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내일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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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리처 시리즈 세번째. 

이번 이야기는 정치인이 등장하고 심지어 실존인물인 XXX가 얽혀있다(스포일러가 되니 말할 수 없음). 중간에 역사와 정치 이야기가 다소 언급되어 복잡하고 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건가.. 싶은데, 후반부는 박진감이 넘쳐 즐겁게 마무리했다. 새벽에 깬 김에 나머지 다 읽느라 아.. 피곤하다. 


등장인물 한명이 리처의 행색에 대해 팩폭한다.



"당신은 경찰처럼 안 보이잖습니까. 부랑자라면 모를까. 그보다는 잔돈을 구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 전자책 인용


부랑자, 걸인.. 역시 떠돌이 인생에 말끔한 행색은 무리겠지. 역시 톰 크루즈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리처. 

이번에는 매력적인 여성이 두명 등장하는데, 이거 스토리상 이번엔 어렵겠다 싶었으나, 결전을 앞두고 역시 한명과 잔다.

내가 졌다.. 리처, 당신의 승리요. 



"싫다는 대답도 받아들이나요?"

"그래야 하는 거 아니오?"   - 전자책 인용 


 하지만 이 대목에서 나는 결정적으로 리처가 좋아졌다. 신장 195cm에 110~120kg에 육박하는 거구의 남자가, 약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던 여성과 단둘이 호텔방에 있게 됐는데, 지금 뭘 하고 싶냐는 여자의 물음에 당신 셔츠를 벗기고 싶다고 솔직하게 대답하고는 늠름한 군견처럼- 셰퍼드는 너무 날렵하고, 도베르만 정도일까 - 처분을 기다린다. 싫다는 대답도 받아들이냐는 물음에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먼저 셔츠를 벗으라는 여자의 말에 얌전히 따른다. 아, 너무 좋다 리처. 당신이 앞으로 계속 새로운 여자와 자고 떠나고 한다 하더라도 욕하지 않겠다. 피임은 당연히 잘 할 거라는 전제지만. 콘돔 개그가 두번이나 나오는 걸 보면 분명 콘돔을 잘 사용하리라 믿는다.



엄밀히 말해, 미국은 소련과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로 4년 동안 그들과 굳게 손잡고 공동의 적에 대항했다. 우리는 그들과 광범위하게 협력했다.(...) 이른바 무기 대여 정책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에 수억 톤의 면제품과 모직제품을 실어 날랐다.(...) 윈스턴 처칠은 그것을 역사상 가장 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에 얽힌 전설도 있다. 소련이 콘돔을 요청했다. 그들은 우리를 주눅 들게 할 요량으로 콘돔의 길이가 최소한 45센티미터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들의 요청을 충실하게 실행했다. "크기: 중간"이라고 적힌 상자에 넣어서 말이다.  -전자책 인용


"왜 여권기한이 만료되었지?"

내가 대답했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내 말은 왜 갱신하지 않았느냐는 거다."

"그럴 필요를 못 느꼈으니까. 당신이 지갑에 콘돔을 넣어두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지."

그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다시 물었다.   -전자책 인용


리처 돌려까기 참 잘한다..

아, 그리고 리처는 여러모로 슈퍼맨에 가깝지만 달리기는 확실히 느린 모양이다. 



평균의 법칙.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빠르다. 심지어 여름옷을 입은 그 노파도 나보다는 빠를 것이다. 그녀의 늙은 개도 나보다 더 빠를 것이다.  -전자책 인용


아무리 그래도 그만큼 느리겠냐 싶다마는... 

다음은 <61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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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06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앍 ㅋㅋㅋㅋ 인용이 다했네요... 소련.. 아 그렇단 말이지.... 엊그제 제가 신간을 하나 봤어요. <왜 여성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 가>라는... 응..? 그런 거 였어?

잠자냥 2021-07-06 12:3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사회주의 사회에서 여성 동무들이 더 나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06 12:37   좋아요 1 | URL
그런 거였어요??!!! ㅋㅋㅋ 이런 책도 있군요.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리처가 은근 개그센스가 있습니다. 저의 잭리처 시리즈 리뷰는 계속 메인 줄거리와 관계없이 갈 것 같네요 ㅋㅋ

- 2021-07-06 14:59   좋아요 0 | URL
사회주의야 말로 진정 유토피아..

잠자냥 2021-07-06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다부장님은 이제 리처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네요. 이렇게 확실한 팬을 한 명 더 영입했으니? ㅋㅋㅋ

독서괭 2021-07-06 12:40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렇습니다. 그분을 용서하시오!

다락방 2021-07-06 13: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그거 알아요? 저 소련 콘돔... 저거는 저도 인용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잭 리처 페이퍼 재미지다. 저도 잭 리처 한 권 더 읽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다 금세 독서괭님이 저보다 읽은 게 많아질 것 같아서 말이죠. 명색이 잭 리처 전파자가 더 많이 읽어야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 리처, 한 번 알면 빠져들게 만든느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06 13:09   좋아요 2 | URL
아 찾아보고 왔습니다. 심지어 제목이 ˝크기...뭘까?˝ 내용은 ˝고추...뭘까?˝네요 ㅋㅋㅋㅋㅋ 제가 좋아요도 눌렀었네요 ㅋㅋㅋ
저 <61시간>이미 시작했습니다. 어서 달리세요~!

다락방 2021-07-06 13:11   좋아요 3 | URL
아니, 뭐라구욧? 61시간 시작하셨다구욧?
독서괭님, 잭 리처 읽는데는 쉬는시간도 없습니까? (어쩐지 초조해한다 ㅋㅋ)

독서괭 2021-07-06 1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전자책은 틈틈이 읽는 용인데 요즘 잭리처에 올인중이라서요 ㅋㅋ

- 2021-07-06 15:00   좋아요 0 | URL
제목이 너무 ㅋㅋㅋ 다락방님 어휴 ㅋㅋㅋ 제목 천재네 ㅋㅋㅋ 카피라이터세요?
 

리처의 허세

제 딴에는 회심의 한 방이었을지도 모르나 내게는 모기에 물린 것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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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06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의 작가가 글을 참 잘썼네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뻔뻔하게 뒤돌아간다)

독서괭 2021-07-06 10: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여기서 이러시면.. 환영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는 그의 말이 옳다. 우리는 언젠가 죽고, 함께 산다면 누군가가 먼저 죽을 수밖에 없다. 사랑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함께 산다고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그것이 우주의 순리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약하디약한 존재니까. 사랑이 끝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리고 그때마다 언제나 아프고 쓰라리겠지만, 그것이 꼭 사랑의 절정인 젊은 시절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이 더 늘어가고, 그래서 '이제껏 하나인 적 없었던 두 가지'가 '온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그때 찾아오는 이별이야말로 비탄과 고통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는다.  -48~49쪽


차곡차곡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결심하고 이 책을 써나갈 때, <비상의 죄>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갈 때, 그는 차분하게 이 글을 구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109쪽의 저 문장을 쓰다가 무너지지 않았을까, 다시 오열하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보았다. 그는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답게, 무척이나 유려하게 이 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쓰기 위해 추슬렀던 감정이,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초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의 총합보다 크다"는 문장을 쓰면서 폭발해버리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그가 아프게 이 글을 썼다는 사실이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만, 결국 저 문장에 이르러서야 나는, 함께 엉엉 울고 싶어졌으니까. 극도의 사랑 앞에서 그렇듯 극도의 고통 앞에서도, 우리가 깨닫는 사실은 굉장히 단순하다. 네가 가버리고 난 뒤, 그 빈자리는 너무나 크다. 이것만큼 상실의 고통을 잘 표현할 만한 말이, 대체 뭐란 말인가.  - 51쪽


 <잘 지내나요?>의 첫 장에 등장하는 책들 중 하나인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작가 자신의 사별의 아픔을 담은 에세이다. 나는 이 책을, 작가 이름과 제목만 알고 아무 정보없이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그 전에 줄리언반스의 소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을 읽었던 기억 때문인지 당연히 소설인 줄 알았다. 열기구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이건 대체 무엇..? 하면서도 재미는 있어서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며 배우자를 잃은 경험을 쓴 것임을 깨닫는 순간 앞의 열기구 이야기가 이해되면서 엄청나게 마음이 아팠다. 당시 나는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무렵 지인이 교통사고로 배우자를 잃어 조문을 다녀왔던 터라 감정이입을 심하게 했고.. 그 결과 얼마 후 남편이 죽는 꿈을 꾸고 새벽에 엉엉 울며 남편에게 전화했더랬다..(그땐 떨어져 살았다) <잘 지내나요?>를 읽는 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라 반가웠다. 내가 느꼈던 감상을 잘 표현해준 글을 보니 좋았다.  

















결혼 후 확실히 실연의 아픔을 다룬 이야기에는 이입을 덜하게 되었고, 배우자 사별을 다룬 이야기에는 이입을 많이 하게 되었다. <오베라는 남자>도 그래서 더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었던 소설.  
















 아이를 키우면서는 아이와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에 많이 이입하게 되는데, 아이를 잃는 등 너무 아픈 이야기는 배우자 사별보다 더 괴로워서 읽기가 힘들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보고 느끼는 것이 많이 달라진다는 생각을 한다. 

 '가을방학'의 노래들을 좋아하는데 그중 '동거'는 이런 가사다. 


 우편함이 꽉 차 있는 걸 봐도 그냥 난 지나쳐 가곤 해요

 냉장고가 텅 비어 있더라도 그냥 난 못 본 척 하곤 해요

 나는 부모님과 사니까요

 (중략)

 내가 어렸을 때 얘길 엄마는 꼭 어제 일처럼 얘기하죠

 나는 사실 기억이 없는 일들도
 오래 전 옆에 누워서 칭얼대던 아이는
 누구보다 당신을 더 사랑했다 확신할 수 있지만
 고백할게요 나 거리에서 당신을 지나친 적 있어요

 같이 살면서 같이 지내면서 못 본 척 지나친 적 있어요 


 이 노래 이야기를 하면서 비혼인 지인은 부모님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내가 부모 입장이 되어 생각했다. 지금 내 아이들은 엄마인 나를 제일 사랑한다고 확신할 수 있지만, 몇 년 지나면 달라지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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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7-05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은 망센빠이의 책에서도,
책은 읽을 때마다 달라진다고 하
더라구요.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요.

독서괭 2021-07-05 17:26   좋아요 5 | URL
아 망센빠이가 누군가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름인 줄 알았어요 ㅋㅋㅋ 망겔인거죠?
괴물 사놨는데 시작하기 무섭네요~

초딩 2021-07-05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제껏 하나인 적 없었던 두 가지가 온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무너진다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네요.
부재 보다도 더 크고 속수무책으로 다가옵니다.

독서괭 2021-07-06 10:37   좋아요 0 | URL
사별의 고통이 정말 크다고 하더라구요. 나이드신 분들 중에는 배우자 사망하면 얼마 안 있어 뒤를 따르듯 사망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7-05 2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내가 느낀 감정을 표현해주는 글을 만나면 정말 기쁘기도 하고 뭣보다 동지를 만난 듯해 행복해지더라구요. 아무도 몰라주는 내 맘을 저자만이 알아주는 듯해 깊은 위로도 받구요. 그땀시 우리가 책을 읽지 않겠어요.^^ 남편이 죽는 꿈에 엉엉 우셨다 하여 살짝 웃었습니다. 지는 요즘 남편이 겁나 밉거든요 ㅋㅋ

독서괭 2021-07-06 10:39   좋아요 0 | URL
그땀시 책 읽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 저도 그때는 신혼 때라.. ㅋㅋㅋ 한집 살며 남편이 미워질 땐 많이 괴롭더라구요.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너그러워지는 게 차라리 낫다 싶은데 사람 맘이 뜻대로 안 되더라구요 그쵸 ㅠㅠ
 

이런 회사가 있다니..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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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7-02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대적으로 공간합니다!!!
장거리 수영할 때
전체에서 턴 하는 부분에서 딱 한 번만이라더 바닥 발로 짚는거랑 아닌 거랑
1km 할 때 진짜 차이 많이 나듯이요.
잠시만 쉬면 무너질것 같은 세상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는데 :-)

독서괭 2021-07-03 08:53   좋아요 0 | URL
멋진 비유인 것 같은데 공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슬픈 맥주병입니다…ㅠㅠ 잠깐의 쉼도 허락하지 않는 우리 노동문화가 바뀌어가면 좋겠어요!

종이달 2021-12-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