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사 동주 별숲 가족 동화 1
김소연 지음, 이경하 그림 / 별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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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깜깜한 우주와 같다.

그 어둠 어딘가 빛이 있다고 믿고 우주 비행선을 타고 먼 여행을 떠나는 소년 동주..

 

이 책은 그 아이 동주의 이야기다,

동주는 아버지 엄마가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사는 조손가정의 아이다,

늙고 술을 마시는 할머니는 퍠지를 주워 삶을 이어가고 동주는 학교를 안 나간지 꽤 되었다,

할머니는 술을 마시고 화가 치밀면 주기적으로 동주를 때는 것같다,

동주는 그런 할머니를 묵묵히 견디며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힌채 웅숭하게 걸어간다,

 

동주에게 지역아동센타의 미술치료사 민선생님이 다가온다,

학교는 안나가더라도 미술치료를 받으러 오라고 권하고 동주에게 관심을 보인다,

머뭇거리며 센타로 와서 그림을 그리는 동주는 조금씩 자기의 마음을 보여주고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동주의 환경이 바뀌는 것이 아니었고 민선생님과  센타에서는 차라리 동주를 보육원에 보내어서  공교육을 받게 하고자 일을 진행시킨다,

할머니의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며 방치되었다고 믿었던 동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동주는 누구도 돌아봐 주지 않고 무기력한 아이였다,

이 아이가 존재하는지 모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이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어떤 상태인지 어떤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

동주는 그것이 당연하다는 걸 일찌기 알아버렸다,

미술치료사 민선생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고 센타에서 생활을 하면서 또다른 세상을 본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 마음을 만져주는 경험은 환상적이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서툴고 낯설고 어렵지만 싫지는 않다,

그래서 동주는 스스로 센타를 열심히 오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다

그러나 그 일상은 이어지지 않는다

동주를 위해  어른들은 동주와 할머니를 뗴어놓기로 한다,

학교를 가야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동주에게 할머니는 때리고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음을 어른들은 몰랐다,

엄마도 아빠도 버리고 간 동주를 그래도 버리지 않고 거둬주고 먹여주고 함께 살아준 할머니다

할머니 마저 자기를 버린다는 것이 동주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버린 동주다

할머니는 늙었고 힘들고 무능하다

어쩌면 내가 버거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동주는 이제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치면서 세상에서 살아갈 방법을 터득한다,

합법적이지 않고 질서를 지키는 일은 아니지만 살아야 하는 방식이고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면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 아이에게 어른은 해 줄 것이 없다,

대신 살아줄 수 있는 삶이란 없다,

내 삶을 살아내기도 허덕거리는 어른들이다,

누구라도 자기삶은 자기가 살아야 한다,

동주는 그걸 알아버렸다,

자랐다는 것 성장했다는 것은 때로는 서글프다.

 

그럼에도 동주는 잘 해낼 거라 믿는다,

동주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아보고 따뜻함을 받아 본 아이가 되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누군가에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은 많이 어리고 어깨가 갸냘픈 소년이라기 보다 아이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떠날 그 어두운 우주 어딘가에 반짝이는 별이 있다고 믿어본다,

아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믿어주는 것밖에 없어서 이다,

 

표지의 말간 아이의 표정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 아이는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있는데

나는 그걸 제대로 못받아내고 있을까봐 그 눈에서 내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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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버지니아 울프 산하작은아이들 40
쿄 맥클레어 글,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노경실 옮김 / 산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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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버지니아 울프와 언니 바네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가져왔다고 한다

우울증에 걸린 버지니아를 옆에서 보살피고 위로했던 바네사의 이야기

 

나는 이 책을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으로 읽는다,

내 아이 하나는 무던한 사춘기를 겪었다,

다 지나고 보니 무탈했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한 순간 순간 살얼음같고  도무지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무능한 내모습을 마주하면서 절망하고 그저 이 시간이 흘러가주기를 눈감고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시간도 있었다,

그게 지속된게 아니라 어느 순간 순간 터져주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그리고 한 아이는 막 이 문턱에 섰다,

어쩌면 제 언니보다 조금 더 지독하게 하겠다는 예감이 들어 불안하다

그러면서 어떤 예감이 - 아무리 우울한 예감이라도- 든다는 건 그래도 견딜만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어느 순간 사랑스럽던 내 동생이 늑대가 되어버리는 것처럼

내 아이가 낯선 누군가가 되어버린다,

답은 없다,

알지만 해주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알면서도 내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있고 알지만 그래선 안된다는 이성이 먼저 켜지는 경우도 있고 도무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 그저 지켜보고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말고는 답이 없다

답은 정해져 있다,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풀어가는 해답을 통과하는 것이 힘들다,

사실 책을 읽으며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앞 부분에서 금방 화사한 색채감을 드러내는 중반 이후가 조금 억지라는 생각도 한다,

현실은 쉽지 않다고,,,

이렇게 세상에 빛을 넣기까지 바네사는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 노력이 고작 한 페이지뿐이라는게 화가 난다,

단 한 페이지로 바네사는 버지니아의 마음을 돌리고 풀어준다니,,, 이런 된장스러운 일이,,,

 

말은 쉬운데 누군가에게 귀 기울이고 기다려주는 일은 의외로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다,

나를 잠시 퍼스 시켜두고 타인에게 몰입해야하는 시간이다,

지루하고  저리고 더딘 시간이다,

에민해진 아이는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집중하지 않는 순간을 귀신처럼 캐치해낸다,

내게 관심도 없지?

금방 화살은 날아온다,

그래서 자꾸 관심을 켜두려고 예비 베터리까지 꺼내 들지만 그동안 일단 멈춤 된 나 자신은 점점 굳어져 가고 시들어간다,

내가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랑 이야기하나 싶은 .....

그래도 상대가 , 아이가 다시 예쁜 버지니아로 돌아오면 모든게 덮히고 잊히지만

그 날이 영영 오지 않을거 같은 불안감도 늘 함게 한다,

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것 투성이지만

지나기 전 그 안에서는 그게 전부고 고통이고 별천지다,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힘

그걸 기들 수 있는 건  결국 나를 채워서 단단하게 해 두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단단하고 강한 바네사로 살아갈것

그것이 버지니아처럼 약해지는 누군가를 함께 지탱하는 일이다.

기다려 주는 것 함께 있어주는 것

내가 무능하고 무능하게 여겨저서 더 힘들지 않게

누군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그럼 언젠가 버지니아도 바네사를 기다려 줄 때가 오지 안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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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일공일삼 94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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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드러내면 누군가 상처를 받지만

 진실을 덮어버리면 모두가 상처를 받는다'

미미여사가 솔로몬의 위증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한 말이다,

 

주경이는 혜수네에게 늘 당하는 입장이다,

한 번의 실수로 초콜렛 셔틀을 하게 되고 늘 전전긍긍 눈치를 보며 얼른 혜수네의 눈깔이 자기를 비껴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기회가 온거 같은데 ... 하필 누군가의 구두를 던져야 하는 시험에 빠진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되뇌이면서 눈을 질끈 감고 신발을 던져버린다,

일은 그렇게 꼬여버렸다,

주경은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사실 주경에게 기회가 없던 건 아니다,

싫다고 안한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주경은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어쩌면 혜수네 눈깔들의 마음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그 눈깔들이 향하는 곳을 자기가 아닌 명인으로 돌리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경은 점점 더 괴롭다,

모두가 아는 게 아닐까 뒤에서 수군거리는게 아닐까하는 불안감

그리고 스스로 점점 커지는 죄책감

쟤들 때문이라고 혜수네 눈깔들을 향한 분노

주경은 그래도 아무 내색을 못한다.

모든 감정이 뒤엉키면서 주경은 점점 쪼그라든다,

절대 안보고 살겠다는 명인이와는 자꾸 얽혀들고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까지 알아버린다,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진실을 드러내고 사과하면 주경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명인이나 정아가 자기를 어떻게 볼지 알 수 없다,

이제 혜수를 넘어 명인이와 정아까지 자기를 이상하게 볼 것이고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덮어버리면... 역시 그것도 상처다,

아무도 모른다고 상처가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적어도 나는 알고 있는 것이니까

아이들 이야기답게 이야기는 잘 흘러가고 마무리 되었다,

주경이는 용기를 내어서 사과를 하고 상처를 드러내면서 더 많은 상처가 번지는 것은 막았다,

 

명인이가 받은 아픔 그동안 정아가 받았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주경이의 상처에 딱지가 앉으며 그렇게 성장 할 것이다,

다만  주경이가 당한 일들은 구두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누구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억울해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도 어쩌면 잘못일거라고 스스로 도닥거릴지도 모르겠다,

 

결말을 그렇게 행복하게 마무리 되었지만

이 책을 읽은 나는 마무리가 자꾸 미흡하다는 생각을 한다

고지식한 나 는 사과가 있고 용서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상처를 받고 아팠을 때 어떤 위로나 공감보다

미안해. 많이 아팠니 잘못했어

이 한마디가 더 절실할 때가 있다,

명인이의 마음을 헤아린 주경이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그냥 혼자 정리하고 해결하는것

그리고 친구로 남아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것

혼자 결심하게 하는 것

그게 자꾸 잔가시처럼 목에 걸린다,

나도 사과받고 싶다고 말하기엔 너무 치사해 보이지만

그냥 넘어가자니 언젠가 다시 올라올 서러움이다,

작가는 주경이가 아픔을 통해 변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주경이도 받아야 하는 것이 필요한 나이이다,

여자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싸움은 보이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아서 더 상처가 되는데  혼자 씩씩하게 이겨낸다는 결론이 자꾸 걸린다,

주경이가 그냥 착한 아이로만 자랄 거 같아서...

어쩌면 주경이 마음 속에 그늘이 이제 막 생겨버렸는데

그냥 보이는 문제가 해결되고 주경이가 명인이나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낸다는 이유로 그게 그냥 넘어가버릴까 하는 노파심이 자꾸 든다,

주경이의 욕구는 마음을 말하면서도 그게 그냥 넘어가는 거 같아서 걸린다,

용기없는 주경이가 마음에 들지도 않는데도 자꾸 주경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프다고 해도 괜찮다고

나도 사과받고 싶다고 해도 괜찮다고,,

진실을 드러내서 혼자 상처받는 쪽을 택하겠다고 한 주경이등을 자꾸 쓸어주고 싶다

그렇게 웃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웃어야 괜찮아야 지금 이 순간의 평화가 깨지지 않는거라고 그래서 참는 거라는 생각이 자꾸든다,

 

어른들은 항상 보이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아이가 웃기 시작하면 다 괜찮다고 믿는 모양이다,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도 자꾸 주경이가 걸린다,

 

황선미도 참 좋은 작가지만

미미여사가 만져주는 그 지루하지만 세세한 마음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별을 두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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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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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고민이 있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면 꼭 목소리가 떨려나왔고 말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

사실 편한 자리에서도 목소리가 떨려 나올때가 있고 속도는 늘 빨랐다

가끔은 내가 긴장을 해서 목소리가 떨리는 건지 아니면 목소리가 떨리는 걸 신경쓰다보니  긴장이 되는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내 소리가 떨리는구나를 깨닫는 순간 속도는 내가 제어할 수 없이 빨라진다

내가 남들앞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가 내 목소리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인건지도 모르겠다

뭐 두셋이서 수다를 떨때는 떨리는 일이 없지만  사람수가 조금 더 많아지고 조금 더 낯선 타인이 섞이면 늘 목소리가 점점 떨려온다,

어떤 이가 농담삼아,,, 내가 말하는 걸 듣다 보면 이 사람 말하다가 심장마비로 죽는게 아닌가 걱정될 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집단 상담을 경험하면서  진행자샘이 내 목소리 이야기를 했다,

왜 떨리는 건지 생각해본 적이 있냐고?

나는 그저 사람앞에서 말하는 것이 긴장되어서 떨리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내 유년의 어떤 기억이나 경험과 관계되거나 어떤 심리적인 원인이 있을거란 생각을 못했다,

생각해 봐야 하나?

고민했지만 곧 잊었다,

대신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 좀 떨리면 어떠랴,,

떨리는 염소소리를 가진게 나인걸,,,

그냥 그러려니 하는 배짱이 생겼다,

내가 누군가 대중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강의를 할 일은 아마 절대 없을 것이고 그저 몇몇과 대화를 나누거나 좀 더 많은 사람과 토론 같은 걸 하는게 전부일텐데,,, 그때 좀 떨리는 목소리가 나온들 어떠랴 싶었다,

이게 나이를 먹은 탓인지 아니면 그때 집단 상담덕인지는 모르겠다,

의외로 사람들은 교양있어서 내가 떨리는 염소소리를 내거나 말이 빨라지는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모른 척 해준다,

다만 말이 너무 빨라서 못알아들을 땐 다시 해달라고 하고 나도 신경 써서 말하면 속도정도는 조절이 가능해졌다,

기왕이면 부드러운 음색으로 조곤조곤하면서도 강단있게 말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또 그렇게 하려고 흉내를 내지만 뭐 나도 모르게 염소소리가 나고 속도가 빨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책속의 소년은 시도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안면홍조증같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린 소년의 얼굴이 빨개진다는 건 무리에서 다르다는 걸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다, 아이는 그걸 고민하고 걱정하지만 그렇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나의 염소소리처럼,,

물론 그 아이의 심리를 해집어 들어가보면 무언가 원인이 있을 수도 있고  병리학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남들이 수군거리는 것 가끔 무리에서 도드라지는 것 말고는

아이는 자기와 비슷한 시도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소년을 만난다,

그 재채기는 감기도 아니고 알러지도 아니고 그냥 무심코 나오는 재채기다,

물론 둘다 늘 얼굴이 빨개지거나 재치기를 쏟아내는 게 아니다.

내가 늘 염소소리를 내며 말하는게 아닌것처럼

둘은 서로의 다른 점을 알아보고 친해진다,

더 이상 얼굴이 빨개지거나 재채기를 하는 일은 별일이 아니다,

책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의 열등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열등감이 아닐거라고 말해준다,

뭐 나의 염소소리도 나름 나혼자는 인정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적어도 나는 내가 말을 오래하다간 심장이 멈춰서 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 않은가

다만 남들이 좀 더 오래 염소소리를 들어야 하는 고통은 있겠지만....

말은 내용이 중요하지 그 소리의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듣기 거북하고 불편한 소리를 내는 건 아니라고 믿으니까,,,,,

 

살면서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참 어렵다는 거다,

서로 공감해야한다, 다름을 이애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다 다 다르다,

뭐 그렇게 이야기하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나도 모르게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나와 다른 것에는 거부감이 들고 불편함이 생긴다,

틀렸다는 문제보다 다르다는 문제가 어쩌면 더 어렵다,

틀린건 틀렸다고 하고 고치면 되는 일이지만 (물론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르다는 건 계속 다른 것을 보고 겪고 함께 해야하는 것이다,

틀린건 아니지만 불편하고 거북한 것 그것이 서로에게 있어서 서로 어색해지고 서로 조그쌕 모른 척 하고 등을 지게 되는 것이다,

자라면서 늘 상식적인 것 남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 예의고 교양이라고 배워왔으니

조금만 다르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고 불편해지는 건 당연하다,

나 역시 공감과관용을 이야기하지만

또 누군가 나와 다른 타인을 만나면 여전히 불편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만 든다,

그리고 나랑 닮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하소연하며 안전감을 느낀다,

 

이야기속의 두 소년은 그래서 용감하다,

정말 다른 이를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가지고 그리고 친구가 된다,

어쩌면 아이들은 아직 편견의 틀이 말랑말라해서 충분히 넓히거나 바꿀 기회를 가지고 있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직 교양을 덜 쌓고 상식이 많지 않아서 다르다는 걸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데 요즘의 영악한 아이들은 많은 학습과 커진 두뇌로 이미 교양과 상식이 풍부해져서 단단하고 멋진 틀을 가져버렸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아직 남은 순수함이 때때로  가식적인 어른들의 교양보다 더 무섭고 공격적인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 아이들에게 다름은 거의 죽음일 수도 있다

 

책을 읽고 아이에게 다른 것을 인정하자 내 열등감을 들여다 보고 인정해보자고 이야기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다름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나 시도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것처럼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나랑 혹은 우리와 많이 닮아보이지만 어딘가 불편하고 다른 모습들

약간의 엇갈림을 오히려 우리는 더 견디기 힘들다,

같은 학연 같은 혈연 같은 지연에 그렇게 매달리는 건 다른 것은 불편해서 악착같이 같은 걸 찾아내야 마음이 편해지는 속성에서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같다는 건 편하다

다르다는 것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굳이 불안과 불편을 안고 싶지 않다,

그래서 편하고 좋은 것에 안주하고 다른 건 모른 척 하고 싶다, 없었으면 좋겠다, 내 눈앞에 안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불편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들도 사람이고 같은 나라 사람이고 나랑 마주쳤다는 건 나와 공통점이 무언가 있다는 것인데

그들이 불편했다는 건 많은 공통점을 잊을 만큼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일테다,

나도 아직 나와 다른 사람은 불편하고 힘들어서 피하고 싶다,

아마 누군가도 내가 불편하고 싫을 것이다,

굳이 편해지려고 노력하지 않고 맞추려고 하지 않더라도

그냥 아 다르구나,, 세상은 다양하니까  다른 사람도 보고 사는 거야 겪고 사는 거야

나도 누군가에겐 타인일테니,, 하는 마음은 잊지 말아야겠다,

자꾸자꾸 생각하고 연습하는 것  그리고 변해보려고 시도하는 것

그게 살아있는 이유라는 생각을 한다,

 

 

노안이 와서 글씨가 너무 읽기 힘들었다,

그림도 글씨도 뭔가 너무  작아서,,,,,

그 불편함이 슬펐다,, 아 나도 나이 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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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인형 상자 (양장)
정유미 글.그림 / 컬쳐플랫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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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섬세하게 그려진 소녀가 정면을 응시한다,

종이의 질감과 연필의 길감이 섞여 조금 으스스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하다.

먼저 상자 집 속의 인형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형의 주인인 유진이 나온다,

유진은 침대에서 나가고 싶어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포근한 침대속으로 파고 들고 싶어한다

유진은 방에서 나가고 싶어하지만 누군가는  더 예뻐지기 전에 나가는 걸 꺼려한다,

유진은 주방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가고 싶어하지만 누군가가 무너질 것을 염려해서 나갈 수가 없다

유진은 집을 나서려고 하지만 누군가는 세상밖에 만만치 않아 하며 나가기를 말린다,

그러나 유진과 인형은 상자속에서 나와 세상의 공기를 마신다,

세상은 셍각보다 괜찮다,

 

그림속의 인물들은 모두 정면을 응시하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

표정도 한결같이 무표정하면서도 복잡하다,

두려움 불안이 섞여있다,

이곳은 편안한데 왜 나가려고 하느냐고

아직 에뻐지지 않았고 아직 더 모아야만 하고 아직  세상은 너무 두렵다,

웅크리고 준비하고 모으고 있지만 그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선택의 순간은 두렵다,

무얼 선택하든 두려움이 있다,

완전한, 완벽한 선택이란 없다, 언젠가는 후회할 것이고 두려워질 것이고 어려울 것이다,

나를 말리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다,

아들러가 말했던 것 처럼 이유가 있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싶어서 이유를 생각하고 붙일지도 모른다,

내겐 두려움이 있어,

내겐 아픔이 있어

내겐 핸디캡이 있어,

나의 작은 인형상자속에 움크리고 있다고 불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하지만도 않을 것이다, 행도 불행도 내 선택이다, 내 선택의 결과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해보기 전엔 내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겠니?

  일단 시작을 해봐야 내가 재능이 없다는 것도 알지 않겠니?

 

그렇다 한 발 내딛기 전에 알 수 있는 건 아무도 없다,'아무리 용한 점장이라도 그걸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얼굴을 만져주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사탕이  입안에서 녹을 동안 우리는 용기를 준비하고  희망을 다시 닦아서 세상으로 나가야 할것이다,

어쩌면 세상은  견딜만할 것이고 의외로 아름다울 것이고 아픔도 기꺼이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나를 세상으로 내 보내는 것도

나의 내면을 내 보여주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그 과정을 겪어야 내 세계가 넓어진다,

 

 

사족... 책속의 인물이 작가를 많이 닮았다,

         가늘고 긴 눈과 불안과  호기심을 가진 얼굴이... 가만 보고 있으면  그다지 덜 무서웠다,

        그러나 인형은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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