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고대하던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원래는 개봉하자마자 보려했으나,개봉 첫주말에 낮술부터 달리기
시작해서 초저녁에 진즉이 나가떨어져 그 후유증이 일요일까지 계속된
관계로 아쉽게도 못 보았었다.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 가수로는 김광석이나 김현식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외국 그룹으로는 퀸에 대한 그리움이 있을 듯하다.
아버지 지점 근무를 따라 광주, 여수를 찍고 중2때 서울에 전학와서
어리벙벙 지내다가 고1때 친한 친구가 들어보라고 권유해서 처음 들어본
그룹이 퀸이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 내 인생 첫 앨범이었다면 정말 애지중지 열심히
들었던 첫 롹그룹 앨범은 퀸의 <A kind of magic>이었다.
영화관에 우리 부부와 같이 관람한 사람들도 누군가가 나서서 먼저
콘써트장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소문으로만 듣던 극장 콘써트를 실현할 수
있었을텐데 그냥 조용히 소리가 거의 나지않게 따라부르고 발을 구르는
정도만 호응하고 말았다.
퀸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제작하는 장면은 웃음을 유발하는 폭소 코드가
잘 통했고,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은 그 장면만 볓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
지금 읽고 있는 <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은 <보헤미안 랩소디>와 정서적으로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다. 현직 kbs 피디가 저자인데, 나와 거의 동년배라
당시 접했던 음악적 접점이 상당히 많아서 공감 백배가는 문장들이 많았다.
한때 죽자사자 들었고, 집에 어학용 테이프를 전부 녹음이 가능하다록 한 하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를 줄기차게 녹음했던 시절도 그렇고,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의 청취자라는 거 자체가 평범한(?) 음악을
듣는 이들을 깔아보게도 만들었다. 핑크 플로이드, 유라이어 힙, 마이클 쉥커,
오지오스본, 딥퍼플, 카멜, 지미 헨드릭스 등등 록과 헤비메탈, 프로그레시브의
전설적인 곡들을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
대입 준비하면서 잠을 이기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유독 이 프로그램할때만은
말똥말똥 해졌다. 대신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친한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위해 레코드 가게에 곡명을 적어 녹음해서
선물하기도 했었다.
이 책에도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그룹들과 곡들이 등장한다.
(대학을 들어가고 부터는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도 잘 안듣게 되었고,
이 책을 보니 몇 차례 프로그램명을 변경햇다가 2007년에 폐지한 것으로 나온다.)
반가운 마음이 우선이고, 다시 찾아서 10대후반 20대초반 격동의 시대
(그때가 87년에서 91년 사이니)를 추억해 보고 싶다.
스마트폰이나 유투브가 개발되니 좋은 것은 책에서 언급된 음악들을
손쉽게 찾아서 들어볼 수 잇다는 것이다.
그런데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어렵게 어렵게 입수해서 정말 귀하게 들었던
시절에 비해 그 음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솔직히 좀 옅어진 듯하다.
집에 가면서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를 들으며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