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수원을 점령하라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평점 :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웬지 뭔가 도전적이고 그냥 복잡할것만 같고 그래서 한참이나 미루두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후회막심이다.
왜 진작 읽지 않았을까?
이처럼 따스하고 재미있고 기분좋은 두루두루 다 잘 되어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은 동화책을 이제사 읽다니, 너무나 안타깝다.
책속에는 6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립적이고 주인공도 다 달라서 마치 단편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야기는 하나하나 다 짜임새가 완벽하다. 하지만 이 책은 단편집이 아닌 장편동화.
앞 이야기에서 주인공외에 나왔던 다른 이야기 실마리가 그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서 풀어나간다. 독자는 읽으면서 아 그래서 그랬었군, 그렇게 된거였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뼈대 탄탄한 황선미작가의 작품으로 단연 으뜸으로 뽑고 싶다.
과수원을 기점으로 해서 이야기가 풀어져 나가는 스토리 방식도 아름답고 어느 하나 하다못해 시궁쥐까지도 배려해 마지않는 작가의 섬세하고 작은것을 놓치지 않은 마음이 대단하다.
가장마음에 드는 부분을 꼽으라면 할머니가 나오는 부분이다. 점점 건망증이 심해져서 기억력을 잃어가는 할머니가 숨겨놓은 보물과 보물지도.
그 마음이 참 이쁘고 소중하다.
죽은 나무를 장승으로 만들어 오래오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보여준 작가의 긍정적인 세상안목이 부럽다.
황선미 작가의 글과 김환영의 일러스트는 참으로 잘 어울린다. 특히 할머니의 지도에서는 나는 감탄을 했다. 정말 작가는 황선미 작가의 생각을 꿰뚫어 본것인지? 아님 정말 지도가 있는 것같은 느낌. 마당을 나온 암탉보다 더 잘어울리는 것같다.
꽤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것같다.