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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 정규 16집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
임창정 노래 / 인터파크/뮤직앤뉴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아, 너무 기대됩니다. 포스터 정말 잘 나온 듯.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는데 대박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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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가한 시간.

밤낮이 완전히 바뀌어 버려 초저녁에 잠깐 자고 새벽에 날 새고의 반복...

나이 들면서 잠이 많이 줄었다.

하루에 5~6시간 정도 자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영향이 있으려나?

커피는 이제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

커피 중독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고, 더더군다나 책은 절대로 읽을 수 없으니.

두 번 임신했을 때조차 커피를 끊지 못했으니 죽을 때까지 평생 마실 것 같다.

커피가 담배만큼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게 그나마 참 다행이지.

 

문학작품을 좀 읽어 보는 게 2014년의 제일 중요한 독서 계획.

예전에는 곧잘 읽곤 했는데 관심사가 역사 쪽으로 빠지더니 근래에는 거의 한 권도 못 읽고 있다.

그래서인지 문학책에 대한 독서력도 떨어지는 느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든지 펭귄 클래식이든지 이런 시리즈물을 잡아서 진도를 나가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 것은 양서를 봐야 한다는 것.

왜냐면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배경지식이 넓어지고 주제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어 독서 수준도 조금씩 향상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확실히 배경지식이 많으면 책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무엇보다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인문학 서적, 특히 역사서 읽을 때는 한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가장 큰 난제.

한자는 알면 알수록 재밌는 문자인데 너무 방대해 섭렵할 엄두가 안 난다.

전에는 대충 읽어서 대강 짐작하고 넘어갔던 단어들을 요새는 사전을 찾아 보니 뜻도 분명히 알 수 있고 좋긴 한데 독서 시간이 한정없이 늘어지는 게 문제.

진도가 안 나간다.

쓰지는 못하더라도 읽기라도 하자는 게 올해의 목표.

네이버 한자사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도록도 많이 보고 싶다.

전시회도 물론 많이 가고 싶은데 못 간 전시회는 도록으로만 봐도 너무 좋다.

도록은 빨리 볼 수 있다는 게 장점.

동네 도서관에는 거의 없어서 이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야 하는데 직장인이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하여튼 2014년에는 도록을 좀 열심히 보는 게 목표다.

 

목표를 완수하려면 예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항상 돌발변수가 있고 이런 것들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충할 수 있는 예비 시간을 준비해 놔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진도를 나갈 수 있다.

그래서 무리하게 빡빡하게 잡은 계획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나 보다.

이건 경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비비를 책정해 놔야 빵구나는 걸 막을 수 있다.

약간은 완벽주의 성향인지라 무리하게 계획을 세워 늘 실패했던 것 같다.

살면서 조금씩 배워간다.

그래도 내가 세운 계획 중 제일 잘 지키는 것이 바로 독서다.

목표량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것은, 정말 내가 책 읽기를 너무 너무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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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읽는 절대 시간을 늘리고 싶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직장인과 엄마라는 조합... 자는 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데 체력이 떨어지는지 아침에 일어나서 책 보면 출근해서 피곤하다.

남는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어야 하니 운동도 못하고 있다.

최소 하루 세 시간은 확보하고 싶다.

남는 시간 쪼개서 읽으라는데 집중도가 떨어져 효율적이지 않는 것 같다.

내리 세 시간 이상 읽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2. 한자 공부

역시 시간이 부족하지만, 2014년에는 꼭 시간을 내서 한자를 좀 공부하고 싶다.

역사 관련서 읽을 때 한자 실력이 너무 일천해 부끄러울 정도.

문제는 시간...

 

3. 복습

항상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없으니 진도 나가기에 바쁘다.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늘 속도만 내고 있다.

그리고 사실 복습하는 건 다소 지루하기도 하다.

이래서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아주 잘하지는 못했나 보다.

무조건 진도만 빼다 보면 책 내용의 70%나 이해를 하나?

수준있는 책은 절반 정도 밖에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

재독하면 아, 이런 내용이 있었구나 깨달을 때가 많으니.

 

4. 리뷰 쓰기

알라딘이라는 공간에 수년간 써 놓은 리뷰를 모아 놓아 좋긴 한데 갈수록 글 쓰는 시간마저 부족해져 대충 기록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리뷰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쓰려면 약간의 퇴고 과정도 거쳐야 해서 꽤 시간이 걸리는데 리뷰 쓸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단순히 기록이라도 하자, 하고 쓰고 있지만 리뷰를 잘 쓰는 것도 일종의 훈련이고 독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중요한 과정인 것 같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데...

 

5. 체계적인 독서

예술, 역사, 과학, 고전 이런 식으로 체계를 잡아 양질의 책을 읽고 싶은데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닥치는대로 읽게 된다.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

특히 고전은 의무적으로라도 꼭 읽고 싶은데 정말 시간이 안 된다.

더 바라는 것은 고전으로 읽고 영화로 보는 것.

그러고 보니 고전영화도 보고 싶은데 영화는 이제 꿈도 못 꾼다.

하루 종일 어린이 tv만 봐야 돼서 텔레비젼 자체를 볼 수가 없다.

 

6. 책 구입 문제

그동안 도서관을 잘 이용해 왔지만 사고 싶은 책들이 늘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공간이 좁아 책을 사게 되면 쟁여 놓을 곳이 없어 자제해 왔는데 이제는 좀 서재에 꽂아 놓고 자주 봤으면 하는 욕구가 생긴다.

특히 재독해야 할 책들이나, 다른 책에 참조가 되는 책들은 구비해 놓고 싶다.

사실관계 확인 할 때 바로 찾아보면 기억에도 분명히 남고 다른 책 읽거나 글 쓸 때도 도움이 된다.

이래서 글 쓰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사는 모양이다.

 

7. 국립중앙도서관 or 국립중앙박물관 도서관 이용

동네 도서관에서는 구하기 힘든 도록들이 많아 읽고 싶은데 대출이 안 되고 개방시간이 짧아 아쉽다.

일요일에 가끔 갔었는데 지금은 불가능...

중앙박물관 도서관은 미술 관련 도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정말 좋다.

특히 여러 박물관의 전시 도록들이 전부 구비되어 있어 서가만 봐도 막 흥분이 될 정도.

도록은 값도 워낙 비싸고 서점에서 구입도 어려워 자주 이용 못하는 게 참 아쉽다.

그래서 가끔 중앙박물관이나 중앙도서관 근처로 이사가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집값이 좀 많이 비싸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시간의 부족.

나는 왜 시간이 부족할까?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런가?

가끔은 폴 오스터의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은둔한 채 책만 읽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뉴욕 시립도서관의 회원증을 만들어 책을 읽으며 삶의 의미를 찾던 인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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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11-1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서를 읽으면서 정말 한자실력이 터무니 없구나 하는 생각을 저도 가지게 되더군요...T.T;;;

저야 marine님 보다야 바쁘지는 않지만, 체력적으로 딸리니(?) 저절로 읽을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드네요. 정말 1년 내내 어디 구석에 쳐박혀서 책만 읽고 싶은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아무 일에도 신경쓰지 않구요.

marine 2013-11-18 13:31   좋아요 0 | URL
육아와 독서는 동시에 하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 책 읽어줘야 하는데 제 책만 읽고 있어서 남편한테 엄청나게 욕먹고 있어요.
 
Ginger and Me

어쩜 좋아요.
얼마 전에 안락사한 우리 똘이 생각이 미친 듯이 나네요.
저도 요즘 똘이가 뭔가 문제가 있는 일종의 환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똘이는 요크셔테리어인데 남들이 왠지 잡종 같다 했던 귀도 안 서고 털도 까만 그런 강아지였는데요, 언제나 감정이 불안정한 상태였어요.
전 정말 <말리와 나> 읽으면서 세상에 똘이보다 더 심한 개도 있구나 하고 그나마 다행이다 안심했을 정도라니까요.
똘이는 대소변을 꼭 자기 화장실 바로 아래에다 쌌어요.
이상하게 화장실 위로 못 올라가고 올려 주면 으르렁 거리다가 금방 내려와 버렸어요.
오줌을 아무대나 지리는 것도 아니고 꼭 화장실 바로 옆에다가만 쌌어요.
배변통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바꾼 것만 해도 수십개!
똘이는 항상 화가 난 것처럼 짖어댔고 심지어 우리 엄마까지 피가 날 정도로 물어서 밤에 응급실에 갔을 정도였답니다.
그 조그마한 요크셔가 말이죠.
아빠를 미친 듯이 좋아하고 (아빠가 밥 주고 화장실 치워 주는 사람이었음) 아빠와 친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적대적이었는데 (그래서 엄마를 아주 싫어했음. 아빠가 엄마랑 안방에 자러 들어가면 그 문 앞에서 지치지도 않고 계속 칭얼대서 급기야는 아빠가 똘이를 데리고 따로 자게 됐음) 문제는 아빠에게도 절대 복종하지 않고 공격적일 때가 많았어요.
가끔 우릴 똘이를 보면서 공격성 인격장애, 혹은 ADHD 뭐 이런 병명이 떠올랐답니다.
하여튼 6년을 키웠는데 언제나 거의 모든 사람에게 공격적이고 심지어 식구들도 물 정도로 꽤 거친 편이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던 우리 똘이는, 아빠가 정말 헌신적으로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전혀 교정되지 않고 날로 심해졌는데 엄마가 위암에 걸려 수술을 받게 되면서 아빠가 엄마 때문에 똘이를 안락사 시켰어요.
엄마가 아프니까 똘이가 더욱더! 공격적이 됐거든요.
아, 정말 눈물이 날 것 같네요.
아빠가 너무 괴로워 해서 정말로 절에 가서 똘이 명복을 빌었대요.
지금 생각하면 똘이도 어딘가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였을 수 있었는데 돌봐 줘야 할 환자로 생각하지 않고 우리 똘이는 이상한 개야, 이렇게 생각했던 게 너무 미안해요.
지금도 똘이 생각을 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아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아빠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이해도 되지만...
하여튼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이런 생각도 다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이겠지만, 정말 우리 똘이는 천국에 가서 행복하게  뛰어 놀고 있을까요?
거세 수술 시킨 것도 너무 미안하고 (남자애였음) 친구 하나 없이 집에 혼자 놔 둔 것도 정말 미안하고 아픈 거 이해 못해 준 것도 정말 정말 미안해요.
똘아, 너 저 세상에서 여자 친구랑 신나게 뛰어 놀고 있니?
관절염 있어서 수술 두 번이나 하고, 다리 부러져서 또 수술하고 그래서 높은 데 잘 못 뛰었잖아.
지금은 잘 뛰고 있지?
(개도 관절염 약 먹는다는 거 처음 알았음)
우리가 잘 돌봐 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외로웠을 우리 똘이, 똘아 너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했고 너무 보고싶고 정말로 다른 생이 있다면 그 때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같은 종으로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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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9-02-24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말리와나,를 보고 전 개와의 그렇게까지의 친밀감을 나눈 경험이 없었는데도
안락사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어요. 똘이 이야기를 읽어보니 마음에 병이 있었던 아이
맞는 것 같네요. 참 많이 괴로워셨겠다 싶어요. 눈물 나는 페이퍼입니다...

marine 2009-02-24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저 새벽에 이 글 쓰면서 엄청 울었어요. 똘이 안락사 시켰을 때는 덤덤했는데 (제가 서울로 이사오는 바람에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봤었거든요) 어제는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답니다.
ㅊ님, 공감해 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말리와 나,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영화도 꼭 보려구요.

라로 2009-02-28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글에 먼댓글을 다셔서 똘이 이야기 쓰신거 이제야 알았어요~.
먼댓글을 쓰시는 분들이 드물어서요~.^^;;;
똘이의 이야길 읽으니 참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추천으로 대신하렵니다. 가슴이 먹먹하네요~.

개인주의 2010-02-01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같은 건물의 무법자녀석들을 막 욕 하다가도 문득.
지들도 이런 좁은 데 갇혀서 지내고 싶진 않을텐데
예뻐해주는 듯 하다가 아침이면 나가버리고 밤 늦게 오는
주인 땜에 외로워서 짖나..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2008년 4월 내맘대로 좋은책 - 책의날 특집 이벤트

개인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좀 더 날카롭고 개인적인 질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질문이 좀 아쉽네요.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깔끔하게 한 줄이면 더 좋고, 길게는 두 줄 정도까지요.

어떻게 소개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나를 대표하는 게 뭘까요? 직장에 대한 강박증이 있고 아직 결혼 안 한, 책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30대 여성이라고 해야 하나?

2. 일 년에 몇 권 정도 책을 읽으세요?

시간 많았던 해는 300권까지도 읽었는데 작년에는 겨우 100권을 넘었네요.
대략 100권에서 200권 사이로 읽는 것 같아요.

3.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어떤 의미에서건)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은?

글쎄... 워낙 남독을 해서 그런지 특정 책이 기억에 깊이 남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그럴 듯한 책을 들고 싶긴 한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 책으로는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 을 꼽겠어요.  책만 읽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책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이 작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건 또 아니고... 그 책에 나오는 그 캐릭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도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책 곳곳에 감상을 피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계관을 바뀌게 한 책이었죠. 인간의 본능에 대해 눈떴다고 할까? 그래서 신앙심과는 더욱 멀어지고... 칙센트미하이의 <플로우>도 빼 놓을 수 없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4. 읽는 도중 3번 이상 웃었다, 라는 책이 있습니까?

<말리와 나> 개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무척 재밌게 읽었던 책이예요.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도 읽으면서 엄청나게 웃었던 책입니다. 오웰의 그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문체, 아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얼마나 낄낄거렸던지...

 

 

 

 

5.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또는 닮고 싶은 책 속 인물은 누구인가요?

닮았다고 생각되는 캐릭터는 없는데, <달의 궁전> 에 나오는 MS 포크라든지, 에핑, 솔로몬 이 3부자는 어쩌면 내가 추구하는 이상향인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혹은 <환상의 책>에 나오는 헥터 만도 그렇구요. 이들은 모두 세상의 부귀영화 보다 책 안에서 더 큰 기쁨을 느껴요. 그들의 외골수적인 삶까지 부러운 건 아닌데, 모든 걸 다 잃고서도 책을 읽음으로써 완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혹은 <데미안>에 나오는 싱클레어도 닮고 싶어요. 남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 그러고 보니 <제인 에어>에 나오는 제인도 부럽네요. 양심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하고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답니다.



 

 

 

6. 이 작가의 책만큼은 챙겨 읽는다, 누구일까요?

사실 저는 작가에 대한 애정이 적은 편입니다. 훌륭한 작가라고 해서 항상 좋은 작품을 쓸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전작주의도 흥미없습니다. 한 작가의 책이라 할지라도 똑같은 수준일 수는 없고, 창작력의 피크를 이루는 짧은 시간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폴 오스터의 책이나 알랭 드 보통, 혹은 이주헌 등등도 다작을 하다 보면 식상해지고 별로인 책들이 꼭 끼여 있더라구요. 다만 역사학자인 임용한이 쓴 책은 꼭 봅니다. 이 분의 에세이는 정말 재밌는데 워낙 책을 안 내시는 분이라 아쉽더라구요. 이덕일처럼 책 낸다면 얼마나 신날까 생각해 봅니다. 이 분 책은 전부 추천합니다.


 

 

 

7. 남에게 선물로 줬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책은 선물 잘 안 합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책을 남이 함부로 대한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요. 그래서 빌려주지도 않아요.

8. 소장하고 있는 책 중 가장 고가의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책, 바로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 입니다.  정가가 1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한 번도 제대로 못 봤던 것 같아요. 지도만 나열해 놔서 지루하고 흥미가 떨어지더라구요. 괜한 소유욕이 발동해서 산 책입니다.

 

 

 

9. '책은 나의 oo(이)다'. oo는?

책은 나의 <> 이고, 책은 나의 <휴식> 이며, 책은 나의 <기쁨> 입니다.  책은 나의 <위로>이며, 책은 나의 영원한 <연인> 입니다. 책에 대한 내 사랑과 무한한 감사는 아무리 글로 표현하려고 해도 부족하네요. 저는 가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력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눈이 멀게 된다면, 보르헤스처럼 낭독자를 옆에 둔다고 해도 나는 너무나 절망스러워 죽을 것 같아요.  천국은 거대한 도서관이다, 라는 말을 믿어요.


10.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내맘대로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요?

다른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서머셋 몸이 쓴 작가론 <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입니다.
몸의 소설을 읽어 보진 않았지만 위트 있는 문장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문장력이 뛰어난 사람 같아요.
누구라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작가론이 펼쳐집니다.
강추할 만한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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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든남자 2008-05-0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부분 공감하고 갑니다. 특히 1,6,7,9번..
저도 집에있는 책은 안빌려줍니다. 차라리 같은책을 돈주고 사주지..
아주 책을 신주단지 모시듯 원체 깔끔하게 대하는지라..
남들이 접거나 줄그어 놓거나 그러면 잠이 잘 안오더군요.. -_-;;

개인주의 2009-11-2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 취향이 네 취향은 아니니까.
이런 생각에 책 선물을 주저하게 되더군요.
제일 놀랐던 건 나름 친하다 여겼던 친구녀석에게 내가 읽으려고 산 잡지를
다 읽지도 않고 그날 선물로 주고 왔는데
다음날 "야 그걸로 벌레 잡아서 책이 엎어져 있다. 이따 버려야 되.."
이 소리를 들었던 때입니다.
잡지니까 하찮은건지 안맞는건 바로 그렇게 폐기처분 통고를 해야 직성이 풀렸던건지
알 수 없지만 그 경험 후로 조심스러워졌어요.

marine 2009-11-2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전 빌려준 책 받을 때 잃어버려 놓고서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러냐고 따지는 사람 볼 때 진짜 황당해요. 그 후로 절대 안 빌려 줍니다. 차라리 한 권 사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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