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4
헨리 유스트 외 감독, 케이티 피더스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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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aranormal Activity4, 2012

  감독 - 헨리 유스트, 아리엘 슐만

  출연 - 캐서린 뉴튼, 케이티 피더스턴



  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는 완전 흥분했었다. 비록 감상문은 안 적었지만, 1편은 진짜 ‘와-’하면서 봤다. 뭐가 일이 생길 것 같으면서 안 생기고, 긴장을 풀고 있으면 깜짝 놀라게 하고. 그러다가 2편은 그 집안에 얽힌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3편은 ‘또냐’라는 심정으로 많이 지루했지만, 그래도 그 집안의 과거가 나오기에 꾹 참고 봤다. 아마 비슷한 포맷으로 3편가지 이어지다보니 대충 이쯤에서 뭐가 나올 것이고, 이건 훼이크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어서 점점 지루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4편이 나왔다. 볼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역시 시리즈를 하나 시작했으면 끝까지 봐준다는 의리의 애인님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2편에서 사라진 아가의 행방이 궁금해서였는지 보기로 했다.


  일본 영화 ‘주온 呪怨: Ju-on, 2002’은 집을 매개로 하여 저주가 옮겨 붙는데, 이 시리즈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악령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집이 저주의 요인이라고 생각했는데, 3편에서 확실히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편은 그런데 그 집안과 아무 연관이 없는 곳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단지 그 집안사람으로 추측되는 꼬마와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불친절하다. 그 꼬마가 2편에서 사라진 아가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과연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집은 동네가 다르니 아닌 것 같고, 그러면 남는 건 옆집에 이사 온 꼬맹이인데……. 하긴 케이트가 나와서 조카인 헌터를 애타게 불렀으니, 2편에서 사라진 그 꼬맹이가 맞을 것 같긴 하다.


  핸드 헬드 기법의 단점이 바로 이거다. 관찰자의 눈으로만 사건을 볼 수 있기에, 나머지는 추측과 상상력을 총동원해야한다. 물론 관찰자라도,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오지라퍼같은 관찰자면 괜찮다. 예를 들면 영화 ‘크로니클 Chronicle, 2012’ 같은 것은 카메라를 들고 온 사방을 돌아다니기에, 전후사정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초반에만 들고 다니지, 나중에는 방에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보이는 화면으로 모든 것을 추측해야했다. 그래서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시꺼먼 화면만 나오면 이게 뭔가 할 때도 있고…….


  대충의 내용은 이러하다. 나름의 고민을 안고 평범하게 사는 한 집안이 있다. 어느 날 이웃에 엄마와 아들 로비가 이사 온다. 갑자기 옆집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그 집에서는 꼬마 로비를 며칠 돌봐주기로 한다. 그런데 그 소년이 그 집에 온 이후,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밤에만 그랬는데,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낮에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난다. 대낮에 거실 샹들리에가 떨어진다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거나 그리고 로비가 이곳에 누군가가 또 있다고 말하는데…….


  딸이 밤에 남자친구와 화상채팅을 하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특수 카메라로 그 집안을 녹화도 하는데 로비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희미한 형체가 움직이는 것이 찍힌다. 분명히 거실에 아이가 둘 있었는데, 어느새 어린아이 하나가 더 늘어나는 장면에서는 ‘헉’하고 놀랐다. 거기다 천장에서 칼이 뚝하고 떨어질 때도 가슴이 철렁.


  그런데 결말은 음……. 뭐지?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왜 로비는 자신을 돌봐준 집이 아들 몸에 이상한 문신을 그렸을까? 왜 케이트는 옆집 사람들을 죽인단 말인가? 설마 5편이 또 나온다는 말인지. 도대체 막판에 등장하는 그 이상한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그들이 하고 있는 목걸이는 로비가 그린 낙서와 흡사하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은 왜 그 모양이지? 카메라가 꺼지면서 영화도 끝이 나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다음편 또 대기타고 있으란 말인가? 어쩐지 날도 더운데 짜증이 확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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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냐 3DD
존 굴라거 감독, 데이비드 핫셀호프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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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iranha 3DD, 2012

  감독 - 존 걸레거

  출연 - 다니엘 파나베이커, 데이빗 핫셀호프, 빙 라메즈, 크리스토퍼 로이드



  영화는 빅토리아 호수의 비극에 대한 뉴스 보도로 시작한다. 예전에 나온 피라냐 시리즈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갔던 바로 그곳이다. 그리고 그 근처에 새로 개장한 워터 파크가 등장한다. 누드 수영장을 비롯해 스트리퍼들이 폴 댄스를 추는 특별한 공간이 있는 곳이다. 사장이 어떤 의미로는 참 대단하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영화는 초반에 피라냐 습격을 받아 죽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공포감을 조성하는 듯싶더니, 분위기가 확 바뀐다. 워터 파크 등장 이후부터, 헐벗은 남녀의 몸매를 주로 보여준다. 하긴 여름이니까 그러겠지.


  하지만 혼전 관계를 맺기 전에 기도로 용서를 구하는 건 좀 오버였다. 안 하면 되잖아? 그리고 용서하겠다는 응답도 못 받았잖니, 얘들아?


  워터 파크에서 신나게 노는 사람들과 피라냐의 습격 사건 현장을 보여주면서, 조만간 일이 크게 날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리고 호수에 피라냐가 있다고 외쳐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흔한 설정은 이어진다. 원래 다들 그렇지. 전편에서도 예전 피라냐 시리즈에서도 그랬으니까.


  거기에 피라냐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더 이상해진다. 그가 연구하며 기르는 피라냐는 그냥 물고기가 아니라, 괴물 같은 느낌을 준다. 진화를 거듭해서 염산에서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몸을 갖고 배수 시스템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이건 뭐 영화 ‘괴물’도 아니고.


  하여간 과학자의 예측대로, 피라냐들은 배수관을 타고 워터 파크로 침입한다. 어떤 놈들은 수영장 벽을 뚫고 들어오기도 한다. 이 정도면 더 이상 물고기가 아니다. 그 다음은 뭐, 물고기들에게 물어 뜯겨 죽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벽을 부수는 애들하고 어떻게 상대를 하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이지만, 의미 없는 비장함과 쓸데없는 개그 장면들이 긴장감을 흩트린다. 설마 비극적인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웃음을 주려는 게 감독의 의도였을까? 피라냐에게서 도망치는 여자들의 큰 가슴은 왜 클로즈업시키는 걸까? 게다가 그 가슴이 사람 얼굴보다 더 큰, 거의 농구공이나 배구공 같은 크기였다. 사람이 목이 날아가 죽었는데 휴대 전화를 들이대며 사진 찍고 있는 사람들은 또 뭐고.


  제일 황당했던 부분은 여자의 몸속에 몰래 들어갔던 피라냐가 섹스를 하던 남자의 성기를 물어뜯는 장면이었다. 아니, 여자애는 자기 뱃속에 뭐가 들어있다는 이상한 느낌도 없었단 말이야? 문득 일본 영화 ‘킬러 푸시 Sexual Parasite: Killer Pussy, 2004’가 떠올랐다. 설마 감독이 그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나?


  영화는 결국 인간의 욕심이 어떤 불상사를 일으키나 보여준다. 워터 파크 사장이 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면, 돈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감독하기로 되어 있던 사람들도 역시 돈 때문에 검사를 대충했다. 결국 그들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긴 하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미국 드라마 ‘전격 Z 작전’에서 주연을 맡았던 데이빗 할셀호프가 많이 바뀐 모습으로 나와 뱃살을 자랑한다. 안전요원으로 나오는데, 어딘지 모르게 허세 충만한 배역이다. 또한 역시 미국 드라마 ‘샤크’에서 사고뭉치 딸로 나왔던 다니엘 파나베이커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 소녀, 은근히 공포영화에 많이 나온다.


  그런데 피라냐 회 떠먹으면 맛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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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
이용주 감독, 남상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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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이용주

  출연 - 남상미, 류승룡, 김보연, 심은경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사라졌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희진. 경찰은 사춘기 소녀의 단순 가출이라며 시큰둥하고, 엄마는 응답을 받을 것이라 말하며 기도만 한다. 혼자 서울에서 공부하던 그녀는 자기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아파트에 사는 한 여자가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녀의 죽음에 동생이 관련되어있다는 게 밝혀지면서, 희진과 형사는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소진에게는 기이한 능력이 있었고, 그런 그녀를 중심으로 하는 광신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모임에 아파트 주민과 경비가 얽혀있었고, 그들은 차례차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희진에게는 이상한 환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불신지옥이라는 단어는 시내를 걷다보면 종종 볼 수 있다. 확성기로 뭐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들고 있거나 메고 있는 커다란 피켓에 적혀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 그런 분들의 지나친 포교 활동은 남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시끄럽기도 하고, 남에게서 이유 없이 악담을 듣는 것 같아서 기분도 나쁘고. 뭐, 이 글이 어느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니까 대충 넘어간다.


  몇몇 장면들은 오싹했다. 희진이 거실에 서서 섬뜩한 얼굴로 형사를 돌아보는 장면, 희진이 형사의 아픈 딸 목소리로 말하는 부분 그리고 소진이 나오는 모든 장면이 그러했다.


  신들린 소진을 연기한 심은경 양의 연기는 짱이었다. 어제 감상문을 올린 영화 '헨젤과 그레텔'에서도 맑은 눈동자로 섬뜩한 연기를 보이더니, 여기서는 무표정한 얼굴과 무심한 눈빛으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아, 진짜 무서웠다. 특별한 CG를 안 썼는데도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쟤, 정상이 아니다’라고. 특히 눈 돌아가는 장면은 하아…….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장영남 씨가 나온다. 영화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퀭한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높은 톤의 가냘픈 목소리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 분 진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든다.


  거기에 엄마로 나오는 김보연 씨의 연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차분한 어조로 말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광기가 느껴졌다. 너무도 지나치게 종교를 믿었기에, 모든 것을 그 기준으로 생각하는 엄마. 자신이 믿는 것 이외의 일들은 사탄의 짓이라 생각하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방에 들어올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할 때는 진짜 종교와 믿음이란 뭔지 생각하게 했다.


  후반부에 희진을 몰아붙일 때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광신도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종교에 미친 사람 그 자체였다. 보면서 ‘우와’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진짜 미쳤잖아, 저 사람’이라는 말이 그냥 튀어나왔다.


  주연을 맡은 남상미 씨와 류승룡 씨도 괜찮았다.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미쳐 돌아가는 상황에서 제정신을 붙잡으려고 발버둥치는 큰 딸의 연기를 하는 남상미 씨도 적절했고, 아픈 딸을 고치기 위해 소진이 썼다는 부적을 태워 먹이고 싶어 하는 형사 역할을 하는 류승룡 씨의 눈빛이 참으로 절절했다.


  종교란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하지만, 잘못 믿거나 악용하면 엄청난 불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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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1disc)
임필성 감독, 천정명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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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Hansel and Gretel, 2007

  감독 - 임필성

  출연 - 천정명, 은원재, 심은경, 진지희



  유명한 동화가 하나 있다. 굶주림이 계속 되자, 부모가 아이들을 숲에 내다버린다는 얘기다. 버림받은 아이들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과자로 만든 집을 발견하고, 마녀와 같이 살게 된다. 그런데 그 마녀는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계획 중이었고, 그것을 알아차린 두 남매는 살아남기 위해 반격을 꾀한다. 그리고 마녀가 숨겨둔 보물을 찾아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게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어떻게 보면 슬프고, 달리 보면 오싹한 동화이다. 자기가 낳은 아이들을 내다 버리고, 마녀는 아이들을 구워 먹으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마녀를 죽여야 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남을 죽여야 하는 삶이다. 덧붙여서 패자의 재산은 승자의 몫이다.


  이 영화는 그 동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다가 차 사고를 당한 은수. 하지만 숲에서 길을 잃는다. 그를 발견한 한 소녀가 숲 속에 있는 자기 집에 데리고 간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부모는 아이들의 눈치를 보고, 아이들은 뭔가를 숨기는 눈치다.


  어느 날 아침, 아이들만 남겨두고 부모가 사라진다. 결국 그는 잠시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한다. 사실 숲을 빠져나갈 길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눈 어느 날, 아이들은 또 다른 어른들을 데리고 온다. 은수는 이유모를 두려움을 느낀다. 도대체 아이들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걸까?


  현실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숲과 동화나 영화에서나 볼 법하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집. 단순한 숲이고 집이지만, 너무 예뻐서 현실이 아닌 인공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니까 동화의 한 장면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 인형 같은 옷을 차려입은 표정 없는 아이들과 억지로 꾸며낸 감정이라는 티가 팍팍 나는 부모의 모습. 부모가 아이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모든 것이 허구이고 가면이라는 사실을 영화를 보는 내내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세상 어디선가는 진짜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상처받는 아이들과 상처 주는 어른들은 어느 곳에나 있으니까 말이다.


  영화는 슬펐다. 어리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너무도 큰 상처를 받았기에 그럴 수 있었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 할 어른이 필요했던 것인지 뭐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 세상엔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했던 마녀처럼, 아이들을 내다 버린 부모처럼 나쁜 어른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렇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사람이, 사람의 손길이, 사람 사이의 정이 그리웠을 뿐이다. 진짜 엄마아빠처럼 사랑해주고 보살펴줄 그런 존재가 필요했다. 때로는 따끔하게 혼도 내고, 보듬어 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줄 그런 사람. 아이들에게 아빠엄마가 바로 그런 존재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공포의 탈을 뒤집어 쓴, 삼남매의 진정한 아빠엄마 찾기를 보여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연기력이 상당한 영화였다. 귀여운 막내 꼬마는 ‘빵구똥구’로 유명한 진지희 양이고, 큰 딸을 연기하는 심은경 양은 ‘불신지옥’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죽어!’라고 외치는 진지희 양은 울고 웃는 연기도 잘 했고, 심은경 양은 다정하고 차분한 목소리와 눈망울로 은근히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기에 요즘 주가를 올리는 장영남 씨와 박희순 씨가 등장하여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장영남 씨는 불안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눈치를 보면서 척 보기에도 어색하다고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고, 박희순 씨 역시 탐욕스러운 눈빛과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미소를 보였다.


  태연한 아이들과 불안해하는 어른들이 대비가 되면서, 조금 오싹했다.


  아쉬운 점은 주연을 맡은 천정명 씨의 존재감이 가려졌다는 것이다.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가 워낙에 좋아서,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다. 명색이 주연인데…….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그가 주연을 맡았는지도 모르겠다. 재료 각각의 맛이 너무 강하면, 그 요리는 실패한 게 된다. 모든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재료가 하나는 있어야 향과 맛이 살아나기 마련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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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드라마 : 특수사건전담반 TEN 시즌 1 (4disc)
이승영 감독, 조안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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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 이승영

  출연 - 주상욱, 김상호, 조안, 최우식



  재미있다는 평이 자자해서, '얼마나 재미있기에?'라는 호기심으로 본 드라마이다. 한국 드라마는 스포츠 드라마라면 운동하면서 연애하고, 법조계 드라마는 재판은 안하고 연애만 하고, 형사 드라마는 수사하다가 연애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범죄 수사 드라마에서 저런 분위기가 나면 짜증이 난다. 아니, 연애질하다가 범인은 언제 잡을 거냐고!


  예전에 MBC 드라마넷에서 해주던 '별순검'이 있었다. 무척 좋아하던 드라마였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범죄를 수사하는 내용인데, 후반에 연애 감정이 너무 개입되면서 극의 흐름이 늘어진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살짝 우려를 했었다. 여자 연기자가 팀에 있는데, 괜히 팀장이랑 묘한 감정이 생기면서 늘어지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드라마는 재미있었다. 미국 범죄 드라마처럼 현란한 CG 기술은 나오지 않았고, 컴퓨터를 잘 다루는 천재적인 해커 내지는 프로그래머가 나오지 않았다. 아, 갑자기 미국 드라마 '크리미날 마인드'의 가르시아가 보고 싶다. 사실 그 드라마는 그녀가 없으면 사건 해결은 물 건너 간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은 것이 없어도 그런 드라마에 뒤지지 않아 보였다. 과학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생각과 몸으로 뛰는 열정을 잘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건 한국 경찰의 열악한 환경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할 테고. 비록 주인공의 팀은 특별 지원을 받는 것이니 커다란 사무실에 여러 가지 지원을 받겠지만, 현장의 경찰들은…….


  사건 현장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꽤나 자극적이었다. 특히 1화에서는 한국 방송, 그것도 드라마에서 저 정도 수위를 보여줄 수 있다니 하고 놀랄 정도였다. 19금적인 장면뿐만 아니라, 처참한 피해자의 모습, 가족에 의한 성폭행이나 동성애 그리고 대리모에 관한 것들을 적절하게 잘 담아내고 있었다.


  거기다 각 팀원들의 개성도 잘 살아있고, 극의 흐름도 매끄럽게 잘 흘러갔다. 각자 개성을 활용해서 사건을 수사하고, 그것을 하나로 묶으면서 해결해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범죄자에게도 속사정이 있었고 나름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다는 게 너무 부각되었다. 어떻게 보면 정에 호소하면서 눈물을 흘리라고 등을 쿡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1화인 '테이프 살인사건'과 5화 '숲 속의 추격자'가 그런 인상이 강했다.


  거기에 주연급인 여자 배우의 연기가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었다. 모든 대사의 톤이 일정한 것이 연기하는 티가 팍팍 났다. 예전 별순검에서도 그런 느낌을 주었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신인이면 그렇다고 봐주겠지만, 이 배우 연기 경력이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흐음, 아쉽다.


   마지막 편은 미국 드라마와 흡사했다. 엄청난 떡밥을 던져주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만드는. 예전 '크리미날 마인드'에서 팀원들이 각각 탄 차가 폭발하면서 끝나던 시즌이 기억난다. 이 드라마도 그렇게 끝맺음을 했다. 다음 시즌을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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