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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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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는 이 영화들을 보면서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가? (...) <꿈속에서 만나요>에 묘사되는 세계는 따분한 곳이고 심지어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도 따분하긴 마찬가지다. 그들은 기생충 같은 존재다. 그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머릿속으로 ‘기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 영화에 나오는 독신 여성인 대너와 그 여자 친구들인 레아 펄먼과 준 스큅은 아무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내용 있는 대화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브리지 게임을 하고 남자를 만나러 나가는 것뿐이다. 진지한 취미를 가진 사람도 없다. 정치, 문화, 넓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 두지 않는다. 이타적인 정신이나 어떤 꿈을 가진 사람도 없다. 역겨운 시가를 피우면서 자기 요트 자랑이나 늘어놓는 샘 엘리엇도 마찬가지다. 대너와 샘은 잘 어울리는 짝이다. 둘 다 깊은 감정도 없고 내면세계도 없는 사람이니까. (...) 이 불행하고 불쾌한 영화의 교훈은 인간의 복잡성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복잡성은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런 분석의 필연적인 귀결은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으며, 우리에게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면 삶에 무관심해지고 무기력한 상태가 되기 쉽기 때문에 진실한 사랑을 하는 데 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 마사 누스바움, 솔 레브모어,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326~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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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독자에게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걸로 읽을 수 있다. 밑줄 친 문장을 내 식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내용 있는 대화를 나누며 살아라.
진지한 취미를 가져라.
정치, 문화, 넓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어라.
이타적인 정신이나 어떤 꿈을 가진 사람이 되어라.
깊은 감정과 내면세계를 가져라.
이런 사람이 되어야 좋은 인생을 살 수 있고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이겠다. 동의한다.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인생길을 가면서 만나는 일들에 대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유쾌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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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용을 배우러 다녔고, 문학 토론 강의를 들으러 다녔고, 친정어머니가 사시는 집을 자주 방문하였고, 자주 걸었으며, 집안 살림을 했고, 책을 읽고 글을 썼으며, 두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한마디로 내 몸 에너지를 다 쓰며 지냈다. 그러던 중 외출할 일이 삼일 내내 생겼다. 그러고 나서 병이 났다. 다행히 잔병이었다. 손등에 습진이 생겼고, 눈에서는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되었고, 이 눈이 나을 즈음 이번엔 다른 한쪽 눈에서 결막염이 생겼으며, 목의 임파선이 부었다. 한마디로 고단한 몸으로 살다 보니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서 최근 몇 주를 잔병에 시달리며 병원을 다니며 쉬었다. 몸이 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칼럼 연재를 중지하고 쉬었다. 큰 병이 나지 않기 위해 잔병치레를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잔병으로 인해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뭐든지 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건 나의 장점이다.
참고 사항 :
몸이 피곤하면 눈의 실핏줄이 터지는 모양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예문이 나와 있는 걸 봤다.
예문) 얼마나 피곤했는지 그의 눈의 실핏줄이 터져서 벌겋게 되었다.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중장년층은 자기 운동 능력의 70프로 미만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번에 깨달은 것 : 일상생활에서 몸 에너지를 70프로 미만으로 쓰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에너지 100프로를 다 쓰고 고단함을 느껴 이제 쉬려는데 갑자기 외출할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예를 들면 친척 초상집에 갈 일이 생겨 갈 수 있다. 이렇게 쉬지 않고 몸을 무리하게 움직이게 되면 병이 난다. 그러니 에너지를 70프로만 쓰고 30프로는 늘 몸에 비축해 두는 게 좋겠다는 것.
(이것을 여러분도 염두에 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