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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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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좋아 꼭 봐야지 생각했던 책.
일단 제대로 읽기 실패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나 <세설>처럼 재밌는 이야기책인 줄 알았는데 지루했다.
이런 문체에 익숙하지 않은 듯.
루시와 세실, 그리고 조지 애머슨의 사랑 이야기, 그러나 드라마에 나올 만한 그런 재미난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당시 시대적 배경에 무지해서인지 감정이입이 어려웠다.
제목이 의미하는 <전망좋은 방>이 뭔 뜻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는 것도 내공이 필요함을 느낀 날.
그렇지만 좀더 노력해 볼 생각.

일단 영화로 먼저 보고 싶다.

작가의 다른 책 <하워즈 엔드>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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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장편소설 열린책들 세계문학 199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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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힘들게 읽은 책.
하와이로 여름 휴가 가면서 비행기 안에서 다 읽었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라, 초반에 나오는 작가의 묘사력에 감탄해 이게 바로 소설 읽는 맛이구나 했는데 뒤로 갈수록 헤밍웨이 특유의 건조하고 짧은 문체에 적응이 안 돼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노인과 바다>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
나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이나 심리 변화의 추이 묘사를 좋아하는데 (은희경 식으로) 이 소설은 주로 전쟁 상황 묘사에 치우쳐 경험해 보지 않은 나로서는 깊이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해설을 읽어 보니 마치 당시 전투에 참가한 것처럼 매우 정확히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헨리와 캐서린 버틀리의 사랑은, 캐서린이 분만 중 사망하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아기는 무려 5kg 으로 묘사되는데 탯줄을 목에 감고 태어나 제왕절개로 출산 즉시 사망했고, 캐서린은 출혈이 멎지 않아 역시 죽고 만다.
헨리의 심리 상태나 죽음을 묘사하는 상황이 너무나 무미건조해 놀라웠다.
읽으면서 요새 같으면 의료소송감이네, 생각했을 정도.
당시 의료 수준으로서는 출산 중 태아와 산모의 사망이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으로 받아들였던 것인지, 아니면 책 속의 헨리라는 캐릭터 자체가 무미건조한 사람인지 궁금하다.
헨리는 캐서린의 임신에 대해서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고 아이가 죽은 것에 대해서는 덤덤하면서도 캐서린의 죽음에만 가슴아파 한다.
그 부분이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자식이 생겼다는 것, 또 그 아이가 낳자마자 죽었다는 것에 대해 덤덤한 아버지라...
하여튼 아이를 둘이나 낳은 여자 입장으로서는 헨리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전쟁 묘사가 많아 대충 넘어간 부분이 많아 민음사 판으로 다시 읽어 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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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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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는 소설.
막연하게 청교도가 지배하던 17세기 미국에서 일어난 일종의 종교재판이었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헤스터에게 간통의 굴레를 씌우고 대중 앞에서는 하나님의 사도인 척 하는 가증스러운 덤스데일 목사가 사실은 죄의식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었고 결국은 죽음으로써 진정한 용서를 구한다는 마지막 결론은 나에게는 일종의 반전이었다.
또 헤스터 역시 간통으로 사생아를 낳았다는 치욕을 평생 안고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시련을,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으로 승화시킨다는 내용 역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나는 막연히 헤스터가 시대와 종교가 주는 굴레에 갇혀 평생을 불행히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진정으로 덤스데일 목사를 사랑하였고 자기가 감수해야 할 죗값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고난에 맞서 인간이 위대해질 수 있는 과정을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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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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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작년 10월 쯤에 읽고 다시 꺼내든 책이다.
<프라하의 봄>으로 번역된 영화를 먼저 봤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줄리엣 비노쉬가 너무 인상적이라 읽게 됐던 책이다.
그런데 정작 책은, 영화의 분위기와 다소 달랐고 몰입하기 힘들어 대충 보고 말았는데 이번에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워낙 인상깊게 읽어 현대 소설에 대한 애정이 무한히 생겨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나 솔직히 이번에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지난 번 보다 더 몰입이 안 됐다.
나는 아무래도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법 보다는, 정밀한 심리 묘사나 상황 설명에 더 끌리는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토마스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기 힘들다.
내가 여자인 탓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사랑에 관해서라면 한 사람에게 성실한 테레사 타입이다.
토마스는 섹스를 가벼운 게임 정도로 생각한다.
테레사를 사랑하고 그녀와 잠드는 것을 좋아하고 인생의 반려자로 결혼까지 했으면서도 여전히 매일밤 다른 여자를 찾아 다닌다.
사랑과 섹스는 정말로 별개일 수 있을까?
혹은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면서 다른 여자와 별 부담없이 섹스라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성적 묘사들이 가끔 등장하는데 에로틱 하다기 보다는, 토마스라는 남자의 심리 구조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고 바람 피우는 남자들의 뻔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역겨웠다.
다만 그가 신문에 기고한 공산주의 비판에는 동의하는 바며, 그것을 철회하지 않고 유명한 외과의에서 유리창 닦이로 전락하는 고통을 감수한다는 설정에서는 깊이 감동받았다.
어쩌면 그는 세상의 모든 억압에 저항하는 진정한 개인이고 자유인인지도 모르겠다.
일회성 섹스들은 일부일처제라는 제도에 저항하는 것인가?.
의사라는 직업이 당에 대한 충성도로 결정되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의 현실이다.
토마스는 유명 정치인도 아니고 다만 이름이 좀 알려진 의사일 따름이다.
소련군이 프라하로 진군하기 전 독자 투고란에 작게 썼던 칼럼 하나가 병원에서의 근무를 막을 만큼 대단한 영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닐텐데 그로부터 천직을 뺏을 만큼 공산주의 사회는 경직되어 있다는 말인가!
모든 시위와 단체 행동을 거부하는 사비나의 자유주의도 이해된다.
늘 배반을 꿈꾸는 사비나의 사고방식도 이해하기 쉬운 건 아니지만 공산주의 사회의 획일성과 집단성은 모든 인간이 하나의 개인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현대적 가치관과는 매우 대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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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영원으로 - 하 - Mr. Know 세계문학 59 Mr. Know 세계문학 59
제임스 존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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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디어 완독했다.
1권은 내 책이라 천천히 읽었던 반면, 2,3권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2주 내에 반납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지하철에서만 읽던 것을 어제는 아예 집에서 음악 틀어 놓고 안락의자에 앉아 본격적으로 읽어 제꼈다.
항상 남독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속독을 하는 편인데, 천천히 읽기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해야 하나?
한꺼번에 읽는 것보다 지하철에서 조금씩 음미하면서 읽었던 게 더 맛있었다.
영화를 먼저 봤기 때문에 프리윗의 죽음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가 헌병들의 기관총에 맞아 죽고 나니 허망하고 기운이 빠졌다.
처음부터 죽음이 예상됐던 인물이긴 하지만 난 영화에서처럼 마지오가 죽을 걸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 깡다구 센 이탈리아 이민자는 정신병으로 위장해 불명예 제대하고 만다.
엉뚱하게 영창의 다른 죄수가 간수에게 맞아 죽고, 특별히 그와 친분도 없던 프리윗은 자신의 정의감에 비춰 볼 때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를 살해하고 자신도 술에 취해 몽롱한 몇 개월을 보내다가 결국 죽고 만다.
비극적인 죽음. 
그나마 워든이 가장 정상적인 사람으로 나온다.
치프 초트의 말처럼 마지오나 프리윗, 워든 등은 군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반면 아이크나 홈스 대위는 군대 체질이다.
진정으로 군대를 사랑하는 것과 군대에 적응해 출세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군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그것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역설!
마치 카렌과 워든이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질식시키지 않으려고 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로부터 자신이 파괴당하는 길만이 영원히 그 사랑을 지키는 길이다.
궤변 같으면서도 인생의 아이러니와 비극을 생각한다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워든이 왜 장교 진급을 거부하는지 명확한 서술이 부족해 아쉽다.
약간 이해가 안 간다.
사병과 장교의 계급차가 이 소설에서 잘 그려지는데 사병들은 계급 상승을 위해 애쓰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계급을 사랑하는 인물들로 나온다.
신해철이 언젠가 말했던 영국 노동자 계급의 축구 사랑 같은 그런 정체성이랄까?
워든은 자신이 장교가 되면 진정한 군인이 아니고 아첨이나 하면서 정치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 전락할까 두려워한다.
워든이야 말로 허울뿐인 홈스 대위를 대신하여 진정으로 부대를 꿰차고 앉은 안주인이다.
장교가 되면 카렌은 홈스와 이혼하고 그와 재혼할 생각이었다.
워든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중산층의 안락함에 기대는 것을 거부한다.
그것은 프리윗도 마찬가지다.
권투 선수가 되서 알마와 결혼해도 될텐데 끝까지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을 자유,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부여된 가장 신성한 권리라고 믿는다.
영화에서는 홈스 대위가 사병들에게 권투를 강요했다고 해서 쫓겨나는 걸로 나오지만, 역시 소설은 한 수 위다.
그런 결말은 너무 뻔하다.
높은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모든 부정을 일소에 해소해 주고 나쁜 놈을 벌주고 끝나는 결말은 정말 영화에서나 가능할 듯 하다.
입체적이지 못하다.
반면 소설에서는 진주만 공습으로 결국 그 해 권투 대회는 열리지도 못하고 홈스 대위는 소령으로 진급해 연대를 떠난다.
워든의 말대로 프리윗은 열리지도 않을 권투 대회를 위해 그토록 학대를 당했던 것이다. 

카렌이 워든과 헤어진 후 남편에게 돌아와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털어놓는 장면은 통쾌했다.
홈스는 그녀에게 매독을 옮기고 다른 여자들과 놀아나고 그녀를 정신적으로 학대했다.
카렌은 거기에 대한 대응으로 남편의 사병들과 사랑을 나눴다.
여자에게만 강요된 정조 관념을 깨버렸다는 게 시원하고,  남편이 제공하는 경제적 사회적 안정을 기꺼이 걷어찰 용기가 있다는 게 통쾌하다.
그러나 결국 카렌은 워든과 헤어지고 안전한 본국으로 떠난다.
어찌 됐든 그녀 자신의 독립적인 선택이라는 게 마음에 든다. 

너무나 재밌고 인상깊게 읽은 소설이라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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