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조경수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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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 특수 인쇄로 아름다운 무지개 물고기를 탄생시키 마르쿠스 피스터의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다.
예쁜 조약돌을 줍는데 빠져 버린 무지개 물고기는 몰입의 기쁨을 아는 물고기다. 폭풍의 조짐이 있다며 돌아가자는 줄무늬 물고기의 권유를 가볍게 물리친다. 멋진 조약돌을 몇 개 더 모은 다음에 따라 갈테니 먼저 가라고...

하지만 줄무늬 꼬마 물고기가 떠나고 마음에 드는 조약돌을 다 모았을 때 커다란 파도에 휩쓸린다. 재난의 경고를 무시한 물고기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숨쉬기조차 힘들다.

폭풍이 잠잠해진 뒤 정신을 차렸지만, 물 속은 흐려져서 방향을 찾기도 힘들다. 이리저리 부딪히다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에 당도한 무지개 물고기는 가시복어에게 도움을 청한다.

가시복어는 물속나라를 잘 아는 큰가리비에게 데리고 간다. 함께 사는 세상은 이렇게 서로 돕는 거라고 알려주는 멋진 장면이다. 큰가리비는 양쪽 조개 껍데기를 활짝 열었다 닫으며 재빠르게 헤엄쳐 줄무늬 물고기들에게 안내한다.

동굴의 종유석 같은 바위투성이 지역에 숨어 있는 줄무늬 물고기는 자연을 이용한 '보호색'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갈색 줄무늬 물고기는 무지개 물고기가 찾던 줄무늬 꼬마 물고기가 아니었지만, 사촌인 노란 줄무늬 물고기 마을에 데려다 준다. 노란 줄무늬 물고기들은 자기들도 친구를 잃어버렸다며 무지개 물고기 친구들을 함께 찾았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작별하려던 무지개 물고기는 지느러미 밑에 끼어 있던 푸른 조약돌 하나를, 잃어버린 친구를 추억하는 기념품으로 건네 주었다. 푸른 조약돌을 본 나이 많은 줄무늬 물고기는 그 조약돌이 어디에 있는지 안내한다. 역시 물고기 나라에서도 경험 많은 노인의 지혜는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된다.^^

푸른 조약돌이 나는 곳으로 간 물지개 물고기와 줄무늬 물고기들은 그곳에서 무지개 물고기를 찾고 있던 친구들을 만난다. 폭풍이 오기 전 헤어졌던 줄무늬 꼬마 물고기는 바로 무지개 물고기 친구들과 같이 있었다. 무지개 물고기와 노란 줄무늬 물고기들은 서로가 잃어버린 동무를 찾은 기쁨에 밤새 잔치를 벌였다.^^
함께 사는 세상은 서로 돕는 것이라는 걸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동화다. 홀로그램의 무지개 물고기에 아이들은 마음을 뺏기는 예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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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3-0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까지 가미된 리뷰가 이제는 일상이 되셨어요.
님의 리뷰에서 사진이 없는 것을 보면(있긴 했던가?)왠지 서운할 것 같아요.
리얼한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순오기 2010-03-03 17:19   좋아요 0 | URL
하하~ 새벽에 쓴 아래 아주 작은 학교는 사진을 안 넣어서, 방금 도서관에 반납하기 전 찍어왔지요. 전호인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 추가하려고요.ㅋㅋ

같은하늘 2010-03-04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개 물고기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순오기 2010-03-05 01:24   좋아요 0 | URL
무지개 물고기가 이쁘니까요.
역시 사람이나 물고기나 이뻐야 사랑받는 세상인가 봅니다.^^

카스피 2010-03-04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무지개 물고기 넘 좋은 책이지만 아동용 책이 넘넘 비싸요 ㅡ.ㅜ

순오기 2010-03-05 01:25   좋아요 0 | URL
그림책은 특히 비싸지요.ㅜㅜ
가능하면 중고샵에서 건지는 것도 괜찮을 듯...
 
먹보장군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3
정해왕 지음, 한창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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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우리 옛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야 하는 건 어른들의 몫이다. 내 아이들은 다 자랐지만 학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꼭 옛이야기 책도 빌려온다. 대체로 아이들은 우리 옛이야기를 좋아한다.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도 글쓴이에 따라 이야기 맛이 다르고 그림도 재밌으니까!  

옛날에 밥을 엄청 많이 먹는 먹보가 있었다. 한끼에 커다라 가마솥으로 한 솥씩, 하루에 밥 세 솥을 먹어 치웠다. 하지만 살만 디룩디룩 쪘지 힘을 쓰지 못해도 사람들은 먹보장군이라 불렀다.



하루는 동생이 정색하고 말했다. 형님 때문에 우리 식구 죄다 굶어 죽게 생겼으니, 집을 떠나 빌어먹든지 훔쳐먹든지 알아서 하라고... 동생이 너무 야박한 거 같지만,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루에 가마솥으로 세 솥을 먹어치우면서 빈지게를 지고도 낑낑거리는 형을 뭐에 쓰겠냔 말이다.ㅋㅋ 



길을 나선 먹보는 주막집에서 국수를 마흔 그릇이나 먹어 치웠다.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고 힘깨니 쓰는 줄 알고, 석달 째 공짜로 먹고 있는 사냥꾼을 쫒아내면 국수를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 국수를 공짜로 준다는 말에 먹보는 드르렁 코를 골며 자는 사냥꾼 이마를 몽둥이로 내리쳤다. 하하~ 깜짝 놀라 깨어난 사냥꾼에게, 새끼손가락으로 몽둥이를 내리쳤을 뿐이라고 큰소리 치는 걸 보니 지혜는 있는가 보다. ㅋㅋ 



사냥꾼은 먹보를 장군으로 모시고, 상금이 걸린 호랑이를 같이 잡다고 말했다. 먹보는 힘이 없는 게 들통나면 안 되니까 같이 뒷산으로 올라갔다. 자~ 먹보가 호랑이를 잡기는 잡았는데 과연 어떻게 잡았을까? 아이들은 좋아하는 호랑이에 똥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깔깔거리며 웃었다. 엄청나게 많이 먹은 먹보가 잘 하는 일이란 먹은만큼 싸는 일이 아닐까?ㅋㅋㅋ 먹보의 똥벼락에 호랑이가 죽었을까? 똥으로 어떻게 잡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해보시라.^^ 



오랫동안 백성들을 괴롭히던 호랑이를 잡아 온 먹보는 임금님께 큰 상을 받고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소가 끄는 수레에 온갖 귀한 재물을 가득 싣고서... 동생은 맨발로 뛰어 나와 형님을 맞았대나 뭐라나~~~ 그 뒤로 동생은 형님을 구박하지 않고 둘이 배불리 잘 먹고 잘 살았대나~ ^^ 

이 이야기는 한바탕 웃어 넘기기에 좋은 이야기다. 많이 먹고 힘도 못 쓰는 먹보지만 그래도 미련하진 않았는지 지혜와 유머가 있어 사냥꾼도 굴복시키고 호랑이도 잡았다. 자기 능력밖의 일이라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면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는 교훈도 준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부딪혀 보는 것, 우리 아이들한테도 필요한 덕목이다. 먹보장군처럼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깔깔 웃으며 지혜도 배우는 옛날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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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2-19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것만 읽어대다가 요즘들어 우리 것에 부쩍 관심이 갑니다. 그런데 울 딸네미에게 들려주려니 너무 아는 이야기가 없더라구요, 어릴적 읽은 책은 줄거리도 가물거리고. 그래서 우리 신화나 옛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역시 문체도 이쁘고 이야기 자체도 쏙쏙 들어오는게 참 좋더라구요..

순오기 2010-02-19 15:11   좋아요 0 | URL
옛이야기는 대충 엄마 맘대로 지어서 들려줘도 좋아요, 들려주는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는게 이야기의 매력이잖아요.ㅋㅋ

같은하늘 2010-02-1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예전에 아는사람때문에 전집으로 옛이야기르 구입했는데 아이가 넋을 놓고 보더군요.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들려주듯 문장이 되어 있어 재미나게 읽히니 좋아요. 아는 얘기지만 정말 글쓴이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고 재미나요.^^

순오기 2010-02-19 20:39   좋아요 0 | URL
웬만한 집들은 대부분 옛날이야기 전집은 다들 갖고 있지 않을까요?
같은 이야기 다른 버전은 또 하나의 재미를 주지요.^^
 
설빔 - 남자아이 멋진 옷 우리 문화 그림책 8
배현주 글.그림 / 사계절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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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없는, 우리문화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갖기에 부족함 없는 그림책이다. 어릴 적 설날에나 새옷을 얻어 입었던 추억을 생각하며 이번 설에 내 설빔으로 장만한 사랑스런 그림책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 아시려나?^^

혼자서 한복을 꿰며 혀를 낼름 내민 요녀석 너무나 사랑스럽다. 장대같은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수만 있다면 늦둥이라도 낳고 싶은 유혹을 느낀 장면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으로 표현하자면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다.^^

남자 아이 한복을 하나씩 입는 장면 사이 사이 개구장이 사내아이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컨셉이다. 옷을 입다 말고 방안에서 연을 날린다고 설치는 녀석이 사랑스럽지 않나요?^^

버선, 바지, 저고리에 이어 배자까지 챙겨 입고 단추를 여미는 것은 식은죽 먹기란다.^^ 하지만 실제로 요만한 아이가 혼자서 한복을 챙겨입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들도 버선 수눅을 구별하고 바짓부리를 모아 잡아 대님을 제대로 매는 것은 만만치 않다. 오른섶은 안으로 왼섶은 밖으로 놓고 긴 고름으로 고를 내어 묶는 옷고름 매기도 헷갈릴지 모른다.

배자까지 챙겨 입은 녀석은 이번에 윷을 높이 던졌다. 온 방으로 흩뿌려진 윷가락은 설날 놀이를 알려주는 작가의 배려다. 방 안의 가구나 소품 하나도 섬세하게 표현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까치두루마기에 금박 물린 남색 전복까지 차려 입었다. 정자관을 쓴 뒤 담뱃대를 물고 할아버지 흉내를 내는 녀석은 금세 호통이라도 칠 기세다.
"여봐라! 게 목 있느냐~."

녀석은 태사혜를 찾아 신고는 제기도 잘 찰 거 같은 자신감이 샘솟는다.
"에험, 물렀거라! 도련님이 나가신다."
바탕지의 전통 문양은 먼저 출간된 여자아이 설빔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남자아이 한복을 다 갖추고 호건까지 쓴 녀석은 이제 복 받으러 가면 되겠다.^^
요런 사랑스런 녀석, 아들 삼고 심지 않으세요?ㅋㅋ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 누나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설날 풍경이 정겹다. 어린 아이들이 있어야 한복을 입고 세배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우리도 아이들 어릴 때는 온 식구가 한복을 챙겨입고 세배했는데, 백수도 넘긴 시할머니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마저 돌아가시니 이젠 한복도 챙겨입지 않고 평상복으로 세배를 드린다.ㅜㅜ 그

이야기 끝에는 설을 맞는 우리 풍속과 설빔에 대한 해설과, 남자아이 설빔 차림새를 알 수 있게 설명도 곁들였다. 여자아이 옷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겠다.

이번 설에도 설빔을 차려입고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 대이동의 경이로운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찾아 갈 고향과 부모 형제가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교통대란으로 점차 역귀성이 확산되는 추세지만 불편을 감수하고도 우리 풍습을 지켜가는 것은 아름답다. 설날에만 얻을 수 있었던 설빔의 추억은 앞으로 세대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더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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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2-10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삼고 싶어요~ ㅎㅎ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아요.

어릴적에 어른들한테 세배 많이 했는데 이제는 세배하고 싶어도 할 사람이 없어요.ㅜ.ㅜ
작년에는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내서 좋았는데... 설날도 가족들과 보낼 날이 오겠지요.^^

순오기 2010-02-10 22:07   좋아요 0 | URL
정말 너무 귀엽죵~ ^^
미국에서는 더구나 세배할 사람이 없겠군요.
옆지기랑 두분이서 서로 맞절하며 세배돈도 주고 받고 해 보세요.^^

하늘바람 2010-02-1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빔책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할 것같아요. 저도 태은이 하나 사주어야겠어요. 남자아이 책은 궁금했는데 이런 거였군요.

순오기 2010-02-10 22:08   좋아요 0 | URL
예~ 하나씩 소장해도 좋을 책이죠.^^
우리도서관에도 여자아이 옷만 있어서 결국 두 권 다 샀어요.

카스피 2010-02-1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설빔이라 오랫만에 들어보는 단어네요.예전에는 명절때만 새옷을 사주어서 아이들이 명절을 기다렸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물자가 풍족한 시대에는 그런 기쁨이 없는것 같아요^^

순오기 2010-02-10 22:10   좋아요 0 | URL
너무 풍족하니까 귀한 걸 모르고 진정한 의미의 설빔도 모르지요.
물론 지금도 어려운 사람은 어렵지만...

메르헨 2010-02-1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뻐서...당일 배송으로 주문했어요.^^
지금 오는 중이라고 하네요. 아...여자아이 설빔도 샀어요.
조카 주려구요. 매번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2-10 22:11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빨리 올릴 걸 그랬군요.^^
받아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

행복희망꿈 2010-02-11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쁜 책이네요.
전 여자아이 설빔만 있는데요.
남자아이꺼도 정말 귀엽네요.

순오기 2010-02-11 11:32   좋아요 0 | URL
남자아이가 어려서 그런지 더 귀여워요.^^

오월의바람 2010-02-1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계절에 우리문화그림책도 있었네요. 예뻐요. 한복입는 법이 자세히 나오는군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겠어요

순오기 2010-02-11 11:32   좋아요 0 | URL
사계절 우리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소장할만한 책인거 같아요.
하나씩 사들이게 될 거 같은 예감~ ^^

후애(厚愛) 2010-02-1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0-02-11 11:33   좋아요 0 | URL
후애님 부부도 복 많이 받으세요!^^

같은하늘 2010-02-1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두권다 빌려서 봤는데 나중에 저도 구입해야겠어요.^^

순오기 2010-02-11 11:33   좋아요 0 | URL
저도 빌려다 보고 욕심나서 사는 책도 은근 많아요.^^

꿈꾸는섬 2010-02-1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권다 있어요.^^ 여자아이 설빔은 구입했고 남자아이는 선물로 받았어요. 둘 다 너무 사랑스러워요.^^

순오기 2010-02-11 23:50   좋아요 0 | URL
학교 아이들한테 책을 안 넘겨주고 내가 보여주고 읽어줬어요.
책 넘기면서 구김이 갈까봐 절대 안 보여주는 이세 히데꼬 책과 설빔!ㅋㅋ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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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러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아이가 말 안 들을 때, 어른들이 겁주려고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내 고향 충청도에서는 망태 할아버지가 아니라 '행구엄마'한테 데려다 준다며 겁을 주었다. 그래서 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지 못한 나는, 엄마가 되어서도 우리 아이들한테 이런 말을 써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망태 할아버지를 모르고 자랐으니 불행인가 다행인가?^^ 

'어처구니 이야기'로 잘 알려진 박연철 선생님의 글과 그림이다. 순진한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이야기라 그림 분위기도 공포감이 확연히 느껴진다. 거기다 엄마는 툭하면 망태 할아버지를 들먹인다. 

"너,자꾸 거짓말하면 망태 할아버지한테 잡아가라고 한다."
"빨리 밥 먹지 않으면 망태 할아버지한테 잡아가라고 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효력 만점인 망태 할아버지는 가히 전설적인 인물이다.ㅋㅋ
이 세상 모든 나쁜 아이들을 잡아다 얌전하고 말 잘 든는 착한 아이로 만들어 돌려보낸다'   

아홉 시도 안돼서 빨리 자라는 엄마한테 바락바락 대들던 우리의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문 밖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문도 스르륵 열리는 것 같은데
정말 망태 할아버지가 잡으러 왔을까?  

"너 잡으러 왔다!"
는 망태 할아버지의 소리에
"엄마~~" 
비명을 질렀는데 달려온 것은 누구였을까? ^^

어린시절 공포에 휩싸였던 망태 할아버지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열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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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1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망태 할아버지,이제는 살아져가는 이름이군요^^

순오기 2010-02-10 23:02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은 '망태할아버지' 공포를 체험하셨나요?^^
망태할아버지 뿐 아니라 사라져가는 것들이 많은 시절입니다.

같은하늘 2010-02-1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지금도 존재하는 망태할아버지인데...ㅎㅎㅎ

순오기 2010-02-11 11:39   좋아요 0 | URL
하하~ 아들만 둘, 셋 있는 집은 필히 망태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야 할 듯.^^

왕유니션맘 2010-03-23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주에선 '곰쥐'라고 하던걸? ㅋㅋ

순오기 2010-04-28 22:35   좋아요 0 | URL
아하~ 곰쥐는 이쁘다.ㅋㅋ

희망찬샘 2010-04-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공포감을 주는 책이라 저는 썩 달갑지 않았지만 아이는 거부감이 없는 듯하더라구요.

순오기 2010-04-28 22:36   좋아요 0 | URL
어른들이 공연히 아이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도 사실 폭력이지요.ㅜㅜ
애들이 거부감 없으면 괜찮죠.^^
 
텔레비전 시청 금지 사각사각 책읽기 2단계 시리즈 9
조지안느 스트렐지크 글, 세르주 블로슈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절판


우당탕탕~ 티격태격,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하루에도 수없이 연출될 풍경이다. 저희들끼리 난리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빠가 엄마의 생일선물로 사 준 꽃병을 깨뜨렸으니 이건 정말 대형사고다.ㅋㅋㅋ

이 책은 국어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낱말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지 어휘력을 테스트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여러가지다. 아이들의 잘못에 대한 적절한 벌과 부모의 태도,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반성도 더불어 갖게 된다.

아빠는 콧김을 씩씩 내뿜으며 엄청 화를 내신다. 요럴 땐 그저 줄행랑 쳐서 쥐죽은 듯 있는 게 상책이다. 아빠의 화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건, 아이들 스스로 터득한 생존비법이다.ㅋㅋㅋ

그래도 때 되면 밥은 먹어야지. 엄마 아빠랑 식탁에 둘러 앉았지만 평소처럼 왁자지껄 떠들지는 못하고 슬금슬금 눈치만 본다. 아빠는 너희들이 잘못했으니 특별한 처벌을 내린다며 '일주일간 텔레비전 시청금지!'를 명한다.

아아악~ 망했다. 녀석들은 청천벽력 같은 처벌에 서로 자기 잘못이 아니라며 발뺌을 한다.
"제가 아니라 형이 그랬어요!"
"제가 아니라 오빠가 그랬어요!"
"제가 아니라 동생들이 그랬어요!"
자~ 누구네 집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모습이 아닐런지...^^
하지만 진정한 압권은 요게 아니다.ㅋㅋㅋ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아빠의 처벌에 불만이 가득차 구시렁대는 오빠의 말을 일러바치는 여동생이 등장한다. 짜잔~
"아빠! 오빠가 뭐라고 한지 알아요? 아빠가 없어졌으면 좋겠대요. 그래야 맘대로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고요."
아빠는 호기심이 발동한 듯, 내가 어떻게 없어지느냐고 물었다.
남동생은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한다.
"아빠가 주무실 때 몰래 자루에 넣어 쓰레기 더미에 옮겨 놓을 거예요. 그럼 아빠랑 영원히 안녕이에요!"

그러자 여동생은 아빠 잠옷 주머니에 돌을 잔뜩 집어 넣고 큰 바늘로 주머니를 꿰맨 다음 물속에 집어 던지겠단다. 그러면 무거워서 꼬르륵 가라않을 거라며...

하하하~ 점입가경이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아빠를 새장에 가두고 먹이를 잔뜩 먹여 투실투실 살이 찌면 못된 마녀를 불러 큰솥에 불을 때고....ㅋㅋㅋ

아이들은 신이 나서 아빠를 없애는 방법을 떠들어대고, 엄마도 키득거렸지만 아빠는 좀 아파 보인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나무라는 척하는데, 아빠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너희들이 아무리 그래도 아빠는 괜찮아. 왜냐하면 최고로 끔찍한 얘기는 안 나왔으니까!"
자~ 여기서 퀴즈 나갑니다. 아이들이 시금치를 싫어하는 것처럼 아빠가 끔직히 싫어하는 건 뭘까요?ㅋㅋㅋ

"아, 맞다! 그게 있었는데... "
엄마 아빠는 웃음을 터뜨렸고, 아이들은 벌써 깨진 꽃병 일은 다 잊어버리고 신나게 놀았다. 물론 일주일간 텔레비전도 못 보고 게임도 못했지만 전혀 심심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잘 지냈다. 왜냐하면 텔레비전 말고도 재미있는 게 많았으니까요.ㅋㅋㅋ

우린 어느새 텔레비전에 중독되어 가족이 함께 보낼 소중한 시간을 텔레비전에 빼앗겨 버렸다. 아이들의 잘못을 처벌하는 텔레비전 시청금지 뿐 아니라, 텔레비전에 빼앗겨 버린 가족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거실에서 과감하게 텔레비전을 치우지 못하더라도, 잠시 텔레비전을 끄고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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