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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ㅣ 보리 어린이 23
초등 학교 123명 어린이 시 / 보리 / 2007년 6월
평점 :
요즘 어린이 시를 읽는다. 초등학교 시절 시를 썼던 기억이 별로 없다. 내 머릿 속 시는 은유법, 비유법, 운율 같은 문학 갈래로 남아있다. 그때 마음으로 시를 쓰고 노래 불렀다면 삶은 조금 더 촉촉하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 내 마음 순간을 붙잡아 시를 쓰니 그 마음이 소중하고 오래 남는다는 걸 느낀다.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본다.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아이들에게 배운다.
우리 엄마 양말
민성식
우리 엄마는
내 양말 안 신는 거 신고
밭에 가서 일을 한다.
자세히 양말을 보면
고무가 늘어져서 질질 내려오거나
구멍이 난 것이다.
엄마는 구멍이 나든 어쩌든
아무 거나 신고
일만 한다.
우리 아버지
권영진
집에 가는데 비린내가 난다.
우리 아버지도 저런 냄새가 나는데
비린내가 나면
아버지 옆에 있는 것 같다.
어디서 비린내가 나면
우리 아버지인가 하고
꼭 한번 돌아본다
(민들레처럼. 201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