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힘으로 세상을 만나라, 오일러 수학 영재들이 꼭 읽어야 할 천재 수학자 6
전다연 지음, 박문희 그림, 계영희 감수 / 살림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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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범한 사람이라 그럴까. 이상하게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것이 비단 나만 그런 것을 아닐테지만 단지 그들의 재능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집념이 부러워서다. 책 속에서 정리나 공식의 이름으로 다가왔던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다. 어쩌면 수학이라는 따분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분야를 어떻게 좋아하고 공부하게 되었을까에 더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한붓그리기 하면 생각나는 오일러의 생을 따라가 보았다.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발견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13살에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지금 그런 아이가 발견된다면 어떨까. 현재의 우리와 같은 교육제도에서는 그냥 평범하게 자랄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어쨌든 오일러의 수학적 재능을 아까워한 지도교수가 아버지를 설득해서 신학 대신 수학을 공부할 수 있었다.

한번 연구를 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건 대부분의 천재들이 비슷하다. 꼭 천재가 아니더라도 어떤 업적을 이룬 사람은 다 그렇다.) 때문에 시력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왕성하게 논문을 발표해서 수학을 발전시킨 오일러. 그는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과연 수학에 빠진 사람답다.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했던 오일러의 삶을 훑어 보니 어느 한 분야를 좋아하고 거기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식이나 정리를 외우라고 하고 싶지 않고 어떻게 그런 공식이 유도되었는지,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이 어땠는지를 알게 해주고 싶어서 수학자에 대한 책을 찾던 중에 만난 시리즈다. 물론 수학자들이 공식을 유도해낸 방식이나 어떤 내용인지를 알려주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도서이기에. 그래서 삶을 주로 조명하고 수학에 대한 집념과 사랑에 초점을 맞췄나보다. 그 점도 내가 찾던 것과 일치한다. 물론 내용이 짧다보니 한 명의 삶을 두루 조명하거나 자세하게 다루지는 못했다. 개략적으로만 다뤘을 뿐이다. 그러나 수학사에 이런 이름의 인물이 있고 그가 이런 일을 했다 정도만 알고 나중에 그의 공식이나 정리를 접한다면 훨씬 덜 생소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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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그린 사람 존 오듀본
제니퍼 암스트롱 지음, 황의방 옮김, 조스 A. 스미스 그림 / 두레아이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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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듀본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 모르긴 해도 그쪽 관련 종사자들은 존 오듀본을 전설적인 인물로 취급하고 있나보다. 그나마도 매스컴 덕분에 새 연구에 모든 것을 건 윤무부 교수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면 나의 무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일까. 아, 아는 인물이 또 한 명 있긴 하다. 새 박사 원병오.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인물을 알게 되면 기분이 좋다. 존 오듀본도 그 중 하나다.

아버지는 프랑스 인이었으나 오듀본이 태어난 곳은 프랑스가 아닌 남미의 아이티다. 아버지가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오듀본도 함께 갔지만 나폴레옹이 전쟁을 일으키자 군대에 징집되는 것을 피하려고 오듀본은 미국으로 보낸다. 그래서 거기에 정착하게 된것이다. 애초부터 새에게 마음을 빼앗긴 오듀본은 농장을 경영하면서도 거의 숲에 들어가 새를 관찰하며 지낸다. 여기서 자세히는 나오지 않았지만 농장을 경영하는 일에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후에 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새를 관찰하고 그리는 일에만 열정을 보였으니까.

새를 관찰하여 실물 크기 그대로 그리는 작업에 온 열정을 쏟은 오듀본은 마침내 영국에서 책을 출판한다. 미국에 있는 동안 미국이 독립하여 미국 시민이 되었지만 그곳에서는 출판할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처음 책이 출판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정적인 그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급 그대로를 화려한 색채와 세련된 기법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는 오듀본 그는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다.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니 알만하다. 

두레아이들의 다른 인물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비록 앞부분은 허구적 요소를 가미했다거나 생애를 일부만 다뤄서 딱히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뒤에 인물에 대한 보충 설명이 있으니 다행이다. 또한 오듀본이 직접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은 것도 구경할 수도 있다. 오늘 이렇게 새로운 분야에서 열정을 불태운 사람을 한 명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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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안 데 파레하 -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김우창 옮김 / 다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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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 전 서양미술의 기초를 다룬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참이다. 그런데 또 화가에 대한 책을 읽다니 이런 걸 바로 우연이라고 하는 걸까. 비록 완전한 인물에 대한 책도 아니고 예술에 관한 책도 아니지만 한 인물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유추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책이다.

흔히 명화집에서 보았던 한 폭의 그림. 그러나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닌 다음에 벨라스케스라는 이름이 그다지 낯익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이름을 들었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대표작인 [궁정의 시녀들]이라는 그림을 보자 그제서야 많이 봤던 그림이라는 것을 알았을 정도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 같지는 않을 테지만.

그러나 여기서는 벨라스케스가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후안 데 파레하로 벨라스케스의 노예다. 실존 인물이라 해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인물에 대해 그리려니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가미되었겠지만 마치 자서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후안 데 파레하의 서술로 전개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예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 보다는 주로 주인인 벨라스케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파레하의 첫 번째 주인이 모두 죽어서 친척에게 상속되었는데 그것이 파레하에게는 행운인 셈이다. 두 번째 주인이 바로 벨라스케스였으니까. 언제나 조용하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고자 하는 주인 덕분에 파레하는 비록 신분은 노예였으나 여타의 노예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결국 나중에는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기까지 한다. 그리고 가장 큰 행운은 바로 파레하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게다. 노예라서 그림을 배울 수도 없었고 주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수도 없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아무도 막지 못했던 것이다.

많은 부분은 작가가 상상해서 만들어진 것이란다. 벨라스케스가 후안을 상속받은 것, 나중에는 자유를 주었다는 것, 벨라스케스가 파레하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것, 무리요가 벨라스케스에게 그림을 배웠다는 것 정도는 사실이나 그 밖의 것들은 그림을 보고 또는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보고 작가가 어느 정도 가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후안 데 파레하의 그림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그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를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큰 소득이다. 물론 벨라스케스의 여러 작품을 보는 것도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명의 이야기를 읽었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마치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듯한 기분이다. 또한 주인과 노예라는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니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라는 부제가 딱 맞는다. 1960년대에 씌어진 책이라지만 언제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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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가 들려주는 백범 일지
이경순 지음, 송준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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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뉴라이트 진영에서 새로 쓴 역사 교과서가 발표되었다. 그런 역사서를 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때부터 논란이 많았는데 결국은 나왔단다. 어차피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변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많은 논란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무력감을 느낀다. 아무래도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았다며 환호하는 현재의 시점과 무관하진 않아 보인다. 

그들이 달리 해석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김구에 대한 평가였다. 지금까지는 이승만에 대해 비판적이고 김구에게 우호적이었던 반면 뉴라이트 진영에서 펴낸 역사책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견해를 내놓았다. 요즘 이승만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김구에 대한 평가를 깎아야만 했을까. 대척점에 있는 상대를 내려야만 내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책이 바로 김구의 <백범일지>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제대로 읽진 않았다. 하도 많이 들어서 읽었다고 착각할 정도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딱히 계기가 없었던 탓도 있다. 그러고보니 외국 인물에 대한 것은 잘도 찾아 읽으면서 정작 읽어야 할 것은 읽지 않았다는 마음이 들긴 한다. 그래도 이렇게 읽었으니 다행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내용도 길지 않고, 이 시리즈의 특성상 김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이어서 잘 넘어간다.

워낙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에 대략적인 사건만을 기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의 삶을 알아보고 그의 마음을 알아보기엔 충분한 내용이었다. 짧게 고문을 당했다거나 형무소에서 살았다고 나와있지만 그 시간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은 독립을 맞았으니 다행이다. 물론 독립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백범에게는 오히려 죽음으로 가는 길이 되었지만. 그들이 상해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독립 후에도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 상황에 따른 원인이 컸을 것이다.

책 내용에서 1945년 8월 7일에 미국과 비밀공작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 즈음이라면 이미 일본과 한국의 식민지배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협상이라기보다 일본이 미국에게 한국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미국이 들어주지 않고 결국은 원자폭탄을 떨어트린 것이고. 그렇다면 미국은 한쪽에선 일본과 협상하고 한쪽에선 임시 정부와 협상한 셈이다. 즉 김구도 미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단지 공산권이었던 중국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거슬렸을 뿐이겠지. 이것이 여기저기서 주워 들은 이야기를 나름대로 짜맞춰 본 내 결론이다. 어찌 되었든 김구라는 인물이 우리의 자주적인 독립을 진정 바라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가 서거한 지 60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가 원하던 세상에 얼마나 근접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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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노동자의 벗 이재유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9
안재성 지음, 장선환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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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알게 되었을까, 이재유라는 이름을. 분명 어디선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어떤 삶을 살았던 사람인지 알고 싶었던 참이었다. 아, 이제 생각났다.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지만 내용인즉 쿠바에 체 게바라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이재유가 있다고 비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책을 읽을 기회가 오다니. 이런 걸 바로 운명이라고 하는 걸까. 

노동자라는 말은 썩 친하고 싶은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아마도 그 이면에는 몸으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기에 대부분의 샐러리맨(특히 화이트칼라)들이 실질적으로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 게다. 또 그래서 노동법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일 테고. 하긴 나도 위장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그 이상은 알지 못한다.

노동자, 노동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전태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그것도 식민지 시절에 이미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한평생 애쓰며 살아온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아니, 그런 사람을 아직 아무도 주목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재유가 외면받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사회주의자였기 때문이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6년에 그의 항일운동 공로를 인정했다고 한다.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해에 태어나 식민지 시기를 고스란히 지낸 이재유는 학교 다닐 때도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사건'이 따라다닌다. 아니, 그가 사건을 만들고 다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워낙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공부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다. 결국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대학에 들어가지마 역시나 돈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한다. 이재유는 그 후에 노동 운동에 전념하게 된다.

위장취업을 해서 파업을 이끌기도 하고(물론 부당한 대우를 참지 못하기 때문이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가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러다가 경찰에 불려 간 것이 70여 차례요, 감옥에 갇힌 것도 여러 차례다. 후에는 경성 트로이카를 결성하며 사회주의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그의 삶의 면면을 보면 오로지 노동자를 위해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재유는 양심적인 일본인들을 만나 큰 도움을 얻기도 했단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이야기들 중에서 어디서나 있을 법하지만 결코 언급되지 않았던 그런 양심있는 일본인들 이야기도 나와 한편으론 다행스러웠다. 아무리 나쁜 사회라도 좋은 사람은 있구나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서.

당시 노동자들에게 한줄기 빛이었으며 전설적인 인물이었다는 이재유에 대해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 그리고 가슴 뭉클하다. 당시 이재유가 외쳤던 것들이 지금이야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라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보면 다시 돌고 도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 약자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아마 하종강이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오늘날은 이런 사람이 왜 없을까 한탄만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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