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점 : 누구나 그런지 알 수 없으나 나는 그렇다. 글을 어느 정도 쓰고 나면 더 이상 글감이 없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이 오곤 한다. 이제 글 쓸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 쓸 게 없는데 그동안 내가 어떻게 글을 써 왔지?’ 하는 의문이 생기면서 썼던 글들이 신기하게 여겨진다. 바로 이때 글 쓸 게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책을 읽는 것이다. 글을 쓰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가장 좋은 점은 책을 읽는 취미를 동시에 가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글이 써지지 않는 시간은 책을 읽는 시간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이다.

 

 

 

 

 

2. 고스란히 내 것 : 나는 책을 즐겨 읽는 편에 속한다. 요즘 친정에 갈 때도 책을 한 권 들고 간다. 어머니가 낮잠을 주무실 때 읽기 위한 책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우리 어머니가 하는 말이 있다. “눈 피로하다면서 왜 그렇게 책을 읽니?”라고 하신다.

 

 

‘난 왜 책을 읽을까?’

 

 

물론 일차적인 이유는 책을 읽는 게 좋기 때문에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차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기억되는 어떤 것들이 내 마음속에 쌓이게 되어 언젠가는 그것들이 빛을 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믿기 때문인 것. 그것들은 내게 언젠가는 지혜를 줄 수도 있고, 언젠가는 기쁨을 줄 수도 있고, 언젠가는 위안을 줄 수도 있다. 그것들은 그 누구도 훔쳐 갈 수 없는 내 것이고 그래서 소중하다. 설사 전쟁이 나서 집이 폭파되고 재산이 없어지더라도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게 바로 책에서 얻은 그것들일 것이므로.

 

 

 

 

 

3. 우리, 글 쓰면서 돈 버네 : 알라딘 ‘나의 계정’에 들어갔더니 적립금이 쌓여 있었다. 살펴봤더니 ‘Thanks to 적립금’이 모여 있었던 것.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는 내가 이 정도의 수입이라면, 글을 많이 올리는 분들은 꽤 높은 금액의 수입이 있겠다 싶다. 서재에 글을 올리고 있는 우리들은 매일 돈을 벌고 있는 거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을 생각하며 흐뭇했다.

 

 

‘나의 계정’에 있는 것을 ‘복사 붙이기’를 했다. 어제 24일에 130원을 벌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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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4 [마이페이퍼] 어느 독서광의 노트> 이런 책들... 130원

2013-11-20 [마이페이퍼] <생활칼럼>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8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단상(51) 해서는 안 될 말 8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단상(72) 131106에 쓰는 이런... 9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글쓰기> 잘못 써서 고쳤... 60원

2013-11-09 [마이페이퍼] 단상(68) 책과 글에 대하여 90원

2013-10-25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140원

2013-10-22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80원

2013-10-22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140원

2013-10-02 [마이페이퍼] 단상(68) 책과 글에 대하여 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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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재에서의 즐거움 : 글 쓰는 즐거움은 종이 노트에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써서 서재(블로그)에 올리면 글 쓰는 즐거움 이외에 다른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바로 댓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다. 만약 서로 주고받는 댓글이 없다면 서재 활동의 즐거움은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을 쓰는 것은 그 글을 쓴 사람에 대한 응원인 셈이다. 이렇게 내가 응원의 뜻으로 댓글을 달듯이 내 서재에 달린 댓글 또한 나에 대한 응원으로 받아들이고 고마워한다.

 

 

서재(블로그)를 가지면서 누리게 된 또 하나의 즐거움은, 여러 서재를 돌아다니며 남들은 어떤 글을 올렸을까 궁금해하며 읽는 일이다. 읽는 일도 쓰는 일 못지않게 즐겁다.

 

 

 

 

 

5. 다락방 님이 책을 냈대 : 최근 어느 서재에 들어갔다가 접수한 소식이 있다.

 

 

다락방 님이 책을 냈단다. (내 반응 : 어머 어머...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책을 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싶었지.)

 

 

9월에 책을 구입하고 나서 그 뒤로 책을 구입하는 일을 자제하고 있건만 (그래서 내년에나 책을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당장 책을 구입해야 할 것 같잖아. 이 책이 궁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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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이유경 (지은이) | 다시봄 | 2013-11-22

 

위로받고, 공감하고, 때로는 울고, 소설에서 삶을 읽는 한 소설 편력가의 독서 여정.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쳤을 수도 있다. 아니면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며 스쳤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아침이면 출근하기 바쁜 수많은 직장인 가운데 한 명이다. 모두가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 그녀는 소설책을 펼친다. (…) 그런 그녀는 인터넷 책방에 블로그를 성실히 꾸리는 블로거이기도 하다. 책, 특히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이나 스치는 느낌들을 블로그에 남긴다. 아는 사람에겐 나름 유명한 그녀의 블로그에는 유쾌한 수다가 가득하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그동안 쓴 많은 글 가운데 78편을 추려 다듬어 엮었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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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락방 님과 나의 관계 : 다락방 님과 나는 아주 가끔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다. ‘자주’가 아니고 ‘아주 가끔’이다. 다락방 님을 좋아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댓글이 많이 붙기에 굳이 나까지 보태지 않아도 된다 싶어 댓글을 쓰지 않고 있다가 ‘아주 가끔’ 첫 댓글을 쓸 기회가 오면 그때 쓰곤 한다.

 

 

아마 다락방 님은 이 글을 볼 거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나의 서재에 다락방 님이 이런 댓글을 썼기 때문이다.

 

 

“페크님, 저 페크님 올리시는 글 꼬박꼬박 다 보고 있습니다. 댓글을 잘 안남겨도 다 보고 있는걸요!”

 

 

으음~~ 내가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기에 내 글을 다 읽는 게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하지만 나는 다락방 님이 많은 글을 올리기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다락방 님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으니 얼마나 좋은가. 다 읽을 수 있게 되었잖아.

 

 

 

 

 

* 덧붙임 *

 

내가 알기론 서재를 가진 알라디너로서 책을 낸 사람들이 열 명이나 된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아마 그 이상의 사람들이 책을 냈을 것이다. 스무 명쯤 될지 모르겠다. 그들 모두 존경스럽다. 누군가가 책을 낼 때마다 약간 샘나기도 한다. (뭐 그렇다고 해서 배가 아팠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 조금 아팠던가.ㅋㅋ) 하지만 우리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한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체중이 빠질 정도로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 나 같으면 5킬로 정도는 기본으로 빠지지 않을까.)

 

아무튼 다락방 님의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그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나, 되게 착하네.ㅋㅋ)

 

 

 

* 덧붙임 2 *

 

이렇게 쓰는 걸 빠뜨렸다.

 

'알라딘에서 소설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은 그리고 소설 리뷰를 가장 맛있게 쓰는 사람은 다락방 님이다.'

 

내가 왜 이걸 빠뜨리고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니... 알라디너라면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콕 집어 말해야 할 건 말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덧붙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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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3-11-2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낼 내공을 가졌지만 안내시는 분 중 가장 뛰어난 분이 페크님,이라는 설문조사결과가 있더군요. 페크님이 대단한 건, 서재가 어느정도 자리가 잡혀서 신흥재벌이 탄생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순식간에 서재의 중심인물이 되셨다는 거죠. 제가 다시 뛰어든대도 그럴 자신이 없는데... 덧붙임2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페크pek0501 2013-11-25 22:19   좋아요 0 | URL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늘바람 2013-11-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재미나게 읽었어요 멋진 소식도 접했네요

페크pek0501 2013-11-25 22: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
감사하다는 뜻으로 '내일의 멋진 하루'를 선사합니다.

루쉰P 2013-11-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ㅋㅋㅋ
다락방님이 책을 내시다니 대박...^^
여전히 페크님도 잘 지내시는군요.
전 글 울렁증이 생겼나봐요. 책을 5페이지 이상 못 읽어서 말이죠...ㅎㅎㅎ
흠..겨울에 맞게 뭔가 다시 싹 트기 위하여 발버둥 중이에요 ㅋ

페크pek0501 2013-11-26 17:46   좋아요 0 | URL
루쉰 님, 반갑습니다. 아니 반갑다는 표현으론 안 될 만큼 엄청 퍽 반가워요.
울렁증? 저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에 울렁증이 있어서 오랜만에 올리려면 떨려요. ㅋㅋ 이런 시시한 글도 올려도 되나, 이러면서 말이죠.

싹 트기 위한 발버둥... 이라 좋은데요. 님의 소설 같은 리뷰를 기다리고 있겠어요.
아니다, 이렇게 부담 주면 안 되는 거죠?
저는 영양가 없는 글도 쓰면서 살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우리의 삶이 영양가 있는 일만으로 이뤄질 수 없듯이,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영양가 없는 글이라도 쓰다 보면 누군가는 영양가 있는 글로 읽는 이가 한 편쯤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요. 그래서 편하게 올리고 있답니다. 물론 좋은 글만 쓰기가 어려워서겠지만요.
완벽하게 좋은 글만 올리려 한다면 한 편도 못 올리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도 되겠죠?

감은빛 2013-11-2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많이 받으시네요. 부럽습니다!

1번은 저와 비슷해요.
저도 글감이 없으면 예전에 쓴 글들을 살펴보며 신기해 합니다.
어떻게 저런 글드을 다 썼지? ^^

2번에서 강조하신 문장, 저도 무척 공감합니다.
글을 읽는 것은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겠지요.

날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13-11-26 17:4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땡스 투 많이 받는 편인가요?
저는 어떤 분이 땡스 투만으로도 책 살 돈이 충분하다고 해서 글 많이 올리는 분들은 많은 금액이 쌓여 있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1번, 자주 느낀답니다.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ㅋ
글을 읽는 것은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표현이 참 좋습니다.
감은빛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yamoo 2013-11-2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 말씀에 동감 백배!

1번은 저도 그렇습니다...ㅎㅎ

그나저나 책을 내시는 분들 많이 부러워보입니다만....전 강위석님으로 위안을 얻곤 합니다. 제가 글쓰기에서 가장 본 받고 싶어하는 분이 강위석 님의 글들인데요. 이 분의 글은 정말 편집의 끝판왕인 거 같습니다. 수학을 전공하신 분이 문학적 소양도 대단해 명 칼럼들을 아주 많이 쓰셨거든요. 칼럼들을 모아서 낸 책의 서문에서 강위석님이 그랬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낸 첫 단행본 저서 라구요. 그 분 나이 50이 훨씬 넘어서였습니다.

뭐, 생전에 얇은 자서 한권만 내고 정말 불세출의 스타간 된 분들도 있지요. 전 이런 데서 위안을 받습니다~ 아직은 깜냥이 안되니 좀 시간이 흐르면 보다 완성도가 있는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페크pek0501 2013-11-26 17:53   좋아요 0 | URL
으음~~ 책을 낼 수 있는 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아직 멀었다고 봐요. (절대 거짓의 겸손이 아님. 저는 이중성의 겸손을 제일 싫어합니다.ㅋㅋ)

1번, 야무 님도 그러시군요. 저는 그래서 이야기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사람을 우러러 봅니다.
저는 깊이 있는 글쓰기의 전범으로 신영복 님의 글을 꼽습니다...닯고 싶죠. 그래서 이미 읽은 그의 저작을 가끔 들춰 봅니다.

강위석 님의 나이 50이라니, 힘이 나는군요.
제가 듣던 강의에서는 원래 소설은 50세가 넘어서 써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인생을 좀 알게 된다고요.
멋지게 뽑아낸 칼럼은 정말 맛있는 음식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요.
야무 님은 젊으시니 느긋하게 즐기면서 글 쓰시다 책을 내도 된다고 봐요.
저도 죽기 전엔 한 권은 책을 낼 수 있겠지, 뭐 이러면서 글쓰기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님이 쓰신 책에 대한 정보의 페이퍼, 도움 많이 받습니다. 철학서에 이어서 논리학도요.
앞으로도 그런 페이퍼를 기대하겠습니다. ^^
이곳이 그렇게 소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세실 2013-11-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소통의 공간이라는 님 말씀에 공감^^
다락방님을 비롯해서 한, 두분씩 책을 내는 멋진 공간이죠~~~
요즘 어떻게하면 좀 더 글을 잘 쓸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이 없으니 한계를 느껴요.

페크pek0501 2013-11-30 16:11   좋아요 0 | URL
소통의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글쓰기의 한계... 이것은 늘 글을 쓸 때마다 느낀답니다.

잘 지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