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I LOVE 그림책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보고 열광했던 독자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후속편이다.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질리거나 물리지 않는다. 아기나 어린이에게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하자!^^



 
이 책은 누구에게 주는 책인지 분명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 하트에 쓰인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에게' 받는 이의 이름을 써 준다면 아기를 비롯한 어린이나 연인이라도 좋을 것이다. 글자를 아직 깨치지 못한 아기들도 자기 이름이 써진 걸 주면 좋아한다.^^ 1편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아가의 신체 부위를 콕 짚어가며 사랑을 표현하고, 아가의 행동을 하나씩 들어가며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후속편인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에서는 조금 더 자란 곱슬머리 아가를 주인공으로 추상적인 사랑을 한 편의 시로 그려낸 예쁘고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아가들이 이런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사랑은 느낌으로 알 수 있으니 괜찮을 듯. 또 추상적 의미는 모른다 해도 그림을 보면 자기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다.

 

아이에게 묻고 답하듯 읽어줘도 좋다. 아가들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진짜 사랑하는지 안다. 사랑을 감지하는 촉수가 사방으로 뻗어 있어 금세 알아 낸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해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꿀벌이 향기로운 꽃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그림에 진한 배경색으로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활짝 핀 노랑으로 봄 냄새를 좋아하는 곰을 더욱 돋보이는 센스도 발휘했다.
 
목마른 오리가 시원한 소나기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새가 즐겁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곰이
봄 냄새를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주인공을 확대해 사랑을 고조시킨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가들이 공감할 사랑이다. 이 책에 표현된 사랑 중에서 아가들에게 제일 와닿지 않을까?^^

고양이가 따뜻한 햇볕이 드는
창가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계절을 뚜렷이 감지하도록 시선을 환기시킨다. 계절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기라면 그림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찾아내도 좋겠다. 계절을 나타내는 낱말과 짝을 맞춰 경험했던 계절 느낌을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들이
추운 겨울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전반부에서 '얼마나' 사랑하는지 들려줬다면, 후반부에선 '어떻게' 사랑하는지 들려준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어떻게 사랑하는지
정말 아니?

나뭇가지가 새 둥지를
든든히 받쳐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랑 표현이다. 이 얼마나 든든한 부모의 사랑인가!^^
 
파도가 바닷가 모래알을
살살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셔본 아이라면, 파도에 젖은 모래밭을 걸어본 아이라면 충분히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자연과 우주까지 품어 안는 절대적인 사랑으로 마무리 한다. 이런 충만한 사랑을 받는 아가라면 세상에서 두려울 것 없이 자신감이 넘치리라.

아주 오랜 옛날, 이 세상이 공룡을
살포시 품어 주었던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람이 신나게 휘파람을
휘휘 불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지구가 해님 둘레를 끝없이 빙빙 도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달님이 반짝반짝 작을 별들을
꼬옥 안아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아가야, 우리 아가야,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이 되는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책 뒤표지엔 귀엽고 예쁜 우리 아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혹시 1편을 모르는 독자를 위해 '더 읽어 주세요!' 안내하는 친절한 센스도 좋다. 1편을 주변의 임산부와 애기엄마들에게 많이 선물했는데, 후편도 사줘야 될 거 같은 의무감이 스멀스멀 스며든다.^^

 

3학년 정원이는 1.2편을 보고 또 보더니 시를 쓰겠다고 했다. 이 책에 표현된 추상적인 사랑을 아는 초등생이라 절로 시심이 일어났나 보다. 이 책은 아가들보다 표현된 사랑의 느낌을 아는 어른과 어린이들이 더 열광할 거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유니션맘 2009-11-1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도 꼭 사서 유니를 무릎에 안고 읽어줄테야! 요새 책을 들고 아장아장 걸어와 엄마아빠 무릎에 앉아 읽어달라는 횟수가 부쩍 늘었답니다 ^^

순오기 2010-02-05 19:25   좋아요 0 | URL
유니한테도 딱 좋은 책인데...^^
 
다른 엄마 데려올래요! 사랑해, 사랑해 1
브리기테 라브 지음, 유혜자 옮김, 마누엘라 올텐 그림 / 두레아이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구들이 맘에 안 들어서 바꾸고 싶었던 적 없었나요? 바로 그런 어린이 마음을 알아주는 고마운 책이네요. 어른들이 보기엔 조금 불편할까요? 하지만 어른들도 아이였을 때, 바꿀 수만 있다면 엄마 아빠를 바꾸고 싶었던 적 있었을테니 살짝 눈감아 줄 수 있겠죠.^^ 

 

월요일에 엄마한테 가게 놀이를 하자고 했는데, 엄마가 지금은 저녁밥 해야 해서 시간이 없다고 안 해 줬어요. 그래서 화가 나서 다른 엄마를 데려왔어요. 동네 슈퍼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데려왔지요. 나를 볼때마다 "사탕 줄까?" 하고 물어봤거든요.^^ 새엄마는 정말 좋았어요. 하루 종일 가게 놀이도 해줬고, 계산하는 일도 나한테 맡기고 맛있는 간식거리도 많이 준비해줬거든요. 

 

화요일엔 오빠가 놀이터에서 모래 케이크를 밟아서, 다른 오빠를 데려 왔어요. 새오빠는 제과점 앞에 앉아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빵을 만들거라고 했거든요. 새오빠는 모래 케이크를 많이 만들어 친구들까지 불러 먹게 했어요.

수요일엔 아빠가 책을 한 권만 읽어주고 끝내려 해서 다른 아빠를 데려 왔어요. 서점 아저씨는 날마다 책을 읽고 있었으니 나한테 책 읽어주는 걸 귀찮아하지 않으니까요.새아빠는 책을 잔뜩 들고 우리 집에 와서 오랫동안 책을 읽어 줬어요. 제일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어 달라고 하면끝도 없이 읽어줬어요.^^ 

 

목요일엔 언니가 친구를 데려 와선 둘이 음악을 들으며 놀고 싶다고 나를 나가라고 했어요. 나는 화가 나서 놀이터에 나가 동생을 귀찮아 하지 않는 다른 언니를 데려 왔어요. 새언니는 정말 좋았어요, 친구가 와도 나한테 밖으로 나가라고 하지 않고 같이 음악을 들으며 셋이 놀았고, 내가 옆에 있어도 친구와 비밀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런데 금요일이 되자 너무 피곤했어요. 좋은 식구들하고만 같이 사는 것도 힘든 일이었어요.^^ 
새엄마랑 가게 놀이를 너무 많이 해서 사탕만 봐도 싫어졌고, 동네 놀이터에슨 새오빠가 모래 케이크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 내가 갖고 놀 모래도 없어졌어요. 새아빠는 책을 너무 자주 읽어줘서 줄거리를 줄줄 외우게 되었고, 새언니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아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 됐거든요.ㅜㅜ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고요? ㅋㅋ 결국 새엄마와 새아빠, 새오빠와 새언니를 내보내고 옛날 우리 가족을 다시 불러오기로 결심했어요.

 

옛날 식구들이 돌아와서 같이 살아요. 모두 바빠서 나랑 잘 놀아주지 않아도 이젠 괜찮아요. 나도 조용히 혼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자~ 내가 그린 우리 가족을 구경하실래요.^^



하하하~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은 대리만족을 느낄까요? 아니면 자기도 가족을 바꾸고 싶다고 소리칠까요?ㅋㅋ 이 책을 보는 엄마 아빠도 자기 아이를 바꾸고 싶거나 남편이나 아내를 바꾸고 싶을 때도 있다는 걸 알까요?ㅋㅋ 우리 속담에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말이 있죠. 또 엄마들은 남편과 '옆집 아저씨'를 비교하는 말도 종종 하잖아요. 그러면 아빠들이 하는 말 "그럼 옆집 남자랑 결혼하지 왜 나랑 했어? 옆집 남자도 살아보면 결국 다 같을 거야!" 큰소리 치잖아요.ㅋㅋ 진짜 현실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우니 책을 보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사실 가족이란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헤어져 있으면 그 소중함을 뼛 속 깊이 느끼니까, 가끔은 떨어져 지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09-11-07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리얼 프로그램보면 실제로 엄마를 일주일동안 바꾸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예를 들면 요리를 잘하고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는 것이 기쁨인 엄마와 아이들을 절제시키고 다이어트와 헬스로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기쁨인 엄마가 서로 가정을 바꾸는 거죠.그걸 보면 나중에 결국 애들이 자기 엄마가 최고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순오기 2009-11-07 18:46   좋아요 0 | URL
오호~ 흥미로운 프로그램인데요. 실제 겪어보지 않은 시청자도 공감대를 형성할 거 같군요.^^

섬사이 2009-11-08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기테 라브와 마누엘라 올텐의 합작 그림책 중 하나군요~!!!
하~~~ 우리 유빈이가 두 작가의 합동작품 <달팽이는 왜 집을 지고 다닐까요?>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이 책도 좋아할 것 같네요.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그림책 소개, 고마워요. ^^

순오기 2009-11-09 14:32   좋아요 0 | URL
달팽이는 왜 집을 지고 다닐까요? 찾아봐야겠네요.^^

같은하늘 2009-11-09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도 엄마를 바꾸는거 본 적 있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결국 자신의 가족을 최고라고 하더군요.^^

순오기 2009-11-09 14:33   좋아요 0 | URL
엄마를 바꿔보면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즐거울 듯...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작은 곰자리 1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글, 제인 다이어 그림, 김지선 옮김 / 책읽는곰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책은 별 다섯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함께 사는 세상에 꼭 갖춰야 할 가치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걸 기막하게 잘 해냈다. 사람과 동물이 어우러진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충분히 설명했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유년기의 정서에 그대로 머물러 함께 어울리기엔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가 추상적인 것을 물어볼 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경험자는 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엄마, 서로 돕는다는 건 뭐야? 참는다는 건? 당당하다는 건 어떤 건지, 겸손하다는 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말할 때, 설명하기 좋은 적절한 예가 떠오르지 않아 난감했던 적이 있을 듯... 이 책은 쿠키를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으로 잘 설명했다. 그래서 제목이 '쿠키 한 입의 인생수업'이 되었다.^^ 



'어른을 공경한다는 건, 갓 구운 쿠키를 맨 먼저 할머니께 드리는 거야.'
'믿음을 준다는 건, 친구가 나가면서 쿠키를 맡기면, 돌아올 때까지 안 먹고 잘 가지고 있는 거야.' 
'공평하다는 건, 너 한 입, 나 한 입, 너 크게 한 입, 나도 크게 한 입.'
'불공평하다는 건, 너 한 입, 나머지는 다 내 것.' 



'남을 배려한다는 건, "걱정 마, 괜찮아. 내 쿠키 나눠 먹으면 돼."라고 말하는 거야'
욕심이 많다는 건, 마음이 넓다는 건, 부정적이라는 건, 긍정적이라는 건~ 이런 개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부모를 위해 명쾌하게 정의를 내린다.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어린이가 등장하고, 다양한 동물들이 출연한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래도  최고의 장점은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우쭐대지 않고 겨우 초콜릿 조각 하나 아는 것이었다고 지혜롭고 겸손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그것은 책을 읽는 강아지처럼, '쿠키 한 입의 인생수업' 책에서 배웠다는 걸 암시하는 마지막 그림도 훌륭하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9-11-0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에요. 읽을 수록 그래요

순오기 2009-11-02 14:40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이지요~ 끄덕끄덕!^^

마노아 2009-11-02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시도 엄청 쉬워요. 너 한 입, 나머지는 다 내 것...ㅋㅋㅋ
예쁜 책이네요. ^^

순오기 2009-11-02 23:3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겠죠?^^

같은하늘 2009-11-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인성교육에 최고이겠는데요~~

순오기 2009-11-04 11:46   좋아요 0 | URL
채인선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처럼 개념을 명쾌하게 나타냈어요.

꿈꾸는섬 2009-11-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가치 사전 정말 좋은데 이 책도 그렇군요.
 
달강달강 - 노래하는 이야기책 전래동요 2
신동흔.김예선 지음, 이정은 그림, 박정아 곡, 요술피리 기획구성.진행 / 큰북작은북 / 2006년 10월
품절


전래동요를 이야기로 꾸민 책이다. 울며 보채는 아기를 달래는 노래 '달강달강'을 부르며 읽으면 그 맛이 살아날 책이다. 책 속에 나오는 것처럼 할머니가 불러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수록된 노래를 CD로 제작해 부록으로 들어 있으니 CD를 들으며 읽어도 좋을 듯.

내가 충청도 시골에서 살았던 우리집이랄 거의 흡사하다. 우리집은 부엌이 오른편에 있었으니 장독대나 펌프도 오른쪽에 있었다는 것만 다르다. 물론 툇마루에 보이는 냉장고 같은 것은 없었다. 아궁이에 불때서 밥을 해먹었고 우물물에 참외 수박을 담갔다 먹었을 뿐이다.

달강달강 달강달강
달강달강 워리달강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이리 와라 들강
저리 가자 달강

할머니와 아기가 두 손을 마주 잡고 앞뒤로 흔들면서 정답게 노래한다. 할머니의 손주사랑을 노래로 표현하는데 요즘엔 보기 드문 정다운 모습이다.
나도 할머니 되면 내 손주들과 꼭 해보리라 다짐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쓱쓱싹싹 빗자루를 마당을 쓸던 할아버지, 배추잎을 주우셨다. 시장에 가서 우리 아기 좋아하는 밤을 사오신다네. 할아버지 약주값이나 하시지.^^

할아버지가 시장에서 사오신 알밤을 몰래 훔쳐가는 녀석들~ 생쥐들도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해 이야기를 꾸며간다. 내가 쥐띠라서 녀석들의 속성을 잘 알기에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도 짐작이 된다. 나도 생쥐처럼 무언가 슬쩍 잘 감춰두었던 기억이 난다.ㅋㅋ

으앙으앙 우는 아기 달래려고 할미가 밥을 삶아 준다고 했는데~ 선반 위에 올려둔 밤은 벌레 먹은 거 한 알만 남고 몽땅 사라졌네.ㅜㅜ 누구 짓이야? 귀여운 손주에게 삶아줄 밤인데...^^

아~ 이 부엌은 정말 내고향집 풍경과 똑같다. 나도 저렇게 불을 때서 밥을 하고 고구마도 삶았는데... 내가 살때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으니 천정에서 내려온 전구는 없었다. 그냥 등잔불 키고 살았으니까 어두워지기 전에 밥해먹는 게 최고였다.ㅋㅋ

아~ 맛나라! 먹고 싶은 밤한톨~ 아기 입으로 쏘옥 들어간다.^^
오물오물 냠냠짭짭
숨어서 엿보던 생쥐가 침을 꼴깍~ 쥐구멍으로 들어가 훔쳐 온 밤을 먹어보니 아무 맛이 없다. 이렇게 맛없는 밤은 못 먹겠다며 부지런히 선반 위로 다시 가져다 놓았다.

으앙으앙 또 우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할머니는 노랠 부른다.
달강달강 달강달강
달강달강 워리달강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이리 와라 들강
저리 가자 달강

그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자 선반에 남은 밤이 있나 더듬어 보는데 놀랍게도 한바구니 담겨 있다.

저녁이 되자 온가족이 함께 모여 맛있게 밤을 먹었다.
멍멍멍 찍찍찍
디딤돌의 생쥐도 마당의 멍멍이도 맛난 밤을 오순도순 나누어 먹었다. 이렇게 사람과 짐승이 더불어 살고 함께 나누며 살았던 어른들의 생활상이 예쁘게 재현된 그림책이다.

맨 뒤에는 CD에 담긴 음악을 순서대로 설명하고, 수록된 세 개의 달강달강 악보와 노랫말까지 넣어, 악기로 연주하면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CD는 나레이션과 음악이 모두 끝나면 다시 한번 음악만 연주돼서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불러보고 음악에 맞춰 책도 읽을 수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르헨 2009-10-2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래동요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더라구요.^^
백창우님의 태담 음악 아직도 듣고 있는데 전래동요도 그런 종류인가요?
궁금하네요.^^
순오기님 올만에 뵈어요.
가을부터 얼굴 좀 자주 내밀겠습니다.^^

순오기 2009-10-28 23:08   좋아요 0 | URL
오우~ 백창우님 노래 좋지요.
작년 가을에 우리지역에 공연 와서 만나봤는데 정이 가는 사람이죠.^^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CD는 못 들어봤어요.ㅜㅜ
앞으로 종종 뵈어요~~ ^^
 
엄마 옷이 더 예뻐
황유리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4년 12월
절판


유년기의 추억에 배시시 웃음을 흘릴 책이다. 어려서 엄마 옷에 침 흘렸던 기억 다들 있을 듯...외출하는 엄마의 분주한 행보에 예준이는 심심하기만 하다. 엄마는 이것 저것 걸쳐보며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나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외출복으론 한복을 입으셨으니 철따라 갖춰진 치마 저고리를 입으면 끝이었지만, 지금은 나는 때와 장소에 따라 어떤 옷을 입을지 갸웃거리기는 한다.

요란한 엄마의 치장이 끝나고 외출하자, 예준이와 강아지 달퐁이는 동시에 '반짝' 떠오른 기막힌 생각에 안방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인지 짐작된다면 슬쩍 미소를 지어도 좋다!^^

엄마의 옷장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도 없다. 치장하는 엄마를 한껏 부러워하던 딸이라면 더욱 더! 장농 문을 활짝 열고 온갓 것을 꺼내어 걸쳐보고 입어보고...강아지 달퐁이도 덩달아 신이 났다.ㅋㅋ

하지만 수선과 기쁨도 잠시~ 부지직, 소리와 함께 일은 벌어졌으니 엄마 옷이 찢어졌다. 띵동띵동~ 초인종은 울리고~ 누굴까? 엄마가 벌써 돌아왔다면 예준이는 어찌 될지 손에 땀이 난다.

아~ 다행히 엄마가 아니고 할머니가 오셨구나! 난장판이 된 집안을 보곤 할머니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금세 상황을 파악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우는 예준이를 달래며 옷도 갈아 입혀주고 머리도 예쁘게 묶어 주셨다. 어지러진 집안도 정리해 말끔하게 하셨다. 역시~ 할머니가 최고다!^^

한가지 더~ 뿔난 도깨비 엄마의 찢어진 옷을 어찌 해야 할까? 고민하던 할머니는 갑자기 커다란 가위로 쓱쓱~ 엄마 원피스를 잘라냈어요. 어찌하려는 걸까요?

어른의 지혜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으니, 할머니는 훌륭한 해결책을 생각해 낸 듯합니다.^^ 예준이는 곁에서 할머니가 하시는 걸 지켜보다가 짜자잔~~~ 엄마 옷이 놀라운 변신을 했어요.

엄마의 찢어진 원피로 온 식구가 멋쟁이가 되었어요.
예준이 뿐 아니라 엄마와 할머니도...앗 강아지 달퐁이도 한 조각 옷을 걸쳤네요. 온 식구가 세트로 치장하고 나들이를 나선 길,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겠지요.^^
엄마처럼 멋진 옷을 차려 입고, 화장하고 뾰족구두로 멋내고 싶었던 유년기의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올 멋진 그림책에 입이 귀에 걸려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월의바람 2009-10-28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딸들은 못 말려요. 엄마 따라쟁이죠. 할머니의 지혜가 가정의 평화를 지켰어요.

순오기 2009-10-28 09:19   좋아요 0 | URL
흐흐~ 딸들은 못말려, 우리도 그런 시절을 겪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