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속에 튀어나온 꽃들. 노랗거나 하얗거나 작고 이쁜. 

강한 생명력의 그 멋짐. 

잡초랄 수도 있는 꽃들이 요즘 참 예뻐 보인다. 

그런데 매정한 나는 그 중 풍성한 꽃을 보면 덥썩 꺾어 온다. 

물론 한두송이지만 

(미안, 네가 어떻게 피어났는데, 정말 미안) 

집에 가져와서는 두꺼운 책 속에 끼운다. 

며칠 뒤 보면 예쁘게 마른 것도 있고 안 예쁘게 마른 것도 있다. 

이른 바 

압화. 

압화 책을 보며 압화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난 그냥 

되는 대로 책 속에 꽂아 두는데  

작년 가을에는 회사 근처에서 떨어진 낙엽들을 주워 책 속에 끼웠고 

문학상 초대장에 작가 선생님들께 보냈었다. 

아무도 그 나뭇잎의 출처를 이야기하거나 말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그 나뭇잎이 좋았는지 반가웠는지 소식을 알리 없지만 

내가 한 잎 한잎 주워서 말렸던 나뭇잎이란 것만 언젠가 알아주실 날 올까 하는 기대만. 

욕심일지도 모르나. 

봄꽃이 이제 조금씩 져간다. 

이처럼 봄이 아쉬워 본 적이 없다. 

곧 다가올 여름을 즐기겠지만 

책 속에 담은 봄을 어느 날 날려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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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1-05-26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압화공예를 배워보고 싶더라구요~~책갈피에 끼워둔 꽃은 잘 말려도 꼭 장마철에 곰팡이가 나서...많이 아쉬워서요~~

하늘바람 2011-05-26 21:2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곰팡이 나면 안되는데

순오기 2011-05-27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이 편지에 넣어 보낸 나뭇잎 편지도 기억하고 보관했어요.^^
관심을 갖다 보면 '이름 모를 꽃'이 아니라 그 꽃 이름을 꼭 불러줄 수 있게 되고요.^^

하늘바람 2011-05-27 12: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님 순오기 언니는 그러실 줄 알았어요.
안그래도 꽃이름이 궁금해져서요. 찾아보고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5-2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압화 전시회 갔다가 홀랑 맛이 가서 왔잖아요.
그런데 압화 만들고 작품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장난 아니라네요.
아....... 배우고 싶당~ ^^

하늘바람 2011-06-01 11:23   좋아요 0 | URL
님 잘하시는게 넘 많은데 압화까지 배우시면 넘 부러운데요
그런데 압화가 비용이 많이 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