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속에 튀어나온 꽃들. 노랗거나 하얗거나 작고 이쁜.
강한 생명력의 그 멋짐.
잡초랄 수도 있는 꽃들이 요즘 참 예뻐 보인다.
그런데 매정한 나는 그 중 풍성한 꽃을 보면 덥썩 꺾어 온다.
물론 한두송이지만
(미안, 네가 어떻게 피어났는데, 정말 미안)
집에 가져와서는 두꺼운 책 속에 끼운다.
며칠 뒤 보면 예쁘게 마른 것도 있고 안 예쁘게 마른 것도 있다.
이른 바
압화.
압화 책을 보며 압화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난 그냥
되는 대로 책 속에 꽂아 두는데
작년 가을에는 회사 근처에서 떨어진 낙엽들을 주워 책 속에 끼웠고
문학상 초대장에 작가 선생님들께 보냈었다.
아무도 그 나뭇잎의 출처를 이야기하거나 말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그 나뭇잎이 좋았는지 반가웠는지 소식을 알리 없지만
내가 한 잎 한잎 주워서 말렸던 나뭇잎이란 것만 언젠가 알아주실 날 올까 하는 기대만.
욕심일지도 모르나.
봄꽃이 이제 조금씩 져간다.
이처럼 봄이 아쉬워 본 적이 없다.
곧 다가올 여름을 즐기겠지만
책 속에 담은 봄을 어느 날 날려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