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7
이현경 옮김, 문지나 그림, 로베르토 피우미니 외 글 / 대교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서 요즘은 문자와 이메일로 인한 소통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빠르게 서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와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자는 짧은 글로 함축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서로 오해하는 부분도 생길 수 있고 마음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다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몇달전 생각지도 못한 동생에게 한통의 편지를 받았을 때, 그 기쁨과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그 사람의 마음과 진심이 담겨있고,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쓴 글씨체는 받는 사람에게 마음까지 보낼 수 있는 듯 싶다.

<안녕 친구>는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담았는데, 편지글로만 구성된 책이다.
저자 베아트리체 마시니와 로베르토 피우미니가 서로 주인공이 되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완성한 책이라고 한다.

청소년인 남학생과 여학생의 마음이 편지 속에 잘 담겨져 있는데, 친구와 가족,학교 그리고 이성간의 문제 등이 두 아이의 편지를 통해서 잘 담아 놓은 듯 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늘 당면하는 문제들을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편지를 쓰는 동안 자신의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기도 하고, 자신이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편지를 쓰는 동안 느끼기도 하고, 반성해보기도 한다.

이야기는 미켈레의 가방 속에 담겨있는 한 통의 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누군지 맞혀 볼래?
나를 찾아봐. 나에 대해 알아봐!


자신이 누군인지 밝히지 않은 채, 미켈레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 한통을 보낸 여학생.
미켈레는 그 여학생이 누군지 찾아보는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미켈레는 칠판 뒤에 편지를 끼워 놓는 식으로 답장을 한다.
자신의 성적과 가족이야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등이 편지를 통해서 가방과 칠판 뒤로 오간다.
미켈레는 이름 모를 여학생에게 ’엠마’라는 호칭을 만들어주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 간다.

비록 글로만 만나고 있긴 해도, 너는 그런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어쩌면 내가 변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네 덕인지도 모르지.
너를 위로하려는 건 아니야. 하지만 만약 정말 그렇다면 (아아, 평상시에는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하지 않아.), 고마워
25p

편지는 ’마음’을 잔뜩 담은 선물과도 같다.
편지를 쓰는 내내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고, 그 사람을 걱정한다.
그리고 편지를 읽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이다.
읽는 내내 그사람의 마음을 읽고, 위로를 받기도 하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고등학교를 진학 후 낯설고 힘든 학교 생활에서 우연히 날아든 편지.
이 편지 속에는 청소년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을 뿐더러, 오래된 친구에게 편지 한장을 써 보고 싶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게 좋은 점이 있어. 나는 네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고 확신하거든. 넌 다른 곳을 보지 않았어. 종이만 보았지. 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어. 편지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알고 싶어 했지. 넌 화제를 바꿀 수 없어. 그럴 수 없어. 이건 내 이야기니까.  27p

미켈레는 편지의 주인공이 누군인지 알게 되었고, 여학생에게 새로운 게임을 제시한다.

조금 있다 네가 편지의 끝 부분에 이르러도 뒤를 돌아보지 마. 대신 편지를 다 읽었다는 신호로 종이를 접어. 그리고 눈을 감고 셋까지, 아니 열까지 천천히 세. 그런 다음 눈을 뜨고, 그때 뒤를 돌아봐. 나도 눈을 뜰게. 일 초를 더해도, 일 초를 빼도 돼. 그럼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는 거야.

자, 편지는 여기서 끝이야. 준비됐니? 종이를 접고, 눈을 감고, 숫자를 세고 봐.
넌 내가 누군지 알잖아!
90p

이 부분은 두 주인공의 설레임과 행복이 잘 표현되는 부분인 듯 싶어 아주 마음에 드는 구절이다.

힘들고 지친 시기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신의 마음을 열게 해주는 친구....서로 의지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친구.
두 주인공의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내용이였으며, 이 시기의 아이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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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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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 시절은 공부,진로,성적 등의 문제보다는 ’친구’가 차지했던 비중이 더 컸었다. 부모님의 말보다는 친구의 말을, 가족과 함께하기보다는 친구와 함께 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
친구와 다투고 친구와 웃으며 우정을 쌓아갔던 그 시절은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이지만 친구와 함께여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지금 내곁에서 늘 나의 고민과 즐거움, 슬픔을 함께 나누어주는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났고 우리는 어느 덧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다.
가장 마음이 잘 맞고, 가장 날 잘 이해해주던 그 친구와 친구가 되기 5분전...우리는 어떤 상황이 전개되었던 걸까?
그래..기억난다. 좋아하는 가수가 같다는 이유로 그 친구에게 호감이 갔던 내 모습이...
지금 만남보다는 전화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의 표정 하나하나를 그릴 수 있다.

’너’라는 이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가는 이 책은 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친구와 선후배 등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질투심, 그리고 소외감과 행복 등을 그려냈다.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비 오는 날 에미짱의 우산 하나에 친구들이 모여든다. 결국 우산 바깥으로 튕겨 나간 에미는 몸이 약해서 학교보다는 병원이 더 익숙해져 있어 친구들 사이에게 외톨이로 지내는 유카의 우산으로 달려간다.

"이게 다 너희 탓이야!"

라이트 밴의 운전자보다 오히려 우산을 빼앗은 친구를 원망한다. 그 아이들만 우산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친구니까, 라며 양보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고...
13p

그렇게 목발을 짚게 된 에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었고, 유카와의 새로운 우정이 시작된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을 시작으로 이 책속에는 그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등장하면서 친구간의 우정과 질투, 공존과 소외를 그려낸다.
소외감에서 시작된 에미와 유카의 우정은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외된 자의 결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있는 듯 보인다.

단짝 친구에게 소외감을 느끼던 하나는 심인성 시력 장애가 온다. 정신적인 원인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근시’라는 진단을 받으면 무의식 중에 마음이 안정되어 시력이 되돌아오는 병명이다.
그런 와중에 하나는 에미와 유카에게 잠시 스쳐 가듯 아주 잠깐 친구가 된다.

"유카가 없어서 쓸쓸하지 않니?"
"별로 외롭지 않아."
".........친군데?  단짝이라면 적어도 떨어져 있을 땐 쓸쓸한 거 아니니? 친구가 된다는 건........그 애랑 쭉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서 친구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애를 친구라고 하는 거 잖아? 그게 단짝이잖아?"

"나는 떨어져 있어도 쓸쓸하지 않은 상대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192p

주문을 외워본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처럼 나와 내 친구의 우정이 그렇게 눈부시길...

’모두’에게 버림받았거나 뒤처진 누군가를 위해서...
"뭘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가 ’괜찮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로."
"친구가 대체 뭐지, 하고 친구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에게 힌트를 줄 거지?
378p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순히 친구라는 의미만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학교’’사회’ 라는 공간에서 ’함께’ 라는 의미와 ’모두’ 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갈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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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라 그리고 로사 그리고...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9
벌리 도허티 지음, 고수미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전 TV에서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둘째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입양’ 하여 키우고 있는 둘째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있었고, 신애라는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차인표는 엄마만 찾는 딸에게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양’이라는 어색한 문화에서 이들은 용기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 아이를 입양하였고 새로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행복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입양’ ’가족’  ’가난’ ’에이즈’라는 여러가지 문제를 두 소녀를 통해서 감동적으로 표현했고, 슬픔에 대한 표현을 절제하는 듯한 글 속에서 오히려 슬픔을 느끼게 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아프리카’라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두 아이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9살의 아벨라는 탄자니아에서 가난과 에이즈의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13살 로사는 영국에서 엄마와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벨라의 바바는 에이즈로 일찍 돌아가셨고, 마마와 동생 니요타는 에이즈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우리 아벨라, 강해야 한다."
영국으로 떠났던 외삼촌은 추방당해 영국인 여자친구와 돌아왔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 아벨라는 영국으로 밀입국 시킨다.

로사는 아프리카 출신의 아빠와 영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영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고향으로 돌아갔고, 로사는 그렇게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엄마와 함께하는 스케이트를 유난히 좋아하던 로사는 어느날 엄마가 입양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슬퍼진다.

"이 일에 대해 계속 말하지는 않으마. 하지만 너도 옮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니? 나는 로사가 버려졌다고 느끼는 게 싫다."
엄마의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할머니가 정확하게 맞았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버려졌다고.
73p

아벨라와 로사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전개시키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움직인다.

아벨라는 밀입국으로 영국으로 와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도 엄마의 바램처럼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의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겠다는 희망을 갖으면 온갖 아픔을 견디어 낸다.

로사는 입양에 찬성을 하였지만, 탄자니아에서 태어난 앤서니가 입양절차를 위해서 집에 방문하며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네가 귀여운 척하면서 바보같이 실실 웃는 게 정말 싫어.

하지만, 앤서니가 자신의 아픔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우는 모습을 보고 앤서니를 받아들이지만, 앤서니 아빠가 잘못을 뉘우치고 앤서니를 찾으로 오면서 앤서니와의 가족 만들기는 실패로 끝난다.

앤서니가 낚시대를 떨어뜨리고 남자에게 달려갔고, 남자는 허리를 굽혀 앤서니를 번쩍 들어 올렸다. 두 사람은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듯 꽉 끌어안았다.
"아빠, 아빠." 앤서니는 자꾸만 되풀이해서 말했다.
"아빠, 우리 아빠."
남자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247p

’가족’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였다. 가족은 함께할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아벨라는 영국 사회복지사를 통해서 입양 절차를 밟게 되었고, 로사의 엄마는 로사에게 필요한 아프리카 출신의 여동생을 입양하는 절차를 다시 밟았다.

그렇게 해서 아벨라는 내 여동생이 되었다. 나한테나 엄마한테나 아벨라한테나 아직도 쉽지는 않다. (중략)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한다. 나는 아벨라 머리를 쥐어뜯고 아벨라는 나를 할퀸다.
(중략)이제 아벨라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나는 아벨라를 사랑한다. 정말로 좋아한다. 그리고 아벨라도 우리를 사랑한다. 아벨라는 내 동생이고, 우리는 언제나 한 가족이다. 아벨라는 우리 식구다.
325p

아무도 없는 영국에서 결코 절망하지 않으며 의사가 되겠다는 희망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아벨라의 모습을 통해서 희망이 주는 커다란 선물을 보았다.
또한 로사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여야 하는 로사의 슬픔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벨라와 로사는 그렇게 가족의 소중함을, 희망이라는 선물을 느끼게 하는 작은 천사였다.

지금도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가난과 아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 ’100원의 행복’이라는 저금통을 학교에서 받아들고 온 딸의 저금통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수북히 쌓여가고 있다.
우리의 작은 동전 하나하나가 그들에게는 희망과 꿈을 선물할 수 있다.
에이즈를 갖고 태어난 아기들과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그들의 안타까운 눈망울 속에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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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 성장과 변화를 위한 도약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5
파올라 잔논네르 지음, 김효정 옮김, 노석미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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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표현을 눈으로, 혹은 글로, 몸짓으로, 언어, 그림으로 그리고 춤으로...
내 속에 가지고 있는 답답함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함으로써 가슴속에 담겨진 슬픔을 스스로 조금이나마 위로하려고 한다.
이렇게 내가 글로 책을 읽은 느낌을 쓰는 서평 또한 내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의 한가지는 아닐까...

’발레리나를 사랑한 비보이’라는 공연을 연상케하는 표지속에 담겨진 발레슈즈와 운동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그들은 묘한 어울림을 보여주는 듯 하다.
우리는 개개인이 모두 다 다른다. 외모도 생각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고 또 그렇게 살아감으로써 자신이 가지는 개성과 매력을 느껴간다.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또래 여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을 질책하면서 살아가는 로빈이라는 여자아이가 있다.
모두들 처음엔 남자아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아이.
자식을 버리고 전쟁으로부터 고통당하는 나라의 난민을 구하겠다는 엄마에 대한 원망을 춤으로 표현하는 아이..로빈.

로빈이 기대기엔 아빠 ’맛시모’는 로빈의 모습을 감당하기에 벅찬 어른이다.

로빈은 서로 대조적인 두 세계의 음악을 들으며 컸다. 웅장하게 연주되는 영화 음악과 절망적으로 사랑을 부르짖으며 귓속을 파고드는 감상적인 음악 말이다. 35p

이런 로빈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할아버지 알도는 로빈을 ’힙합’ 무용학원에 등록시킨다. 로빈은 힙합이라는 춤을 통해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다.

"동작에 의미를 두는 게 중요해. 맞아, 우린 단순히 즐기기 위해 춤을 추는 게 아니야. 여기는 디스코텍이 아니거든. 우린 뭔가를 표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춤을 배우는 거야.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는 춤의 의미이고, 우리가 넘어야 할 선이지. 나 혼자만을 위애 춤을 추느냐, 아니면 뭔가를 말하기 위해 춤을 추느냐." 89p

발레니노를 꿈꾸는 귀도는 또래의 남자아이와 조금 다른 자신과 완벽함을 요구하는 엄마속에서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서로 다른 처지의 귀도와 로빈의 만남은 어울리지 않는 관계 속에서 서로를 통해서 다른 세상과의 의사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항상 나와 같은 사람을 찾아 왔어.누군가 나에게 괜찮다고 내가 맞다고 말해 주기를 기다렸어. 네가 나를 이해해 줬지. 너는 네가 하는 일이 모두 쉽다고 내게 말했어. 그건 사실이 아니야. 너는 절대 예측할 수 없는 아이야. 너 같은 여자 애는 처음봤어. 왜냐하면 너는 다른 애들과 다르기 때문이야. 네겐 다른 사람과 달리 진실한 사람이 되려는 용기가 있어." 237p

조금씩 단절되었던 세상 속으로 다가가는 로빈은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할아버지와 귀도와의 만남으로 조금씩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듯 보인다.
그 와중에 엄마와의 재회는 로빈에게 '엄마'가 주는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사랑한다, 내 소중한 딸아."
그런 말에 로빈은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친숙한 향긋하고 오래된 냄새가 로빈의 코를 가진이고 눈에 눈물을 고이게 했다.
256p

세상과 접촉을 시작하게 되는 아이들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동시에 공존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시기를 겪으면서 힘들어하고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알도' 처럼 세상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시작하는 십대의 아이들에게 도전,용기, 우정 그리고 가족이라는 끈끈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댄스'를 주제로 한 독특한 이야기는 신선하고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아이들의 생각과 어른과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갈등 해소가 아이들의 성장에 이해를 돕고, 또한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성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현대적인 힙합과 고전 무용인 발레로 구분되어지는 아이들의 성장이 서로 다른 누군가를 이해요소로 재미있게 표현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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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안나
젬마 말리 지음, 유향란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지고 있지만, 그와 함께 부작용도 함께 동반하고 있다.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이웃간의 정보다는 이기심과 부정부패 등이 난무하고 있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고, 60세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학과 의술은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출산율은 점점 하락하고 결혼후에는 아이를 낳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가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대로 간다면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은 2009년 프랑스 청소년 상상력 대상 수상작품으로 미래 사회의 인간 생명 윤리와 이기심을 다룬 디스토피아 소설 중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한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는 잉여인간...미래 사회가 어떤 사회로 상상되어 졌는지, 그리하여 인간은 어떤 모습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증을 한껏 유발한 책으로, 올해 들어 읽은 책 중 가장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결코 상상으로만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지고 했다.

2140년의 미래의 영국....그리고 그레인지 수용소.
장수약의 발명으로 인간은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인간의 사망이 없어진 후 자원 고갈의 문제 등으로 인해서 ’신포고령’을 통해 아무도 아이를 가져서는 안되었다.
하지만 그런 법을 어기고 낳은 아이로 인해서 그레인지 수용소가 설립되었고 그 속에서 잉여인간은 쓸모없는 인간으로 세뇌당하며 합법적인 인간을 위한 봉사를 하도록 훈련 받고 있었다.
그 곳에서 가장 잉여인간으로서의 책임과 임무를 제대로 하고 있던 안나는 수용소를 운영하는 핀센트 소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으며, 소장 또한 자신이 추구하는 부분에 잘 따라오는 안나를 만족하고 있었다.

내가 여기 있게 된 건 정말 행운이다. 내가 아주 열심히 일해서 고용될 수만 있다면, 내 부모가 지은 죄를 속죄할 기회를 가진 셈이니까. 누구나다 그런 기회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핀센트 여사는 말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잉여인간들을 죽이기도 하는데 마치 짐승처럼 처치한다고 한다. 10p

수용소에서 귀중한 인재 안나로서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해하던 안나는 수용소에 새로 들어온 피터로 인해 마음에 혼란을 겪게 된다.
자신이 태어난 것이 죄가 아님을, 자신을 낳은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음을....그리하여 피터와 함께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생로병사는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순리라고 할 수 있다.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봄이 되면 파릇파릇 새 잎이 돋아나듯 자연은 항상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오랜된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살아 있어야 하고 새로운 아이들이 생기면 안되는 거죠? 그것이 정말 대자연이 바라는 걸까요?" 187p

안나와 피터 그리고 안나의 부모님과 안나의 동생 벤은 다시 만났지만 결국 수색대에게 발견되고 만다.
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슬픈 장면.
자식을 위해서 기꺼이 미소를 지으며 죽는 커피 부부의 모습은 삭막의 미래의 한줄기 희망처럼 보인다.


"지금!"이라고 외쳤고 안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얼굴을 찡그렸다. 엄마, 아버지 둘 다 손을 입으로 가져갔는데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곧이어 엄마가 활짝 웃고 있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는데 마치 평생 동안 원하던 것을 지금 막 얻은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러더니 엄마가 수색대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이제 저 애들을 건드릴 수 없어요."
"안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안나, 너는 이제 자유다. 너와 벤은 자유로워졌단다. 목숨 하나 당 하나 목숨 하나거든. 포고령에 나와 있는 말이지.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단다. 이 순간이 오기를 바랐지, 너에게 다시 생명을 줄 수 있기를 기다렸단다. 진짜 생명, 진짜 미래 말이다. 미안하구나, 안나. 정말 미안하구나...."
"우리 안나, 우리 귀여운 안나........"
 
페이지 : 366~367  

죽음이라는 단어가 없어진 미래에서 진짜 생명과 미래를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다한 커비 부부의 모습은 급속도로 변해가는 무서운 세상속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키고 가야할 부분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죽는다는 것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 속에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라는 말이 공존하기 때문일까?
영원히 늙지 않고 이 모습 이대로 끝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책을 잡은 순간부터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안나와 피터 그리고 커비부부 그리고 또 한 사람 핀센트 소장.
이들의 엇갈린 운명과 희망을 찾아가는 안나와 피터의 발걸음을 쫓아가는 동안 내 마음도 안나와 피터의 행복한 미래를 쫓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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