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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보장군 ㅣ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3
정해왕 지음, 한창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평점 :
아이들에게 우리 옛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야 하는 건 어른들의 몫이다. 내 아이들은 다 자랐지만 학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꼭 옛이야기 책도 빌려온다. 대체로 아이들은 우리 옛이야기를 좋아한다.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도 글쓴이에 따라 이야기 맛이 다르고 그림도 재밌으니까!
옛날에 밥을 엄청 많이 먹는 먹보가 있었다. 한끼에 커다라 가마솥으로 한 솥씩, 하루에 밥 세 솥을 먹어 치웠다. 하지만 살만 디룩디룩 쪘지 힘을 쓰지 못해도 사람들은 먹보장군이라 불렀다.
하루는 동생이 정색하고 말했다. 형님 때문에 우리 식구 죄다 굶어 죽게 생겼으니, 집을 떠나 빌어먹든지 훔쳐먹든지 알아서 하라고... 동생이 너무 야박한 거 같지만,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루에 가마솥으로 세 솥을 먹어치우면서 빈지게를 지고도 낑낑거리는 형을 뭐에 쓰겠냔 말이다.ㅋㅋ
길을 나선 먹보는 주막집에서 국수를 마흔 그릇이나 먹어 치웠다.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고 힘깨니 쓰는 줄 알고, 석달 째 공짜로 먹고 있는 사냥꾼을 쫒아내면 국수를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 국수를 공짜로 준다는 말에 먹보는 드르렁 코를 골며 자는 사냥꾼 이마를 몽둥이로 내리쳤다. 하하~ 깜짝 놀라 깨어난 사냥꾼에게, 새끼손가락으로 몽둥이를 내리쳤을 뿐이라고 큰소리 치는 걸 보니 지혜는 있는가 보다. ㅋㅋ
사냥꾼은 먹보를 장군으로 모시고, 상금이 걸린 호랑이를 같이 잡다고 말했다. 먹보는 힘이 없는 게 들통나면 안 되니까 같이 뒷산으로 올라갔다. 자~ 먹보가 호랑이를 잡기는 잡았는데 과연 어떻게 잡았을까? 아이들은 좋아하는 호랑이에 똥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깔깔거리며 웃었다. 엄청나게 많이 먹은 먹보가 잘 하는 일이란 먹은만큼 싸는 일이 아닐까?ㅋㅋㅋ 먹보의 똥벼락에 호랑이가 죽었을까? 똥으로 어떻게 잡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해보시라.^^
오랫동안 백성들을 괴롭히던 호랑이를 잡아 온 먹보는 임금님께 큰 상을 받고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소가 끄는 수레에 온갖 귀한 재물을 가득 싣고서... 동생은 맨발로 뛰어 나와 형님을 맞았대나 뭐라나~~~ 그 뒤로 동생은 형님을 구박하지 않고 둘이 배불리 잘 먹고 잘 살았대나~ ^^
이 이야기는 한바탕 웃어 넘기기에 좋은 이야기다. 많이 먹고 힘도 못 쓰는 먹보지만 그래도 미련하진 않았는지 지혜와 유머가 있어 사냥꾼도 굴복시키고 호랑이도 잡았다. 자기 능력밖의 일이라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면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는 교훈도 준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부딪혀 보는 것, 우리 아이들한테도 필요한 덕목이다. 먹보장군처럼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깔깔 웃으며 지혜도 배우는 옛날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