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 - 탄생과 멸종, 생명의 비밀을 밝힌
루스 애슈비 지음, 김민영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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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을 이야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다윈. 그러나 정작 다윈에 대해 아는 바는 그다지 많지 않다. 책이 그렇게 많이 나와있는데도 말이다. 그나마 올해 다윈 탄생 200주년이라고 해서 전시회를 하는데 거기 다녀온 덕분에 조금 알게 되었다. 다윈에 관한 것만 따로 알기 보다 다른 사건이나 인물과 연결시켜 에피소드로 알고 있는 게 전부였던 차에 이렇게 다윈의 일생을 만날 수 있다니.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운명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다윈에게 비글호를 탄 일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어느 하나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재능도 있는 것 같지도 않아 아버지에게 인정을 못 받고 있던 다윈에게 비글호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렇다고 다윈이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비글호를 탔으며 거기서 우연히 <종의 기원>이 나온 것은 절대 아니다. 그 전부터 생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워낙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도 다윈에게는 좋은 여건이었겠지. 

도시의 연약한 청년이 5년간 비글호를 타고 난 뒤 건장한 청년으로 탈바꿈한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항해 도중 누나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항해의 고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알 수 있다. 또한 항해를 하다가 정박하는 곳에서 보여주는 다윈의 행동을 통해서 그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그가 노예제에 반대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마도 다윈이 생명체를 다루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그런 마음이 적용되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의 결과물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윈을 인용하거나 그의 책 제목을 인용한 저작물도 꽤 있다. 이것은 그만큼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초등학생이 근대 생물학의 한 획을 그은 다윈의 삶을 살펴보기에 적당한 길이와 내용의 책이다. 제대로 알고 있는 것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을 짜깁기해서 알고 있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러니 말로만 '다윈'과 '종의 기원'을 듣고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직접 읽어볼 것을 권한다. 초등학생에게 알맞은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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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방정환 산하인물이야기 1
고정욱 글, 양상용 그림 / 산하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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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였을 때 어린이날을 맞으며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방정환. 어린이날을 만들었고, 어린이를 위해 글을 썼으며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이상은 알지 못한다. 가끔 너무 많이 들어보았기에 마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방정환이 그런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는 사람이 이제서야 방정환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약간 부끄럽긴 하지만 그만큼 많이 알려져서 그랬다는 변명을 해본다. 

방정환이 어린이를 위해 애쓰던 때가 단순히 일제 식민지 시절이었기 때문에 어린이에게 관심을 안 가진 것은 아닐 게다. 어디서나 어린이를 단순히 어른이 되는 과정에 있는 순간일 뿐 처음부터 어른과는 다른 객체로 보아야한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다만 그 시기가 다를 뿐이다. 그렇다고 방정환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 방정환이 있었기에 그 시기를 앞당겼다고 볼 수 있으니까. 

방정환은 어린 시절 잠시 유복하게 지내다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끼니 걱정을 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이 하고 싶으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모든 열정을 쏟는다. 짧은 생을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리라. 

방정환의 삶을 대략적으로 보여주기에 그가 어떤 고민을 어떻게 했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어린이를 위해 모든 삶을 바쳤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또한 고정욱 작가 특유의 문체(부드럽고 좀 교훈적인)를 느낄 수 있기도 하다. 그래도 방정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인물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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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추송웅 - 말과 몸짓으로 이야기하다 예술가 이야기 1
안치운 지음 / 나무숲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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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사람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는다. 특히 연예인과 관련된 것을 기억하지 못해 딸이 이야기가 안 통한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아마도 관심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추송웅이라는 이름을 들었어도 잘 몰랐다. 게다가 연극에 대해 문외한이다시피 하니 더 그랬을 것이다. 그러다가 추상미가 딸이라는 문장을 읽으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도 하다. 그래, 예전에 배우 추상미가 나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러면서 추송웅 딸이라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서 잊어버린 것 뿐이겠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인물이기에 그쪽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관심이 있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특히 지금도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는 배우는 모르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가끔 연극을 하던 배우가 텔레비전이나 영화로 활동하면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니까. 물론 진정 연극을 즐기는 사람들은 연극 배우에 대해 많이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추송웅의 연극 인생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그가 연극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겠다. 배우는 하나의 배역을 맡으면 그 인물에 몰입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하지만 추송웅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배역을 위해 몇 개월씩 오로지 그것만 생각한다니 그는 진짜 연극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짧은 생을 살았다. 마흔 다섯이라니. 게다가 준비할 틈도 없이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렸으니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또 연극계에 얼마나 큰 손해인가. 하지만 그는 떠났어도 그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과 추억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연극 배우는 개성있게 생긴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좋게 말해서 개성있는 것이지 대중매체에 나오면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추송웅도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눈이 사시라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아픔이 있고 나중에 수술을 해서 고쳤다지만 눈에 띌 정도로 외모가 뛰어났던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는 노력으로 그 모든 것을 극복했다. 아니 어쩌면 그는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열정과 노력만이 그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짧지만 열정적으로 살다 간 배우 추송웅은 참 멋진 삶을 살았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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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임응식 - 카메라로 진실을 말하다 예술가 이야기 3
권태균 지음 / 나무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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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학생 중에 장래희망이 사진가라며 DSLR 카메라를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구체적인 장래희망을 정하지 않았거나 대충 장난처럼 이야기하던 것에 비해 정말 진지하고 똑 부러지게 이야기해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비록 다른 아이들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딱히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내 기억 속에는 속이 깊은 아이로 남아있다. 이 책을 보고 그 학생이 생각났다. 만약 내가 좀 아는 사이였다면 이 책을 선물로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냥 스치듯이 만난 학생이었기에 그냥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한때는 작은 디카가 유행이다시피 하더니 요즘에는 약간은 전문가적인 냄새가 풍기는 DSLR 카메라가 (속된 말로)대세다. 그러고 보면 이제 사진은 누구나가 즐기는 레저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프로는 아니어도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문득 작년 겨울에 눈 오는 날 융건릉엘 간 기억이 난다. 융건릉의 백설이 하도 유명하다기에 나가는 길에 잠깐 들러볼 요량으로 디카를 들고 갔다. 그런데 주차 관리하시는 분이 사진 찍으러 왔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카메라가 안 보여서'라고 말씀하신다. 내 카메라는 가방 안에 있건만.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안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많은 사람들, 아니 모든 사람들이 커다란 렌즈를 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동호회에서 온 듯했다. 거기서 얼른 사진만 몇 장 찍고 도망치듯 나왔다. 그만큼 이제는 사진 찍는다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자 때로는 예술로 여겨질 정도로 정성을 쏟는다는 방증일 것이다. 대신 예술로 여기면서도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 생각한다고나 할까. 

그런데 임응식이 사진을 예술이라고 생각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었단다. 그저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찍는 것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일 게다. 그러나 임응식은 그러거나 말거나 렌즈에 수많은 사실들을 담아냄으로써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단다. 임응식은 부산에서 일제강점기부터 활동을 했는데 그 당시는 사진을 찍을 때조차도 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특히 높은 건물에 올라가서 찍는 사진은 더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다른 책(경성, 사진에 박히다)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어쨌든 창작의 자유를 침해받는 것을 참지 못하는 임응식은 마음대로 촬영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히기도 했단다. 결국 그것을 피해 강릉으로 이사를 갔으나 그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중국으로 떠나기도 한다. 

그렇게 오로지 사진만을 한평생의 업으로 삼고 죽기 직전까지 셔터를 눌렀다는 임응식. 그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시대를 기록하고 진실을 담은 예술이어야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특히 전쟁의 폐허를 찍은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가들의 사진을 보니 마치 알고 있었던 사람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사진이 얼마나 예술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냥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껴진다. 여하튼 사진가들에게 임응식은 아마도 추앙받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의 삶에 대해 이렇게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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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을 읽어 버린 소년 - 벤저민 프랭클린
루스 애슈비 지음, 김민영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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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에서 보았는데 영국에 가면 벤저민 프랭클린 하우스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왕립 학회 회원이었고. 그런데 왜 영국에? 미국 사람 아니었나? 그때부터 조금 내 지식을 의심하게 된다. 게다가 프랭클린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벤저민 프랭클린하면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피뢰침을 발명했다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그렇다고 일부러 그에 관한 책을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더더욱 자신이 없어진다. 

그런데 알고 보니 왕립 학회 회원이었을 당시는 미국이 아직 독립하지 않은 시기였기에 영국인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또 영국에서도 살았었으니까 프랭클린 하우스가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 그들도 프랭클린을 기리기 위해 지폐에 그의 얼굴이 있다니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사랑받는 인물인 셈이다. 서로 자기네 나라 사람이라고 우기지는 않는지 괜히 궁금하다.

단순히 과학자로 알려진 프랭클린은 사업가이자 뛰어난 정치가였으며 무엇보다 책벌레였다고 한다. 열여섯 살에 혼자 필라델피아로 가서 자기만의 인쇄소를 차리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으나 언제나 열심히 일했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특히 벤저민은 글을 잘 썼다고 한다. 하긴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견습공으로 있을 때도 글재주 때문에 사이가 안 좋아진 것이었다. 익명으로 기고한 글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자 자만심이 생겼던 것이다. 벤저민은 한동안 그런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성실했으며 항상 책을 읽었다. 그런 독서가 여러 방면에서 프랭클린을 돋보이도록 만들어준 원동력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은 어린이용이라서 그의 모든 면을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벤저민 프랭클린이 과학자로 활동한 것 외에도 미국의 독립에도 많은 기여를 했으며, 특히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일찌기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작부터 그는 독서의 위대함을 알았던 것이다. 어린이 책 관련 활동을 하는 나로서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이기도 하다. 여하튼 벤저민 프랭클린의 일대기를 훑어 보며 아이들이 많은 자극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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