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머리 독서법 -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교육의 모든 것
최승필 지음 / 책구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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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 도대체 왜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했을까?

인기있는 신간이라 몇 달을 기다려 드디어 읽었는데 역시나 알맹이가 없다.

아이들 독서보다는 내 독서법이 궁금해서 읽은 책인데 큰 도움이 안 됐다.


느낀 점 몇 가지만 간략하게 적어 보면

1) 조기 교육은 큰 의미가 없다.

아이들 키우면서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공부를 특출나게 잘한 건 아니었지만 왠만큼은 했던 나 자신에게 비춰 볼 때 선행학습이나 학원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치원 때 낑낑대며 배울 것을 초등학교 가면 금방 터득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 나온대로 나도 학교나 학원에 앉아 있는 시간만 많았지 실제로는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에 간 후 아무도 도와 주거나 강요하는 사람이 없을 때 미친듯이 공부했던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본인이 필요성을 느끼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만 약간의 도움을 받는 게 진짜 공부일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키워 보면 사교육을 무시할 수가 없다.

나한테 적용됐던 방법이 애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일까 판단이 안 선다.


2) 독서는 유튜브 보는 것보다는 사고력도 키울 수 있고 독해 능력이 있어야 학습 능력도 오를 것 같긴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밌는 책을 읽는 것이다.

내가 책을 열심히 읽는 까닭은 활자중독이기도 하지만, 왕성한 호기심 때문이다.

너무 궁금하기 때문에 책을 통해 그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이 무궁무진하다.

요즘은 다큐멘터리나 영상물도 많지만 한 권의 책만큼 깊이있고 폭넓은 지식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또 책을 읽으면 영상물 볼 때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많고 에너지 소모도 매우 크다.

공부도 그렇지만 독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흥미를 갖게 하는 것 같다.


3) 책에서는 속독하지 말고 정독을 하라고 했는데, 교과서도 아닌 책을 정독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대충 빨리 한 번 읽고 간격을 두고 재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

쉬운 책은 정독하고 말 것도 없이 한 번에 쓱 읽을 수 있는데 어려운 책의 경우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읽으면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일 10분 독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책은 일종의 영화 같은 매체라 한 번에 쭉 몰입해서 읽어야 재미도 있고 집중력도 생긴다.

제일 좋은 건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는 것인데, 힘들다면 최소 2일 안에는 읽어야 한다.

3일째 되면 벌써 앞의 내용을 잊어버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에는 딴생각도 좀 하면서 산만하지만 어느 순간 몰입하게 되는데 그 몰입점에 도달할 때까지 진득하게 앉아 있고 그 다음부터는 끝까지 읽어 가는 것이다.

어려운 책을 너무 열심히 읽으려면 금방 지친다.

스킵해서 대충 한 번 읽고 시간차를 두고 다시 읽는다.

그러면 훨씬 이해도 잘 되고 놓친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읽게 되면 간섭효과 때문에 지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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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썸머 에디션) -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성유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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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진료실에서 경험한 여러 케이스를 기반으로 쓴 일종의 심리 치료서다.

문장이 비교적 고르게 잘 쓰여 있어 가독성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호구가 안 되려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 화가 누적되지 않게 하라.

타인과의 관계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에너지를 나에게 돌려 내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자아를 단단하게 하는 게 훨씬 좋다고 한다.

관계의 핵심은 상호성이라고 한다.

한쪽만 감정의 이익을 보는 경우는 다른 한쪽이 상처를 받게 되고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되어 결국 끝나고 만다.

또 상대를 그것으로 대하지 말고 너로 대하라고 한다.

이익을 얻기 위해 이용하는 사물로 대하지 말고 인격적으로 대하라는 것이다.

나와 그것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너의 관계로 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책 편집이 감각적으로 잘 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인상 깊은 구절>

37p

이기적인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 한다. 설사 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라며 합리화를 한다. 그러니 잘못된 행동을 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56p

"다른 사람은 괜찮지만 (만만한) 너만큼은 내 뜻대로 해야!"

 만약 당신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다른 주장을 펼치면 굉장한 분노로 제압하려는 '정서적 폭력'을 행사한다.

72p

내가 다른 사람에게 쓰는 비용이 아깝다면 상대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이 내게 쓰는 비용이 아깝지 않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만약 10미터에서 100미터로 성장하면 높아진 높이만큼 넓이도 확장하는데, 이 넓이 안에 '좋은 인연'이 들어온다. 그러고 보면 성장만큼 좋은 인연을 끌어들이는 자석도 없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다. 내가 가치 있게 느끼는 대상에게 쓰는 돈은 괜찮지만, 애매하거나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이에게 나가는 돈은 셈하게 된다. 그러니 타인이 자신에게 쓰는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 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자.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135p

평소엔 안 그랬던 친구가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 친구는 그 목소리를 지지해줄 '좋은 그룹'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굳이 당신이 옆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오래 알고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나는 편했다는 이유로 친구를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욕심은 버리자. 대신 자신도 모르게 그 친구를 발판삼아 풀고 있던 자기 욕구나 필요를 혼자서 찬찬히 들여다보자. 그래야 지금 떠나보내고 나중에 받아들일 수 있다.

143p

본래 관계라는 것이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시키진 말자. 그건 목적과 목표를 잃어버린 관계 강박일지 모른다.

 현재 시기심에 휘말려 자신을 소진하는 중이라면 관계에 매몰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길 바란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다. 내가 여유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친구가 어디를 가든 SNS 에서 무엇을 자랑하든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니 비교하고 속상해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해 그 성과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일에 집중하자. 

145p

소우주를 가진 사람은 자아가 충만하다. 남과 비교 불가능한 달란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워지는 특권을 얻는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나만의 것'이 있다는 생각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151p

진짜 관계는 유익을 논하지 않는다. 요구하지 않는다. '함께 존재하는 강한 유대 감정'을 바탕으로 감정과 생각을 나누고 소통한다. 진짜 감정들이 중요하다. 관계 유지에는 에너지가 든다. 그렇지만 힘들고 괴로운 것이 아니라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상대방에게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이 나를 무겁게 하거나 괴롭힐 수 없다. 가능한 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꺼이 협력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짐스럽고 골치가 지근지근 아프다면 가족이라 하더라도 진짜 관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256p

이별하는 순간에서만큼은 '먼저 결심한 쪽이 강자'다. 헤어짐을 먼저 결심한 사람이 관계의 방향을 주도하고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잘 헤어지는 것은 단호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더 이상 지금의 '너의 상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상대에게 선포하는 것, 그것이 브레이크다.

258p

누군가 내 손을 놓고자 할 때 그 뜻을 인정하고 같이 놓아주는 것이 최고의 배려라면, 먼저 손을 놓기로 한 사람 역시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비록 지금은 함께하는 것이 힘들더 손을 놓을지라도, 언젠가는 다시 그 손을 잡겠다는 마음이다. 물론 상대가 건강한 관계 맺기가 가능한 때라는 전제가 붙는다. 이런 전제가 없으면 다시 만났을 때 '그때 네가 날 버렸었지'라는 심리만 발동해 보상만 받으려 들 테니 말이다.

263p

"무언가를 바꾸는 데에는 큰 에너지와 노력,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흔히 "사람은 원래 안 변해"라고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 성형, 습관 등 어느 것 하나 바꾸기 쉬운 게 없어요. 그런데 나쁜  쪽으로의 변화는 또 쉽게 진행돼요. 종합하면 '사람은 좋은 방향으로 그냥 변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겠어요."

265p

"일단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자신이나 상대를 향한 신뢰가 바탕에 있지 않으면 힘든 일입니다. 내가 나를 드러내도 아무것도 손해 보지 않을 거라는 믿음. 당신은 이 믿음을 뿌리깊게 가진 건강한 사람입니다."

267p

"이 과정에서 얻은 것과 착오에 대해 요약,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난 이번에도 관계 맺기에 실패했어"라며 좌절만 하고 지나치면 아무런 성장도 이룰 수 없어요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고 모임에 나가라고 하면 "나갔는데 얻은 게 없었어요" 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이건 만남을 자본화시킨 생각이에요. 자신이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얻는 것에 초점을 두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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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귀신들 - 대한민국 수재 2,000명이 말하는 절대 공부법
구맹회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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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직도 이런 책을 졸업하지 못하는 걸까?

이른바 서울대 들어가는 학생들이 이런 책을 읽을 리가 없고 (오히려 이런 책에 수기를 올려줘 소정의 돈을 받을 것이고) 설마 이런 공부법 읽고서 서울대 갈 리도 없을텐데 말이다.

자기계발서로 성공하는 사람은 그 책을 써서 돈버는 저자 뿐이라던데.

합격할 시험도 없는데 여전히 공부법 관련 책을 들여다 보는 까닭은, 효율적인 독서 생활을 위해서다.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더 정확히는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독서 시간을 확보할 것인가.

읽은 내용을 좀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까.

책의 주제를 파악하고 요점 정리하는 독서법은 어떤 것일까 등등.

항상 느끼는 바지만 특별한 비결은 없고 다만 목표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책에 소개된 핵심 중 하나가 스몰 스텝 전략이다.

다른 책에서도 무수히 보아온 얘기다.

작은 성공을 되풀이 하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은, 실패는 또다른 실패를 부른다가 현실이다.

거대한 목표는 이루기 어려우니 목표를 잘게 쪼개 하나씩 달성해 가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도 1년치 거창한 계획보다는 큰 목표를 세운 다음, 분기별로, 월별로, 주별로, 더 어려우면 1일 계획으로까지 쪼개는 것이다.

약간 독창적인 이 책의 아이디어로는, 1주일을 두 개로 나눈다.

월화수, 목금토로 나누어 일요일 저녁에 전반기 계획을 세우고 수요일 저녁은 비워놓은 뒤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고, 후반기 계획을 세운다.

토요일 오후 역시 비워놓고 후반기를 마무리 한 뒤 1주일에 부족했던 부분은 다시 일요일에 보충한다.

예비 시간을 두라는 의미다.

100% 달성은 어렵기 때문에 여유 시간이 있어야 한다.

내 경우에도, 평일에는 바쁘기 때문에 주말에 몰아서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오히려 주말이 더 바쁘고 쉬고 싶은 욕구 때문에 진도가 안 나간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암기법이다.

어떤 방식이 최적의 암기법일까?

기억의 궁전이니 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얘기는 나한테는 도움이 안 됐고, 에빙하우스 망각의 곡선을 이용해 하루, 1주일, 한 달의 간격 복습법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

기억에서 약간 지워질만 할 때 다른 맥락에서 내용을 접하면 확실히 머리에 각인이 된다.

목차를 보면서 내용을 정리하거나, 백지에 배운 내용을 적어 보라는 말도 실천해 볼만 하다.

역사책의 사건이 일어난 해를 외울 때 나만의 방식이 있다.

프랑스 대혁명은 1789년에 일어났는데 17=8+9 이런 식으로 외운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1517년이니까 5->7로 홀수로 늘어난다고 외운다.

프랑스의 7월 혁명과 2월 혁명의 순서도 헷갈려서 1학기 말이 7월이고 2학기 말이 2월이라고 외웠다.

서양의 왕위 계승 순위도 늘 헷갈린다.

존엄왕 필리프 2세, 성왕 루이 9세, 광인왕 샤를 6세 이런 식으로 특징이 있으면 쉬운데 그 외 왕들은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나름대로 법칙을 만들어서 외운다.

필리프 4세는 네 명의 자녀가 다 왕위에 올랐다.

루이 10세, 필리프 5세, 샤를 4세, 그리고 에드워드 2세의 부인인 이자벨이다.

미술사에서 화가들의 생존연대를 외울 때는 가장 중심이 되는 사람을 기준으로 그 사람보다 앞에 사람인가 뒤에 사람인가를 대략적으로 추측해 본다.

이를테면 인상파의 시작인 마네가 1830년대 사람이고 모네는 1840년, 고흐는 1850, 클림트는 1860, 마티스는 1870, 피카소는 1880, 샤갈 1890 달리 1900 이런 식으로 대략적인 연대를 설정하고 나머지 화가들은 앞뒤로 집어넣어 어느 시대 사람인지 가늠한다.

요즘 우리 옛 화가들에 대해 읽고 있는데 이 때도 자크 루이 다비드가 1748년 생이므로 정선이나 김홍도가 대략 이 사람보다 앞섰나 뒷섰나로 당시 서양 화단과 비교해 보면 입체적으로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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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만이 무기다 - 읽기에서 시작하는 어른들의 공부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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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적 특유의 오타쿠적인 조잡함이 언뜻 비치면서도 전체적인 내용은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저자는 진정한 지성인이 되기 위해, 나 자신을 인격적으로 성숙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했지만 나는 독서의 효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고, 오히려 호기심이라는 강렬한 욕구 때문에 취미로서 책을 읽는다.

저자는 가능하면 나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책을 읽으라 하고, 진정한 지성인이 되기 위해 감각적 즐거움만 추구하는 쓸데없는 취미를 버리라고 했지만, 나는 독서 역시 강렬한 취미라고 생각한다.

다만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책을 읽다 보면 인식의 지평선이 넓어지면서 보다 삶이 풍부해진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독서론이라는 일종의 실용서 같으면서도 마음의 불안을 떨쳐 버리고 현재의 일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많은 위안이 됐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flow" 상태를 추구하라는 뜻 같다.

플로우에 도달할 때 바로 그 순간이 행복이라고 느끼게 된다.


유용했던 조언들

1) 책을 읽으면서 밑줄 긋지 말고 한 챕터를 다 읽은 후 돌아와서 중심 문장에 밑줄을 그어라.

2) 배경 지식을 찾아보면서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한다. 구글 지도와 위키 백과, 구글 이미지, 어학사전은 독서의 필요도구다. 그렇지만 자칫 독서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으니 조절을 잘해야 한다.)

3) 시간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생산적인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4) 나만의 문장으로 고쳐 써라. (이 부분이 참 어렵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읽기에 그치지 않고 한 편의 리뷰를 써서 나의 논점으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읽기보다 훨씬 능동적인 과정이라 에너지 소모가 많아 건너 뛰게 된다)


<인상깊은 구절>

47p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것은 온갖 일에 대해 '일일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일일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뭔가를 보았을 때 일일이 이러쿵저러쿵 마음속으로 감상을 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푸념도 일일이 생각하는 것에 포함된다. 타인에 대한 소문도 그렇다. 기분이나 신체의 사소한 불편함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다. 그중에서도 걱정하는 게 가장 독성이 강하다. ... 좋지 않은 상상을 하며 불안해하거나 실망한다. 그 불안이나 실망을 위무하거나 얼버무리려는 데 또다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사이 눈앞에 맞닥뜨린 문제는 딴전이 되고 만다. 이런 버릇은 심한 낭비벽과 같으니 버려야 한다. 이런 나쁜 습관을 버리면 생활이 달라진다. 책임감을 가지고 꼭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다른 일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채 그냥 인정하는 태도로 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기분도 흐트러지지 않고 하루를 개운하게 보낼 수 있다.

51p

어떤 유형이라도 절박한 고민을 품고 있으면 긴장을 풀고 생각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축복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혹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 문제를 자신의 마음 바깥에 둘 수 있을 만큼 담대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유리하다.

79p

그들이 정말로 종교적이라면 자신들의 바깥쪽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억지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굳건한 신앙이 있다면 자신들의 믿음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그들은 이교도가 자신들이 숭상하는 무함마드의 캐리커처를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가혹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119p

이 세상에서 고급스러운 것, 즉 질이 좋고 아름다운 것은 단연코 값이 비싸다. 단 하나의 예외적인 상품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 예외가 바로 책이다. 

131p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지적했다. "독서할 때는 생각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거의 없다. 스스로 사색하는 일을 그만두고 독서로 옮겨 갔을 때 안도의 기분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에 전념하는 한, 사실 우리의 머리는 타인의 사상이 뛰노는 운동장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거의 통째로 하루를 다독에 허비하는 부지런한 사람은 서서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 간다." (나 같이 남독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문구 같다. 책을 읽어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과, 스스로 그것을 정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후자가 에너지 소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쓰기 대신 읽기만 한다.)

138p

인간의 마음이 지닌 다채로움과 변용의 불가사의함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심리학 공부를 하는 것보다 세계문학을 읽는 편이 훨씬 더 유익하지 않을까. 

150p

이때의 환경이란 특수한 장소나 어떤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물리적 환경을 뜻하지 않는다. 그 장소에 있으면 자신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몰두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므로 환경이라고는 해도 물리적 상태가 아닌 자신의 내적 환경을 가리키는 것일 게다. 물리적인 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상태가 그러한 장소를 만든다고 유추할 수 있다. 즉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일 때 자신이 있는 곳이 서재가 된다는 말이다. ... 자신의 마음이 맑고 조용할 때만 모든 생산이 가능하다.

156p

시간을 지배하지 않을 때 지루함이나 시간의 소모를 느낀다. 시간을 지배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자신의 의식 상태와 관련있다. 여기서 말하는 내용의 핵심은 '집중'이다. ... 매번 사소한 일에 감정을 함부로 소모했다가 흐트러진 그 감정을 어떻게든 가라앉히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일단 눈앞의 일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160p

소위 말하는 걱정이라는 것도 사실과 유리된 망상에 불과하다. ... 많은 사람의 하루 시간이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이런 망상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그 망상을 버리면 그만큼의 시간이 생기고, 그 시간을 본래의 일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꼭 생각해야 하는 일이 있거나 혹은 대처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면 종이에 글과 그림으로 적어 보는 게 가장 이성적이다. 또 그 과정을 통해 현실적인 대처 방법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225p

체력이 있어도 극심한 슬픔, 초조, 불안, 공포가 마음속에 있으면 독학은 어렵다. 하지만 그런 것도 인생이므로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도망치지 말고 맞서 하나하나씩 자신의 힘과 인내로 극복해 가야 한다. 즉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강인하지 않으면 독학은 어렵다.

230p

"동물은 우리보다 훨씬 현실 세계를 사는 것에만 만족한다. 동물은 우리 인간과 비교해 보면 어떤 의미에서 정말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편안하고 불투명하지 않은 현실을 향유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동물은 육체를 얻은 현실이다. 그 명확한 정서의 안정은 사고와 불안에 의해 누차 동요하고, 불만을 쉬이 품는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즉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귀여움으로 인간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오직 현재를 살아가는 만족을 구현함으로써 인간에게 치유와 가르침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대다수의 인간은 현재를 충분히 살고 있지 못하며, 상상과 기대, 후회에 사로잡혀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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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8-03-1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rine님은 독서의 폭이 넓으신 것 같습니다. 열정도 대단하시고..^^ 역시 전 아직 몸이 그리 좋지 않아서인지 집중해서 읽는게 잘 되지 않네요.

인상깊은 구절을 적으신 것 중 첫번째 구절이 제일 마음에 들어오네요. 저도 한번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marine 2018-03-14 01:42   좋아요 0 | URL
전 독서의 폭이 너무 좁아서 문제인 것 같은데^^
다만 책에 대한 열정, 알고자 하는 욕구는 큰 것 같아요. 다치바나 다카시가 지식욕은 본능이라고 했던 말에 공감해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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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제목과는 달리 꽤 지루하고 기억력에 대한 특별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서양에는 기억력 대회가 있어 마치 스포츠처럼 훈련을 한 선수가 출전해 등수를 가리는 모양이다.

유일하게 소개된 방법이 바로 기억의 궁전인데 다른 책에서도 읽었지만 실제적으로 도움이 안 됐다.

잘 아는 장소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대입시키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공간적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고 익숙한 장소를 기억하는 것부터가 너무 어렵다.

내가 길치이고 공간 감각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최근에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은 왕위계승도다.

역사책을 읽을 때 거의 대부분이 왕조사이기 때문에 왕위계승 관계를 확실히 알면 인물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서양사는 일부러 외우지 않으면 그 인물이 어느 시대 사람인지 전왕과는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위키를 참조해 꼭 확인을 한다.

그런데 정말 안 외워진다.

배경지식을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우기가 참 힘들다.

특히 서양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같은 이름이 너무 많이 반복되어 정말 헷갈린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약간의 수식어가 붙은 왕은 구별하기가 좀 낫다.

이를테면 스코틀랜드를 정벌한 에드워드 1세는 장신왕, 부르고뉴의 마리 1세 아버지는 용맹공 샤를 1세, 그 아버지는 선량공 필리프 3세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 위의 필리프 2세도 용담공이고 아들인 장 1세도 용맹공으로 번역된다.

원어는 다른데 번역은 같으니 구분하기가 참 힘들다.

또 장1세와 필리프 2세 등은 프랑스 왕도 있기 때문에 항상 헷갈린다.

책에 나온 방식처럼 이미지로 만들어 외우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익숙하지가 않아 책에 나올 때마다 찾아보면서 반복해서 눈에 익히고 있다.

그런데 내 경우를 비춰 보면,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여러 번 보면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읽으면 지루해지는데 며칠의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는 각인이 되는 것 같다.

기억관련 책에서는 이를 교차반복이라 하는 듯 하다.

프랑스의 왕 필리프 4세를 외울 때도 도대체 이 왕이 누구인지 앞뒤의 계승자는 어떻게 되는지 헷갈렸는데 어떤 역사 다큐에서 그가 템플 기사단을 해체하고 아비뇽 유수를 단행한 사람임을 드라마 형식으로 보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안 헷갈리게 됐다.

또 필리프 4세는 아들 셋이 왕위에 오르고 딸은 에드워드 2세에게 시집가 낳은 아들이 에드워드 3세이니 자녀들이 넷이 모두 왕위에 올라 필리프 4세다, 이런 식으로 외우고 있다.

어쨌든 반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에 잘 외우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실제적인 도움은 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자동화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플루토 상태가 되어 더이상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지 단계에 머무르면서 목표를 설정해 좀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도움이 됐다.

또 잘하는 것은 여러 번 반복해 봤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고 결과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유튜브에서 강용석 변호사가 나와 사시 합격 비결이라고 강의를 할 때 비슷한 말이 있었다.

맞은 문제는 다시 볼 필요가 없다, 애매한데 맞은 것도 안 봐도 된다, 어차피 시험보면 애매하지만 정답을 맞추게 되어 있다, 다만 복습할 때는 틀린 부분만 다시 풀어라, 그러면 시간을 절약하고 모르는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된다고 했다.

미국 의사가 쓴 책 중에도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나온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병동 의사에 비해 진단률을 높이기 어려운데 이는 병동으로 올려 보내고 나서 경과관찰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유방암을 진단할 때 방사선사는 사진만 찍을 뿐이라 오래 일해도 진단하기가 어려운데 유방암을 수술하는 의사는 병의 경과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수련받을 때는 피드백 받기가 쉬운데 막상 일선에 나가게 되면 대부분 follow up 이 loss 되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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