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전에 고등학생 남자에게 반했다.
이른바 심쿵.
아침 너무 배가 고파서 삼각김밥을 사서 전자렌지에 데우려는데 도시락을 데우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전자렌지를 열더니 차갑네 더 해야겠다 한다.
그래서 속으로 에구 빨리해야하는데 했다.
그런데 그 남자애.
˝같이 데우실래요?˝한다.
˝그래도 돼요?˝
˝네 저 40초 데우거든요.˝
˝감사합니다.˝
40초가 지나자 나는 그 아이가 자기 도시락만 꺼낼줄알았다.
그런데 그 아이 삼각김밥 꼭지점을 잡으며
˝뜨거울거예요. 조심하세요.˝ 하는 거다.
난 속으로
`도시락과 돌려서 안 뜨거울걸.` 했지만 따로 말하진 않았다.

이런 정도에 반하다니. 흑.
갑자기 두번째 스무살 드라마에서 최지우가 문 먼저 열어주는 친절에 기뻐하는 걸 보고 이상윤이 한 말이 생각난다.
˝너 도대체 그동안 어떻게 산 거니?˝
그 아이는 도시락 쌌던 비닐과 쓰레기를 말끔하게 치웠다.
나도 삼각김밥 껍질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유유히 나왔다.
살짝 거울보니 팍삭 늙은 아줌마가~~~.

친절. 상냥. 매너.
이건 리트머스 종이에 떨어뜨리는 용액 한방울과 같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리트머스종이가 되자.
울딸도 그런 남자친구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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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19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도 그렇게 키워야 하는데...^^

하늘바람 2016-05-19 16:37   좋아요 0 | URL
이미 그렇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