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서 지원이와 병관이 1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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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세상이 험해서 어린 아이들끼리 지하철을 태워 보낸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일거수일투족을 부모가 함께 할 수 없으니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병관이와 지원이 남매의 지하철 승차는 그런 의미에서 한 번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 병관이는 일곱 살이라 나오고 지원이는 정확한 나이가 안 나왔지만 터울을 생각하면 1학년이나 2학년은 됐을 거 같다. 자녀를 보호하는 건 부모의 의무지만 언제까지 온실 속의 화초로 키울 수도 없으니, 처음엔 엄마가 멀찍이 따라가면서 저희들끼리 지하철 타기를 해보는 체험학습도 좋겠다. 



병관이와 지원이의 지하철 타기는 환승해서 할머니 집에 찾아가는 거지만 야무진 누나가 말썽쟁이 동생을 잘 이끌어 준다. 아마도 엄마가 여러차례 데리고 다녔던 길이라 아이들끼리 찾아오라고 했을 거 같지만, 형제 자매가 있으니까 이런 일도 시키니 외동이라면 쉽지 않을 일이다. 요즘 아이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부모의 지도하에 방학중에 이런 체험활동을 시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 삼남매도 막내가 일곱 살일 때 저희들끼리 버스비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12킬로나 되는 거리를 걸어 온 일이 있었다. 저희들이야 그렇게 먼 길인 줄 모르고 무모하게 도전했지만, 그 경험으로 많은 걸 깨달았던 놀라운 체험이었다. 셋이 뭉치면 겁날 것도 없고 못할 것도 없겠다는 값진 교훈도 얻었다.^^ 



맘놓고 끄덕끄덕 조는 병관이와 다르게 누나는 책임감에 졸린 눈을 비비며 참아 보지만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눈꺼플을 들어 올리는 일도 쉽지 않다. 다행히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아이들끼리 가는게 걱정스러웠는지 깨워서 어디까지 가는지 묻고 두 정거장 남았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세상 사람 모두가 부모 마인드를 가지면 악한 일도 없을텐데... 잠자던 병관이를 깨웠더니 완전 뿔난 도깨비다.ㅋㅋㅋ 



할아버지 제삿날, 엄마는 먼저 할머니댁에 와서 일하다가 지원이와 병관이를 맞아 주시며
"수고했다. 지원아, 동생 데리고 오느라고."
이 한마디에 말썽쟁이 동생을 데려오느라 애먹은 지원이는 그만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으앙~ 그 다음에 지원이가 한 일은 말썽쟁이 병관이에게 똥침을 준 것! ㅋㅋㅋ 지원아 잘했어!

내가 어릴 땐 충청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초등 6학년 정도 되면 혼자서 기차타고 서울도 보냈다. 물론 그 전에 부모 따라서 한 두번 다녀본 다음에 그리 했지만, 그땐 그렇게 혼자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고학년 되면 저희들끼리 뭉쳐서 시내버스 타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러 가던데,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도 체험시키면 좋을 듯하지만, 선택은 부모와 아이가 신중히 의논해서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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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1-1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세상이 참 무서워서... 작년에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딱 1주일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했는데 집에서 기다리는 마음이 가시방석 이었어요. 엎드리면 코 닿을 거리에 학교가 있으니 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마음이 조마조마~~~ 과연 지하철타기는 언제쯤 시켜볼 수 있을지 엄두가 안나네요.^^

순오기 2010-01-20 04:0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제 시간에 안 들어오면 정말 걱정스러워요.
지하철 타기도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카스피 2010-01-20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책 같네요.하지만 요즘처럼 험한 세상에 애들만 지하철 타게 할 부모님들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ㅜ.ㅜ

순오기 2010-01-20 04:0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요즘은 아이들만 내놓기가 조심스럽죠.ㅜㅜ

카스피 2010-01-20 09:24   좋아요 0 | URL
저 책을 보니 갑자기 짱구가 생각나네요.5섯살짜리가 지하철을 타고 아빠 서류를 회사에 갖다주거나,짱아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거나(이건 엄마가 애들을 잃어버린 경우죠)하는데 용케 엄마를 다시 찾더군요.
현실에선 이런 경우 아이들이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

희망찬샘 2010-01-21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책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저도 언니랑 둘이서 고모집에 놀러 가다 버스를 한참 전에 내려 헤매고 헤맨 기억이 나네요.

순오기 2010-01-21 06:00   좋아요 0 | URL
혼자는 어려워도 형제나 자매, 남매라면 한번 시도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길을 몰라 헤맨 기억은 다들 있을거에요.ㅋㅋ
 
나는 사랑의 씨앗이에요 - 걸음마 성교육
장 샤를르 사라쟁 그림, 파스칼 퇴라드 글, 신혜정 옮김 / 다섯수레 / 2002년 12월
품절


'꼬마'라고 이름 붙인 정자여행을 통해 아기가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서 태어나는지 설명해주는, 아주 깜찍하고 귀여운 성교육 첫 걸음마 책이다.

주머니(음낭) 속에 있던 알록달록 예쁜 꼬마들이 출렁이는 파도에 밀려 여행을 시작한다. 떠나기 싫은 녀석, 겁을 내는 녀석도 있지만 용감하고 모험심 강한 꼬마가 제일 앞장을 선다.

터널 끝에 나타난 동굴 속으로 떨어져 엄마의 아기 씨인 동글이를 만난다. 같이 놀면서 서로 꽉 껴안은 꼬마와 동글이는 비로소 한몸이 되었다.바로 수정란이 된 것이다.

수정란이 된 꼬마와 동글이는 또 여행을 떠나 적당한 크기의 따뜻한 방을 발견하고 아기의 집으로 삼았다. 그곳이 바로 엄마의 자궁이다. 엄마와 연결된 작은 관을 통해 좋은 음식을 듬뿍 받아 먹으며 쑥쑥 자라나 팔과 다리, 귀와 코 모두 생겨났다. 이젠 새우가 아니라 제법 아기 같아 보인다.^^

아기는 점점 자라서 발가락도 생기고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고 빨기도 한다. 아기는 상냥한 엄마 목소리와 아빠의 소리를 들으며 '나 여깄어요!" 꽝꽝 두들기며 신호를 보낸다. 무슨 신호일까?^^

이젠 집이 너무 좁아서 움직일 수가 없게 된 아기는 그만 나갈 때가 되었음을 안다. 자자~ 이젠 어디로 나가야 할까? 오~ 좁은 동굴을 힘차게 빠져 나가야 할텐데... 아무도 없어요, 나 좀 꺼내 주세요오~~~~

영차! 영차! 쑥쑥 밀면서 힘겹게 동굴을 빠져 나오는 순간, 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오오오~~ "사랑하는 아기야, 드디어 왔구나!" 목소리로만 듣던 엄마 아빠를 만나서 그만 반가움에 응애~ 울어버렸다. 자~ 이렇게 예쁜 아기가 태어난 날, 엄마랑 아빠는 누구도 부럽지 않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지요.^^

성교육 첫걸음마 책도 되고, 사랑의 씨앗으로 태어난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며 부모와 아이가 아롱다롱 사랑을 키워 나가는 책으로도 좋겠다. 배빗 콜의 '엄마가 알을 낳았대'와 같이 보면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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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1-17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면 자연스레 성교육이 되겠어요.

순오기 2010-01-17 01:53   좋아요 0 | URL
그림도 예쁘고 자기도 이렇게 생겨서 태어났다는 걸 알겠죠.^^

같은하늘 2010-01-1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마가 알을 낳았대>만 보았는데 요것도 재미나군요.

순오기 2010-01-19 03:36   좋아요 0 | URL
요건 '엄마가 알을 낳았대'보다 글밥이 좀 많은 편이죠.^^

왕유니션맘 2010-01-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이 폴더에 더 들어와보게 된다는 ㅋㅋ 요 책도 맘에 들었어! 유니 동생을 슬슬 계획중인데, 새삼 생명의 신비로움이란 ^^

순오기 2010-01-23 14:12   좋아요 0 | URL
유니동생 계획, 맘에 들어~ ^^
 
설빔 - 여자아이 고운 옷 우리 문화 그림책 4
배현주 지음 / 사계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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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계 일러스트 거장전'에 다녀 온 큰 딸이 우리 그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었다. 앤서니 브라운이나 존 버닝햄 그림은 척 보면 특징이 나타나는데, 우리 작가들 그림은 한국 화가 작품이라는 걸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어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더니 보는 순간, "아~ 바로 이런 게 우리 그림이야!"라고 소리쳤다.^^




아~ 이렇게 사랑스러울수가! 너무나 한국적인 소재를 한국적인 기법으로 그려낸 그림책,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배현주 작가는 한국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공부하고, 우리 전통 문화와 옛이야기를 좋아해서 아름답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열심히 만든다고 한다. 이런 작가는 상주고 격려해야 한다. 우리 그림책을 세계시장에 내놓으려면 지극히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혼자서 버선을 꿰는 아이가 당차고 야무지게 그려졌다.



설날 아침, 설빔으로 새 치마저고리를 받은 아이의 설레임이 오롯이 드러난다. 다홍색 비단치마에 색동저고리, 오이씨 같은 버선, 치렁한 금박댕기로 치장하는 아이의 몸놀림도 앙증맞다. 그림책엔 이 모든 과정을 아이 혼자서 감당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아이가 우리 옷을 잘 갖추어 입기는 만만찮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선 리얼리티가 떨어지지만, 이 책에선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한 설정이리라 너그러이 이해한다.^^ 



치마를 입고 버선을 신은 아이는 지그시 버선 끝은 내려다 본다. 횃대에 걸린 색동저고리는 자기 차례가 오기를 다소곳이 기다린다. 방 안의 가구도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소품으로 손색이 없다.  



조심조심 한 팔 한 팔 차례로 꿰고, 오른섶은 안으로 왼섶은 밖으로 여며 고름을 단단히 맨다. 단아한 아이의 모습에 한복의 아름다움이 절로 우러난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는 배씨댕기 머리에 얹어 귀밑머리 땋아 금박댕기 반듯하게 물려 선녀처럼 곱게 차렸다. 우리 딸 전통 성년식때 엄마가 쪽을 쪄 줘야 해서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았거늘, 하물며 어린 계집아이가 혼자서 옷입고 머리까지 가다듬는 것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용서될 만큼 이쁜 그림책이다.^^ 




아우~ 요런 딸 하나 있었으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장면이다. 딸이 없는 아빠들은 이 그림책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달랠 길이 없으리니 어이하리!^^ 동글동글한 아이 얼굴에 어울리는 동글동글 고운 한복 선이 그대로 살아 있는 진짜배기 우리 그림이다.



설날 아침,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것으로 단장을 마친 아이가 세뱃길에 나섰으니, 저리 고운 아이의 세배를 받을 어르신은 누구신지? 아~ 정말 부러운지고!! 맛난 것도 많이 만들고 세뱃돈 두둑이 준비하면 이런 고운 아기씨의 세배를 받을 수 있으려나? 



설빔의 차림새를 쓰임에 맞도록 하나씩 설명해주는 그림이다. 다홍치마에 색동저고리를 입고 털 달린 배자를 입었다. 발에는 솜을 넣어 꽃수를 놓은 버선에 꽃신을 신었다. 머리에는 배씨댕기를 하고, 땋은 머리카락 끝에는 금박댕기를 드렸다. 그리고 외출할 때 추운 겨울바람에 얼굴과 머리를 가려줄 조바위를 썼다. 박쥐무늬 수노리개를 옷고름에 달고 복주머리를 앞에 차고 새옷의 멋을 한껏 뽐냈다. 예전에 이런 걸 집안에서 아녀자들이 다 만들었으니 그 솜씨며 정성을 칭송할 만하다.  

한 살 더 먹고 의젓해져야지, 하나 하나 설빔을 차려 입는 아이의 마음이 단아한 매무새처럼 곱게 곱게 마음 가득 채워지는 설날 아침,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설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빔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손길은 예전 어머니들처럼 분주하지 않지만, 그 마음이야 어디로 가겠는가! 설에는 아이들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전통 설빔으로 치장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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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1-06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면서 제가 먼저 좋아했던 책인데 희망이 사랑은 별로 받지 못했어요. ㅜㅜ

순오기 2010-01-09 12:37   좋아요 0 | URL
추억이 있는 어른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책과 아이들이 환호하는 책은 좀 다르잖아요.^^

후애(厚愛) 2010-01-0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동저고리가 참 고와요.^^
전 부끄럽게도 옷고름을 아직도 맬 줄 몰라요..ㅠㅠ

순오기 2010-01-09 12:36   좋아요 0 | URL
저고리 옷고름 맬 줄 아는 사람 많지 않을걸요~ㅋㅋ

하늘바람 2010-01-0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참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태은이도 사주어야겠네요

순오기 2010-01-09 12:36   좋아요 0 | URL
태은이 요거 보면 만날 한복 입는다고 할지도...^^

카스피 2010-01-0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림체가 참 곱네요^^

순오기 2010-01-09 12:35   좋아요 0 | URL
정말 고와요~ 아웅 사랑스런 책!

행복희망꿈 2010-01-07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있는데요. 그림이 너무 곱더라구요.^^

순오기 2010-01-09 12:35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없어요,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욕심나서 남자아이 설빔과 세트로 구입하려고.^^

2010-01-08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1-09 12:34   좋아요 0 | URL
간밤에 주문했으니 오늘은 들어갈지도...^^

무해한모리군 2010-01-0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니 이런 책이 있단 말입니까
예뻐예뻐요

순오기 2010-01-09 12:34   좋아요 0 | URL
정말 예쁘지요?
남자 아이 설빔과 세트로 있어요.
남자 아이 설빔은 다음주에 쓸거에요.^^

BRINY 2010-01-09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머리를 앞짱구 뒷짱구라고 하나요? 정말 야무져 보이네요.

순오기 2010-01-09 13:47   좋아요 0 | URL
앞짱구 뒷짱구~ 동글동글한 우리아이 모습이죠.^^

bookJourney 2010-01-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둘째 아이는 요즘 이 책 좋아라~ 하면서 읽고 있어요.
<<여자아이 설빔>>은 "너무 예쁘다", "이 언니 너무 잘 입는다~"라며 감탄하고 읽고, <<남자아이 설빔>>은 "너무 재밌다"며 키득거리며 읽고 있지요. ^^

순오기 2010-01-09 13:48   좋아요 0 | URL
남자아이 설빔은 대출중이라 못 빌려왔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 책은 사야 될 거 같아요.
슬이가 좋아하는 책이라니~ 곧 그 언니처럼 차려 입겠군요.^^

같은하늘 2010-01-09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보고 너무너무 좋았는데 아이들은 별로인가봐요.^^
이동도서관에서 남자아이랑 셋트로 빌려 보았는데 정말 짱~~~

순오기 2010-01-09 18:23   좋아요 0 | URL
애들이 좋아할 컨셉은 아니지요.
어른들이 환호할 책이죠.^^

마노아 2010-01-0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고 나니 문득 '색동저고리'를 구입해야 할 때가 왔단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신정이 지난지 얼마 안 됐는데 구정도 후다닥 다가올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1-10 01:38   좋아요 0 | URL
색동저고리보다는 이 책 그림이 더 예쁘죠.^^

왕유니션맘 2010-01-1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유니 한복은 내년 설에나 입혀야지 싶었는데, 이 그림보니 색동저고리 입혀보고 싶은걸? ^^

순오기 2010-02-01 15:37   좋아요 0 | URL
두돌 지나고 입어야 한복이 예쁜 것도 알고 좋아하더라~ ^^

왕눈이 2010-02-1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 여자 남자 아이책 세트로 샀어요. 우리 유치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구요. 넘 우리나라 다운 책입니다. 강추^^

순오기 2010-02-16 21:46   좋아요 0 | URL
유치원에 계신가요?
정말 사랑스런 우리책이네요.^^
 
내 친구 까까머리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9
임정진 글, 윤정주 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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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과 곁들여 절집과 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으로 유치원 또래와 초등생에게 좋을 책이다. 우리는 타 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더불어 좀 더 우호적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종교가 소중하다면 타인의 종교에 대해서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마음 가짐이 요구된다. 인간 구원의 방법은 종교마다 다르지만 추구하는 진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이들이 종교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서도 종교 관련 그림책을 보는 것은 좋다.
민이는 4월 초파일에 할머니를 따라 절집에 갔다. 연등이 걸린 저 길목에 들어서면 저절로 마음을 가다듬게 될 거 같다.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나들이 길에 절집에 들러도 이 책을 읽고 가면 좋겠다.

일주문에 들어서기 전 속세를 털어버리고, 절에 들어서 처음 맞딱뜨리는 사천왕상에 민이도 여늬 아이들처럼 질겁을 한다. 할머니는 나쁜 잡귀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지키는 것이니 착한 아이는 겁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잡귀를 꾹 눌러 밟고 있는 사천왕상도 있다.

혼자 단청을 보고 있던 민이는 불쑥 나타난 까까머리 동자승 광덕과 친구가 된다. 까까머리 동자승은 절집 여기저기를 데리고 다니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안내한다. 절밥을 먹는 동자승이니 어려도 아는 것이 많다. 어른들도 절집에 가도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동자승의 설명을 들으면 알 수 있다.

하늘의 새들이 복 받으라고 두드리는 '운판'
땅에 사는 동물들을 위해서 치는 '법고'
물 속에 사는 물고기들을 위해 두드리는 '목어'
하늘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 치는 '큰종'
"그럼, 땅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선 무얼 치니?"
민이의 물음에 까까머리 동자승 광덕은 잠시 생각하더니
"떡을 치지! 공양간에 가 보자!"며 이끈다. 하하~ 아이들에겐 맛난 먹을거리가 역시 최고다. 더구나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니 맛난 것이 넘쳐날 듯하다.^^

광덕은 공양간에서 뜨거운 떡을 집어 내다가 놀라서 놓쳐 버리고, 부처님보다 먼저 먹으려다 벌을 받았다며 보살님의 놀림을 받았다. 얼굴이 벌게진 광덕과 민이는 후다닥 뒷마당으로 뛰쳐 나와 시원한 감로수를 마시며 기분을 달랬다.^^ 개구장이 아이의 사랑스런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광덕은 절집이 다 보이는 계단 위로 민이를 데려가 하나씩 설명한다.
'산신령 모시는 칠성각, 돌아가신 분 모시는 극락전, 법당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웅전' 꼬마 스님은 신이 나서 탑과 당간지주까지 가르쳐 준다. 민이의 엉뚱한 말에 '바보야' 하면서 잘난 체하지만 밉지는 않다.

민이와 까까머리 광덕은 천배를 마친 할머니와 같이 점심 공양을 들었다. 고기반찬만 좋아하는 민이도 광덕이를 따라 나물 반찬에 맛나게 잘 먹었다. 여러분은 왜, 절에는 고기 반찬이 없는지 아나요? 민이의 물음에 광덕이가 들려준 대답을 듣고 동감이 되나요?^^
"얼굴 있는 건 잡아먹으면 불쌍하잖아. 날 쳐다보면 슬프잖아."

저녁에 민이와 광덕이는 사람들과 함께 연등을 들고 행진을 했다. 불상과 흰코끼리가 탄 수레와 함께 행진하면서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을 읊조리는 민이와 광덕이가 든 등불이 어두운 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초파일에 절에서 만난 어린 친구들 마음에도 환한 등불이 켜졌다.^^

이 그림책에는 부드러운 그림과 아이들이 알아 듣기 쉬운 말로 풀어 놓아서 좋다. 광덕이의 설명만 들어도 절집에 대한 기본적인 걸 알게 되니 누가 봐도 좋을 듯하다. 특히 책 말미에 글쓴이 임정진 선생님 말과 불교 용어 해설이 있어 더욱 좋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동안 불교를 가까이 한 덕분에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이지만,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 무지와 무관심 때문에 소중한 우리 문화재가 자꾸 사라지는 건 아닌가 반성도 된다. 최근에 향일암이 불타서 영영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속상하다. 아니 전쟁 중에도 지켜낸 문화재를 왜 자꾸 잃게 되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절집을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찬찬히 살펴보고 절에 간다면 자기가 아는 것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듯.^^ 사월 초파일 무렵에 그림책 '누가 석가모니로 태어났을까'와 같이 보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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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1-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네요. 저야말로 보고 싶은 책이에요. 제목부터가 정감이 있어요. 이런 친구 하나 갖고 싶어요.^^

순오기 2010-01-03 14:06   좋아요 0 | URL
불교적인 것에 낯선 독자라면 좋을 거에요.

오월의바람 2010-01-0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연말연시에 얼굴있는 것 많이 먹었는데요.어쩌죠.불교에 대해 많이 알려주는 좋은책이네요.절구경갈때 한 권 들고 가면 아이들에게 많이 말해 줄 수 있겠어요.

순오기 2010-01-03 14:07   좋아요 0 | URL
하하~ 얼굴 있는 거 많이 드셨군요.
우리 먹을거리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되죠.^^

꿈꾸는섬 2010-01-0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은데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뽀끼뽀끼 숲의 도깨비
이호백 글, 임선영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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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야~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눈이 핑핑 돈다. 눈만 돌면 괜찮은데 완전 혀가 꼬이는 책이다. 이 책을 소리내어 읽으려면 맘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에헴~ 호흡도 가다듬고, 배에 힘도 팍팍 주고 읽어야 된단 말이지비.ㅋㅋ 자자~ 읽을 준비는 됐나요? ^^ 

뽀끼뽀끼 숲에 사는 깨알같이 작은 도깨비들과 뭉기뭉기 숲에 사는 덩치가 큰 덩찌들의 이야기로, 그 이름만 불러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래도 주인공이니 줄줄이 불러 보자.^^ 먼저, 하루 종일 덤벙거리며 놀고 까불대고 조잘거리는 뽀끼뽀끼 숲의 꼬마들큼딱쿠리, 깡뚱불이, 콩발깨비, 뚤비뚤비, 덤벙띠기, 딱뚱띠기, 쪽삐개비, 불까불이, 조잘구리, 득득찌기, 흐트리찌, 실까칠이까지 모두 12명이다.
  

하루 종일 무뚝뚝하게 심통이나 내다가 해롱거리는 뭉기뭉기 숲의 덩치가 큰 덩찌들해롱다리, 모둥개비, 주점부리, 확쌀쓸이, 무뚝띠기, 꿀떡개비, 휙딱가리, 어영부리, 삔코떼기, 돈세구리, 심퉁가리~ 여기는 11명이다. 



사건의 시작은 입이 단추구멍만큼 쪼그만 무뚝띠기가 오오옴 하품을 했는데 그만 친구들이 웃어버렸지 뭐야, 창피한 무뚝띠기는 냅다 달려서 건너 편 뽀끼뽀끼 숲으로 들어가버렸지 뭐야! 커다란 무뚝띠기를 본 뽀끼뽀끼 숲의 꼬마들은 숨어버렸다가, 침입자가 지쳐 잠들자 살글살금 나와서 몸 합치기를 했어, 몸 합치기가 뭐냐고? 그건 안 가르쳐 줄래~ 궁금하면 책을 봐!!ㅋㅋ



아주 쬐금 공개하면...... "우선 팔을 걸고 그 다음 머리를 걸고 거미줄처럼 너지 뭉치처럼 얼기설기 엮으면 아주아주 큰 꼬마" 가 되는 거야, 그래서 몸 합치기가 되면 이름도 같이 합쳐져서 아주 긴 이름이 되는 거야. 넷이 합친 이름은 덤벙흐트콩벌띠기딱퉁깨비리찌띠기가 되었어. 하하하~ 



입이 커진 무뚝띠기는 뭉기뭉기 숲으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커진 입을 자랑했어. 어어어~ 어떻게 네 입이 커진 거야? 친구들은 놀라서 물었겠지~ 흐흐흐, 대답을 들은 친구들은 뽀끼뽀끼 숲으로 냅다 달렸어. 그 다음엔 어떻게 됐을꺼나~~~~~~~~ㅋㅋㅋ 



꼬마들은 몸 합치기를 해 덩찌들과 놀겠다고 덤벼들어, 뽀끼뽀끼 숲의 꼬마들과 뭉기뭉기 숲의 덩찌들은 이미 합체가 된 녀석도 생겼어. 덩찌들은 시끄러워 못 살겠다고 악을 지르고...  꼬마들은 모두 얼어 붙었지만, 방귀까지 얼어 붙게 하진 못하잖아, 모두 겁에 질려 덤벙띠기들이 한꺼번에 방귀를 뽀오옹 뀐 거야~  모두 와아 웃어버리자 화가 난 확싹쓸이가 덤벙띠기들과 불까불이를 삼켜 버렸지.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확불덤벙싹이쓸까띠기불이가 되어 버렸어. 이제 어쩌지?



그때 입이 커진 무뚝띠기가 점잖게 말했어. 꼬마들을 잡아 먹어봤자 아무 소용도 없으니 심심증이나 고쳐 달라고 했더니, 이 꼬마들은 심심증이 무언지 모른다는 거야. 헉~ 심심증이 뭔지 모르는 꼬마들이 있다니 믿어져? 그래서 덩찌들이 한 명씩 나서서 설명하기로 했어. 



하하하~ 10인 10색의 심심증 설명을 들으면 아마 고개를 끄덕거리게 될 거야. 심심증이 무언지 들어 볼래?
"심심한 건 다리 하나 올리고 혀 빼 물고 있는 거야."
"심심한 건 그러니까, 그러니까... 몰라, 생각하기 귀찮아!"
"심심한 건 다리 꼬고 하품하는 거."
"심심한 건 입 벌리고 하늘만 쳐다보는 거!"
"그건 말이야, 하나부터 천까지 세는 거야."
"음, 심심한 건 바로 이렇게 벽이나 박박 긁는 거야."

이제 심심증이 뭔지 알겠지? 



하지만 설명은 무슨 놈의 설명? 하면서 몸으로 보여주는 친구가 있었어~ 그걸 본 덩찌들은 꼬마들을 잡아 먹어서 심심증이 고쳐진 걸 알고, 모두 꼬마들을 잡아 먹으려고 한바탕 난리가 나버렸지 뭐야. 꼬마들은 이리 숨고 저리 숨고... 덩찌에게 잡아 먹혀 합체된 꼬마들을 또 다른 덩찌가 잡아 먹고 며칠 동안이나 지진이 난 것 같았지 뭐야. 



서로 잡아 먹고 잡아 먹히고 오랜 시간이 흘러서 딱 한 마리의 꼬마덩찌만 남게 되었어. 하지만 잡아 먹혔다고 죽은 게 아니야, 그냥 합체된 그 몸 속에 남아 있는 거지만, 그 이름이 너무 길어서 다 부를수가 없다니까~ ㅋㅋㅋ 



이름이 너무너무 길어서 다 부를 수도 없고, 합체된 몸에 남은 어떤 녀석인지 구별할 수도 없어서 처음과 중간, 끝에서 한 글자씩 떼어서 '도깨비'가 되었다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 준 것은 바로 뽀끼뽀끼 숲에서 도망쳐 방송국 아나운서가 된 무뚝띠기래.^^ 자~ 이젠 우리가 '도깨비'라 부르는 녀석의 실체를 알겠지?  

대체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정신없이 신나는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누굴까? 아마도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가 만들었을까~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도 어린이 마음을 가진 사람일 거라고 생각되지 않니? 이 책을 만든 사람들 이름도 나와 있으니 꼭 살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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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1-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랑 이 책 보면서 얼마나 깔깔거렸는지 몰라요 ^^

순오기 2010-01-04 00:51   좋아요 0 | URL
하하~ 낄낄거릴 수밖에 없다는 걸 우린 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