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뒤의 약속 을파소 중학년문고 1
박상률 지음, 박영미 그림 / 을파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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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십년 뒤의 약속은 언제나 정겨운 동화를 쓰는 박상률 작가의 5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읽으면서 요즘 아이 보다는 옛날 아이 이야기구나 싶으면서도 그냥 내처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어느 여름날 오후에는 소를 몰고 나왔다가 어린애 무덤이 있는 곳에 간 아이들이 비가 오자 겁을 집어 먹고 도망치는 모습이 나오는데 참으로 순수하고 맑은 그리고 소박한 모습이 보여진다.

가장 가슴 아프게 읽은 이야기는 아빠의 수술비였다. 열심히 소를 돌보던 지관이. 하지만 아빠가 허리를 다치고 수술비가 부족해서 결국 소를 팔게 된다, 학교에서 돌아온 지관이는 돌아오자마자 쇠죽을 쑤는데 소가 보이지 않는다.아빠를 위해서는 당연한 것인데도 정든 소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속상함은 눈물을 자아낸다.

슬구와 꾸치는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꾸치는 까치. 슬구는 까치를 친구 삼은 아이다. 외로운 슬구는 장난꾸러기 까치를 친구라고 여기고 좋아라 한다. 하지만 서울로 이사가면서 어쩔수 없이 꾸치와 헤어져야 하는 아이와 동물의 이별을 다루었다.

 

이사가는 까닭은 마음에 댐이 생기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기 떄문, 어쩔 수 없지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움이 절절 묻어난다.
이책의 제목인 십년 뒤의 약속은 마을에 댐이 생기고 다니던 초등학교가 물에 잠기면서 마을 사람 모두 이사를 가고 친구들도 하나씩 마을 떠난다.

아이들은 아무 힘없이 어른들이 만든 이 사태에 어쩔수 없이 이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수경이와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아이들의 마음이 닿아 이루어지길,
수지의 가을은 원인 모를 병으로 수지가 아프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갈수록 깊어가는 수지의 병. 아빠는 수지 앞에서는 울지 못하고 숲에서 딸이 놀던 숲 속 놀이터에서 몰래 운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연못.  연못에서는 나쁜 냄새가 났다. 화공 약품 냄새.

수지 아빠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연못 물을 검사해 보기로 했다. 연못 물은 벤젠과 페놀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혹시 수지는.

십년 뒤의 약속은 지금 어딘가에서도 이렇게 아이들을 속상하게 만들 어른들의 음모를 알리고 있다. 어른들의 무책임. 어른들의 욕심. 어른들 마음대로 꾸미는 일로 아이들은 그렇게 속상하게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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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8-1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을 꼭 배경으로 하지 않으면 어때요, 그쵸? 오히려 자신들과 다른 시절 이야기에 더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은데, 좀 시대에서 벗어난 이야기라고 해서 요즘 아이들은 이런것 모른다고 단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전 좀 불만이어요.
이 책도 전에 제가 읽은 '밥이 끓는 시간'과 비슷한 느낌, 애처로우면서도 따뜻한, 그런 느낌이 들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1-08-10 15:49   좋아요 0 | URL
네 잔잔하고 따뜻하고 묵묵하면서도 할말은 하는 느낌, 제가 본 작가 선생님이 그랬거든요, 글은 사람을 닮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