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코치랑 아침에 만나서 제주대 골프 아카데미로 골프 연습을 가기로 했었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책 좀 보다가 샤워하고 장비 챙겨서 나왔는데,
비가 오는 게 아닌가??
여기가 비가 오면 한라산 중턱에 있는 제주대에는 눈이 올 확률이 높고,
눈이 왔다면 체인 기타 등등의 월동 장비를 갖추지 못한 내 차는
헤맬게 확실해서 부랴부랴 전화해서 약속을 취소했다.
다시 낑낑거리며 장비를 집으로 옮겨 놓고, 토요일날 다른 빨래하고는 같이 빨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와이셔츠만 모아서 빨아놓았는데, 다 말라서 걷어놓고 다림질을 하려고
다리미를 꺼내왔다.
스팀 다리미라 물을 반드시 넣어야 되는 줄 알고 컵에다 물을 담아서 부었더니
물이 여기저기 흘렀다.
수건으로 다리미 표면에 묻은 물을 닦아내고 전원을 꽂았더니 바로 집안의 모든 전기가
나가 버렸다.
켜놓은 텔레비젼,냉장고,김치냉장고,컴퓨터 등등 모두 멈추어버렸다.
깜짝 놀라서 다리미 전원을 콘센트로부터 빼고,
다른 집들도 정전인가 싶어 창문을 열어보니 여기저기 전기불이 들어와 있어
우리 집만 정전인 게 확실해 보였다.
차단기를 찾아서 아파트 복도에 나왔지만 계량기만 있고, 그것도 열쇠로 채워져 있었다.
저건 아니겠지.... 그럼 어디에서 전기를 올려야 하나??
짱구엄마한테 전화하니 전화기가 꺼져있고...
114에 물어서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까 신발장 맞은 편에 있는 차단기를 올리란다.
신발장 맞은 편에는 그림 액자 비스무리한 게 걸려있는데,그게 차단기였음을 전화해보고서야
알았다.
근데 또 이 차단기를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몇 번을 뜯어보고 돌려봐도 안 열렸다.
어찌어찌 헤매이다 살짝 누르니 그림이 튀어나오면서 차단기가 등장했다.(그때 그 감격이란^^;;;;)
차단기를 올리니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용기를 내어 정전의 주범인 다리미를 다시 콘센트에 꽂으니 또 전기가 나갔다.
또다시 그림 누르고 차단기 올리는 짓거리를 한 번 더하고, 결국 다림질을 포기했다.
나중에서야 전화한 짱구엄마는 물을 안 부어도 되는데 왜 부었냐며 타박이다.
나는 버럭 화를 내고... 우리 부부는 떨어져 있을 때 보고 싶은 애틋함보다는 집안 일에
젬병인 나와 이걸 갑갑해 하는 마누라 간에 갈등과 분쟁이 더 잦아지는 듯하다.
천상 붙어 살아야 할 팔자인가 벼....
못 다린 와이셔츠 중에는 안 다려도 별로 티가 안 나는 게 있어 그걸 이틀씩 입고 다니기로 했다.
그까이거 대충 말일까지만 버티면 되니까..주말에 세탁기 한번 더 돌려주면 계산이 딱 나온다.
그나저나 그놈의 다리미는 다시 사용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