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추송웅 - 말과 몸짓으로 이야기하다 예술가 이야기 1
안치운 지음 / 나무숲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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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사람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는다. 특히 연예인과 관련된 것을 기억하지 못해 딸이 이야기가 안 통한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아마도 관심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추송웅이라는 이름을 들었어도 잘 몰랐다. 게다가 연극에 대해 문외한이다시피 하니 더 그랬을 것이다. 그러다가 추상미가 딸이라는 문장을 읽으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도 하다. 그래, 예전에 배우 추상미가 나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러면서 추송웅 딸이라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서 잊어버린 것 뿐이겠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인물이기에 그쪽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관심이 있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특히 지금도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는 배우는 모르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가끔 연극을 하던 배우가 텔레비전이나 영화로 활동하면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니까. 물론 진정 연극을 즐기는 사람들은 연극 배우에 대해 많이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추송웅의 연극 인생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그가 연극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겠다. 배우는 하나의 배역을 맡으면 그 인물에 몰입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하지만 추송웅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배역을 위해 몇 개월씩 오로지 그것만 생각한다니 그는 진짜 연극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짧은 생을 살았다. 마흔 다섯이라니. 게다가 준비할 틈도 없이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렸으니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또 연극계에 얼마나 큰 손해인가. 하지만 그는 떠났어도 그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과 추억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연극 배우는 개성있게 생긴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좋게 말해서 개성있는 것이지 대중매체에 나오면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추송웅도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눈이 사시라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아픔이 있고 나중에 수술을 해서 고쳤다지만 눈에 띌 정도로 외모가 뛰어났던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는 노력으로 그 모든 것을 극복했다. 아니 어쩌면 그는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열정과 노력만이 그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짧지만 열정적으로 살다 간 배우 추송웅은 참 멋진 삶을 살았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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