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에 있었던 과학동화에 자살씨앗이란 동화를 써서 냈다.

안타깝게도 좋은 소식은 없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란 한 마디 언급에

다시 희망을 가져 본다

다음부터는 기억에 남으면서 좋은 소식도 안기는작업을 써야지

 

 

 심사평

 

지난 해에 비해 응모된 작품 수가 늘어서 반가웠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올라갔고 소재도 다양해서 심사가 지루하지 않았다. 단순한 우화나 지식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읽을거리에 머문 글이 줄고, 과학기술이 이야기의 주제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이 많았다.

애완로봇, 지능을 가진 로봇, 더 나아가 감성을 지닌 로봇, 인간에 의해 자유와 권리를 박탈당한 로봇들의 투쟁 등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그밖에 유전자 조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사이버세계에서 맺게 될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 과학발달의 어두운 측면과 인간 욕망의 문제, 에너지 고갈을 비롯한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룬 것도 여러 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몇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이고 참신한 발상들이 담겨 있어, 아동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충분히 예감할 수 있었다.

예심에서 걸러진 작품은 총 10편이었다.

글쓰기의 기본적인 수련이 부족하거나 뻔한 교훈을 드러내는 것, 과학적인 개연성이 떨어지는 글들을 우선 제외시켰다. 완성도는 높지만 아동문학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글, 예를 들어 성에 대한 묘사가 지나친 것도 장르의 특성상 제외시켰다.

<말하는 야광틀니와 죠죠>는 과학동화는 무엇을 쓰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오래된 이야기>는 독자에 대한 고민을 하였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남기고 예심에서 탈락하였다. <사라진 지문>, <꿈꾸는 다리>,<척척박사 모남이>,<과학의 시작은>,<상엽이와 삼엽충>, <씨앗 바이러스>도 예심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착상이 신선하고 부분부분 좋은 장면을 보여주고 있어 발전가능성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자살씨앗>,<조선 소년 발명 구락부 대 일본 격발 비행 로봇 발명 사건>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민식이와 깡통 로봇 반디>, <네트가 끊어진 날>, <안녕 해바라기 호!>,<휴퍼>,<클로네이드 학교의 비밀>,<개구리 하인, 탈출하다>,<아바타학교>,<무늬의 추억>,<완벽한 친구>,<다시 찾은 선물>이다.

<민식이와 깡통 로봇 반디>는 무난하지만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 말고는 기존의 동화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클로네이드 학교의 비밀>은 치료용 복제인간의 사육을 다룬 작품으로 서사가 튼튼하고 박진감이 있으나 폭로와 분노를 넘어서는 것이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인간형 로봇의 충격과 상업화를 다룬 <완벽한 친구>는 흥미있는 주제이지만 결말이 미흡하고, 등장인물 간의 대립구도가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었다. <무늬의 추억>은 습작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미래의 로봇 세상을 설정해 비춰보면서 인간을 너무 우상화한 듯하고, 관념적인 표현이 많은 것이 약점이다.

<휴퍼>는 천재 소년의 노인을 위한 생명공학 연구가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제2의 휴퍼가 공격하는 결말부가 갑작스럽고, <안녕 해바라기호!>는 대화와 교신 위주로 전개되면서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인류에 경종을 울리는 주제의식을 너무 노출하고 말았다. <네트가 끊어진 날>은 네트워크가 중단된 상황을 상정한 것은 좋았으나 네트워크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정한 점이 아쉬웠다. 아이를 위해 충격적인 기억을 지운 것이 가져오는 아이러니와 가족의 정을 담은 <다시 찾은 선물>은 짜임새있는 작품이었지만 다소 감상적이고 결말에서 문제를 발전시키지 못했다.

결국 <개구리 하인, 탈출하다>와 <아바타 학교>가 마지막까지 겨루게 되었다.

<아바타학교>는 아바타와는 다른 ‘너’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새로운 우정을 쌓는다,라고만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아바타끼리의 관계, 혹은 아바타와 실제 인간과의 관계 모두를 아울러 인정한다는 점이 미덕으로 꼽혔다. 시선이 따뜻하고 공들인 문장과 정교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며, 시종 아이의 관점을 넘어서지 않으면서 감흥을 일으킨다.

<개구리, 하인 탈출하다>는 한편의 컬트 영화를 보듯 발상법과 화면 전개가 독특하고 이야기 구성도 재미있다. 로봇들의 캐릭터를 별나고도 친근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창조했고, 자유로운 삶에 대한 추구하는 주제의식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렇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기대고 있는 것은 읽기에 따라서는 중요한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두 편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었지만 고심끝에 최종적으로 <아바타 학교>를 당선작으로 선택하였다.

심사위원 - 김이구, 안미란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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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1-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이 책으로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사옵니다~~^^

물만두 2005-11-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하늘바람 2005-11-0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저도 부지런히 내공을 쌓아야겠어요. 사실 꿈만 꾸었지 노력을 안한듯합니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이 공부하고 더많이 습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면 되겠지요.

아영엄마 2005-11-05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늘 바람님! 이미지에 보이는 분이 님이신거죠? 알라딘에 미모로운 분이 한 분 더 나타나셨다~~ ^^

하늘바람 2005-11-0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감사해요. 그런데 절대 길에서 만나면 못알아보실거예요. 천년에 한번 예쁘게 찍히는 핸폰 카메라로 찍은거라 평상시는 절대 이렇지 않답니다.
참 얼굴도 두껍지 사진을 올리고 곧 다른 이미지로 대체 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