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은 공부,진로,성적 등의 문제보다는 ’친구’가 차지했던 비중이 더 컸었다. 부모님의 말보다는 친구의 말을, 가족과 함께하기보다는 친구와 함께 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
친구와 다투고 친구와 웃으며 우정을 쌓아갔던 그 시절은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이지만 친구와 함께여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지금 내곁에서 늘 나의 고민과 즐거움, 슬픔을 함께 나누어주는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났고 우리는 어느 덧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다.
가장 마음이 잘 맞고, 가장 날 잘 이해해주던 그 친구와 친구가 되기 5분전...우리는 어떤 상황이 전개되었던 걸까?
그래..기억난다. 좋아하는 가수가 같다는 이유로 그 친구에게 호감이 갔던 내 모습이...
지금 만남보다는 전화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의 표정 하나하나를 그릴 수 있다.

’너’라는 이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가는 이 책은 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친구와 선후배 등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질투심, 그리고 소외감과 행복 등을 그려냈다.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비 오는 날 에미짱의 우산 하나에 친구들이 모여든다. 결국 우산 바깥으로 튕겨 나간 에미는 몸이 약해서 학교보다는 병원이 더 익숙해져 있어 친구들 사이에게 외톨이로 지내는 유카의 우산으로 달려간다.

"이게 다 너희 탓이야!"

라이트 밴의 운전자보다 오히려 우산을 빼앗은 친구를 원망한다. 그 아이들만 우산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친구니까, 라며 양보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고...
13p

그렇게 목발을 짚게 된 에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었고, 유카와의 새로운 우정이 시작된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을 시작으로 이 책속에는 그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등장하면서 친구간의 우정과 질투, 공존과 소외를 그려낸다.
소외감에서 시작된 에미와 유카의 우정은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외된 자의 결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있는 듯 보인다.

단짝 친구에게 소외감을 느끼던 하나는 심인성 시력 장애가 온다. 정신적인 원인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근시’라는 진단을 받으면 무의식 중에 마음이 안정되어 시력이 되돌아오는 병명이다.
그런 와중에 하나는 에미와 유카에게 잠시 스쳐 가듯 아주 잠깐 친구가 된다.

"유카가 없어서 쓸쓸하지 않니?"
"별로 외롭지 않아."
".........친군데?  단짝이라면 적어도 떨어져 있을 땐 쓸쓸한 거 아니니? 친구가 된다는 건........그 애랑 쭉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서 친구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애를 친구라고 하는 거 잖아? 그게 단짝이잖아?"

"나는 떨어져 있어도 쓸쓸하지 않은 상대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192p

주문을 외워본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처럼 나와 내 친구의 우정이 그렇게 눈부시길...

’모두’에게 버림받았거나 뒤처진 누군가를 위해서...
"뭘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가 ’괜찮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로."
"친구가 대체 뭐지, 하고 친구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에게 힌트를 줄 거지?
378p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순히 친구라는 의미만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학교’’사회’ 라는 공간에서 ’함께’ 라는 의미와 ’모두’ 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갈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