웃는다.

 

 

"아이를 보육원에 넣거나 밥어미를 두어 돌보게 하고 두 사람이 밖으로 돈벌러 나가기보다는, 우리가 우리 아이와 하루 내내 함께 지내면서 '벌지도 않지만 쓰지도 않는' 삶으로 아이한테 어머니와 아버지 사랑을 듬뿍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186쪽)

 

 요즘 사람들은 돈을 벌어 살아간다.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나도 그렇다. 같이 있는 시간에 온 힘을 쏟아보려하지만 쉽지 않다. 쉽게 벌면 쉽게 쓴다. 어렵게 벌면 어렵게 쓴다. 가치있게 벌면 가치있게 쓴다. 가치없게 벌면 가치없게 쓴다. 난 어떨까?

 

 

"한 마디로 말해서, 내 몸을 써서 땀을 내는 일은 한결같이 손사래를 칩니다. 그러면, 우리 몫으로 다른 이들이 땀을 흘려 주어야만 할까요. 우리가 먹는 밥과 입는 옷과 자는 집은 내 손이 아닌 다른 이들 값싼 품삯으로 얻어야만 하나요." (238쪽)

 

 좋은 직업은 편하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몸을 쓰는 힘든 일은 하찮게 여긴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 계급을 매기며 산다. 손수 삶을 짓는 일, 무엇인지 생각한다.

 

 

"가난한 마음이기에 절집에 가고 예배당에 갑니다. 가난한 생각이기에 부처님이든 하느님이든 고운 말씀을 차근차근 받아먹습니다. 가난한 넋이기에 누구 앞에서라고 허리 숙여 인사를 하면서 말을 낮춥니다. 가난한 몸이기에 두 발을 땅에 디디고 두 손으로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칩니다." (245쪽)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성경구절이 있다. 더 벌어 불쌍한 사람을 더 도와주면 좋지 않나 싶었다. 내가 넘치고 차 있으면 남이 보이지 않는다. 가난하게 사는 삶, 왜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새겨본다. '돈 많이 벌고 나서 베푸는 나눔'이 아니라 '똑같이 고단하고 어려운 가운데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삶'이어야 하는지 다시 새겨본다.

 

 

"냉장고에 그득 채워 넣는 삶이 되면 더 싼 먹을거리를 찾을밖에 없고, 더 산 먹을거리를 찾는다 하여 '먹을거리 사는 데 쓰는 돈이 줄지'않습니다." (289쪽)

 

 얼마전 잔뜩 장을 보고 온다.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두면 언젠가 먹겠지 한다. 돌아보면 십만원치를 사던, 오만원치를 사던 다시 장을 봐야 하는 날짜는 비슷하다. 상해 버리는 먹을거리가 자꾸 생긴다. 틈틈이 먹을만큼만 사고 나머지는 직접 키워먹는 삶. 옛날 사람들은 그리 사는게 당연했을텐데 싶다. 머릿속은 진보인데, 삶은 그렇지 못하다. 많이 그렇다.

 

 

"아마 "밥이 하늘이다"라든지 "밥 한 그릇에 우주가 담겼다"라든지 "밥 한 그릇에 담긴 즐거움과 고마움"같은 말은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밥이 왜 하늘이며, 밥 한 그릇에든 나락 한 톨에든 왜 우주가 담겼는지 깨달아 보고자 나서는 몸짓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291쪽)

 

 대학때 농활을 가서 불렀던 노래가 생각난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서로 나누어 먹습니다." 신나게 부르며 한톨도 안 남기며 밥을 먹었을때가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내 스스로 벼를 심어 가꾸고 거두어 먹지 않아 그 뜻을 모르지 않을까 싶다. 나도 모르고, 그러니 아이도 모른다.

 

 

"그래서, 아기를 낳아 기르는 어버이라 한다면 마땅히 우리 누리를 읽어야 합니다. 마땅히 우리 누리를 아름다이 가꾸는 일을 해야 합니다. 마땅히 우리 누리를 깨끗하게 돌보는 매무새로 살아야 합니다. 돈만 버는 일이 아니라 돈을 벌되 온누리를 맑고 밝게 키우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저 좋은 놀이를 찾아 즐기되 내 이웃과 함께 아름다워지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내 살림을 알뜰히 꾸리되 우리 누리가 어지 흐르는가를 꿰뚫면서 바른 쪽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다스려야 합니다." (293쪽)
 
"이 땅에서 남자로 태어나 살도록 짜 맞추어진 애 아빠는 목숨 하나가 이루어지는 흐름과 목숨 하나를 느끼는 넋하고 목숨 하나를 애틋하게 사랑하는 눈길이 무엇인지를 늘그막까지 옳게 받아 들이지 못했으리라 봅니다." (348쪽)

 

 아이를 온 몸으로 키운다. 이 말이 가슴깊게 와 닿는다. 한 달 가까이 잠투정을 하는 아이와 씨름하며 많은 생각한다. 새벽 푸르스름 동이 터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또 생각한다. 힘들다. 힘들다. 새벽녁 아이가 흐느끼는 소리에 꼭 껴안고 숨소리를 함께 한다. 내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눈길이 무언지 알 수 있었을까? 미치도록 힘들지만 지금 마음이 아이를 사랑하는 힘이 될거라 믿는다.

 

 

"꿈, 사랑, 사람, 꽃, 어깨동무" (349쪽)

 

 하나 하나 마음에 깊이 와 닿는 말이다. 내 삶에 어떤 뜻으로 다가올지 날마다 새롭다.

 

 

 "글쓰기란 머리에 담긴 지식을 쏟아붓는 일이 아니라 삶쓰기라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책읽기 아닌 삶읽기를 하고, 글쓰기 아닌 삶쓰기를 하면서 제 말투와 글결은 나날이 거듭납니다. 그동안 제대로 모르고 썼던 얄딱구리한 말투를 하나하나 고칩니다. 여태껏 옳게 알지 못하고 함부로 쓰던 글결을 아쉬움없이 떨치면서 고운 글결을 찾고자 애씁니다." (355쪽)

 

 나에게 글쓰기는 대학을 가기 위한 어려운 숙제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기술을 배우는 거였다. 어른이 되서도 그저 있어보이는 글만 이곳 저곳 끄적거렸다. 하지만, 내 삶을 남기는 일기를 쓰고 돌아보며 조금씩 달라짐을 느낀다. 왜 글을 쓰는지, 왜 글쓰기가 삶쓰기인지,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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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코칭 - 교사의 성장을 돕는
신을진 지음 / 에듀니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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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배움의 공동체, 수업비평 등 수업변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나 역시 수업이 자신없고 어렵다. 그동안 수업을 잘해보려고 여러 힘을 써봤다. 연수도 듣고 협동학습 등 공부도 해봤다. 혼자 수업도 찍어보고 고민도 해봤다. 수업컨설팅도 받아본 적 있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왜 그럴까?

 

 우선 컨설팅은 내 평소 수업으로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혼자 공부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홍성 학교혁신 모임에서 공부하고 있는 주제도 수업성찰이다. 수업이 바뀌려면 함께 고민하고 그러면서 내가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는게 중요하다. 코칭과 성찰의 핵심은 바로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수업코칭 단계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1.수업관찰하고 고민 나누기

2.수업고민의 배경탐색 및 목표설정

3.수업고민의 해결방법 모색

4.경험 정리와 이후 과제

 

 교사들은 코칭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수업고민을 다음과 같이 함께 나누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서로 좋은 점만 칭찬한다고, 그렇다고 잘못된 점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수업 코칭에서 수업 교사가 힘을 얻도록 하고 싶다고 무조건 현재 상태가 최선이라고 지지를 보내거나 격려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으니 바꾸라고 야단을 치거나 평가를 하는 것은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 (247)

 

 이 책에서는 일곱 명 선생님 수업 코칭한 사례가 나온다. 경계세우기, 관계, 수업목표, 수업내용 및 방법, 완벽주의, 소통 및 상호작용 문제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보여준다. 수업을 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목표대로 쭉 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늘 이리 튀고 저리 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늘 갈등하고 싸운다. 더 힘든건 그냥 내용만 집어넣듯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문제는 있지만 보이지 않고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어렵다. 그래서 코칭, 성찰 등으로 스스로 문제를 찾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그동안 수업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지금 알아차린 것만 떠올려보면

 

 첫째, 너무 많은 양을 가르치려만 했다.

 

 둘째, 친절하지 않았다. (사고 과정을 단계별로 쪼개서 안내 등)

 

"수학 등의 교과에는 절차적 지식의 특성을 가진 내용이 많아서 내용의 친근함 외에도 절차를 쪼개서 한 단계씩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 언제 어떤 상황에서 지식을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자체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업 내용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상호작용 측면을 통해 실제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188)

 

 셋째, 아이들을 믿지 않았다.

 

 넷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소통이 어려웠다

 

"수업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말로는 자유롭게 이야기하라고 해놓고, 실제로 자신은 이전 수업 목표에서 주로 사용한 상호작용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244)

 

"소통을 위한 중요한 조건, 즉 자신의 틀과 답을 내려놓고 먼저 듣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250)

 

 수업은 정말 어렵다. 혼자는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경험이 말해준다. 수업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함께, 스스로 찾기! 이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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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3-03 0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찾되 함께 찾는 길이란
바로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이 되겠네요.

민들레처럼 2015-03-03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도록 마당을 펼쳐주는게 제 일이 아닌가 싶어요. ^^
 
자전거와 함께 살기 - 우리시대 우직한 바보 최종규가 선택한 즐거운 불편
최종규 지음 / 달팽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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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가 끝나고 따뜻한 책을 받아보았다. 가장 읽기 편하게 보이는 책부터 골라본다. 책 제목만 보고 '자전거 여행기'라 짐작했다. 읽다보니 자전거와 함께 산 이 년동안 이야기였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부터 책을 나르며 충주에서 서울로 나들이 한 이야기, 여기저기 전국을 돌아다니던 이야기까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었다. 아찔한 순간 나도 함께 욕하며 추운 날 자전거를 타고 갈때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읽었다.

 

 얼마 전 결혼한지 세 해째가 되는 날이었다. 결혼을 하고 후회한 적은 별로 없는데 하나 있다면 마음껏 여행을 못가본게 걸린다. 내가 딛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또다른 삶을 엿볼 수 있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군대를 마치고 무작정 동해안쪽으로 기차를 타고 걸어다니며 여행했을때가 생각난다. 내가 모르는 곳을 찾아다니는 기쁨이 참 좋다. 그러다 내가 할 일이 생기고 바뻐지며 그런 여행을 다시 가기 쉽지 않았다. 첫번째 제주도 자전거 이야기를 읽으며 어디론가 며칠만 훌훌 떠나는 꿈을 꿔본다. 아이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다.

 

 물론 이 책은 여행이야기가 아니다. 자전거로 삶을 붙잡고 살아간 이야기다. 책에도 땀내가 날 정도로 열심히 달렸던 이야기다. 자전거로 충주에서 서울까지 다니는 이야기에 놀랐다. 그것도 책을 잔뜩 싣고서 말이다. 가까운 동네가 아니고 차로도 몇 시간 걸리는 거리를 자전거로 간다니.

 

"두 손을 쓰는 즐거움, 두 발로 움직일 수 있는 즐거움, 온몸으로 짜릿하게 맛보는 즐거움이 비로소 우리 세상을 알차고 밝게 가꾸는 밑거름이 된다고 느낀다. ... 자전거 타기로 모든 일이 풀어지지는 않으나, 자전거를 타는 우리들 몸가짐과 마음가짐이라면, 얼마든지 차근차근 자기 자신부터 고쳐 나갈 수 있고, 내 이웃, 우리 식구, 내 동무들, 우리 마을과 일터를 조금씩 밝고 아름다운 길로 손잡고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234~235쪽)

 

 몸으로 살아가는 삶. 요즘 많이 생각해본다. 누리사랑방에서 책지은이가 손빨래를 하며 쓴 일기를 보고 빨래를 손수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때 대답은 이러했다. "빨래는 옛날부터 누구나 손으로 했을 뿐이에요. 그뿐입니다. 삶을 손으로 짓듯이 빨래도 손으로 하지요~" 자전거도 마찬가지겠지.

 

 나도 자전거를 좋아했다. 고등학교까지는 자전거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학원 가는길은 꼭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늘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야 했다. 처음에는 힘들어 쉬며 끌고 가기도 했지만 점점 다리에 힘이 붙어 나중에는 한숨에 넘어가곤 했다. 힘들게 올라도 내리막이 있으니 힘을 낼만 했다. 그 오르막만 오르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는 곳까지 편히 갈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힘든 오르막이 있으면 언젠가 편한 내리막이 온다는 쉽지 않은 깨달음도 얻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오토바이를 타고 더 커서는 자동차를 사며 자전거와 멀어졌다. 빨리, 더 빨리 가려고만 했다. 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고 가는 곳만 중요했다. 요즘 아내가 운전을 하며 주변을 가끔 돌아보기는 하지만 온몸으로 느끼며 갔던 자전거 느낌은 사라져버렸다.

 

"아직은 게으름을 이기고 있기에 자전거를 탄다." (219쪽)

 

 자꾸 몸이 편해지려고만 한다. 삶을 온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를 돌아본다. 페달을 묵직하게 밟으며 나아가는 느낌 오래간만에 다시 가져볼까? 벌써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2015.03.02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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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3-03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온 식구가 함께 조촐하게 마실을 다닐 수 있어요.
예전에 못 했으면
이제부터 하면 되니까요~ ^^

나중에 아이와 함께 자전거 삶을 누려 보셔요.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새로운 사랑을 물려받으리라 생각해요~

민들레처럼 2015-03-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새로운 마음을 깨닫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