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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나들이 - 상 - 너른 품 속 중국 고궁의 숨겨진 이야기 ㅣ 고궁 나들이
중국고궁박물원 엮음, 탕쿤.신진호 옮김 / 민속원 / 2021년 5월
평점 :
중국에서 출판된 책들이 정말 많이 번역되는 것 같다.
그만큼 중국과 가까워지고 교류가 활발해진 탓인가?
삽화가 어린이 책에 나올 만화 수준이라 아쉽다.
500 페이지 남짓의 책이라 약간 긴장했는데 사진과 삽화가 많고 글 수준이 너무 평이해 두어 시간 만에 다 읽어 버렸다.
책값을 보니 한 권에 49000원이라 쓰여 있는데 혹시 14900에서 1이 빠진 건 아닐까?
믿어지지 않는 책값이다.
상권은 전3궁과 후3궁, 즉 정전에 관한 이야기고 아마도 하권에서 동6궁과 서6궁, 즉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려나 보다.
북경 여행을 처음 갔을 때 자금성에 대해 엄청나게 기대했었는데 정말로 감흥이 1도 없어 실망스러웠다.
진심으로 감동했던 곳은 만리장성이었다.
온 산을 장성으로 둘러싼 풍경을 보면서 새삼 중화민족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방인이니 애국심이나 민족주의의 발로는 아닐 것이고, 영토를 지키고자 하는 이 민족의 장구한 역사와 투지에 감탄했다고 해야 할까?
책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자금성에 가보고 싶다.
명과 청의 황제들은 태화전이나 건청궁 앞에서 조회를 했다고 한다.
황제야 지붕 아래 있었겠지만 대신들은 땡볕에 혹은 비바람을 맞으며 노상에 서 있어야 하니 얼마나 힘들었을 것이고 또 그 넓은 광장에 수백 명이 기립해 있었으니 황제의 권한이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졌을까 싶다.
청 황제들은 새벽잠이 없었는지 조회를 5시부터 시작하는 통에 신하들은 4시에는 궁 앞에 도착해야 돼서 새벽 2시에 집을 나섰다고 한다.
궁에 들어오면 조회가 열리는 건청궁까지 함부로 등을 밝힐 수도 없어 달빛이 없고 비라도 오는 날에는 낙상으로 죽는 사고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런 불합리한 관습에서 전제 군주의 위엄을 느끼게끔 했던 것일까?
중국 황실의 여러 제도에 대해 알게 된 점은 소득이지만 전체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