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X일

 

책을 읽으며 살면서 독서의 효과를 생각하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한 가지 효과는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로 ‘주제 파악’을 하게 된 게 독서의 효과이다. 나보다 문장력이 좋고 생각 깊은 이들의 책을 보면 기가 죽어 주제 파악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내가 푼수 짓을 했다고 생각하며 후회할 때가 있는데 이것은 알고 보면 ‘자기 성찰’이 아닌가. 내가 비록 푼수 짓을 할 때가 있더라도 푼수 짓을 해놓고 그게 푼수 짓인 줄 모르는 것보다 그래도 푼수 짓임을 아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자기 성찰이라는 걸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것도 독서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헷갈린다. 주제 파악을 하는 것이 행복일까, 불행일까? 푼수 짓을 했다는 걸 아는 게 행복일까, 불행일까?

 

차라리 내가 주제 파악을 할 줄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차라리 내가 푼수 짓을 하고 나서 그게 푼수 짓인지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의심이 갔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slmo 2015-09-1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저도 이제는 연장가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어야 할때가 떠올라서 피식 웃었습니다.
특히 `결혼을 해야해요, 말아야 해요?`하고 물을때 전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대답하지만, 남편과 아들과의 모종의 케미로...(케미라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네요, 언어실력이 딸려서~--;) 황홀함을 느낄땐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만약에 님께 책을 읽지 말라고 뺏는다면 님은 그러실 수 있으세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게 되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5-09-16 11:3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이런 싱거운 글에 댓글을 달아 주신 그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결혼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만 저는 우리 애들이 결혼을 하는 쪽을 택하면 좋겠어요. 혼자 살면 심심하거나 외로울 것 같거든요. 뭔가 할 일이 없는 것보단 있는 삶이 행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할 일이라는 게 설거지나 청소 같은 일이라도요. 편한 것만이 행복은 아니라는 거죠. 편하게 살면 무료함과 싸워야 하잖아요.

누군가가 책을 읽지 말라고 뺏는다면 저는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ㅋ
독서 치료의 효과를 보고 있는 사람이에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15-09-1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인격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안 읽는 것 보단 읽는 것이 좋다고.
혹시 제가 언젠가 언니가 인용하셨던 말을 인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ㅋ

책을 꼭 문장력이 좋아서만 읽겠습니까?
문장력은 다소 떨어져도 읽게되는 책도 있는 것 같아요.
그건 대체로 진실성이 있다거나 내가 모르는 정보를 알려준다거나
뭐 그런 것이 아닐까요?

페크pek0501 2015-09-16 11:35   좋아요 0 | URL
으음~~ 제가 책을 읽어서 더 똑똑해졌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읽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못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추측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장력까지 갖춘 글이라면 더 좋겠지만 저는 요즘 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책이 좋더라고요. 심리학 서적이라든지 자기계발서류의 책이 그래요. 자기계발서를 폄하하는 분들이 많던데 저는 그런 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음이 편해져요. 마음이 편해지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책이죠.

yamoo 2015-09-1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 파악을 하는 것이 행복일까, 불행일까?
-> 행복과 불행의 사이 아닐까요?ㅎㅎ 주제 파악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매우 긍정적인 것이니까요.ㅎ

푼수 짓을 했다는 걸 아는 게 행복일까, 불행일까?
이건 그냥 남우새스런 것 아닐까요? 굳이 분류한다면 불행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는..ㅎ



차라리 내가 주제 파악을 할 줄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차라리 내가 푼수 짓을 하고 나서 그게 푼수 짓인지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 모두 아는게 낫다는 1인 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15-09-16 11:32   좋아요 0 | URL
하하~~ 와우, 무슨 댓글을 이렇게 재밌게 쓰십니까?
주제 파악을 못하고 착각하고 살면 자신은 좋겠지만 남들이 불편해지겠죠?
주제 파악을 해야 겸손이라는 놈도 가질 수 있으니 저도 그럼 아는 게 낫다는 1인이 되겠습니다.

마태우스 2015-09-16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의 힘을 여실히 느낀 사람이라, 효과가 없다는 말씀에 동의못하옵니다. 제가 책 안읽었으면 페크언니 어떻게 만났겠어요... 글구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상품 골라주심 감사요.

페크pek0501 2015-09-16 11:31   좋아요 0 | URL
하하하 호호호... 저 입 벌리고 크게 웃었답니다. 이벤트 당첨의 행운을 얻다니...
오늘 아침, 책 고르느라 행복한 고민을 했습니다. 이런 행복한 고민을 선물해 주신 마태우스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말이죠. 대박 예감까지 있는 책을 출간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다 기분이 좋군요.
요즘 잘 나가시는 분,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요.


세실 2015-09-1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효과는 아이들 보면서 실감하는걸요^^
엄마의 영향으로? 국어만 잘 합니다~
제가 수학선생이었다면 수학도 잘했겠죠? ㅎㅎㅜㅜ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주제파악 못하고, 푼수짓 하는거 페크님이랑 전혀 안어울려요^^

페크pek0501 2015-09-19 13:06   좋아요 0 | URL
어머낫, 세실 님.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셨어요? 우리 격조했네요. 우리 변심한 걸까요?
까르르~~~
아무래도 제 탓인 듯해요. 제가 요즘 뭘 배우러 다녀서 알라딘 로그인을 하지 않는 날이 많아졌어요. 출근하지 않는 날에 인풋에 힘쓰고 있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머릿속에 뭘 넣고 있어요. (그래서 저, 앞으론 점점 똑똑해질 전망이에요...)

독서의 효과, 저도 있어요. 큰애가 독서광이 되었던 것.
어렸을 때부터 저를 그대로 따라하더라고요.

아, 푼수짓이 저랑 안 어울린다니 참 다행이에요. 제 이미지 관리상, 다음부턴 어리석음으로 쓸까 봐요. ㅋㅋ

자주 못 보더라도 변심한 걸로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또 이러다가 갑자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날이 올 테니까 말이죠.

가을 님이 오고 계세요.
우리 세실 님, 행복한 가을을 보내시길...^^

2015-09-18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9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