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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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MBC <뉴스데스크> 전 앵커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백지연 씨가 이번에는 소설을 냈다. 그녀의 10번째 책이자, 첫 번째 소설이란다. 아무래도 백지연 씨의 소설이라 하여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단점도 장점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명인사라는 점에서 그녀의 소설이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어느 누가 무명작가의 첫 소설이 이런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백지연이라는 이름 석 자, 그 행적은 분명 이 소설을 알리는 커다란 동력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도리어 단점도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백지연이 웬 소설?’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게다가 소설을 읽어나가며, 괜한 유명세로 소설을 썼음을 밝히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기 위해 애를 쓸 수도 있기에, 이런 측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물론 나 역시 백지연이란 유명세로 인해 책을 손에 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제 백지연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고 소설을 읽어본다. 그럴 때, 소설이 주는 참 재미를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먼저, 이 책 제목이 『물구나무』다. 왜 제목이 『물구나무』일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책을 접하면 금세 그 이유의 일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6명의 아줌마(40대중반이니 아줌마라 부르자)들은 고교 학창시절 3년 동안 절친으로 보냈던 사이다. 그리고 이들이 절친이 된 이유가 바로 ‘물구나무’에 있었다. 체육시간에 물구나무를 서게 했는데, 그 반에서 물구나무를 끝까지 서지 못한 친구들이 6명이었는데, 바로 이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똘똘 뭉쳐 고교 3년의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던 것.

 

하지만, 주인공 백민수(남자가 아닌 여자, 어쩌면 민수가 백지연 씨의 자전적 인물일 수 있겠다. 하지만, 소설을 소설일 뿐. 너무 개인적 접근은 사양하자.)는 고교 졸업과 함께 친구들과의 관계가 깨지는 데, 그 사건 역시 사소한 것이었다. 5명의 친구들이 민수에겐 알리지 않고 그들끼리만 미팅을 했던 것. 이 일로 자신만이 왕따가 되었다고 생각한 민수는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었던 것이다.

 

그렇게 27년이란 시간이 흘러, 또 하나의 사건인 하정의 죽음을 계기로, 민수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만나게 된다. 치과의사였던 하정의 돌연한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둘러싼 의문. 아니 죽음에 대한 의문을 떠나 절친의 죽음이란 엄청난 내용 앞에 민수는 친구들을 하나씩 만나며, 그동안 단절되었던 서로간의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몇몇 소설가들은 어렵게 쓰는 것이 소설가의 사명인양 생각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은 독자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행위가 아닐까? 무난하게 독자와 대화할 수 있음도 재능이라면 재능이 아닐까?

 

또한 작가는 우연한 사건이 그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음을 말하기도 한다.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없는 특별한 재능(?)과 그 사건이 6명을 특별히 친한 관계로 만들게 된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미팅과 같은 사소한 사건으로 인해, 그 끈끈하던 관계가 27년간이나 단절되어진다. 이는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이 결코 사소하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주된 메시지는 모든 인생에는 사연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최고의 수재였던 수경도 27년 만에 만나 그 삶을 들여다보니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아픔과 눈물, 그리고 장래를 향한 고민이 있다.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 하정 역시 의사 가문의 딸이자 본인도 치과의사였음에도 남들이 알지 못하는 열등감과 눈물이 있었으며,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승미 역시 밝히고 싶지 않은 아픔이 있었고, 주인공 역시 아버지로 인한 아픔이 있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바로 이 사실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모든 인생은 그 나름대로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자신만의 눈물과 한숨이 존재한다. 물론, 남들이 알 수 없도록 갑옷을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 아닐까? 그리고 이것을 깨닫는 것이 바로 “물구나무”가 아닐까? 내 입장에서만 바로 서서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는 물구나무를 통해, 상대의 아픔과 눈물을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소설에서 진짜 “물구나무”의 의미는 학창시절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는 물구나무를 서면 보이지 않던 바닥의 먼지가 보이는 것처럼 세상을 살면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생각도 달라지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라지며, 인생에 대한 평가역시 달라지게 된다고 말한다. 그런 캐릭터가 바로 미연이다. 미연은 학창시절에는 가장 공부가 뒤떨어지는 친구였다. 하지만, 민수는 말한다. 미연이 가장 지혜로운 삶을 살았노라고.

 

물론, 이 평가는 완료형은 아니다. 앞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어떤 모습으로 걸어갔느냐에 따라 평가는 다시 물구나무를 설 수 있다. 오늘 날 향한 평가는 어떤가? 오늘 내가 이루어가는 모습은 어떤가? 한번쯤 ‘물구나무’를 서서 내 인생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내 인생의 먼지를 발견할 수 있다면 더욱 좋고 말이다.

 

또 하나의 ‘물구나무’는 바로 민수의 인생에 때론 깰 수 없는 악몽과도 같고, 풀 수 없는 매듭과도 같았던 아버지와의 관계다. 언제나 자신에게 강압적인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민수에게 하나의 콤플렉스로 남게 된다. 하지만, 소설이 말미에서는 이 아버지,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화해가 이루어진다. 꿈속에까지 등장할 만치 풀고 싶었던 매듭인 아버지와의 오해 내지 갈등은 ‘물구나무’를 통해 해소되어진다.

 

오늘 우리에게 화해가 필요한 상대가 있다면 마음의 ‘물구나무’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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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억만장자 벤지 프랭클린 2 : 소행성과 우주 최강 로켓! 어린이 억만장자 벤지 프랭클린 2
레이몬드 빈 지음, 정영수 옮김 / 봄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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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어린이 억만장자 벤지 프랭클린』 제2권인 『소행성과 우주 최강 로켓』이랍니다.

 

벤지 프랭클린은 억만장자랍니다. 부모님에게서 재산을 물려받아 그렇게 억만장자가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억만장자가 된 아이랍니다. 무엇을 했기에 아직 6학년에 불과한 아이가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그건 벤지가 만든 하나의 앱 프로그램 때문이랍니다. 이름하여 ‘클릭 양해 사전’앱이랍니다. 이게 뭐냐면, 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창의적인 핑계거리를 찾을 수 있는 앱이랍니다. 이 앱이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답니다.

 

아마도 핑계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죠?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핑계, 회사에 출근하고 싶지 않은 핑계, 쫓아다니는 이성을 거절할 핑계, 보험가입권유를 거절할 핑계,,, 등등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며 핑계거리를 만들어야 할 상황은 참 많겠죠. 그러니, ‘클릭 양해 사전’앱이 인기가 있으리란 건 잘 알 수 있겠죠.

 

아무튼 이렇게 억만장자가 된 벤지는 자신이 번 돈으로 엄마에게는 농장을 사주기도 합니다. 사실 자신에게 사용하는 건 별로 없나봅니다. 먼저 엄마를 챙기는 그 마음이 참 예쁘네요.

 

그런데, 더 예쁜 마음은 벤지는 자신이 번 돈을 많은 이들을 위해 사용하려는 마음이랍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라면 억만장자가 되어도 질투나지 않겠죠? 게다가 벤지는 억만장자가 되었다고 거만하게 굴지도 않네요. 참 멋진 아이네요.

 

그런 벤지는 아빠가 만들어 쏘아올린 위성을 통해,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치게 되면 지구에는 큰 재앙이 닥칠 게 분명하답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 소행성의 출현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네요. 단 한 사람 드랜슬링 경이 소행성의 존재를 알게 되고, 벤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네요.

 

드랜슬링 경은 모든 첨단장비들을 갖추고, 연구시설까지 번듯하게 갖추고 있는 억만장자랍니다.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우주선도 많고요. 그런 드랜슬링 경이 벤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벤지에게는 어른들에게는 없는 창의력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자유롭게 생각하는 벤지이기에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구해낼 방법도 창의력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거든요. 그럼 벤지는 어떤 방법으로 지구와 충돌하려는 소행성의 위협을 막아낼까요? 궁금하죠? 물론 그 방법은 만화 같은 방법이랍니다. 하지만, 이런 만화 같은 방법을 실제로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과학발전의 밑거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만화 같은 생각들을 많이 하면 좋겠네요. 무엇보다 우리 어른들이 그 상상력을 가로막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어찌되었든 벤지의 방법은 성공했답니다(방법은 비밀^^). 소행성과의 충돌을 막아낸 벤지는 그 소행성을 가지고 노동 불안정으로 위기에 처한 하나의 도시에 수많은 일거리를 창출하기도 한답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벤지가 평소에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벤지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언제나 잃지 않았거든요.

 

벤지의 다음번의 활약도 기대해봅니다. 이 책에서 저는 무엇보다 벤지의 멋진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성숙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억만장자임에도 거만하지 않는 아이다운 자세, 무엇보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오는 창의력이 부럽네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멋진 모습을 갖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참, 책 뒤편에는 이런 「우주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도 있답니다. 이 가이드북을 한번 잘 사용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상상력이 현실이 됨을 기억하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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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묵 도깨비 꼬마둥이그림책 3
이상배 글, 홍영우 그림 글 / 좋은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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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묵 도깨비』는 참 예쁜 그림책이네요. 그림이 예뻐서 ‘예쁜’ 것만이 아니라, 그 내용이 예뻐서 ‘예쁜’ 그림책이랍니다.

 

외딴 언덕의 오두막집에 노부부가 살고 있었답니다. 아주 가난한 부부가요. 그런데, 보름달이 환한 여름날 냇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 다음날도 역시 마찬가지고요. 영감님은 살그머니 냇가로 나가봤답니다.

그랬더니 그곳에서는 글쎄 도깨비들이 씨름판을 벌이며 신나게 놀고 있는 거예요. 여러분 같으면 어쩌겠어요? 아마도 오늘 우리 현대인들 같으면, 지구대에 신고했을 지도 몰라요. 몰상식하게 시끄럽게 구는 녀석들이 있다고 말이죠. 아니 어쩌면, 오늘 우리 현대인들의 삭막한 마음으로는 도깨비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도깨비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 집에 다시 돌아온 영감님은 다음날 할머니와 함께 다시 그곳에 가봤답니다. 역시 도깨비들은 신나게 놀고 있네요. 이 때, 영감님의 예쁜 마음이 발휘되네요. 영감님은 부인에게 메밀묵을 맛나게 쑤어다 가져다주자고 합니다. 밤마다 저리 시끄럽게 노는데 얼마나 배가 고프겠냐고 말이죠.

 

이리하여 다음날 노부부는 실제 메밀묵을 맛나게 쑤어서 신나게 노는 도깨비들에게 가져다줍니다. 당연히 도깨비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맛나게 냠냠했겠죠?

그런데, 그믐날 도깨비들이 영감님을 찾아왔답니다. 빈손으로 오진 않았겠죠? 네, 맞습니다. 보물을 잔뜩 가져왔죠.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지 알겠죠?

 

시끄럽게 하는 도깨비들에게 더 기운내서 잘 놀라고, 더 시끄럽게 한바탕 놀아보라고 메밀묵을 쑤어주는 그 아량, 참 멋스럽네요. 오늘 우리에게 이런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네요.

 

이 그림책을 보며, 왠지 층간소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물론 참 고약하게도 배려하지 않고 온갖 시끄러운 소리들을 방출해내는 분들이 없지 않죠. 정말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분들이 없지 않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면 어떨까요?

 

제 이야기 하나 할게요. 용서해주세요. 몇 년 전 이사를 했을 때예요. 위층에서 아이들이 쿵쿵 거리는 소리가 좀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윗집에 아이들이 있구나 싶었는데, 며칠 후 아내가 윗집에 중학생 남자애랑 초등 동생 둘, 이렇게 세 자녀가 있는 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녀석들 만나길 벼르고 있었답니다. 드디어 며칠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데, 중학생 남자애랑 함께 타고 올라왔답니다. 그래서 물어봤죠. 너 혹시 15층 아니냐고? 반갑다고. 난 새로 이사 온 14층 아저씨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이 아이가 금세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집에 동생들이 있는데, 좀 시끄럽죠? 라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정색을 하며 말했죠. 아니, 내가 진즉 해주고 싶은 말 있었는데, 괜히 아래층 신경 쓰지 말고, 동생들 마음껏 뛰놀게 하라고 했죠. 우린 괜찮으니까 걱정 말라고요.

 

그랬더니, 이 아이가 부모님에게 아래층 정말 멋진 아저씨가 이사 왔다고 자랑했다는 거예요. 그 얘기가 돌고 돌아 또 제 귀에까지 들리게 되었는데, 왠지 으쓱 해지며 기분 좋더라고요.

 

이런 기분이 도깨비가 전해준 보물과 같은 기분 아닐까 싶네요. 시끄럽게 떠드는 도깨비들에게 메밀묵을 전해주는 여유, 이젠 우리에게도 회복되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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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시스터 3 - 출생의 비밀 벽장 속의 도서관 8
시에나 머서 지음, 심은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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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곳으로 입양되어 자신의 쌍둥이 자매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던 올리비아는 새로 이사 간 곳에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 아이비를 만나게 되죠. 그렇게 해서 자신의 반쪽을 찾은 아이비와 올리비아는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아이비는 단순한 고스족이 아닌 실제 뱀파이어였으며, 올리비아는 토끼(뱀파이어들이 인간을 부르는 용어)였던 거죠.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이렇게 일어난 거랍니다. 이에 아이비와 올리비아는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찾기 시작합니다. 각기 입양 정보를 찾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알 수 없었죠. 이것이 바로 2편까지의 내용이랍니다.

 

이제 3편에서는 둘의 출생의 비밀이 드디어 밝혀지게 된답니다. 사실, 2편까지 읽은 분들은 어쩌면 이들 출생의 비밀을 내심 추리해낼 수 있답니다. 맞아요. 역시 뱀파이어인 아이비의 양아버지와 관련이 있네요. 과연 아이비의 양아버지는 누구일까요?

 

물론, 3편에서는 이러한 자매의 출생의 비밀이 더욱 자세하게 밝혀지게 된답니다. 게다가 올리비아가 뱀파이어 사회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음이 이제는 뱀파이어 사회에 공공연한 사실이 되고, 이로 인해 토끼인 올리비아는 뱀파이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시험을 치르게 된답니다.

 

그 시험은 도합 세 가지로, 어둠의 시험, 신뢰의 시험, 인내의 시험이랍니다. 일명 피의 시험이라 불리는 이 세 가지 시험을 올리비아는 과연 통과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3편은 올리비아와 아이비의 출생이 밝혀지는 내용을 담고 있기에 더 흥미롭네요. 이제 3편까지 오면서, 둘 간의 신상의 비밀은 밝혀졌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본격적인 모험이 남은 것 아닌가 싶어,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되네요. 어쩌면 4편부터가 진짜 신나는 모험을 담고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어 봅니다. 물론, 3편까지가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고, 이제 어쩌면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여겨지네요.

 

올리비아와 아이비가 쌍둥이라는 사실이 뱀파이어 사회의 잡지에 실리게 되는데, 그 잡지 기사 가운데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어 소개합니다.

 

“두려움이 없으면 사랑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165쪽)

 

이 말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되는 내용이겠죠.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나와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우린 두려움의 마음을 품고 있답니다. 그래서 사랑하기보다는 미리 그 싹을 잘라버리려는 폭력적 견해를 보이는 거죠. 하지만, 나와 다른 이들을 향한 두려움이 우리 안에서 사라지게 될 때, 우린 상대를 품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답니다.

 

“두려움이 없으면 사랑이 있을 수 있다.”

참 멋진 말이네요. 우리에게도 두려움을 극복한 사랑이 가득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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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초콜릿
패멀라 무어 지음, 허진 옮김 / 청미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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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침은 초콜릿』은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흔히 접했던 성장소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성장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의 갈등구조와 이로 인한 고민과 방황, 그리고 화해가 이 소설 역시 존재한다. 또한 이성에 대한 내용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색깔은 조금 다르다. 방황의 강도가 다르다고 말해야 할까?

 

많은 이들이 청소년기와 청년의 때의 방황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태학자이면서 인문학자로 말할 수 있는 최재천 교수는 청년의 때에 많은 방황을 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하지만, 단서를 붙인다. 방황과 방탕은 다르다는 것, 방황은 권장하지만, 방탕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코트니와 단짝 친구 재닛의 방황은 방탕이라 분류해야 좋을 것이다. 소설은 16세 소녀들의 과도한 음주와 느슨한 도덕관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당히 문란한 성생활에 대해서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런 부분들은 여타 성장소설의 분위기를 염두에 둔 독자를 충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게다가 1956년에 처음 출판된 내용임을 감안한다면, 동성애문제도 등장하여 상당히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법하다. 또한 이러한 갈등과 방황의 자리가 상류층 아이들에게서 보여줌도 특기할 만하다. 대체적인 성장소설의 삶의 자리가 기층세력임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삶의 자리가 초호화생활을 살아가는 그런 자리는 물론 아니다. 코트니의 엄마는 영화배우다. 하지만, 이젠 한물 간 배우다. 결국엔 어떤 캐스팅도 이루어지지 않아, 빚더미 위에 올라앉게 된 배우. 하지만, 여전히 철부지같은 그런 엄마(물론, 엄마 손드라는 결국엔 배우로서 안정된 자리를 찾는다. 기대치를 낮춘 상태로 말이다). 엄마의 엄마가 된 것처럼 엄마를 걱정해야만 하는 그런 삶의 자리가 어쩌면 코트니를 방황의 자리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여타 성장소설처럼 코트니의 방황의 출발 역시 그녀가 처한 갈등과 고민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코트니의 이런 외침이 마음을 울린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돼요? 물속에 들어가 살다가 밖으로 나와서 ‘제가 숨 쉬러 나온 게 거슬리셨다면 죄송해요. 안 나오도록 노력할게요.’ 뭐 그러기라도 해야 돼요?”(88쪽)

 

어쩌면 코트니 뿐 아니라 오늘 이 땅의 방황과 방탕 사이에서 흐느적거리는 청춘들의 깊은 곳에는 바로 이와 같은 외침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어쩌면 그들의 방탕이 숨 쉬기 위한 출구일 수 있다 생각할 때, 마음이 먹먹하다.

 

오늘 우리 자녀들의 방황 내지 방탕의 몸부림은 그 출발이 일정부분 부모에게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코트니는 느슨한 도덕관념정도가 아니라, 아예 도덕관념이 없는 듯 여겨지는 퇴폐의 상징 앤서니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그 때, 코트니의 심리상태를 작가는 이렇게 묘사한다.

 

“이제는 앤서니와 함께하면서 자기 삶이 엄마의 삶과 얼마나 멀어졌는지 깨달았다. 독립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놓였다. 자신의 삶을 엄마가 아닌 남자들 주변에 두는 것이 더욱 안전하게 느껴졌다. 적어도 남자들은 실패하면 바꿀 수 있었다.”(218쪽)

 

‘적어도 남자들은 실패하면 바꿀 수 있었다.’ 바로 여기에 어쩌면 오늘 십대들의 방황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부부 역시 실패하면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청춘들의 방황과 방탕이 오롯이 그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딸을 둔 아빠로서 코트니와 재닛의 방황이 안타깝고, 또한 어른의 한 사람으로 미안함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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