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 - 기술 빅뱅 시대, 화이트칼라의 생존 전략
데이비드 서.이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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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이내에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고 있다. AI의 발달, 자동화, 환경 파괴, 넷세대…. 최근 회의시간이면 관리자는 우리 업계의 불안한 상황을 수도없이 얘기듣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직 체감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사회는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를 모색하고 있는 듯 하다. 불과 며칠 전에도 언제 일자리가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대한 대비책을 담은《나는 1인 기업가다》라는 책을 읽은 바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실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세상은 이렇게 최근 미래의 일자리를 대비하라는 경고의 책들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월드 이코노믹 포럼은 "앞으로 5년 내 현재의 일자리 중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더 요구되고 있지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이 위기의 시대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에 세계적인 학자와 경영 대가들이 쏟아놓은 많은 정보와 미국 대기업에서의 경험, 취재 내용들을 토대로 꼭 필요한 지식적인 요소들을 압축하고 있는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취재과정에서 깨달은 여러 정보를 통합해 우리가 생각해온 점진적인 사회 변화와 달리 급진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기술 혁신의 본질과 이러한 변화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사유 훈련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문 14p)

 

이 책은 Chapter 1 드론:기술력 차이가 몰고 온 살상의 역사, Chapter 2 인공지능 : 기술 변화에 대해 의문을 품지 못할 때 일어날 일들, Chapter 3 환경 파괴 : 대량 생산의 종말, Chapter 4 자본충성주의 : 멸사봉공의 한계, 넷세대의 등장, Chapter 5 대안 등 총 5장으로 나누어 우리가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임시 해결책보다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가 처한 잔인한 현실과 문제는 무엇인지 세계의 큰 흐름 속에서 정확하게 파악해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지끔껏 품어온 가치관과 사람의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키지 않으면 앞으로 생존하기 쉽지 않다고 경고한다. 또한 오늘 날 세계 여러 강대국이 벌이는 기술 혁신으로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상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와 건강한 가치관을 수립하면서 산업의 흐름도 함께 읽어내는 사유 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 처한 현실이 암울하게 느껴진다. 세상은 위기 상황이라고 하지만 정작 직장인들은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에 저자는 비즈니스맨이 격변하는 시대를 이해하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강령을 제시한다. 이 여덟 가지 행동 강령은 싱귤래리티대학교 학장 피터 디아만디스가 격변에서 생존하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구글의 광고 부문 수석 부사장 수전 윛츠키의 말을 빌려 구글의 8대 혁신 원칙을 기억하고 실행하라고 조언한 것이라고 한다.

 

1) 이용자에게 집중하자

2) 공유해야 승리한다

3) 어디서든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4)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자

5) 실패해보자

6) 상상력으로 불꽃을 지펴라, 다만 데이터로 불질러라

7) 플랫폼이 되자

8) 중요한 미션을 품어라

 

 

 

 저자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이해하는 것이 격변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는 한국 직장인들이 겪는 위기의 본질을 깨닫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술 혁신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익숙한 화이트칼라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만으로 목표로 삼는 청년들에게, 업무에 치여 자신이 처한 현실을 돌아볼 틈이 없는 직장인들에게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를 읽어보길 권한다. 2020년까지 4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생존을 위한 사유를 모색해보길 바란다.

 

(이미지출처 :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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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
폴 김 지음, 함돈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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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우리 교육은 중고등학교는 좋은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은 연봉 높은 직장에 어떻게 취업하는가가 대학에 온 목적인 것처럼 행동하고, 대학 당국도 더 높은 학문적 이상이나 인류적 이상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노골적인 현실 안정주의가 학생들에게 전면화되고 교수들 또한 적극적인 교육적 모색을 해보지 않는 직업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이상적인 교육은 학생들은 남다른 도전 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공부하고 학교는 그런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 최선하는 다하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본다.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현 교육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해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는 문학평론가 함돈균이 묻고 스탠퍼드대 교육공학자 폴 김이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대담집으로 우리는 여기서 고질적인 한국 사회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찾아볼 수 있을 듯 싶다.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생각하는 시민교육'을 위해 다각도로 분투하는 사회 운동가이며, 스탠퍼드 대학교의 교육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폴 김 교수는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공학자이자,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남미·아프리카·중동·아시아 등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헌신하고 있는 교육 실천가이다. 이 두 사람의 미래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수차례 인터뷰를 통한 장기간의 고민이 이 책 속에 수록되어 있다.

 

이들의 대담은 Chapter 1 혁신에 관하여, Chapter 2 테크놀로지가 디자인하는 미래, Chapter 3 한국의 교실, 스탠퍼드의 강의실, Chapter 4 나의 페다고지, Chapter 5 국경 없는 학교, Chapter 6 지구촌 아이들이 쓰는 자기 이야기, Chapter 7 질문하는 문화, Chapter 8 학교의 미래, 대학의 미래, Chapter 9 한국의 교육 혁명, Chapter 10 교육자는 깨진 거울이다 등 총 10장으로 나누어 소개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 이후 성실한 세계시민이 된 폴 김 교수의 관점에서 한국의 교육은 안타까운 면이 있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뉴턴이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기는 거야' 생각하고 '근데 왜 잡아당기지? 무슨 힘이 있는 거지?'라고 질문을 계속해왔듯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에게 중력이란 무엇인가의 정의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 폴 김 교수는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할수록, 질문이 근본적일수록 질문의 가치가 크고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폴 김 교수는 스탠퍼드에서 기존 대학원 수업에 대면수업,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한 실험의 기회를 가졌는데 학생들의 호응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수업 성취도도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함돈균은 이런 실험의 기회를 가질만한 융통성은 상호 신뢰와 용기 속에서 가능하고, 혁신을 추구하고 실행하는 주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어야 하지만 한국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폴 김 교수의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실천하고 깨달은 생각 그리고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과 분석은 지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유용해 보인다.

 

한국의 교육은 공포·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교육제도인 것 같아요. 항상 부모님들이 두려움, 학생들의 두려움이 바탕에 깔린 교육 체험을 강요하고 강요당하죠.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하지 않았을 때, 그러니까 똑같이 살지 않을 때의 실패라든지 낙오되는 상황 등을 상당히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남들이 가는 대로 가야 안전하고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을 따라 해야 좋은 결정이라고 여기고 군중심리에 근거한 똑같은 교육 지침을 세우고 살지요. 아이들도 또한 어느 집단에 속해야하고 그 집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올바르고, 집단에서 결정한 것이 내 결정이 되어버리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고요. (본문 255p)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힘든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강업적이며 획일적인 방식이다. 마치 똑같은 과자, 스펙에 맞는 제품만 찍어내는. 폴 샘 교수는 한국의 교육은 과자 공장에서 찍어 나온 단 하나의 과자만 만들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사회는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입시 경쟁력을 위한 주입을 하다 보니 상황의 본질이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두려움에 의존하는 교육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거예요. 단지 두려움 때문에, 뒤처질까 봐 두려워서, 다른 아이와 다를까 봐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항상 남들처럼만 하라고 하면 늘 군중이 되는 거잖아요. 원 플러스 원이 되는 거죠. 그게 아니라 단 하나가 되어야 해요. 딱 하나, 오직 '더 원'. 사실 우리는 모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자꾸 원 플러스 원을 만들려고 하죠. 한국은 학교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식이 남들과 똑같은 존재, 비슷한 삶을 살기 원하죠. 그건 한국교육이 두려움에 근거한 '군중교육'이라는 뜻일수도 있습니다. (본문 259p)

 

폴 샘 교수는 한국에 대해 배타적인 생각 때문에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 동질성에 대한 극단적인 추구 등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특수성을 각성하고 이 특수성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 방법은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실천해나갈지를 생각해본다면 그것으로도 교육과 사회 혁신의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한국 교육제도의 개선은 배타적인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3세계의 오지에서부터 참단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벌이지고 있는 교육적 상황과 해법들을 들여다 보다보면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마주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을 듯 싶다. 교육 제도의 변화는 교육관계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서도 비롯되기에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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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라임 청소년 문학 27
은이결 지음 / 라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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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종 SNS에서 사용되는 # 해시태그가 책 제목에 등장한 것은 처음 본 듯 싶다. 해시태크 때문일까? 라임청소년문학 시리즈 17번째 이야기 《#구멍》은 청소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라는 그래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첫번째 시기가 사춘기일 게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는 그들에게는 많은 구멍들이 존재한다.  그 구멍은 실패의 의미는 아니다. 그 허점으로 인해 깨닫고, 배우고 채워나가면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구멍 때문에 고민하고 아파하기도 한다. 이에 《#구멍》은 열여섯 살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그들의 고민을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한다.

 

《#구멍》은 열여섯 살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세 편의 단편을 담아내고 있다. 이들 주인공들은 현 중학생들의 성격, 생각들이 너무도 잘 표현되고 있는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보이는 요즘 아이들이지만 그 안에 부드럽고 여리한 부분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그 여름 소문]은 친구 주호를 따라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게 된 형규의 이야기이다. 주호의 제안으로 세현이와 형규는 장난삼아 물건을 훔치게 되었지만 CCTV에는 형규만 찍히는 바람에 모든 잘못을 혼자 뒤집어 쓰게 된다. 의리 때문에 친구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친구들은 형규를 위로하기는 커녕 형규를 멀리하려 한다. 설상가상 알 수 없는 소문까지 불어나면서 고단수 상습범이 된 형규는 소문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가족들조차 형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외출금지로 집 앞 복도를 서성이던 형규는 아랫집 훈이를 알게 되고 아버지에게 가정 폭력으로 학대받고 있다는 소문 때문에 훈이를 안쓰러워한다. 그러던 형규는 훈이네 가족의 진실을 알게 된다. 소문 때문에 괴로워하던 형규 역시 진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훈이에 대한 소문을 그대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형규는 이러한 우리의 이중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서툰 배웅]은 친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을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다.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낚시터 일이 더 좋았던 남중이는 전국을 돌며 수질과 지형에 따라 어종을 달리해서 낚시터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 병규의 죽음으로 남중이는 낚시터로부터, 친구들로부터, 병규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떠나고 싶어한다. 윗못에서 발견 병규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남중이네 낚시터에 발길을 끊었다. 그런 낚시터에 유나라는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오게 된다. 그런 유나를 살펴보던 병규는 자살을 할 것처럼 보이는 유나의 뒤를 쫓는다. 친구들과 함께 유나의 뒤를 쫓던 아이들은 병규가 발견된 윗못까지 오게 된다. 그렇게 그곳에서 남중과 친구들은 서툴지만 병규를 배웅하고, 용서를 구한다.

 

이제야 병규를 보낸다. 병규는 뒷모습이 안 보일 만큼 멀리 갔지만, 나는 계절이 바뀌고서야 배웅길에 섰다. 벼유가 늦어 버린 내 서툰 배웅을 받아 줬으면 좋겠다. (본문 146p)

 

표제작 [구멍]의 주인공 우현은 완벽한 가족 안에서 말 그대로 구멍이다. ROTC 출신인 아버지는 소사한 것들도 수첩에 적어 두고 수시로 들여다볼 정도로 꼼꼼하다. 아버지는 반듯하고 성실해서 흠잡을 데가 없는데 형은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부지런한 것도, 건강을 챙기는 것도, 계획을 세워 지키는 것도 똑같다. 형은 그동안 우현의 문제집을 골라 주고 새 옷을 사 주고 언제쯤 면도를 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쳐주며 늦둥이로 가족들의 보호로 지내왔던 우현의 구멍을 메워주려 했지만 우현이 여름 방학 때 기태를 꼬드겨 가출을 하려다 걸린 다음부터 돌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형과의 사이는 멀어지고, 허점투성이의 우현은 점점 더 위축되어 간다. 그러던 중 우현은 완벽했던 아버지의 수첩에 적힌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구멍》은 책 제목에서 보여주는 해시태크처럼 '구멍'이라는 키워드로 묶여있다. 허점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성장과정의 아이들이 자신의 구멍으로 위축되고 자존감을 잃고 고민할 때 이들 주인공의 이야기는 괜찮다는 위로와 구멍을 메울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준다. 열여섯 살의 고민과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진실과 소통, 이것만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아닐까? 소문  때문에 힘들었던 형규에게도, 죄책감으로 힘들었던 남중에게도, 가족의 비밀을 알지 못했던 우현에게도, 그리고 자신의 구멍때문에 고민하고 아파하는 수많은 아이들에게도 말이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일 때 내 안의 구멍이 비로소 메워지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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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청소부 노란상상 그림책 37
최은영 지음 / 노란상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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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비교하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할때가 있습니다. 나는 친구들보다 노래를 못하고, 운동을 못하고, 공부를 못하고, 얼굴도 예쁘지 않아 속상하지요. 아마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며 고민하고 우울해하고 속상해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친구들도 나를 그렇게 보는 것만 같아 자꾸만 초라해지구요.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떨어지면서 자꾸만 위축되어 갑니다. 나 역시 남보다 더 잘하는 게 있다는 사실은 자꾸 잊어버리지요. 이렇게 자신감이 없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노란상상 《먹구름 청소부》는 아이들을 위로하며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나는 먹구름 청소부야.

아이들 마음속 먹구름을 시원하게 청소하지. (본문 中)

 

 

먹구름 청소부가 오늘 시커먼 기운을 몰고 있는 친구를 발견했습니다. 그 친구는 모두 날 안 좋아하고, 미워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수투성이에 덜렁이고 스스로 못생겼다고 생각하지요. 시커먼 먹구름을 가진 친구에게 먹구름 청소부가 다가갔습니다. 먹구름 청소부는 친구에게 무슨 걱정이 있냐고 물었어요. 친구는 반에서 꼴등이기 때문에 스스로 멍청이라고 말하지요. 하지만 먹구름 청소부는 그 친구가 체스 게임을 잘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체스 게임 하는 것처럼 공부를 열심히 해본다면 어떨까요? 친구는 또 못생겨서 우울합니다. 먹구름 청소부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은 한 명도 없었지요. 하지만 그러면 뭐해요. 운동도 못하는 걸요. 먹구름 청소부는 뜀틀을 잘 넘는 친구가 매일 집에 가기 전 연습을 했기 때문에 잘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줍니다. 친구는 자신이 연습을 안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어요. 연습을 했다면 분명 잘했을거에요.

 

 

 

하지만 친구의 고민은 이것만이 아니었어요. 선생님이 수업시간마다 무섭게 째려보시는 것도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눈이 나쁘셔서 찌푸리시는 거였어요. 이것 뿐만 아니라 알고 있는 문제도 잘 틀려서 엄마한테 매일 덜렁이라고 혼나는 것도 속상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그런 걸요. 엄마도 어렸을 때는 할머니한테 혼났으니까요. 먹구름 청소부 덕분에  친구의 고민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이제 먹구름 청소부는 또 다른 친구를 찾아가 먹구름을 걷어줄 것입니다.

 

 

 

먹구름 청소부가 만난 친구의 고민은 우리가 흔히 걱정하고 고민하는 부분들이었어요.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 듯 싶어요. 자신의 장정을 찾아보기도 하고, 남의 시선, 남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도 배워나갈 수 있을 거에요. 노란상상의 《먹구름 청소부》를 만나면, 자신감도 쑤우욱! 자존감도 쑤우욱! 올라갈 것입니다. 내 마음속 검은 먹구름을 걷어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먹구름 청소부가 고민을 싹~ 해결해줄테니까요.

 

(이미지출처: '먹구름 청소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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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 외할머니 단비어린이 그림책 22
김인자 지음, 문보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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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라는 단어는 엄마 다음으로 따뜻하고 애틋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비어린이 《친할머니 외할머니》는 예쁘고 따뜻하고 또한 그리움이 담뿍 담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저의 이야기와도 많이 닮아 있으며 내 아이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지요. 그림책의 주인공처럼 저도 어린시절에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계셨습니다. 두 분은 정말 많이 달랐지요. 그중 이 그림책 속의 외할머니는 저의 외할머니와 많이 닮아 있었어요. 하지만 외할머니는 많이 편찮으셨고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제 딸의 경우도 마찬가지네요. 친할머니 외할머니는 모두 손녀딸을 사랑했지만 두 분이 사랑하는 방식은 좀 달랐습니다. 손녀딸이 원하는 건 뭐든지 사주셨던 외할머니는 병으로 오래 편찮으셨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렇게 이 그림책의 외할머니는 저와 제딸의 외할머니와 너무도 닮아있습니다. 편찮으신것까지도. 《친할머니 외할머니》를 읽으면서 그렇게 저는 제 가족들을 떠올려 봅니다.

 

 

 

 

단비어린이 《친할머니 외할머니》는 반대되는 성격의 두 할머니이지만 손녀를 사랑하는 것만큼은 닮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친할머니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무서운 호랑이 할머니이자 멋쟁이이며 춤, 장구, 노래까지 못하는 게 없으신데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그림책 읽어주는 것도 좋아하시며 모르는 게 없는 척척박사이지요. 반면 외할머니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부끄럼쟁이 새색시같습니다. 외할머니는 온종일 일만 하는 부지런한 일벌레이지만 못하는 게 많아요.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고 장구도 못 치지만 박수는 정말 잘 치지요. 목소리가 작고 고요해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림책 읽어 주기를 무서워하지만 못하는 요리가 없어 손주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은 다 만들어주지요. 헌데 할머니가 아프시네요. 손주는 할머니들을 매일매일 보고 싶어합니다.

 

 

 

우리 친할머니,

우리 외할머니.

 

나는 우리 할머니들이

매일매일 보고 싶습니다. (본문 中)

 

 

짧지만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할머니지만 손주를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요. 사랑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것만큼은 다름이 없는 가족의 사랑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통해서 사랑을 받고 배웠던 아이는 할머니를 통해 또 이별을 경험하게 된 것이지요. 아이는 자라서 엄마가 되고 또 할머니가 될 것이고 사랑을 보여주고 또 이별을 알려주게 되겠지요.

 

 

 

《친할머니 외할머니》를 읽다보면 누구나 할머니와의 추억을 먼저 떠올리면서 따뜻하고 그리운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그림책이지요. 어른들도 그렇게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으니까요. 가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족간의 사랑, 이별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그림책이네요. 오랜만에 퍽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만난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미지출처: '친할머니 외할머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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