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제주에서 살아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주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이곳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겪는 생소한 씨츄에이션이 전혀 없지는 않다.
반드시 서울과 제주 만의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양자간에 차이가 있는 듯하다.
(물론 지극히 나의 협소한 경험에 기초하였으므로 보편성을 갖는다고 보긴 어렵지만..) 

서울에서는 퇴근하고 운동을 한 후 집에 가면 빨라야 10시 30분 정도였고,
보통 11시에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여기 제주에서는 혼자 생활함에도 불구하고 퇴근 후 운동하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도 10시이전이다.
서울에서 다니던 스포츠센터는 11시까지 오픈했는데, 내가 지금 다니는 제주 스포츠센터의
공식적인 문 닫는 시간은 10시30분이나, 대부분의 회원들이 9시30분이 되면 거의 없기 때문에
10시 이전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어제도 골프 연습을 한 시간 정도 한후 9시 20분 정도에
스쿼시 연습을 하니 같은 동호회 헹님이 "아니 직원들 퇴근 못하게 왜 이 시간에 연습하냐?"라고
농반 진반의 타박을 하고 갔다. 평소 정해진 퇴근 시간을 나 하나때문에 오버하게 되면 미안할
거 같아서 대충 연습하고 후딱 씻은 다음 9시 40분 정도에 센터를 나왔다.
서울의 스포츠센터면 한참 사람들 몰려들 시간인데....

한번은 자전거 라이트를 안 갖고 와서 스마트폰을 뒤져서 집 근처의 엠티비샵을 찾아냈다.
저녁 8시 정도이니 당연히 열었을 거라 생각하고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있는 거다..

또 한번은 아는 부부와 우리 부부가 같이 신제주에 있는 제법 큰 흑돼지 구이집에서
저녁 7시에 모임을 가졌던 때다. 모처럼 만나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10시 정도 되었는데
그 넓은 업소에 손님은 딸랑 우리 팀만 있고, 일하시는 분들이 저쪽부터 청소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때도 폐끼치는 기분에 신속히 모임을 정리하고 나왔었는데...

제주의 하루 마무리는 대체로 10시 전후인 듯하고,서울의 하루 마무리는 11시 전후로
느껴진다.. 다만 신제주 유흥가 일대는 불야성을 이루지만..거기만 그럴거다.. 
해진 다음 서귀포에서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로 넘어오면 나름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것도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탓도 있지만, 이미 그 시간엔 그 길은 폐장을 해서
인기척이 없어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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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11-11-17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는 하루마감을 빨리하나봅니다.
서울은 10시되도 집에 안가는 사람들 많은데 ^^;;;

짱구아빠 2011-11-1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실비님>반갑습니다. 제가 서재활동을 넘 뜸하게 하다보니 오랜 기간동안 소식이 끊겼었죠.
이제는 짱구와 도토리하고 튀격태격할 일이 없으니, 종종 자주 뵈올 수 있을 듯합니다. 당분간이지만요...앞으로도 (서재에서)자주 뵙겠슴돠..^^

조선인 2011-12-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가 빠른 게 아니라 서울이 너무 늦은 거죠. ㅎㅎ

짱구아빠 2011-12-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그래도 저는 서울살이에 워낙 적응되어서인지 좀 야행성이라 10시가 넘어가면 급 심심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야간 빨래, 청소 등을 즐겨하곤(ㅡ..ㅡ;;;)해요..
운동하는데도 사우나도 다 9시30분이면 끝나여..그렇다고 맨날 혼자 술먹으러 다니는 건 건강상, 재정상 무리가 있고 해서..종종 책도 봅니다. (강준만 교수님의 <한국현대사산책 1권> 다보고 2권 보고 있고, 김중혁님의 <뭐라도 되겠지>를 크큭 거리며 보고, 박시백님의 <조선왕조실록-헌종,철종>을 독파했구요..<차이니스봉봉클럽 3권>도 완독했네요..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에 대한 책도 서문읽었어요..^^;;;

조선인 2011-12-1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곧 서재의 달인으로 등극하실 듯. 아이들이 없어 쓸쓸하겠다 싶으면서도... 뭔가 좀 부럽다는 생각이... 히히

짱구아빠 2011-12-1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한때 페이퍼의 달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적은 있었네요(먼 옛날의 이야기죠ㅋㅋ)..다담주에 방학을 맞아 마눌님과 짱구/도토리가 모두 떼지어 내려와서 금주와 담주만 서재에 들락거림이 가능할 듯합니다..^^ 오늘도 직원들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서재에 얼씬거리긴 쉽지 않을 듯하구요..달인이 되려면 많은 걸 포기해야 하는데 전 그게 잘 안되네여..
 

제주에서 출퇴근을 자전거로 한다.
그동안 본사(서울)에 있으면서 자전거 동호회에도 가입하고 물경 100여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MTB도 하나 장만하였으나, 고가의 자전거를 아파트 단지내 자전거 주차장에 세워 놓으면
분실/도난당한다는 주변의 경고에 아파트 베란다에 꼭꼭 숨겨놓았더니, 한번씩 꺼내서 탈래면
영 귀찮아서 거의 타지를 못했다..
이번에 제주에 오면서는 조그만 투룸을 사택으로 얻었는데 단신 부임하다보니 별로 짐이 없어
자전거를 넣고 빼기가 쉬운 거다. 그래서 져지도 하나 마련하고, 자전거 펌프도 구입해서
타이어에 바람도 넣고 거의 매일(비올때는 빼고) 출퇴근을 자전거로 한다.
거주지인 신제주에서 사무실인 구제주까지는 내리막길이라 25분정도면 도착하고 땀도 거의 안나서 져지안에 와이셔프를 껴입고 와도 괜찮을 정도다.
다만 퇴근에는 반대로 오르막이 심해서 제법 운동이 된다..
마의 코스는 서사라 사거리에서 공항 인근인 해태 동산까지..
해태 동산 오르막은 나같은 초보 라이더한테는 제법 버거운 오르막이다...
그래서 자전거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이고, 집에 도착하고도 한참 동안을 숨을 골라야 할 정도이다. 귀가에 걸리는 시간도 40~45분 정도로 늘어나고...
출근을 아침 6:40분 정도에 하니 길에 차도 사람도 없어서 편한 편인데, 퇴근길에는 사람도 차도
많아서 운행에 좀더 힘이 든다...
주말에 애월이나 함덕까지 가보려 하는데, 다시 복귀한 스쿼시 동호회 월례모임에서 술을 3차까지 달려버려서 기운이 없어 움직이질 못했다. 틈나는대로 열심히 자전거를 타서 장딴지 근육을 바위처럼 딴딴하게 만들어 볼란다.. ^^

참고로 자출에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는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가 도움이
된다..출간되고 얼마 안되어서 바로 구입했는데, 막상 책을 읽을 때는 막연하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볼까라는 느낌만 주었는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이책을 찾으려고 하니
육지에 두고왔다.. 이래저래 핀트 못맞추는 삶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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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인사이동이 있었다,.. 
한 부서에서 6년동안 짱박혀 있어서 최근 2년동안 딴데 보내달라고
노래를 불러뎄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제주로 다시 가게 된 것이다..
2006년 한햇동안 제주에서 근무를 했다가 거의 6년만에 돌아가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짱구와 도토리가 어려서 온 식구가 다 같이 갔었는데
이제는 짱구가 중딩이고,도토리가 초딩 4학년이라 같이 오지 못하고 단신부임이다..
난 그게 젤로 아쉬운데, 다른 이들은 좋겠다며 부러움 가득한 언사를 해댄다
이제부터 새로운 제주 라이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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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11-14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구가 벌써 중학생이군요. 왜 이리 새삼스럽죠? >.<

짱구아빠 2011-11-15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강사업반대조선인님> 6년만에 제주로 오니 지인의 자제분들은 벌써 결혼하고 대학가고 그랬더라구요..다들 이렇게 늙어가는 건가 보옵니다.^^;;;;;
 

스마트폰 세상으로 진입한지도 어언 10달이 다 되어간다..
사용하는 도중에 먹통이 되고, 진동이 너무 약해서 전화나 문자가 온지도 전혀 모른채 
지나가버린 경우도 숱하게 많지만, 그래도 그동안 핸펀, 엠피쓰리 등으로 분할 운영되던
나의 악세사리들이 그나마 일원화되어 주머니는 훨씬 간소해진 느낌이다. 
대신 그만큼 나의 주머니(통장이라고 해야하나?)도 가벼워졌다.. 고가의 통신료 때문....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 중에서 (순전히 내 입장에서)자주 이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테드 미디어다..
테드 미디어는 우리도 익히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는 명사들도 나오고 (기억나는 사람은
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다들 혼자나와서 강의하는 형식인데, 그는 대담을 하는  
형식으로 출연했고, 인터뷰 시작한 후 잠시 후 휴대폰이 울리자 조용히 끄지 않고, 한마디를
외치면서 좌중을 웃겼다.."갓댐"하면서.. 그리고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 다리가 없는데도
모델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에이미 멀린스 등등),나는 잘 모르지만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나와 짧게는 10여분 길게는 30여분 정도 강의를 하는데, 주제도 다양하고 내용도 알차다..
대다수가 영어로 강의가 진행된다..하지만 영어 강의에는 한글 자막이 나오니 영어 못해도 상관없고...^^;;;

그리고 상당수의 한국어 강의도 있다.
소설가로 유명한 김영하 님과 강의와 붕가붕가 레코드 사장이신 고준혁 님의 강의는 정말
웃음이 절로 나오면서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방법까지도 알려준다..

김영하 님의 강의에서 기억나는 이야기들..
- 어린애들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건 정말 경이로운 거다..
  스토리 텔링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그대로 대입하면 우리집 도토리는 스토리텔링의 대가다 ㅋㅋㅋ)
- 내가 예술을 한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 (부모님, 배우자 등의 탈을 쓴 악마들 ^^)이 이렇게
  말한다.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하지만, 예술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궁극의 목표다.. 
- 글을 쓸때는 미친 듯이 써라..좋은 글은 충분한 시간을 주었을 때보다는 좀은 모자르게 주었을
   때 나온다..시간이 여유롭고 충분하면 "이거 해서 뭐할려고?" 등등의 갖은 이유로 글 쓰는 것을 
   방해하는 마음 속 악마들이 등장하는데, 미친 듯이 쓸떄는 그 악마들이 등장하지 못한다..

정신과 의사로 아마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정혜신 님도 테드 미디어 강사로
들으면 가슴먹먹해 지지만, 치유의 희망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스마트폰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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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9-1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도 다운받아야지~ 하는 순간... 집에 핸드폰을 놔두고 왔음을 깨달았어요. 흑흑

짱구아빠 2011-09-2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강사업반대조선인님> 참말로 오래간만이시네여잉..^^;; 지금쯤이면 다운로드 받으셨지 싶은데요.. 제가 본문에 구구절절히 써놓지는 않았지만, 붕가붕가 레코드 고준혁 CEO이 강의는 정말 웃기면서도 재미있어요..진짜 강추입니다..
 
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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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이마트,롯데마트 같은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본다. 
가기 전에는 나름대로 메모도 하고, 반드시 필요한 물건만 사오자고
다짐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와 보면 메모에는 없던 물건들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그렇다고 즉시 달려가 반품을 할 정도의 용기와 부지런함은 갖고 있지 못하고..

또한 인터넷의 바다에서 써핑을 하다가 불현듯 무언가에 홀려 책이나 운동화, 옷 등등
이미 내가 다 갖고 있는 물건들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 속칭 지름신이 강림하신 것이다.

집안을 정리하거나 종종 이삿짐을 싸다보면 우리 집에 이런 물건들이 있었나 할 정도로
기억에도 없는 물건들이 다량으로 튀어 나오고, 이제는 사이즈의 문제이든 철이 지났던
입을 의향이 전혀없는 옷들도 무지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게 돈으로 하면 다 얼마야? 라는 탄식을 하면서도 여전히 무언가를 질러댈 것이고
또 내다가 버릴 것이다.
<물건이야기>는 우리의 이와 같은 소비 행태에 대하여 차분하고 꼼꼼하게 범 세계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얼마나 다량의 폐기물(혹은 재활용품)을 양산하고 있는지 설명해 준다.
특히 별다른 마음없이 나의 입안의 즐거움을 위하여 자주 사던 캔맥주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새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투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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