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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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이유가 광주가 있기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해야하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도 될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는 마음속에 하나씩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지금 살아서 행복한게 왠지 죄스러운 느낌...

이 책은 그 아름다운 날 죄스러움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수는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달리는게 너무 좋은 평범한 아이였다. 달리기를 잘해서 도 대표로 뽑히고 난생처음 아버지가 사주신 새 운동화를 신고 합숙이라는 것도 한다.

여인숙에서의 합숙은 온종일 연습 연습으로 쉴 새가 없지만 그러다고 고통스러운 것만도 아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방 친구들과 만화를 빌리러 담을 넘기도 하고 투닥거리면서 정이 든다.

명수에게 고민이란 다만 정태보다 빨리 달리고 싶다는 것 나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것이고

마음 한구석에 도사린 죄책감이라고는 양동시장에서 연습할때 아버지를 보고 못 본척 한 것이다.

그때 명수는 몰랐을 것이다.

그때 내가 잘못했지만 언젠가 아버지에게 사과할 날이 올것이고 기쁘게 해주겠다고

어쩌면 체전에서 매달을 따고 국가대표가 되고.. 뭐 그런 희망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직 기회는 많다고

그런데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방친구 진규의 잔꾀로 처음으로 광주시내를 구경간 날 아이들은 이상한 광경을 본다.

밥퇴기꽃처럼 하얗게  모여든 사람들 그리고 시민들을 향해 곤봉을 날리고 폭력을 쓰는 군인들 피흘리는 사람들 그리고 총소리

난생 처음 본 광경에 아이들을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지만 아마도 김일성의 인민군일거라고 우리 군인이 절대 저럴 리 없다고 자꾸 자꾸 믿으려 한다 도데체 우리 용감한 군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

명수아버지가 광주로 들어오다 돌아가셨다.

이제 명수는 아버지께 사과할 기회를 영영 잃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를 나주의 가족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야 한다.

길이 막혀 광주에서 나갈 수도 광주로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마지막 작전을 짠다.

명수를 나주로 보내기.

 

명수는 아버지에게 끝내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해 죄스러웠다

그때 모른 척 한 것도 미안하고 내가 살아남은 것도 미안하다.

다른 아이들도 어른들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정태형은 혼자 집에 돌아온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울 것이고

여관방에서 발만 동동 굴려야 하는 코치도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미안하고 죄스러울 것이다.

나주에서 가장의 죽음조차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죄책감음 말할 수 없을 거다.

도데체 무슨 정신으로 아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했을까 싶었던 그때 그자리의 군인도 죄스러웠다.

그런데..

이렇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그 책임은 누가 지고 있는가?

살아서 미안하고 무탈해서 미안하다는 이런 모순이 어디 있을까

 

이야기는 광주의 그날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그날은 명수에게 아주 충격적인 며칠이었지만 그 며칠이 그 아이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이젠 달리는 것이 그저 즐거울 수만은 없고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꿈은 이미 버린지 오래다. 아버지의 유품마저 잃어버렸다.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고 꿈을 깨 버렸지만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저 당한사람들이 저희들끼리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이고 몰랐던 사람들조차 어찌 할 바를 몰라 누구와도 눈을 맞출 수 없다.

나와 무관하다 여겼던 일들이 내 인생을 송두리채 바꾸는 일

그런일이 그때 그 아름다운 5월에 저기 멀지 않은 광주에서 일어났었다고

그래서 많이 아프고 상처받았다고...책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데체 왜 그런 일이 생긴거야?"

아이의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

그때 그런 일이 있었고 그리고 모든 것이 아무일도 없다는 듯 마무리 되어버릴 동안 나도 아무것도 몰랐다고.. 나중에 10년이 훨씬 지나 알았다고 말하기 미안하다

 

이런 책이 있어 참 고맙다.

큰 사건이 .. 어떤 역사가 그저 한줄 한페이지의 문장으로 이해가 힘들 수가 있다.

머리는 끄덕여지지만 가슴으로 전혀 닿는 것이 없을때

그때 5월 광주에 명수라는 아이가 있었단다. 그 아이는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렇게 들려줄 이야기가. 그때의 아픔을 겪었을 누군가 생생한 사람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래서 이야기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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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촌 세라 창비아동문고 270
김민령 지음, 홍기한 그림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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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무섭다고들 한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고 영악하고 머리 회전도 좋아서 마냥 순진할거라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

아이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변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지금 세상이 예전과는 다른 세상이고 가치관이 달라지고 상식이라는 것도 달라지고 있는데 말이다

예전이면 10년씩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눈뜨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고

내가 살아오면서도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고 한때 유행의 첨단이라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퇴행되고  누구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사라지는 지금

아이들도 변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변했다고 달라졌고 영악해졌다고 누가  당당하게 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 그 순간이 잘 드러난다

 

견우하고 나하고...

 

배가 고파서 하늘이 노란데 돈은 없는데 아직 어려서 돈을 벌 수도 없는데 누군가 돈을 가진 아이를 때려서 돈을 빼앗는게 뭐가 나빠? 그 돈으로 담배를 피우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배가 고파서 뭔가 먹으려는건데... 너무 배가 고팠을 뿐인데.. 어느 순간 나쁜 아이 불량배가 되어버린 오빠..

나와 처지가 비슷해서 호감이 가고 위안이 되던 견우가 엄마에게 가던날 느꼈던 불안 외로움...

그리고 견우의 한마디..

니가 나빠질까봐 그게 걱정이야. 나쁜 아이들은 얼굴도 변한다는데 나중에 내가 너를 못알아볼까봐....

가슴이 툭 하고 떨어진다.

친구가 나쁜 아이가 될까봐 걱정해주는 소녀는 절대 나쁜 아이가 되지 못할 거다. 하지만 여전히 배는 고플거다. 나빠지지도 못하고 배고픔도 해결하지 못하는 소녀는 어떡해야하나...

절대 나빠지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그게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살면서 문득 생각날거다.

내가 나빠질까봐 걱정해주던 누군가가 있었다고.. 그것만으로 위안이 될까?

 

단아가 울어버린 까닭은..

 

베스트프렌드를 갖고 싶은 소망을 우리 둘째도 가지고 있다.

많은 친구를 원하는게 아니라 단 하나의 친구를 윈하는 것

베스트는 단 하나뿐인거니까...

함께 공부하고 떡볶이를 사먹고 서로의 집에 놀러가고 둘만의 비밀을 가지는 것..

하지만 소심한 아이는 선뜻 상대에게 손을 내밀 수 없다. 누군가 내밀어주기를 강하게 희망하지만 사실 모두에게는 이미 베스트 프렌드가 있는 거 같다. 나만빼고

그래서 별거 아니라고 괜찮다고 연필심처럼 마음을 뾰족하게 깍아보지만 그 연필심은 작은 힘에도 자주 부러져버린다. 어쩌나...

내가 어디가 못났을까? 나는 왜 인기가 없을까?

그때의 이 고민은 세계평화 환경오염 식량문제만큼이나 심각하다.

단아가 울음을 터뜨린건 정말 정말 당연하다.

내가 마음을 졸였는데 정말 고대했는데 그토록 갈망했는데 너무 어이없이 한순간에 툭하고  뭔가 와버리면 순간 내 갈망의 가치가 뚝 떨어지는 느낌도 들고 아 이제야.. 하는 안도감도 들고 왠지 위로받고싶은 쓸쓸함이 마구 겹치면서 울음만 나온다.

어쩌면 이걸 경험해본 세상의 소심이들 찌질이들만 알 수 있는 일이다.

내 둘째에게도 멋진 베프가 생기길... 그리고 누군가의 멋진 베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단아에게도...

 

나의 사촌 세라..

어른이라서 잘못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만약 아이들이 모여서 어른들이 엄마들이 그러듯이 부모 뒷담화를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말을 들을까...

아이에게 충고하고 설교하고 야단치는 어른이라고 완벽하지 않다,

세은이 부모도 그렇다.

부모가 없는 세은이 사촌을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게 얼마나 큰 일인지 어른인 나도 잘 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고... 남의 아이 키우는게 보통일이냐고.. 게다가 이미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를 내아이와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쉬운게 아니다.

몸은 몸대로 힘들고 정신도 고달프면서 나중에 욕만 왕창 먹을 수도 있는 일

누구나 망설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어른들에게..

그러나 세은이는 다른 걸 본다.

나랑 같은 나이의 사촌 그 아이가 오면 어떻게 지낼까.. 그 생각이 우선이다.

어떻게 생겼을까.. 함께 무엇을 해야하나  방을 나누어 쓰면 어떻게 자야할까

단지 그 아이에게 촛점을 맞춘다.

아이니까 그렇지

아이야 친구가 생기는 거고 형제없는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는 건데.. 어른은 복잡하다. 살아보니 알겠더라.. 복잡하다.

엄마 아빠는 계속 다투고 있지만 세은이는 그 아이를 기다린다. 그 아이와 할 수 있는 것 나눌 수 있는 것만 생각할 뿐이다. 어른의 갈등은 애써 모른 척한다.

결국 그 아이는 자기 외삼촌에게로 가기로 했단다. 오지 않는단다.

아... 그렇구나...

세은이는 끝내 부모앞에서 속내는 드러내지 않지만 이제 조금 부모에 대한 불신이 생겼을 것이다. 엄마 아빠는 모르겠지만 내 부모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 이기적이라는 것 그리고 조금 실망스럽다는 것도..

내 얼굴이 붉어진다, 미안하다 세은아.. 하지만.. 나도 살아야겠다..

그말 밖에는...

 

브라질 떡볶이.

 

도데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지?

왜 이렇게 장황하지? 싶었다.

주인공이 말이 없다는 거. 떠벌이 친구 두준이.. 그리고 누나 브라질 떡볶이 아저씨..

아하..

아이는 누군가의 부재를 경험하는 구나

내게 브라질 떡볶이 맛을 알게 해준 누나

밥대신 매일 먹었던 떡볶이집의 그 아저씨 내가 말이 없다는 걸 매일 와서 먹는다는 걸 기억해주는 아저씨..

아이는 이 두사람을 동시에 잃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게 누구도 친절한 설명이 없었는데 두 사람을 잃었다

그래도 아이는 살아가고 성장할 것이다.

한때 행복했던 브라질 떡볶이를 기억할 것이다.

밍밍했는데 자꾸 생각나고 걸리는 이야기다.

 

그외  진주목걸이같은 이야기도 있고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가 가지게 된 검둥이 이야기도 있다.

유은실 작가가 아이들 마음을 귀신같이 잘 캐치하고 젤 잘쓰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작가도 그렇게 될거같다.

아직은 서툰게 느껴지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아이가 가지는 불안과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막막함을 잘 그려낸다.

아이가 순진하기만 해서는 세상을 살기 힘들지 않겠는가를  말한다.

세상이 변하고 어른이 변하는데 아이도 변해야하지 않을까

모두가 변하는데 변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어른의 이기심이고 결국 상처는 너희들이 다 받아라.. 하는 못된 심보가 아닐까

정말 미안하다.

잘 모르고 욕하고 화만 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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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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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과 그레텔은 뿌려놓은 조약돌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하나하나 작가가 뿌려놓은 밑밥을  잡아가면서 막바지로 향해갔다,

처음엔 그저 그랬다. 문장도 나쁘진 않은데 자꾸 걸렸다. 쉽게 줄줄 읽혀지지 않았고 목에 턱턱 걸리면서 거칠고 서툴렀다. 뭔가 나쁘진 않는데 매끄럽게 넘어기는게 없었다.

괜히 골랐나 싶었다.

중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에서 그만 책을 덮었다.

어쩌면 나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에서 어떤 재미나 커다란 스케일 혹은 요즘 아이들의 발랄한 무언가를 찾았었던 거 같다.

단언컨데.. 이 책에는 그런게 하나도 없다.

그냥 한 소년이 가출이 아닌 여행을 떠날 뿐이다.

왜 그런지 알 수 없고 도데체 어떤 배경인지 읽어도 잡히지 않는다. 다만 함께 동행하는 형에게 뭔가 비밀이 있구나 하는 감은 있다. (이런건 진부하진 않지만 이제 너무 쉽게 보인다.)

하지만 꾹 참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나는 헨델과 그레텔이 뿌린 조약돌처럼 그렇게 이정표를 찾아서 하나씩 하나씩 보물을 주워가며 이야기의 끝을 향하고 있었다.

가출이 아닌 여행을 떠난 아이는 길에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터프한 세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노래에 재능이 없는 전직 의사도 만나고

거리의 부랑자도 만나고 산타클로스 할머니도 만나고 사연이 깊은 목사도 만난다,

그리고 여행의 중간목적정도 되는 예전의 여자친구 (여자인 친구)19번도 만나고 대장도 만나고 펜더도 만나고....

길을 떠난 아이는 여러 사람을 만나서 위악도 떨고 건방지게 굴기도 하고 다정하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거울앞에서 인중에 돋아난 털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면도기를 사용한다.

 

어쩌면 엄마가 마지막에 남긴 "괜찮다"는 말이 크게 목구멍에 걸리고 명치에 걸려서 그렇게 방황을 했었던가보다. 괜찮다는 말은 참 묘하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하면 그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안이되기도 하지만 떄로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 너가 말한 그 세음절 "괜 찮 다"가 공중에서 나에게로 는 닿지 않을 때가 그렇다.

너는 괜찮지만 나는 도저히 괜찮을 수 없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차라기 그말을 지하주차장에서 벽에 등응ㄹ 대고 웅크렸던 형이 들었더라면 죄의식이 덜했을까  또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소년은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해결이 없어서 주먹을 쓰고 야구 배트를 쓰고 전학을 간다.

엄마의 그 세음절을 나중에 긴 여행끝에  소년에게 도달했다.

이젠 정말 괜찮다고...

정작 소년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었으면 하는 이들은 아버지나 형은.. 모두 입을 닫고 있었고 소년이 그 세음절의 무게로 휘청거릴때 형수는 소년을 위로한다.

형보다 강하다고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책을 읽고 불현듯 드는 생각이 "우아한 거짓말"의 남학생판이네 였다.

뭐 비슷한 점이 없긴 하지만 가족중 누군가가 죽고 이후에 홀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 그렇다.

하긴 소년에게는  만지와는 다르게 두번의 죽음이 있얶고 다정하고 친구같은 엄마 대신 스스로를 못이겨내서 자식에게 무심했던 아버지가 있을 뿐이지만  큰 사건이후 그 이유를 홀로 찾아내고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는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길을 떠나서 사람을 만나고 조금씩 드러나는 소년의 아픔이나 상실을 보면서 세상에서 잚어진 무게를 혼자 견뎌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다.

비에 아예 흠뻑 젖어버리면 더 이상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첨에 비를 보면 무조건 피하고 한방울이라도 튀는 걸 못견뎌하지만 이미 젖어버린 몸에서는 아무런 두려울 것이 없다.

언젠가 비는 그칠테고 사람들은 그런 것을 비라고 부르니까.

 

 

.

 

책장을 덮으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읽으니 그제사 내가 무지하게 거칠다고 투덜거렸던 문장들이 다가왔다,

소년이 아프다고 할 수 없었던 말들 외롭다고 할 수 없었던 말들 두렵다고 할 수 없던 말들이 거칠고 단순하고 덤덤한 문장속에 숨어있었다.

그랬구나...

 

나는 쿨하다... 란 표현이 참 싫어졌다.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난 아프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다가오지 마세요 날 건드리지 마세요 그냥 그만큼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하세요.

나도 다가가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도피하는 말 같아서 싫었다.

상처가 싫어서 더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또 더 나아가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고 여기고 말거라는  소심한 이기심까지 들어있는 말같아서..

차라리 뜨겁지 않더라도 뜨뜨미지건한 정도라도 온기를 가지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냥 다가가고 거절당하고 상처받고 소독하고 주저않고 울고.. 그렇게 감정에 충실하고 촌스럽게 사는게 정말 사는게 아닐까.

소년의 삶이 쿨함에서 조금씩 온기를 가질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고  망설이지만 대꾸해주는 것부터가 그 시작일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라기엔 벅찬 느낌이다.

하지만 한문장 한문장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망설이게 만드는 무언가는 있다. 누구하나 허투로 나온 사람이 없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지식하고 거칠지만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참 좋다.

꽤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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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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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이 미친듯이 뛰어올라가더니 둘이 얼싸안지 뭐예요? 오늘 아침에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귄 친구같더라니까요. 그보다 더 신기한 일도 있었다구요. 당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바솔로뮤 부인이 꼬부랑 할머니이긴 하지만 몸집이 톰과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톰이 바솔로뮤 부인을 조그만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두 팔로 껴안으며 작별 인사를 하더라구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고 궁금했고 한장 한장 넘기기가 두려우면서도 설렌다는 것... 참 오랜만에 경험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홍역에 걸린 동생때문에 도시에 사는 이모네 집에 오게 된 톰의 이야기다,

큰 저택을 개조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이모네 집에서 톰은 입구에 매달린 큰 괘종시계를 본다.

낯선집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도 뒤척이던 톰은 아래층 시계가 13번을 울리는 걸 듣게 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뒷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마당이 없다던 집에 비닐하우스 꽃밭 텃밭을 갖춘 아름다운 정원이 숨어있다

톰은 이제 밤마다 시계가 13번을 치면 아래로 내려가 정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자기를 알아보는 소녀 해티를 만나게 되고 비밀친구가 된다.

톰은 해티의 눈에만 띄기 때문이다.

밤마다 정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톰은 정원의 비밀에 대해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의구심을 가지며 고민한다.

자기가 해티의 시간에 스며들었다는 것 그리고 해티가 자기의 시간에 들어왔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된 톰은 둘만의 비밀도 만들지만 점차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집에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해티를 만나러 정원에 간 톰은 놀랄만한 경험을 하는데....

 

왜 해리포터가 나왔는지 알거같다.

어쩌면 사소하고 단순한 환타지 이야기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주 세다.

비밀의 정원에 흠뻑 빠져들게 하면서 점차 왜 이런 경험을 하게 될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야기를 몰고가고 이젠 정원을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림을 그려보여주듯 세심한 정원의 묘사도 참 영국스럽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는 시간과 추억에 대해 전해준다.

과거 해티가 사는 정원과 저택 그리고 같은 공간이 현재는 톰의 이모가 사는 다세대 주택과 좁아진 뒷마당  그리고 과거 해티의 방은 현재 톰이 머무는 방이다 둘은 같은 공간에 머물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해티의 움직이는 시간속으로 톰의 시간이 정지된 채 둘은 만난다.

톰은 머리를 써서 정지된 자신의 시간을 이용해서 해티의 정원에 오래 머물기로 결심하지만 해티는 시간속에서 점점 자라고 톰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고.... 만남인 끝이 난다.

 

그러나  해티와 톰의 우정이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 서로에게 스며든 만남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는 마지막  저 위의 단락에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야기가 전개 되는 내내 별 다른 감정 표현은 없었지만 둘이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인정하고 소중한 존재였음을 마지막 현실에서 터트려 주는 뭉글한 마무리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내내 영상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정원의 사계라든가 고지식하고 정직한 정원사, 심술궃은 큰 엄마 그리고 무심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촌과 꿋꿋하게 살아가는 고아 소녀 등등 한편의 영국 고전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 시월애"의 느낌도 들고 어딘가 모르게 "늑대소년"이 연상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때문일까... 어쩌면 늑대소년도 영희의 시간속에 뛰어들어 영희를 기다린다. 그리고 둘의 시간이 마주치는 찰라 다시 만나 서로를 알아본다는 게... 좀 억지스러울까?

 

시간에 대해 그리고 소중한 추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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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정원에는 코끼리가 산다
마이클 모퍼고 지음, 마이클 포맨 그림, 김은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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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부를 통해 마이클 모퍼고를 처음 만났다.

그의 책들은 역사적인 어떤 사건이나  혹은 실제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모티브로 삼아서 이야기를 꾸려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전쟁, 홀로코스트, 난민이나 이민자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의 이야기등등

우리가 살면서 큰 줄기를 알지만 세세한 그 결을 살피기 힘든 사건들을 작게 쪼개어서 그 섬세한 결을 보여준다.

전쟁이 났다 사람들이 많이 학살되었다 도시가 파괴되었다.

이런 큰 흐름만 알고 지나가면 그 속에는 사람이 들어있지 않다.

그저 사물화된 사건이 내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질 뿐이다.

하지만 숫자들로만 이루어진 기사와 다르게 이야기는 그 속에 살아있는 사람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폭격을 당한 곳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우리가 오가는 골목이나 들리게 되는 작은 가게 주말에 찾아가는 도서관이나 동물원이  바로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고 다니는 곳이 사건의 배경이 되는 것이고 숫자로 기록되는 사망자의 숫자나 피해액은 바로 우리가 어제 만났던 혹은 언젠가 스쳤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우리가 사실을 알고 인식하기에는 기록이나 기사가 유익할 수 있지만

이야기를 통해서는 그 속에 살아있던 숨쉬고 있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저 숫자로만 차갑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피를 가진 인간을 만나게 된다.

 

이야기의 힘은 우리에게 어떤 사건을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고  그 속에 고통받았던  납작하게 엎드려야 했고 견디고 살아낸 혹은 죽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보여준다.

어떤 대상을 인식하는 것과 공감하는 것

그것이 기록과 이야기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이차대전에서 독일은 언제나 나쁜 놈이었다. 일본과 더불어

나치 히틀러와 언제나 같은 맥락에서 전쟁을 도발한 전범국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 이야기속에서 배경이 된 드레스덴 폭격이야기도 처음 들었다.

전쟁 막바지에 보복을 위해서 무고한 도시에 퍼부은 폭격이 사람들을 얼마나 망가뜨리고 힘들게 하는지를 담담한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전쟁에서는 이긴쪽이든 진 쪽이든 전쟁을 도발한 쪽이든 당한 쪽이든 모두가 피해자라는 것

결국 고통받는 건 인간이었고 동물이었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라는 것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이라는 걸 담담하게 이야기는 보여준다.

 

동물원 조련사였던 엄마가 데려온 아기 코끼리 마들렌

리지는 이 상황이 싫고 동생 칼리는 정말 좋아한다.

코끼리와 개의 갈등으로 인해 폭격을 피하게 된 리지 가족은 코끼리를 데리고 이모네 농장으로 피난을 가고 가는 길에 만난 낙오한 영국군도 함께 떠나게 되고..

많은 일을 겪고 우여곡절끝에 모두가 무사하게 전쟁을 마무리하게 된다.

코끼리와 함께 떠나는 피난이라는 조금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오히려 위로를 받게 하고 힘을 주기도 한다. 전쟁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어처구니 없고 어이없지만 그 속에서도 성장이 있고 위로가 있기도 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고 그 속에 견뎌가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전쟁의 실상을 알게 해주는 이 이야기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연상케 하면서

이야기가 가진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더불어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센지를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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