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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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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1-0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정호승 시인의 시가 마음에 들어 그의 시집을 하나 둘 사서 모은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 다시 읽어도 좋으네요.

하늘바람 2006-01-0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정호승 시인님 시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