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천만 관객에 달하는 흥행을 한 영화는 실망을 시킨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공식을 과감히 깬 것은 바로 영화 괴물

전체적인 영화 느낌은 재미있었다. 많이 웃었고 어이없어 한 장면도 많았다.

괴물 때문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괴물의 걸음걸이는 무서워서 놀라운 것이 아니라 '하하 저게 뭐야?'의 반응 가져와 한참 웃게 했고, 소소하고 자잘해서 오히려 정감이 가는 것들에 신경을 많이 쓰는 봉준호 감독 답게 잠자던 송강호의 얼굴에 붙은 동전들을 떼어 거스름돈을 건네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약간 모자란 듯한 아빠의 딸 사랑은 웃음이 자연스럽게 스며나오며 자식 사랑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살인의 추억이란 감독 답게 휴머니즘을 섞고 중간중간 아이고 하는 안타까움을 썪어 적재적소에 웃음과 놀람과 안타까움을 주어 지루할 틈은 없었다.

그래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괴물의 완벽한 재연은 가히 칭찬할만 했고

한강의 어둡고 침침하고 퀴퀴했을 하수구를 뛰어다닌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본다면 여름날 시원한 에피소드처럼 볼만한 영화다.

그러나 대체 이 허접한 시나리오는 무엇이란 말인가? 도무지 남는게 없다.

딸이 살아 있다는데 왜 그 흔한 핸드폰 추적조차 하지 않는가?

혹시 봉준호 감독은 세상은 어떤 말을 해도 무조건 믿어주지 않는다는 피해의식이라도 있는 것인가?

그 엄청난 괴물이 한강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수부지를 팔자로 투박하게 뛰어다니는데 수많은 경찰은 왜 사람들만 격리하고 괴물을 잡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인가?

괴물은 반드시 송강호 일가의 가족이 잡아야 했기 때문에?

어리버리 어벙해 보이는 캐릭터 송강호. 어리버리한 사람은 그런 상황에서 정신병자로 보일 수 밖에 없는가?

온가족이 딸을 살리기 위해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할아버지도 돌아가셨는데 마지막에 산 사람은 딸이 아니라 딸이 돌봐주던 아이.이 웬 허무함.

이것을 감독은 관객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라 할까?

억지로 꿰맞춘 흔적이 난무한 이 시나리오가 외국에서도 극찬을 받는다는 말에 나는 정말 아이러니했다.

봉준호 감독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가?

영화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있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있다고 퍼트려서 한 가족을 현상금 2000만원에 달하게 만들 정도로 온 국민을 속이는 일.

그렇게 국민을 기만하는 일은 지금도 어디선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을  터.

나라의 안위를 위해 열심히 데모한 학생은 졸업 후 나라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진정 친했던 사람도 돈 앞에서는 무용지물(핸드폰 회사의 선배)

잘 모이기도 힘든 가족들. 가족의 해체 위기.

여론이 몰아가는 위험성 등등

자식을 사랑하는 휴머니즘.

나는 이 영화를 보기전 봉준호 감독이 했던 인터뷰를 보며 보다 완벽한 영화를 꿈꾸었다.

인터뷰1: 정말 한강에서 괴물을 본적이 있다(우습지만 경험에서 나온 것이니 좀더 리얼하겠구나)

인터뷰 2: 시나리오를 쓰기위해 직접 한강의 하수구를 돌아다녔다(역시 글을 쓰려면 그렇게 써야해. 철저한 조사와 물밑 작업은 완벽한 시나리오를 가져오겠지.)

영화는 재미나게 보았지만 살인의 추억을 두 세번 보게한 봉준호 감독에 대한 실망은 깊게 각인되었다.

얼마전 김기덕 감독이 이제 자신은 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괴물의 흥행에 대해 나는 김기덕 감독을 욕했다.

김기덕 감독은 괴물 수준과 관객 수준이 절묘하게 만났다고 했다.

작가주의 김기덕 감독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작품이 소외받고 등한시 된다해서 흥행되는 다른 영화를 더구나 관객까지 함께 깍아내리는 것에 왜저러나 싶었다.

그러나 괴물 영화를 본 뒤 나는 김기덕 감독의 말에 공감 백만배를 한다.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되다니.

왕의 남자, 실미도,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동막골

모두 의미있고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진 영화다(동막골은 조금 예외) 충분히 관객을 불러올 만한 영화다.

그러나 이 허접한 시나리오의 괴물로 인해 다른 영화들이 죽어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진심으로 미안해 해야한다.

그리고

말쑥한 배우 박해일의 능숙한 연기, 배신없는 송강호의 연기. 그외 다른 연기자들.

봉준호는 그들에게 정말 머리 숙여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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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08-1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영화 안 봤는데요. 풍자를 했다는 것에 관심이 가요. 개인적으로는 괴수영화나 오락영화에 열광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하늘바람 2006-08-1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두 그래요 전 오히려 각설탕을 보고 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