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3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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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백제편은 뻔하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실망스러웠던 반면, 이번 가야편은 기대 이상으로 유익했다.

한 편의 책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느낌이나 남의 학설 늘어놓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나의 생각, 나의 주장,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설명하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한 책이다.

저자는 전문적인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위키백과에서 볼만한 자료들을 긁어 모아 편집북 수준으로 만드는 일부 저자들과는 한차원 높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청화자기 책 읽었을 때부터 실망시키지 않는 분이다.

내친 김에 이 시리즈도 쭉 읽어 봐야겠다.

여담이지만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 같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무엇보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독서의 적은 유튜브 같은 오락보다는 일상의 크고 작은 복잡한 문제들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근심 걱정 없이 책만 읽을 수 있는 세상이 천국에서나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천국은 거대한 도서관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책은 지상에도 넘치게 많아 굳이 천국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골라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가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3국에 비해 거의 모르는 편이라 금방 정리가 안 됐다.

낙랑-가야-왜의 무역로를 장악하고 철기를 수출하고 중국 문화를 수입해 오는 과정에서 금관가야가 낙동강 수로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주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참조도서를 보니 과연 그 전시회 도록이 있어서 반가웠다.

그 때도 도록을 읽으면서 가야의 실체가 바로 이런 중계무역이었구나,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낙랑과 대방이 고구려에 의해 쫓겨난 후 내륙 수로가 막히자 자연스레 가야도 무역로를 상실하고 쇠퇴하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신라에게 밀리는데 이 때 400년 고구려 광개토왕의 원정이 결정타가 되어 결국 금관가야는 신라에게 합병되고 만다.

저자의 주장 중에서 눈에 번쩍 띄었던 것은, 김수로왕 신화에 나오는 6가야가 가야 당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0세기 무렵 신라 말기에 김해 지역 호족들이 조상 숭조 과정에서 너도나도 자기 조상들을 끼워 넣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가야가 원래 있었던 게 아니고 나중에 만들어진 신화라는 점이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 놓아라, 는 구지가를 별주부전과 연결시킨 점도 독특하다.

신라의 성씨 김이 원래는 금이었는데 황금의 나라와 연결지어 생각하는 점도 신선하다.

좀 더 가야에 대해 공부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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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明 2021-07-2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90년대 이후로 육가야라는 개념은 역사학계에서 비판을 받아서 거의 쓰이지 않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