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통영 진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2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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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분이 컨셉을 참 잘 잡은 것 같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라이트 버전이라고 할까?

유적지 답사를 기본으로 하면서 관련된 역사 지식을 쉽게 잘 버물렸다.

장점으로는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자기만의 역사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뒤에 참조한 도서 목록만 봐도 대충 인터넷 검색해서 쓴 책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한국 사람들 최고의 역사적 관심사일 임진왜란, 그것도 이순신 장군의 전쟁터 답사라 흥미롭게 읽었다.

삼도수군 통제영이 통영에 설치된 후 조운의 중심지라 공예품이 많이 모였고, 덕분에 예술도 발전할 수 있었다는 관점이 신선하다.

정유재란 당시 재침이 예상됐을 때 선조가 바다에서 일본의 상륙을 막으라고 명령했고 그것을 거부하는 바람에 죽을 뻔 한 점은 새삼 왕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사건 같다.

본격적인 수군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18만이나 되는 왜군의 상륙을 저지할 수 있겠는가.

거기에 부화뇌동한 원균은 결국 전사하고 이순신이 다시 수군을 재건한 걸 보면 판단력이 비범한 사람이었던 듯하다.

지는 전투를 하지 않고 불리한 조건을 지형을 이용해 이겨낸 걸 봐도 과연 전쟁 영웅답다.

진주성 전투나 무과 시험 등도 같이 언급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조선이 선비의 나라라고 해도 500년을 이어온 저력이 있는 나라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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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뮤지엄을 어슬렁거리다
오타가키 세이코 지음, 민성원 옮김 / 더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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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면 별 세 개 주는데, 이 책은 정말 너무 실망스럽다.

일본에서 과연 책으로 출간됐을까 싶다.

만화책 개념으로 나온 게 아닐까?

번역을 하려면 좀 성의있게 만들 것이지 내용도 너무 부실하고 일본식으로 왼쪽 방향으로 제본된 것도 불편하다.

이번 달에 도쿄에 갈 예정이라 미술관 정보를 좀 얻을까 싶어 일부러 신간 신청한 책인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

일본에서 나온 책이니 일본 사람들이라면 기본 정보가 있어서 쉽게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번역서를 봐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냥 미술관 이름 소개에 그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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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에드워드호퍼 전시 도록, 서울시립미술관) - From City to Coast
서울시립미술관 지음 / 서울시립미술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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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봤던 전시회 도록이다.

그 때만 해도 출간이 안 돼서 구입을 못했고 책바다를 통해 빌려 볼 수 있었다.

전시 도록은 비싸기도 해서 도서관에서 구입해 주면 좋을텐데 소장된 곳이 드물어 아쉽다.

훼손 문제 때문인지 대출도 대부분 제한되어 있어 빌려 읽기가 참 어렵다.

다행히 이 책은 책바다 통해서 딱 한 곳의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었다.

사실 실제 전시회에 가서는 기대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아주 유명한 작품이 없어서 그랬나?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화가들의 작품이나 문화재는 훌륭한 작품들을 언제라도 바로 가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봤던 장욱진 회고전은 작품 규모도 엄청나고 대표작들이 전부 망라돼서 보는 내내 감탄했던 것에 비해, 기대했던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는 밋밋했던 느낌이다.

그래도 이 화가의 일생과 미학관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어떤 책이나 전시회든 안 보는 것보다는 보는 게 항상 낫다.

도시인의 쓸쓸한 감성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 주는 듯하다.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현대인의 고독함을 그림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연에서 역시 쓸쓸한 감성이 느껴진다.

호퍼 역시 부인의 헌신적인 내조가 있었다.

단순히 정신적인 안정이나 영감 같은 것 외에도 내성적인 남편을 대신해 아내가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을 통해 남편의 작품들을 관리했던 것.

역시 위대한 예술가의 뒤에는 헌신적인 배우자가 있는 모양이다.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면 굳이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라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작품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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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진지한 고백 -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지음 / 국립현대미술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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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가 본 덕수궁 미술관.

멀어서 가기 힘들었는데 관심 있던 화가의 회고전이 열린다고 해서 특별히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투숙까지 하면서 보고 온 전시회다.

전시회는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장욱진이라는 화가가 이렇게 세련된 모더니스트였나 새삼 느꼈다.

소재는 매우 한국적이고 어찌 보면 점잖은 조선 시대 문인화가 같기도 한데 색감이 너무나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사실 작은 도판으로 볼 때는 왜 장욱진이 모더니즘 화가로 분류되는지도 잘 몰랐는데 실제로 가서 많은 작품들을 보고 나니 과연 김환기나 유영국 같은 추상주의 화가들과 같이 동인회를 꾸렸던 게 이해가 된다.

사진으로 보면 마치 이외수씨 같은 시골 사람 같은 느낌인데, 그림의 구성이나 색채가 너무 너무 세련됐고 현대적인 감수성이 확 느껴진다.

도록이 비싸서 못 사고 책바다에서 신청해서 봤는데 도판이 실제 작품의 매력을 절반도 못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

생활이 곧 예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예술이 일상처럼 가볍게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반발했던 치열한 작가 정신이 이해된다.

요즘 트렌드, 이를테면 반미학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했던 그 미학관에 공감한다.

이중섭 그림을 보면 항상 가족이 주인공인데 장욱진 역시 따뜻한 가족애가 그림에 잘 녹아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신실한 불교 신자인 부인에 대한 애정어린 선묘화도 많아 역시 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사랑하는 배우자의 헌신이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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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묘지명 - 삶과 죽음의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 국립중앙박물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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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가 뭔지도 모르고 읽은 책이다.

무덤을 묘지라고 하는 줄 알았다.

땅 地 가 아니라 기록할 誌 였던 것이다.

조선 시대에 부모의 묘에 묘주가 누구인지 밝히는 묘지명을 부장하는 것이 효의 일환으로 인식됐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이장을 하지 않는 이상 선조의 무덤을 파헤치지는 않으니 아직도 발굴될 묘지명들이 땅 속에 많이 묻혀 있을 것 같아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알려지길 기대해 본다.

묘지명을 묻는 가장 큰 이유는 세월이 흘러 누구의 묘인지 알지 못하게 될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였다고 한다.

비석을 세워도 분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덤 안에 돌이나 도자기에 묘주에 대한 기록을 남긴 것이다.

제일 유명한 경우가 바로 무녕왕릉이라 할 수 있다.

삼국시대 능 중에서 유일하게 묘주를 알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묘지명 덕분이었다.

고려 시대는 상감청자 등 도자기 문화가 꽃을 피웠는데도 돌에 새긴 묘지석만 있었고 조선 후기로 오면서 도자기를 묘지로 널리 쓰이게 됐다는 사실도 신선하다.

돌에 새기는 것보다는 도자기에 새기는 쪽이 훨씬 노력이 덜 들어갔을 것 같긴 하다.


<오류>

132p

문조는 헌종의 세자, 고종의 양부이다.

-> 문조는 헌종의 아버지이다.

152p

능양군 이균을 선조 임금으로 세우는 데

-> 선조가 아니라 인조이다.

219p

영암 보림사의 탑을 중수하기 위하여

-> 영암이 아니라 장흥 보림사이다.

229p

정효공주(문왕 제2녀) 묘지명이 있다.

-> 문왕의 4녀이다.

246p

김도제는 김우명의 삼남인 석연의 아들이었으나 우명의 장손이자 봉사손인 만주에게 입후되었다. 한편 석연의 양자 도영은 본생가에서 도제의 아우였다.

-> 김만주는 김우명의 장손이 아니라 장자이다. 또 김석연의 아들 김도영은 형인 김석익에게 양자로 출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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