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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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때 나는 아주 깜짝 놀랐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작가의 이름을 보았다.

이경혜 선생님

나는 이경혜 선생님을 그림책 번역으로 만났다. 사실 만나지 못했고 메일한두번 전화 통화 한번이었다.

그래서 이경혜 선생님은 기억도 못하실 거다.

당시 그 그림책은 꾸꾸의 꼬마비행기라는 프랑스 그림책이었는데

책이 나오기 전 컬러프린트한 종이를 보내드렸었다.

혹시 고칠게 있으면 알려주십사였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림이 너무 예쁘니 이 컬러교정지를 가지면 안돼냐고 하셨다.

나는오히려 미안했다.

그럴줄 알았으면 더 좋은 종이에 프린트 할것을.

그렇게 여리고 소녀스런 목소리로 이경혜 선생님을 기억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유화 풍의 표지와 제목에 나는 한동안 책을 사지도 읽지도 못했다.

어릴때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나 청소년기에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해 본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생각이 너무 강해서 우습게도 유서를 써 본적이 있다.

그런데 그 유서라는 것이 참으로 좋은 자살충동 치료법이다.

유서를 쓰다보면 나를 위해 슬퍼하는 사람들 얼굴이 떠올라 울다가 차마 죽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죽었다니.

청소년시기에는 성장통이 있다

몸보다 마음이 아프다.

사춘기라 웃기에는 나는 떨어지는 낙엽이 너무 슬펐다.

시드는 꽃도 너무 허무해 보였다.

짝사랑하는 선생님 때문에 가슴아파하기도 했다.

지금은 아름다울지 모를 일들이 그땐 온통 아프기만 했다.

그리고 정말 죽은 같은 학년 친구가 있었다.

친하지도 않았고 반도 멀어 얼굴도 가물거렸다.

그런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한동안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이들은 서로의 성장통에 부대끼며 가슴아파하고 또 그렇게 위로를 받는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나는 내가 만약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완성하지 못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힘든 과정을 겪으며 글을 완성시켜 주신 이경혜 선생님이 너무 대단해 보인다.

슬픈 것이 모두 낭만적인 것이 아니듯 죽음은 낭만적이지 않다.

이땅에 죽어간 아이들을 아파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살아있어서 그래서 숨쉬고 있어서

그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낭만적이다

라고 일일이 편지를써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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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2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부터 신선했어요. 이경혜님이 번역한 그림책이 뭐죠? 읽고싶어지네요^^

하늘바람 2006-02-2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꾸의 꼬마비행기라는 그림책이에요. 이자벨샤를리라는 작가가 그림을 그렸는데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