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전집’ 다시 뜬다 [06/02/16]
한국문학 전집이 부활하고 있다.

한국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망라하는 전집류 발간은 1995년 동아출판사가 펴낸 ‘한국소설문학대계’ 이후 거의 맥이 끊겼다. 그간 몇몇 출판사에서 기획물이 나오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대형 출판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굵직한 문학 전집물이 잇따라 발간되면서 출판 시장의 주요한 부문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최근의 문학 전집 발간 붐은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문학 전문 출판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문학과지성사는 1년여 전부터 김동인 염상섭 이태준 등 광복 이전 소설가들의 작품을 수록한 ‘한국문학전집’을 발간하기 시작해 이번 주에 21∼23권을 냈다.

창비는 191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소설을 수록한 ‘20세기 한국소설’ 22권을 지난해 낸 데 이어 지난달 2차분 14권을 추가했다.

민음사도 10여 년 전 중단했던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의 발간을 재개했다. 기존 작가 총서의 개정판을 내면서 이승우 등 젊은 작가 3인의 작품집을 추가한 것.

시장의 반응도 좋다. 개정판 ‘오늘의 작가 총서’는 최근 3개월간 권당 평균 2000부가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작가의 작품이 많아서 독자들이 전집보다는 낱권 구매를 선호한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20세기 한국소설’은 지금까지 총 30만 권을 찍었다. 박완서 황석영 씨 등 생존 작가의 소설을 골라 낱권으로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한국문학전집’은 지금까지 10만 권을 찍었다.

문학 전집류의 부활은 문학 출판사들이 한국 문학의 주요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작품 셀렉션을 갖춘다는 목적과 더불어 대학입시 논술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세기 한국소설’은 교사와 연구자가 쓴 작품해설과 낱말풀이 목록을 첨부하는 등 교재 형식을 함께 갖췄다. ‘오늘의 작가 총서’도 “새롭게 쓰이는 고전이면서 수능과 논술을 위한 청소년의 필독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추세와 관련해 이번 주 발간되는 계간 ‘문학동네’ 봄호는 문학정본과 문학 교육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특집을 실었다. 이 특집에서 한국문학 전공 교수들은 청소년들이 문학을 예술작품이 아닌 대학 입학 수단으로만 접하지 않도록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하대 김만수(국문학) 교수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동시에 즐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대 한수영(국문학) 교수는 “문학 교육이란 좋은 문학작품에 대한 감별력을 획득하는 훈련 과정”이라면서 “문학 텍스트와 삶의 연관을 어떻게 성찰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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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02-1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집이 한동안 잘 안팔렸었나보네요. 몰랐습니다.

하늘바람 2006-02-19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는 아이가 생기면 전집을 사주고 픈 마음이 없어요
어릴 적 친구들 보니 전집이 있어도 안읽더군요. 부러워 했던 기억만 납니다. 그래서 빌려주면 혼나니 빨리가져와야해 하면서 빌려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전집 중에 탐나는 전집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한솔의 마주보는 인물이야기예요.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어서요. 갖고 프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