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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무와 게로의 일요일 ㅣ 벨 이마주 114
시마다 유카 지음, 이귀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비오는 일요일에는 뭐할까?
바무와 게로 시리즈가 새로 나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설렘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오 바무와 게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하지만 그건 아마도 바무와 게로 시리즈를 아는 그것도 좋아하고 그 숨은 묘미까지 아는 사람만이 통하는 감정일 것이다.
집에는 오래전부터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바무와 게로의 오늘은 시장가는 날이라는 책이 있었다.하지만 아이는 내둥 시큰둥. 그러다 이 바무와 게로의 일요일이란 책을 보고서 아이는 바무와 게로의 그 묘미를 알게 되었고 이제 밤마다 읽지 않으면 안될 책에 등극했다.
일요일, 그것도 비 오는 일요일 무엇을 할까?

게로가 우산들고 첨벙첨벙 뛰어 노는 장면도 좋았지만 난 바무가 이렇게 창문에 손글씨 손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참 좋다. 바무는 게로를 그리는 중~
바무는 이렇게 비오는 일요일 책을 읽는 게 딱이라고 생각했고 그전에 지저분한 방을 정리하기로 했다. 게로가 어질러 놓은. 와우.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집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 훨씬 정감이 간다. 그림 속에 장난감들을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 아이는 동그란 탁자의 러시아 인형도 갖고 싶고(사실 있지만 어질러 놓을까봐 안 준) 초코레시(아이는 초코렛을 초코레시라 한다)도 먹고 싶다 하고 고리 던지기 장난감도 탬버린다 다 갖고 놀고 프단다. 엄마인 나는 체크무늬 티슈 케이스가 탐난다.


열심히 청소하는 바무
하지만 열심히 청소하는 바무를 실망시키는 일이 있으니 그건 게로의 등장이다. 진흙 투성이가 되어 나타난 게로. 바무는 다시 열심히 치우고 목욕도 한다. 게로가 바무에게 분을 발라주는 장면은 정말 귀여워서 한참 바라보았다.
꼼꼼하고 섬세한 작가.
목욕까지 마친 둘은 귀여운 체크 무늬 앞치마를 입고 도넛을 만들기 시작한다. 산처럼 만든 도넛 만드는 장면에 아이는 신이 나서 덩달아 앞치마를 입고서 좋아라 한다.

도넛까지 다 만든 뒤에는 다락방으로 신기한 할아버지 비행기라는 책을 찾으로 간다. 우리집에 다락방이 있기에 아이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어서 더 눈이 동그래 진다. 책속에서는 나비와 벌레와 거미와 쥐까지 만나고. 드디어 책을 찾아 가지고 소파에 도넛과 함께 앉은 바무와 게로.
이들은 정말 이제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답은 쿨쿨이다. 그렇게 에너지 소비를 했으니 잠이 오는 게 당연한 일이다.
비오는 날 이렇게 보내 봐야겠구나 싶은.
그리고 그렇게 보내기도 했을 일요일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보는 내내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이런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이렇게 기분이 내내 좋아지는 책을 만나기란 아주 드문 일이어서 마치 심마니가 금을 찾을 때처럼 심봤다 하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 든다.
생각해 보면 바무와 게로는 요일 책인가 싶다.
수요일, 화요일, 일요일.
요일마다 바무와 게로가 어찌 지내는지
평범하지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바무와 게로의 일상이 우리 아이와 함께 맞아 떨어지면서 아이는 좋아하고 신나한다.
나와 같아 좋아하고 나와 달라 해 보고 싶어 한다.
바무와 게로의 일요일에는 시장가는 날에 늘 등장하는 아주 작은 캐릭터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서 안정감과 정리된 느낌이 들면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들이 아니어도 바무와 게로의 집에는 너무나 탐나는 물건들이 가득하여 아이들의 눈은 휘둥그레. 엄마인 내 눈도 휘둥그레 해진다.
깐깐한 그리고 야무진 작가 시마다 유카의 바무와 게로. 또 언제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