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합니다.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알라딘에서 제공한 10개의 질문에 답합니다.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책을 읽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읽을 때도 있고(특히 일요일 아침에), 밤에 잠자기 전에 읽을 때도 있습니다(잠이 오지 않을 때에). 저녁에 TV 드라마가 재미없을 때 읽기도 합니다.

 

 

주로 침대에서 책을 읽는데 침대 헤드 쪽으로 베개를 길게 세워 놓고 거기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세워 다리에 책을 올려놓고 보길 좋아합니다. 이 자세라면 편해서 몇 시간이고 책을 볼 수 있습니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무조건 종이책입니다. 종이책이 잘 생겼다고 생각할 정도로 종이책에 열광합니다. 종이의 질감을 사랑합니다. 읽으면서 밑줄을 긋기도 하고 내 느낌이나 생각을 메모하기도 하고 중요한 페이지는 접어 둡니다. 나중에 들춰 보기 위해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차례가 있는 페이지에다 접은 페이지 쪽수를 적어두고 핵심 단어를 적어둡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합니다.
82쪽, 불행한 예술가
98쪽, 도덕주의
105쪽, 용기 희망

 

 

책 속에 하는 메모는 예를 들면 이렇게 합니다.

 

 

 

 

혜민 저,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으면서 137쪽에 있는 “완벽하지 않아도 85퍼센트 정도 괜찮다 싶으면 넘기고 다음 일을 하세요. 완벽하게 한다고 한없이 붙잡고 있는 거, 좋은 거 아닙니다. 왜냐하면 완벽이라는 것은 내 생각 안에서만 완벽한 거니까요.”라는 글에 밑줄을 긋고 (내가 리뷰를 쓰게 되지 않는 이유가 그놈의 완벽주의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완벽주의의 다른 말은 ‘바보스런 소심함’이다.)라고 메모했습니다.  

 

 

 

 

 

 

 

이성복 저, <고백의 형식들>을 읽으면서 90~91쪽에 있는 “나의 치명적인 단점”과 “약간의 장점”이란 글에 밑줄을 긋고 자신의 단점을 쓸 땐 ‘치명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자신의 장점을 쓸 땐 ‘약간의’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주목해서 (나의 장점을 쓸 땐 ‘약간의’를 붙일 것. 겸손이 느껴지는 낱말이네.)라고 메모했습니다.

 

 

 

 

 

 

에밀 시오랑 저,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를 읽으면서는 43쪽에 있는 “그들의 눈이 뜨이자마자 비극은 시작된다. 이해 없이 바라보는 것, 그것이 천국이다. 그러므로 지옥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곳, 지나치게 이해하는 곳이리라.......”라는 글에 밑줄을 긋고 (어떤 불행한 사건을 이해 없이 바라본다면 불행에 전염되지 않는다. 그 사건을 이해하며 보는 순간 불행의 땅에 한발 들여놓게 된다. 예) 일제강점기 시절 ‘정신대’에 대해 깊이 알수록 불행한 사람이 됨. 철부지는 행복한 사람임.)이라고 메모했습니다.

 

 

 

 

어떤 생각을 메모하면 생각만 하고 메모하지 않을 때보다 더 잘 기억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읽은 책을 나중에 들춰 보고 덧붙여 메모하기도 합니다. 옅은 심을 넣은 샤프 연필로 메모합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너무 많이 놓여 있습니다. 침대 바로 옆에 책상이 있는데 그 밑에 백 권 이상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읽고 있는 책을 말하라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새기고 싶은 명문장> 등입니다.

 

 

 

 

 

 

 

 

 

 

 

 

 

 

 

 

 

 

 

 

 

 

 

 

 

 

 

 

 

 

 

 

 

 

이미 읽은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와 <고백의 형식들>과 <무한화서>를 자주 들춰 보려고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이외에도 반 이상 읽었으되 다 읽지 못한 책이 열 권이 넘는데 이것들도 함께 있습니다. 꼭 다 읽어서 ‘독서 노트’에 기록해 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 놓고 읽지 못한 책들이 있습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몇 년 전에 거실 책장에 책을 분야별로 정리를 잘 해 뒀는데 그 뒤에 잘 정리하지 못해 엉망이 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책을 갖고 있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천 권 넘게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천 권을 넘지 말 것.’이라고 계획을 세운 적이 있고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천 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몇 권을 구입하면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몇 권을 똑같은 수로 처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약 네 권을 구입하면 네 권을 처분하는 방식.) 하지만 생각만 그러할 뿐 현재 처분을 하지 않고 계속 구입만 하게 되어 쌓아 두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책이 있는 줄 알지만 막상 없애려면 그 어떤 책도 아깝기 때문입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아쉽게도 어릴 땐 책과 친하지 못했습니다. 책이 재밌다는 걸 몰랐습니다. 집에는 세로쓰기로 된 한국문학전집이나 세계문학전집이 많았는데 몇 번이고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글자가 작고 내용이 어려워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왜 그 시절엔 어머니들이 아이를 데리고 서점에 가서 “네가 맘에 드는 책을 고르면 사 줄게.”라고 하지 않았는지 그 시대를 원망한 적이 있습니다. 하긴 그땐 지금에 비하면 계몽되지 않던 시대였지요. 독서가 중요한 건 알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않던 시대였으니까요. 운동의 필요성도, 금연의 필요성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대였어요. ‘어깨동무’와 ‘소년중앙’ 같은 잡지는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놀랄 만한 책이 없습니다. 제가 워낙 평범해서요.
기독교인이 아니면서 <현대인의 성경>이란 책이 있는 것,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하려고 샀던 <관엽식물>이란 책이 있는 것,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관한 책이 있는 것,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건강 서적이 있는 것 정도입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서머싯 몸과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만나면 광팬이 되어 버려 고단해진다든지(사람에게 열광하는 게 고단할 것 같음.) 반대로 실망하게 될 수 있어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실제로 작가를 만나고 무척 실망한 적이 있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건 좋겠습니다. 이런 걸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소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것입니까 아니면 누군가의 경험을 듣고 썼습니까 아니면 백 퍼센트 상상력으로 쓴 것입니까?” “그 책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은 무엇입니까?” “어떤 분야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습니까?”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준 저자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식상한 질문인 줄 알지만 답변이 궁금합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다음의 세 권은 사 놓고 읽지 못한 책입니다.
호시 신이치, <도련님과 악몽>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파리의 우울>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다음의 다섯 권은 앞으로 구입해서 읽을 예정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도스토예프스키, <도스토예프스키의 단편선>
이승우, <지상의 노래>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녹색평론선집 2>입니다. 480쪽의 두꺼운 책이라서 부담스러우나 언젠가는 다 읽고 말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책입니다.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임어당, <생활의 발견>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두 권을 뽑은 이유는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경이로움을 느낀 책이기 때문에 여러 번 읽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죄와 벌>을 읽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천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뒤에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읽었는데 그것도 좋았습니다.

또 한 권의 책은 <현대인의 성경>입니다. 제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글자가 크고 가로쓰기로 되어 있는 이 책을 사 놓고 참 뿌듯했습니다. 다 읽지 못했고 부분적으로 읽었는데 역시 성경엔 좋은 구절이 많더군요.

 

 

 

 

 

 

 

 

 

 

 

 

 

 

 

 

 

 

 

 

 

그런데 무인도에서 시간이 많을 텐데 세 권은 적군요.

제가 아끼는 <지하생활자의 수기>와 <쇼펜하우어 인생론>을 비롯하여
무척 분량이 많은 책이라 평소에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책들도 뽑겠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조정래, <태백산맥>과 <아리랑> 시리즈
박경리, <토지> 시리즈
명희, <혼불>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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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4-2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이 있군요. 부럽습니다.ㅠ

페크(pek0501) 2016-04-24 00:39   좋아요 1 | URL
10년이 더 된 책장인데 처음 공개합니다. 창피해서 못 올렸는데 이젠 대담해졌어요.
좋은 현상일까요?

그런데 사진을 올려놓고 보니 밑에 청소기 호스가 보여요... 웃겨웃겨... ㅋ

stella.K 2016-04-24 15:49   좋아요 0 | URL
말씀 안하셨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텐데...ㅎㅎ

페크(pek0501) 2016-04-25 13:20   좋아요 1 | URL
아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을 땐 몰랐는데
이곳에 올려놓고 보니 보이더라고요. 옥의 티죠. 그렇다고 제 사진이 옥이라는 건 아니고요... ㅋ

yamoo 2016-04-2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거실의 넓은 서재가 정말 멋지군요!! 역시 집은 넓은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책이 많을수록요~ㅎ
재밌게 잘 봤습니당~^^

페크(pek0501) 2016-04-24 00:42   좋아요 1 | URL
인상적, 이거 좋은 말이죠?

사진이 더 넓어 보이는 것 같아요. 책이 많아 공간이 좁아지는 건 싫어서 책 처분을 해 가면서 책을 구입해야 하는 건데, 쉽지 않네요. 책광이다 보니.(독서광 아니고...)

저도 님의 페이퍼를 재밌게 잘 보았지요~~~

성에 2016-04-25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대 보기 드믄 진정한 애독자십니다.
저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 바른 의미 >에서 균일하다면 그가 곧 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다니엘 호돈의 < 큰 바위 얼굴 >의 주인공 같이요.
팩님도 독서 분야에서 만큼은 - 다른 건 잘 몰라서 - 위인 반열에 강추합니다.
좋은 책 이름 많이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6-04-25 13:21   좋아요 1 | URL
위인이라니요... 크하하하하~~~~~
좋게 봐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으음~~ 독서광은 아니고 책광은 맞는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대개 옷이나 가방 사는 걸로 기분 전환을 한다는데, 저는 책 쇼핑으로 기분 전환을 하는 걸 보면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nine 2016-04-25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사진을 보고, 그리고 다른 문항들을 읽으면서 제가 상상하던 pek님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만큼 일관성있는 글을 쓰셨다는 말씀도 되겠지요.

페크(pek0501) 2016-04-25 13:23   좋아요 1 | URL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은 합니다. 왜냐하면 말이죠. 거짓말을 하려면 앞뒤가 맞게 치밀하게 해야 하고 기억력도 좋아야 하는데, 제가 점점 머리가 나빠져 가고 있어서 제가 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솔직히 쓰면 문제를 일으킬 게 없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2016-04-25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5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6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수철 2016-04-27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도 하시는구먼요.(저도 했습니다 ㅎㅎ)

재밌게 잘 읽고 가연.^^


페크(pek0501) 2016-04-28 18:19   좋아요 0 | URL
아, 한수철 님.

알라딘 이벤트 맞아요. 몇 명 뽑아서 적립금 5만원인가(?)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작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겐 천 원의 적립금을 주고요.
꼭 천 원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냥 이벤트에 참여해 보는 거죠.
문제가 재밌잖아요. 책에 대한 문제라서 그런 것이겠지요?

마태우스 2016-04-28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니 책장정리 넘 잘하셨네요 전 정리에 잼병이라...ㅠㅠ 책꽂이에서 책 찾으려면 한시간씩 걸려요 ㅠㅠ

페크(pek0501) 2016-04-28 18:20   좋아요 0 | URL
크하하하하~~~

저도 그래요, 마태우스 님. 책 한 번 찾으려면 시간이 걸려요. 정리를 잘 해 놓다가도 어느새 엉망이 되어 버리지요.
엉망인 걸 숨기기 위해 멀리서 찍었더니 거실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네요.
책 제목이 안 보이게 하려고 머리를 썼어요. 잔머리... ㅋ

희망찬샘 2018-06-0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지 따라 들어왔다 예쁜 서재 보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18-06-04 11:32   좋아요 0 | URL
아, 이 글을 보시게 되었군요.
희망찬샘 님, 오랜만이에요.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